허기
허기에 잠 못 드는 밤이 잦습니다
오늘 밤도 그대 목소리가 고파
지워도 가슴이 잊지 못하는
그대의 번호를 한참 동안 서성입니다
바짝바짝 타오르는 목마름에
긴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이 잦습니다
사진첩을 비워내도 잊지 못하는
그대의 얼굴을 꿈결에서 잠시 마주하고
긴 새벽을 눈에 걸친 이슬과 함께 지새웁니다
이젠 채울 수 없이 비워내야만 하는 그대를
둘에서 하나가 되어버린 공허한 이 밤을
나는 어찌 보내야 할까요
온기를 잃은 시린 밤은 언제쯤 다시 차오를까요
오늘도 허기로 찾아오는 그댈 대신해
앙상해진 무릎을 껴안고
타는 목마름을 잠재우려
눈물을 삼킵니다
오늘 밤도 그대가 고픈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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