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1월 23일 김현식 스타 일기 2편
……내 사랑 그대 내 곁에 있어줘 / 이 세상 하나뿐인 오직 그대만이 / 힘겨운 날에 너마저 떠나면 / 비틀거릴 내가 안길 곳은 어디에……
1950년, 60년대로 되돌아간 듯 서주 부분의 바이올린 선율과 더불어 예스러운 분위기가 독특한 김현식의 유작곡 <내 사랑 내 곁에>
김현식은 88년 신촌블루스 시절 후배 작곡가 오태호로부터 그 곡을 받았다. 정작 내 사랑 내 곁에의 레코드 작업이 시도된 건 90년 봄. 그해 여름에 발표했던 김현식 5집 <넋두리>와 사후 91년 연초에 나왔던 6집 <내 사랑 내 곁에>는 김현식이 죽기 전인 90년 봄 같은 시기에 녹음이 이뤄졌다.
89년 겨울 김현식의 건강이 무척 악화되자 가수의 소속사인 동아기획 등은 "목이 더 이상 나빠지기 전에 좋은 노래를 남기자."고 뜻을 모아 작업을 서둘렀던 것. 동아기획 김영 사장은 가수는 물론 편곡자 송홍섭과 작업하면서 "이게 마지막일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했다."라고 밝혔다.
사실 <내 사랑 내 곁에>는 미완성 노래이다. 요즘 우리가 듣고 있는 내 사랑 내 곁에는 일종의 가녹음 상태다. 반주를 녹음할 때 그는 녹음실에서 음악인들의 작업을 지켜보며 반주에 노래를 실었던 것. 즉 노래 녹음용으로 본격적으로 부른 게 아니라 반주 녹음 때 동시 녹음된 소리라는 이야기다. 동아기획 측은 소리가 갈라지는 등 이 노래에 아쉬움이 남아서 좀 더 보완하고 싶었지만 결국 가수의 건강 악화로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초기의 소리를 레코드에 담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미완성이라는 사실이 더욱 대중들에게 다가서는 요인이 됐다. 가수는 어쩌면 연습 삼아 아주 편하게 노래를 했을 텐데 바로 그 점이 히트의 비결 아닌 비결이 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편곡자 송홍섭은 "김현식의 꾸밈없는 노래에 따라 편곡도 아주 극소화해서 노래를 최대한 살리려고 했다."라고 말한다. 요즘의 편곡 경향을 무시하고 오히려 그 노래 분위기를 최대한 살려 스스로도 본능적으로 반응하듯 담담하게 편곡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