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피 나라의 대학교는
다른 엠비티아이 국가와 사뭇 다르다
우선 특이하게도 대학교이지만 homeroom이 있고
담임교수가 있음
당연히 각자 듣는 수업은 다르고
뭐 조례 종례가 있는건 아니지만
인프피 국민들은 자기 자리, 자기 공간이 있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안정감을 가지기 때문에 마련한 제도임
공강시간을 homeroom에서 보내기도 하고
짐도 여기다가 놓고 다니면 됨
어쩌다 다른 동기를 마주칠 때도 있지만 과방처럼 랜덤한 선후배가 드나드는 건 아니라서 마음이 편안함
담임교수는. 청소년 때의 담임쌤처럼
생활지도를 도맡아 하거나 그런건 아니고
약간 다른 엠비티아이 국가의 지도교수 보다 좀더 인격적으로도 학생과 가까운 그런 존재이다
심각한 고민이 생기면 담임교수에게 상담할 수도 있고
학생이 너무 학업이 부진한 것 같은 경우(우울증이나 우울증, 또는 우울증 때문에) 담임교수가 제자리를 찾도록 도울 수도 있음
인프피35는 오늘도 홈룸에 가방을 두고
필기구와 노트만 챙겨서 강의를 들으러 간다
헐레벌떡 강의실에 들어간 인프피35
모두가 약간 허버허버 들어온다
가장 인기있는 자리는 3-4번째 줄 맨 왼쪽과 오른쪽임
맨앞은 부담스럽지만 또 교수님과 아이컨택도 하고싶고 관심도 받고싶기 때문
오늘은 인프피35가 좋아하는 문학 수업
교수자인 인프피75는
강의 중에도 종종 딴생각을 하는 것 같음
수업에서 다루는 소설에서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오늘도 길을 잃음
"음. 정말 놀랍지 않나요.
그런데 제가 어디까지 얘기했죠?"
아무도 대답하지 못함
다들 교수와 함께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었기 때문임
얼레벌레 이어지는 수업
(1시간 후)
"어쨌든. 오늘은 과제를 내주겠습니다.
자신이 이 소설의 주인공이라면 전쟁터로 향하기 전날 연인에게 어떤 편지를 쓸지 각자 써보도록 해요.
물론 형식은 자유입니다."
아무도 불만을 제기하지 않음
어떻게 자기가 좋아하는 방식대로 과제를 할지 신나서 상상함
몇몇 학생은 상상하며 멍때리다 강의실에 가장 늦게까지 남음
인프피35도 과제를 어떻게 할까 행복한 상상을 하다가 강의실을 나선다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 김에 오늘 밤에 끝내버려야겠다 다짐함)
(어림도 없음)
그때 멀리서 걸어오는 인프피23
인프피35: 아.. 어떡하지... 저 선배랑 좀 어사인데...
인프피35는 좀 멀리 돌아서 가기로 한다
덜 친한 사람과의 급작스러운 만남은 최악임..
(이래놓고 나중에 언니~☺️ 아까 ㅇㅇ관 앞에서 언니 봤어요
바빠보이셔서 인사 못했어요!
이러고 카톡 보낼 수도 있음
대면 인사는 힘들지만 폰인사는 가능)
다시 홈룸에 돌아온 인프피35
다음 강의까지는 1시간의 여유가 있음
모르는 사람들 틈에 끼어 강의를 듣다가 익숙한 공간에 오니 심적 안정을 느낌
몇몇 동기들이 유튜브를 보거나 책을 읽고 있는데
인프피들은 남들이 뭘 하고있을 때는 친한 사이여도 딱히 말을 걸지 않음
방해될까봐 눈인사만 하고 교실에 들어온 인프피35는
오늘 읽으려고 챙겨온 책을 주섬주섬 꺼냄
(1시간 후)
인프피35가 가장 좋아하는
문화비교 수업시간임!
(사실 좋아하는 수업만 들음...
미래에 도움이 될 것 같다거나 하는 이유로 억지로 싫어하는 공부를 절대 하지 않음)
이 강의를 유독 더 좋아하는 이유는 담임교수님이 강의를 하기 때문
담임교수인 인프피55는 인프피 학생들의 특성을 아주 잘 알아서 그에 맞게 강의를 해서 인기가 아주 많음
그렇다고 수강신청에 실패하는 학생은 없다
인프피 대학에서는 수강신청 경쟁률조차 없애놓음
학생이 생각보다 많이 들으면... 더 큰 강의실로 옮김😉
그리고 학생들이... 사람이 너무 많다 싶으면 상상만 해도 울렁거려서 알아서 뺌
다음 학기에 들어야지.. 라고 생각하면서,,
인프피55는 출석을 부른다
인프피55: 인프피7 학생~~
인프피7: 네에~~😊
인프피55: 인프피13 학생~~
앗 인프피13은 인프피35의 친한 동기임
지난주에 느닷없이 중도휴학을 한다 함
교수님이 모르시는 것 같아서 인프피35는 5초간 엄청나게 눈치를 보고 주변을 스캔하다가 손을 든다
인프피35: 저어... 교수님☺️
인프피55: 네? 무슨 일이죠? (약간 긴장)
인프피35: 인프피 13이는 휴학했어요!
인프피55: (순간적으로 자신의 교수법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건가, 출석은 그만 부르고 진도나 나가자고 말하려는 건가 오만가지 시나리오를 돌리다가 안심하고) 오~ 그렇군요! 알려줘서 고마워요😀
인프피35: (괜히 나댔나 하는 약간의 후회와 내가 알려드렸다는 뿌듯함이 공존하는 중)
담임교수님 수업까지 들은 인프피는
늦은 점심을 먹기로 한다
붐비는 시간대를 피해서 그런지
학생식당은 텅 비어있다
늦은 시간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배식을 개인 도시락 통에 담아서 홈룸에 가져가서 먹는 인프피들이 많음
아무래도 밥먹는데 시야에 낯선 사람들이 너무 많이 보이면 체할 수도 있으니까...
인프피35는 모처럼 식당에 사람도 없으니
큰맘먹고 테이블에 앉아서 먹기로 함
그런데 식판에 음식을 받던 도중 만난 동기..!
인프피61: 앗...! 35얌 오랜만이야😌
인프피35: 헐! 요즘 왜 홈룸 안와 ㅠ
인프피61: 나 이번 학기부터 자취해...! 공강때마다 집가
인프피35: 헐 부러워ㅠㅠ
사실 자취방이 멀거나, 통학하는 인프피들을 위해 홈룸이 마련되어 있으나
isfp 못지않게 집과 침대를 사랑하는 인프피들은
집이 가까우면 시도때도 없이 집에 간다
여기에서 급격히 지쳐버려서
이야기에 녹여내지 못한 인프피 대학의 티엠아이를
풀어본다
아까 그 과제는 어떻게 됐는가
- 아까 교수님이 과제를 내면서 기한을 실수로 말해주지 않았기 때문에(그리고 다들 어떻게 과제할까 드릉드릉 상상에 시동거느라 아무도 물어보지 않았다)
밤쯤에 메일로 기한을 보낸다
- 물론 그 기한은 절반 정도가 지킨다
- 나머지 절반은 3초~3분 정도 늦게 제출하거나, 몇몇은 아예 기한을 늘려달라고 사죄하기도 한다
교수님은 딱히 불이익을 주지 않고 기한을 하루이틀 늘려준다
아무도 공정성을 운운하며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다
언제 자기한테 그런일이 생겨도 이상하지 않기 때문
동아리는 없는가
- 총대매고 동아리장을 맡거나 공연을 진행하거나 할 사람이 많지 않아서 다른 대학과 같은 형태의 동아리는 없음
- 종종 좋아하는 걸 같이 모여서 하기도 함
술자리는 없는가
- 일단 엠티는 없음
집밖에서 자는거 싫어함
잠버릇 들키는 것도 부끄럽고 누가 내가 자는동안 코골거나 한걸로 놀리면 죽어버리고 싶을 것 같음
- 과별 단체 술자리 당연히 없음
- 하지만 작은 술자리 많음
학교 앞 작은 술집이 줄줄이 늘어서 있음
친구랑 같이 있던 인프피는 한잔하구갈까...? 하고 서로 눈빛교환을 하며...
자석처럼 술집에 들어감
불가항력..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맛있는 음식이 있는걸 어떡해
간혹 수업을 째고(!) 술자리를 만들기도 함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