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적인 '캔디형' 벗어나 '걸크러시' 매력 공통점…이하늬·한소희, 미모 뛰어넘는 액션 '통쾌'
예전에는 ‘민폐 여주’가 대중문화 도처에 널렸었다. 여자 주인공이 수동적인 모습으로 극 중 인물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캐릭터로 등장해, 까칠한 천재형 남자 주인공 혹은 모든 것을 다 가진 왕자형 남자 주인공의 도움없이 성장하지 못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흐름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대중은 ‘여풍’ ‘걸크러시’라 불리는 강한 여성 캐릭터에 환호를 보낸다. 최근 인기인 SBS드라마 ‘원 더 우먼’의 조연주(이하늬)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마이 네임’의 윤지우(한소희)도 이런 여성 캐릭터의 연장선상인데, 특히 한국에서 흔치 않은 여성 액션 연기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원 더 우먼’과 ‘마이 네임’은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한쪽은 안방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한 지상파 드라마요, 한쪽은 전 세계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다. 한쪽은 ‘빌런 재벌가에 입성한 불량지수 100% 여검사의 더블라이프 코믹버스터’라는 슬로건처럼 철저하게 코믹을 내세운 장르이고, 한쪽은 ‘괴물이 되어도 좋다. 넌 내가 죽인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범죄 액션 누아르 장르다. 공통점은 여성이 원톱 주연을 맡고 있고, 주연을 맡은 이하늬와 한소희 모두 원톱 주연을 처음 맡았으며, 두 배우 모두 극중에서 시원시원한 액션을 선보인다는 정도. 장르가 다르기에 액션의 결이나 분위기도 다르지만, 두 배우의 노력이 눈에 훤히 보이는 건 같다. (중략)
대중문화 영상매체의 모든 여주인공이 강하고 주체성 뚜렷한 ‘걸크러시’일 순 없다. 현실에서 여자든 남자든 성별 상관없이 착한 사람, 나쁜 사람, 용감한 사람, 비겁한 사람 등 제각각이듯, 영화나 드라마 속 인물들도 서사에 따라 부여 받은 역할이 있을 것이니까. 다만 오랜 기간 능력 있는 남자 주인공에 캔디형, 민폐형 여자 주인공을 붙이는 관습이 이어져 왔기에, 그간 보기 힘들었던 ‘걸크러시’ 여자 주인공들에 대중이 환호를 보내는 것이리라. 제일 좋은 건 ‘걸크러시’라는 말이 아예 쓰이지 않을 만큼 남녀 캐릭터 모두 현실을 반영해 고루고루 등장하는 것일 테지만, 어쨌거나 지금은 이 흐름을 즐겨봐도 좋다. 그 흐름 속에 빛나고 있는 이하늬와 한소희의 다음 작품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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