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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쾅맨ll조회 2589l 3
이 글은 2년 전 (2021/11/30) 게시물이에요


[카페 2040] 쩡야니의 길, 소렌스탐의 길

www.chosun.com





제목은 내가 지었고
읽다가 위로가 돼서 기사 가져왔어


원래 제목은 '쩡야니의 길, 소렌스탐의 길' 입니다.



쩡야니(32)의 인터뷰를 읽는 내내 괴로웠다. 지난달 2년 만에 미LPGA 투어에 복귀한 그는 골프 세계 랭킹 1위에서 975위로 추락하기까지 8년 세월을 골프위크에 털어놨다. 명상원에 들어가 닷새 동안 눈물 쏟았다는 고백에 고통이 절절했다. 늘 스스로를 몰아붙여온 그는 텅 빈 시간을 견디기 어려워, 옷을 잔뜩 가져왔는데도 자꾸 빨래를 했다고 한다.

늦은 성공에 초조할 필요 없는 이유 (북마크하지말고 바로 읽으셔유) | 인스티즈


LPGA 투어 통산 72승의 안니카 소렌스탐(왼쪽)과 15승의 청야니. /AP 연합뉴스

압도적 기량으로 2년간 세계 1위를 지켰고, 역대 최다승을 이룰 거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23세에 15번째 우승이 끝이었다. 세계 1위 자리에 걸맞은 선수가 돼야 한다는 압박감에 하루 12시간을 연습장에서 보냈다. 대만의 영웅으로 떠올랐으나 폭발적 인기에 어떻게 대처할지 몰랐다. 부상이 겹치면서 샷을 쳐다보기가 무서워졌고, 퍼트를 넣어야 한다는 부담에 짓눌렸다. 퍼팅 없이 세컨드샷을 곧바로 홀에 집어넣으려 애쓰는 지경에 이르렀다.

같은 날 72승의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51)도 13년 만에 공식 경기에 나섰다. 살고 있는 곳의 골프장에서 대회가 열려 한번 나와봤다고 한다. 은퇴 후 사업과 자선 활동으로 바쁜 그는 완벽한 행복을 누리는 듯했다. 그가 버디를 잡을 때마다 열 살 아들은 존경심 가득한 눈빛을 보냈다. 경기위원 실수로 타수를 손해 보고도, 사과하는 경기위원을 오히려 위로하는 여유를 보였다.

쩡야니는 이틀간 20오버파를 쳐 최하위로 컷 탈락했다. 컷 통과한 소렌스탐에겐 찬사가 쏟아졌다. 소렌스탐에 가장 근접했던 쩡야니가 소렌스탐과 이토록 멀어진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너무 일찍, 너무 빠르게 직선 주로만을 내달린 게 아닌가 싶다.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엡스타인은 책 ‘늦깎이 천재들의 비밀’에서 운동선수를 ‘타이거의 길’과 ‘페더러의 길’로 분류한다. 두 살 때 골프 천재로 방송 출연한 타이거 우즈(46)는 아버지의 정교하고 혹독한 계획에 따라 골프에만 몰두해 전설이 됐다. 최고의 테니스 선수 로저 페더러(40)는 농구, 레슬링, 스케이트보드 등을 섭렵하며 몸 쓰는 기술을 폭넓게 익히다 10대에 들어선 뒤에야 테니스에 좀 더 관심을 보였다. 6세부터 골프에 전념해 19세에 첫 우승을 한 쩡야니는 타이거의 길을, 어린 시절 테니스와 축구, 스키에서도 맹활약한 소렌스탐은 페더러의 길을 따른 셈이다. 25세에 처음 우승한 소렌스탐은 38세로 은퇴하던 해에도 3승을 거뒀다. 엡스타인은 페더러의 길을 택해 롱런한 선수가 많다고 설명한다.


‘타이거의 길’은 한국 사회에서도 성공 방정식처럼 통한다. 우월한 실력을 갖추려면 더 일찍 출발선에 서라. 한눈팔지 말고 정해진 길만 달려라. 효율이 극대화된 이 방식으로 성공한 사람이 실제 많다. 하지만 부작용을 겪는 이도 많다. 넓은 시야, 유연한 사고를 갖기 어렵다. 슬럼프가 오면 헤쳐나갈 힘과 방법을 찾느라 쩔쩔매다 일찍 소진돼 버리기도 한다. 인생의 폭을 넓히는 다양한 경험과 시도가 방황이고 낭비일까. 오히려 스스로를 이해하고 창의력을 발휘하는 원천이 될 것이다.

얼마 전 만난 배경은(36)은 중3 때 프로로 전향해 고1 때 국내 최연소 메이저 우승 기록을 썼다. 그 뒤 미국에 진출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진 못했다. 그런데 은퇴 7년 만인 올해 시드전을 통과해 국내 투어에 복귀한다. “10대와 20대를 골프에 다 바쳤는데, 골프가 안 풀리니 인생 끝난 것 같았다”는 그는 은퇴 후 다양한 사회 활동도 해보고 자유롭게 골프를 탐구하면서 뒤늦게 골프의 이치를 깨달았다. “오늘 내가 가진 걸 최대한 활용해 최선을 다하면 돼요. 완벽해지려고, 남보다 나아지려고 애쓸 필요가 없었어요. 먼저 나를 잘 알아야 하는 거였어요.” 경험과 실패와 세월이 가르쳐준, 인생의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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