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습니다 l 열기
950107ll조회 3450l

섭섭함의 고리 끊기 | 인스티즈


일상 중에 오고가는 감정들 중 우리를 우울의 늪에 빠뜨리는 감정 중 하나가 ‘섭섭함’이다. 섭섭함은 분노나 슬픔이나 죄책감 만큼 커다란 무게로 마음을 압도하지는 않지만, 찰싹거리는 파도처럼 하루에도 몇번씩 평온한 마음을 흔드는 불편한 감정이다. 상담을 청할 만큼 심각한 감정은 아니지만 상담 중 내담자들에게서 어렵지 않게 듣는 감정 중 하나다.

화가 크게 나는 것도 아니고 죽도록 미운 것도 아니지만 계속 마음에 똬리를 틀고 앉아있는 불편한 감정이 섭섭함이다.

스쳐가는 가벼운 섭섭함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오랫동안 마음에 쌓아둔 해묵은 섭섭함은 한번쯤 분명 짚고 넘어가는 게 정신건강에 좋지 않을까 싶다. 섭섭함이 문제가 되는 건 추측과 상상이 더해지면서 머릿속에 자신만의 스토리를 쓰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이쯤 되면 처음 섭섭함을 느끼게 한 정황과는 상관없이 혼자 쓴 오해와 추측의 스토리가 기정사실화 되면서 분노와 우울증으로까지 발전되곤 한다.



‘섭섭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기대에 어그러져 마음이 서운하거나 아쉽고 불만스럽다’ 이다. 섭섭함에는 항상 그 마음을 일으킨 대상이 있고, 그 대상에 대해 내가 품기 시작한 ‘기대’가 있다. 상대가 없이 스스로 섭섭한 경우는 없고, 기대가 전혀 없었는데 마음이 섭섭한 경우 또한 없다.

어떤 이는 “전 진짜 기대가 전혀 없었어요”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누군가에게 마음이 섭섭했다면 거기에는 분명 의식하지 못한, 아니면 드러내기에는 너무 유치하고 창피해서 눌러놓은 무의식적 기대가 있었음을 인정해야 한다.

섭섭한 마음은 그날의 컨디션과 자신의 심리상태가 얼마나 건강하고 성숙한가에 따라 두가지 방향으로 흘러간다. 첫째는 섭섭함을 느끼게 한 그 사람의 마음을 자기 마음대로 추측하고 확대해석한 후, 스스로를 사랑받지 못한 존재로 느끼고 거부나 무시당한다고 느끼는 것이다.

섭섭함을 토로하는 내담자들에게서 자주 듣는 말이 있다. “내가 이렇게 힘든데 하나도 안 도와주니 섭섭하죠. 날 싫어하는가 봐요” “생일인데 어떻게 잊어버릴 수 있죠? 너무 섭섭해요. 사랑하지 않으니까 그런 거죠.” “어떻게 키웠는데 … 고맙다는 표현도 없으니 섭섭하죠.”섭섭함의 연결고리가 이쯤에서 끝나면 그래도 다행이다. 더 심화되면 그 화살이 다시 자신에게 돌아와 자신의 옹졸함과 성격을 비난하면서 자괴감과 죄책감의 고리로까지 연결되기도 한다. 특히 신앙을 가진 사람들에게 종종 일어나는데 처음의 소소한 섭섭함에 자괴감과 죄책감까지 얹어져 우울증으로 심화되기도 한다.

둘째는 “참 섭섭하네”하고 느껴지는 감정을 인정하고 수용한 다음, 후에 따라오는 슬픔이나 미움 등 이차적인 감정들을 확인하고 마음속의 감정과 생각을 정리해주는 것이다. 섭섭함에는 ‘어그러진 기대’가 숨어있다고 하니, 혹시 나의 기대가 상대에게 적합한 기대인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렇게 감정을 가라앉힌 후 상대의 입장에 한번 서보는 것이다. ‘나라면 그렇게 하지 않겠지만, 자라온 환경과 가치관과 처한 상황이 다르니, 그 사람 입장에서는 그렇게 할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의 전환을 연습하는 것이다.

가끔씩 섭섭함이란 불청객이 찾아올 때 두가지 중 어떤 방법을 택할지는 나의 선택임을 기억하자.






한국일보 2015/08.05
모니카 이 심리 상담사
http://www.koreatimes.com/article/20150817/935875




p,br,body,table,td,input,form,textarea {color:#212121; font-family: 'Nanum Myeongjo', serif;}
추천

이런 글은 어떠세요?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카테고리
  1 / 3   키보드
닉네임날짜조회
유머·감동 키스하는 느낌 나는 젤리 먹은 연예인들 반응.jpg362 가나슈케이크06.16 10:01109716 48
유머·감동 내 mbti가 S인지 N인지 10초만에 확인하는 방법138 탕탕후루루루06.16 14:2463564 1
이슈·소식 현재 난리난 이효리 무대의상.JPG298 우우아아06.16 10:3995067
이슈·소식 2024 산리오 캐릭터 대상 결과 발표205 루피V06.16 16:4445616 9
유머·감동 노인분들이 사람을 빤히 쳐다보는이유225 담한별06.16 13:0287116 48
'밀양 성폭행 사건'발생 20년...밀양시민들의 생각은 어떻게 변했을까?4 담한별 06.07 18:52 3729 0
영화 '파묘' 처럼... 현충원 친일파, 언제쯤 들어낼 수 있을까2 WD40 06.07 18:42 799 1
침착맨이 말하는 웹툰 복귀 조건.jpg8 대치동신발브 06.07 18:35 10816 1
회사생활 한글파일 매너 논란.JPG2 308679_return 06.07 18:34 2510 0
각 구단별 주먹밥 쿵야 올린 쿵야 공계1 episodes 06.07 18:34 837 0
[단독] "경복궁서 용이 승천?"…원 그리며 하늘로 솟구친 회오리바람[영상]84 김규년 06.07 18:34 21713 18
인간들의 "이사” 개념을 이해 못해서 한없이 기다리는 고양이...jpg6 311328_return 06.07 18:33 13172 3
고양이한테 관심 갖기 전엔 성묘가 더 귀엽다는거 이해 못했는데24 쇼콘!23 06.07 18:31 7634 19
악수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조국 대표1 유난한도전 06.07 18:28 699 0
스쿨오브락 속편 제작에 관심 있다고 밝힌 감독1 태 리 06.07 18:20 475 0
[수능D-160] ✏️ 3+5수생, 재수의 메카에 방문한 도합 8수생 허수판독기 |.. 4차원삘남 06.07 18:12 356 0
차은우 실물 썰푸는 메가스터디 영어 강사.jpg119 우우아아 06.07 18:11 36805 36
상식적인 척 하는 프로 불편러2 굿데이_희진 06.07 18:10 2163 0
류준열·천우희 '더 에이트쇼' 넷플릭스 비영어권 1위 비비샘미 06.07 18:06 826 0
학창시절 vs 사회생활 중 인간관계가 더 힘들때 골라보기2 사랑을먹고자 06.07 18:03 1780 0
오늘자 보배드림 댓글 폭발한 글2 뇌잘린 06.07 18:03 4294 2
태국서 사온 젤리가 대마…20·30대 남매 무혐의 "몰랐다”38 qksxks ghtjr 06.07 18:03 28212 1
[속보] 尹 "평화는 굴종 아닌 힘으로 지켜…더 강해져야 北 변화가능"2 장미장미 06.07 18:03 550 0
콘크리트 유토피아 설정이 이제 이해된다는 사람.jpg 하품하는햄스 06.07 18:02 2063 1
소꿉친구를 모델로 야설을 쓴 사람의 최후.jpg20 데이비드썸원 06.07 18:02 27889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