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마다 ‘택시 전쟁’ 이뤄지는 관광도시 경주···APEC땐 어쩌나?
주말이었던 지난 11일 오후 8시30분 경북 경주시 인왕동 한 왕복 4차선 도로에서 시민 20여명이 손을 뻗으며 택시를 잡고 있었다. 신라시대 왕자들이 머물던 별궁인 ‘동궁과 월지’를 관람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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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었던 지난 11일 오후 8시30분 경북 경주시 인왕동 한 왕복 4차선 도로에서 시민 20여명이 손을 뻗으며 택시를 잡고 있었다. 신라시대 왕자들이 머물던 별궁인 ‘동궁과 월지’를 관람하고 나온 관광객들이다.
부산에서 왔다는 이아람씨(26)는 “꼭 야간에 봐야하는 명소라고 해 들렸는데 완전히 갇혀 버렸다”며 “카카오 콜을 불러도 거절되기 일쑤다. 20분째 택시를 잡고 있다”고 토로했다.
대구에서 온 이주용씨(33)도 “황리단길에서도 택시를 잡는 게 여간 힘든일이 아니었다”며 “주차할 공간도 협소해 버스를 타고 여행하고 있는데 이동에 불편함이 크다”고 말했다.
매년 40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도시 경주에서 주말마다 ‘택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수요가 많은 관광지로 택시가 몰리다 보니 지역주민들은 “택시 구경조차 힘들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은 택시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대릉원·첨성대·황리단길 등 경주 대표 관광지가 몰려있는 황남·인왕동에서는 택시 잡기가 ‘하늘에 별 따기’이기 때문이다.
경주에서 20년째 개인택시를 몰고 있는 황모씨(50대)는 “최근 황리단길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황리단길로 진입하는 내남사거리 일대 교통이 매우 혼잡하다”며 “콜을 받고 진입했는데, 승객이 다른 택시를 잡아 취소해버리면 도로에 갇혀버리기 때문에 혼잡 시간에는 콜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황성동에 사는 김승호씨(40대)는 “금요일 저녁에 직장 동료들과 회식을 하면 집까지 걸어서 가야 할 판”이라며 “옆 동네인 현곡면에 사는 동료는 매번 아내가 데리러 와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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