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간 옥상에 갇혔던 '만복이'…잔디를 밟았다
백구는 서울 한 주유소 옥상이 세상 전부였다. 거기서 밥 먹고 잠자고 그만큼만 돌아다녀야 했다. 이름은 ‘만땅이’. 기름을 가득 넣길 바란단 의미로 '만땅이'라 불렸다. 그 이름과 달리,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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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구는 서울 한 주유소 옥상이 세상 전부였다. 거기서 밥 먹고 잠자고 그만큼만 돌아다녀야 했다.
이름은 ‘만땅이’. 기름을 가득 넣길 바란단 의미로 '만땅이'라 불렸다. 그 이름과 달리, 사랑도 행복도 그 무엇도 충족되는 삶은 아녔다.
건물 옥상은 만땅이가 살기에 많이 열악했다. 한여름 열기는 발바닥을 태울 듯했다. 몸을 피할 마땅한 그늘 하나 없었다. 겨울엔 칼바람이 온몸을 덮쳐 덜덜 떨어야 했다. 장마 때 비가 내리면 비를, 눈이 펑펑 오면 눈을 맞아야 했다.
친구는 하늘에 보이는 구름이 전부였다. 바라볼 수 있는 건 그게 다였다. 만땅이는 구름을 따라 고갤 움직이며 하루를 보냈다. 아니 실은 견디는 것에 가까웠다.
그러는 사이 13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만땅이도 노견이 됐다. 사람 나이로 치면 70~80대에 가깝게 됐다.
건강도 악화됐다. 귀는 피고름으로 막혔고 피부는 진물이 흐르다 못해 벗겨졌다. 치매 증상까지 보이기 시작했다.
기적은 누군가의 바라봄에서 시작됐다. 옆 건물에서 만땅이를 창문 너머 보던 이가 있었다. 안타깝게 또 가엽게 바라봤다. 그는 만땅이를 구하려 경찰에 신고까지 했지만, 소유자가 있기에 구하기 쉽지 않았다.
만땅이를 도우려던 이는 결국 동물권단체 케어에 제보했다. 더 늦기 전에 구조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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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던 과거 기억이 지워지길 바라며 이름도 새로 지어주었다. 케어 활동가들은 만 가지 복(福)을 다 가졌으면 싶다며 '만복이'라 부르기로 했다. 13년간 채우지 못한 사랑을 채워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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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복이는 퇴원 후 제주에 있는 케어의 '생추어리'로 내려갔다. 케어는 "입양 기회를 얻지 못한 나이 많은 아이들이 여생을 편히 보낼 수 있는 곳, 치료 받고 햇볕을 쬐고 천천히 산책하고 사랑 받는 노견들의 요양처"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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