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댄스 영화제 최고 화제작인 '로봇 앤 프랭크'가 국내 개봉됐지만 극장 스크린에 나오는 자막이 인터넷 용어로 번역돼 있어 논란을 빚고 있다.
최근 트위터를 비롯한 각종 커뮤니티, 영화 평론사이트 등에는 영화 '로봇 앤 프랭크'의 자막을 성토하는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 영화를 본 네티즌들의 불만은 '혹평' 수준을 뛰어넘고 있다. 이들은 "최악의 자막이다", "거의 재앙 수준이다" 등 자막을 비난하는 글부터 "정신이 좀 이상한 것 같다", "저런 직업 정신을 가진 사람은 번역하지 말아야 한다" 등의 번역자에 대한 인신공격까지 거침이 쏟아내고 있다.
'로봇 앤 프랭크'는 제28회 선댄스영화제 최고의 화제작으로 은퇴한 금고털이 할아버지와 잔소리쟁이 로봇의 마지막 한탕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이 영화는 제28회 선댄스영화제에서 장편영화상을 수상했으며, 대중들의 가장 큰 신뢰를 받고 있는 로튼토마토 지수가 90%에 달한다. 이런 이유로 '로봇 앤 프랭크'에 대한 국내 영화 팬들의 기대는 남달랐다.
하지만 이 영화에 등장하는 로봇의 말투와 용어는 대부분 인터넷 용어를 빌어다 써 영화 팬들의 분노를 샀다. 영화 속 로봇은 '나는 로봇이다'를 "나님은 로봇임"이라고 일명 음슴체와 '나·나·님'을 사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90분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관객들은 '방가', '-하삼', '된장커플', '킹왕짱' 등의 인터넷 용어들과 마주해야 한다.
한 영화 팬은 "영화를 보고 나서 무슨 말인지 몰라 인터넷을 검색해봤다"라고 털어놨을 정도다. 인터넷 용어가 아무리 널리 퍼졌다고 해도 12세 이상의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영화에서 이런 식의 번역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대부분 네티즌들의 생각이다.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자, '로봇 앤 프랭크'의 번역자는 지난 15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로봇의 말투와 용어를 음삼체와 자칭 나님으로 잡은 이유 중 하나는 비록 디지털시대를 대변하는 로봇이지만 때가 되면 잊혀지는 유행어처럼 주어진 역할이 끝나면 저장된 메모리가 삭제되는 무명로봇이란 캐릭터 때문이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 "그건 본인 생각이고 번역을 하라고 맡겨놨더니 재창조를 하고 있네요. 번역자님이 감독하실래요?"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 소식을 접한 여러 네티즌들은 "배급사에 항의 전화 하겠다", "DVD에 해당 번역이 수록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영화사에서 소송 걸어야 될 것 같다"라고 성토했다. 한편, 소수의 네티즌은 "평소 쓰는 말투가 나와 알아 듣기 편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로봇 앤 프랭크'의 자막 번역자는 앞서 오역 논란이 있었던 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Tinker Tailor Soldier Spy)'의 번역자이기도 하다.
김기 기자 dc.ki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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