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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6년 전 (2017/9/26) 게시물이에요

중학교시절 여름이었네요.
지금은 20대 후반이네요 ㅠ.ㅜ
땀 뻘뻘 흘리면서 집으로 쫄래 쫄래 오니 옆집아주머니 와계시더군요. 울엄마의 유일한 친구이자 말동무.

나 "엄마 내왔따아~" >
엄마 "어여 온니라(어여와 이런뜻)..아줌마 한테 인사 안하나." >
나 "가방풀고 할라캤다.ㅋㅋ 아줌마 안녕하세요." >
아줌마 "오야. 배고플낀데 밥무라 어서." >
엄마 "퍼뜩 씻어라. 부엌에 가면은 반찬 다 올려져 있으께 니가 밥만 퍼다 무" >
나 "아르떼이~" >

저는 밥먹는 와중에 두분이 무슨 대화를 그렇게 재밌게 하시는지 입은 씹고 있으면서도 귀는 연신 거실로 향했죠. 밥을 거의 마시듯이 먹고, 보리차로 입가심하고 거실로 나와 선풍기 앞에 앉았죠.
선풍기를 강으로 해놓고 얼굴을 가까이 하고선 "아~" 하고 소리질러댔습니다.

엄마 "가시나 시끄럽다. 가가 씻그라. 지지부리 하이해가 있지말고,(해석하면 지저분하게 있지말고 입니다. ㅋ) 혼차 선풍기 다 막고 있노." >
나 "알았따아. 쫌만 있따가 씻으께~" >
그러면서 점점 두분이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등에 간간히 소름이 돋게 됩니다.

그때부터 들은 이야기가... 어머니가 지금 60대 중반이신데 (저는 늦둥이입니다 ㅋ) 어머니 어렸을때 기이한 일이 많았나봐요.
형제도 많았던 터라 먹고살 방법이 마땅치 않아 다들 뿔뿔히 타향살이 하며, 우리 외할머니 외할아버지한테 돈붙여 드리고 일주일에 한번씩 집에 오고 그랬나봐요.
젤 큰이모께서 일주일에 한번씩 오셨는데 그 날 본집에 오는 날이라 마중을 갔답니다. 원래 항상 외할머니 혼자 가시다가 저희 엄마가 하도 바람쐬고 싶대서 같이가자고 조르셨답니다.

"가시나 마..집에 있지..만데 고생할라꼬.." >
그래도 저희 엄마는 좋다고 히죽히죽 웃으시며 따라 나섰답니다. 토요일날 일이 끝나면 항상 7시쯤 이었는데 본집에 오면 9시정도? 였다고 합니다.
그때 울 엄마의 나이는 지금 이야기속 저의 나이보다 어렸습니다. 그니깐 초등학생쯤? 항상 계곡위의 다리 끝에서 기다렸는데.... 그날은 9시반. 10시가 되어도 큰 이모께서 나타나지를 않으셨답니다.
아무리 여름이었지만 시골이었던 터라 점점 바람도 거세지고, 바람때문이라기보다는 한기 같은게 느껴졌데요. 외할머니도 저희 엄마도 오들오들 떠시다가...
"안되겠다. 너거 언니 안올모양인갑다. 가자." 그러시곤 두 분은 돌아섰답니다. 그때 저 반대편 다리 끝에서
"엄마...엄마...내 왔다" 라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리더래요. 작지만 또렷한 소리였데요.
외할머니는 흠칫 놀라셨고, 우리 엄마는 깜짝 놀라서 큰이모께서 오신 줄 알고, 외할머니 보고 '언니 왔는갑다' 이렇게 말씀하실려고 했는데 외할머니 표정이 정말 안좋으시더래요.
그리곤 하시는 말씀이 "야. 야. 뒤도 돌아보지 말고 가재이." 하곤 저희 어머니 손을 꼭 움켜 잡으시곤 침착하게 걸으시더랍니다. 할머니는 경험상 알고 계셨겠죠. 큰이모가 아니라는 것을...
엄마는 첨 겪는 일이라 도대체 무엇이 있길래 저러시나 하며 갸우뚱했지만, 직감상으로 할머니의 어두운 표정에서 느낄 수 있었데요. 뭔가 위험하구나...

한걸음, 한걸음, 뗄때마다... "엄마아!! 엄마아!!!" >
너무 급하게 뒤에서 부르더래요.
울엄마는 순간 큰 이모가 정말 맞지 않겠냐는 의문을 가지면서 뒤돌아보려고 하는데 외할머니께서 꼭 잡은 손을 확 잡아 당기시고는 "야야. 불러도 대답하지 말고, 뒤도 돌아보지 말그라이." >
엄마는 그저 멍한 상태. 할머니는 굳어버린 표정. 그렇게 두 분은 손을 잡은 상태로 집 방향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떼셨다고 합니다.

한 걸음 걷고 있으니 또 뒤에서 "엄마 !!!" 또 한걸음 때니 "엄마아!!!!!!!" 나중엔 악이 섞인 목소리 같았다고 했습니다.
다리에서 멀어질 때마다 그 목소리는 점점 커졌고, 처음에 작게 들리던 그 소리는 나중되니, 산중에 울려 퍼졌다고 합니다.
안돌아보면 안될정도로 가슴이 조여왔답니다. 저희 엄마는 결국 그렇게 신신당부하시던 외할머니의 말을 어겨버립니다. 뒤를 돌아본거죠.

기이한 것을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셨고, 그 와중에 다급하게 외할머니가 소리치시는 것을 들었다고 하셨습니다.
"얼른 고개돌리라. 퍼뜩!!!!" 말은 들리는데 몸이 말을 안듣더랍니다. 어느 순간 기억이 없어지셨고, 그리고 깨어났을땐 집이었다고 하셨죠.

새벽이었는데 할머니는 오들오들 떨고 계셨고, 외할머니는 다시 저희 엄마를 눕히시면서 "오늘 본거는 다 잊어묵어 뿌래이." 하시더랍니다.
다음날 저희 어머니는 그 다음 상황을 직접 외할머니께 듣지 않고, 옆집 할머니와 외할머니가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지금 이야기속의 저희엄마와 옆집아줌마가 나누는 이야기를 경청하는 저처럼 말이죠.

외할머니는 저희 엄마가 뒤를 돌아보고 멍한 상태로 정지되었길래, 얘가 홀렸구나 싶어 소리지르시다가 쓰러지기 전에 바로 들쳐업고, 뒤도 안돌아보고 신발이 벗겨지도록 미친듯이 집으로 달리셨답니다.
집에 도착할쯤 할아버지께서 집밖으로 막 달려 나오시더랍니다.
"머꼬 이거. 아가 와 기절했노?" >
저희 할아버지는 엄마를 받으셔서 안으셨고, 외할머닌 터덜터덜 기운빠진 발걸음으로 집으로 들어와 물 한모금 퍼드시곤 가쁜숨을 몰아쉬시는데 외할아버지께서 하시는말씀이 "너거(외할머니랑 엄마) 나가고 아차싶던데, 큰아 어제편지왔었어. 못온다고...
내말해준다카는기 내에~주말마다 오던기 아오이끼네(늘오던게 안오니깐) 주머니에 편지넣어놓코 난도 삼통 까묵었뿟네. 너거 쪼매있다 들어오겠지 싶었는데 한참을 아와가 걱정이 되가 막 뛰나가던 참이였어. 밖에서 무슨일 있었드나? 으잉?" 하셨답니다.

저희 엄마가 들으신건 여기까지구요, 그때 저희 엄마가 본 건 무엇이었을까 라고 이야기를 들으며 의문을 품는 도중 보신 것을 묘사하셨습니다.

뒤를 돌아봤더니, 큰 이모는 없고 까만색 옛날 할아버 지들이 걸쳐입는 길다란 한복같은 걸 걸쳐입고,덩실 덩실 춤을 추면서 무엇인가가 다리 위에 서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머리는 어깨까지 오는 산발이었고, 신발은 신지 않은 맨발이었다고 합니다. 얼굴은 머리카락으로 덮여 입만 보였는데 그 입에선 큰 이모의 목소리를 똑같이 흉내내며 "엄마. 엄마아." 소리를 내는데, 가히 그 모습이 매우 기이해 넋을 놓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춤을 추며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외할머니와 엄마 쪽으로 오고 있었다고 합니다. 가까워 질때마다 엄마를 찾는 목소리는 커졌고 다급하게 들렸다고 합니다.
덩실덩실 여유로운 듯 춤을 추는데, 입은 매우 다급한 목소리를 내는것을... 상상하고 있자니 등줄기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엄마가 묘사한 모습을 도화지에 그림 그리듯 머릿속 으로 하나하나 그리고 있을때 그 때 엄마가 등짝을 쫘악 하고 쳣습니다.
저는 너무 놀래서 "어우!!!!!!!! 엄마아!!!!!!" 하고 소리 쳤습니다. ㅋ 저는 아픔보다 그 이야기에 너무 집중해서 놀라버린 거죠.

엄마 "씻는다미 언제 씻을끼고? 어떡가서(얼른) 씻그라. 옷갈아 입고 테레비 보든지, 드가가 숙제하든지. 와 얼빼고 앉아있노. 비키라 선풍기 바람 안온다" >
나 "알았따아.....쪼옴...." >
아줌마 "학교서 공부좀 하나. 우째되노? (깔깔)" >
엄마 "아이구. 00엄마. 야 일찌감치 공부는 손놨다." >
아줌마 "머. 그럴까봐. 아직 어린데, 시간지나봐야 알지.
나 "엄마 내 씻으께에~!"(본인은 공부라면 할말이 전혀없음 ㅋ 참고로 여자임 ㅋ)
요기까지 쓸께영...


+덧글
부유령이 아닙니다.
말그대로 악귀이군요.
정말로 해코지 하고자 기를 썼네요.
목소리를 흉내낸다는건 그 정도의 물리적 힘을 가졌다는거고, 검은색 옷은 둘중 하나입니다.
저승사자처럼 인도자이거나 영혼이 지닌 성격이 사악하기 그지 없을때죠.
보니까 춤을 추었다는 것.
영혼을 인도하는 인도자가 구태여 춤을 출일은 없죠.
결국 후자 쪽이라는건데... 아마도 흉내내면서 보니 두분이 굳은채로 도망가는게 재미있었나 봅니다. 춤까지 추다니...
운이 좋으셨네요.
저런 귀신인 경우 뒤도 돌아보지 말고 도망치는게 상책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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