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태형이가 애 아빠라고요?
01
너 탄은 고등학생때부터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던 태형이 부인이 꿈인 흔한 여고생 팬임.
하지만 태형이 부인이 되리라는 말같지도 않은 꿈을 고3 첫 모의고사 등급을 보고 충격에 휩싸여 접게 됨.
이내 유치원 교사라는 직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자연히 방탄소년단은 학창시절 나의 오빠들로만 마음에 묻어둠.
그렇게 열심히 등급을 올린 결과 수도권은 아니지만 지방 (점수 꽤 높다고 소문난) 국립대에 원서를 넣게 되고 면접을 잘 본 덕에 어쩌면 남들보다 쉽게 유아교육과에 진학해 서울에 위치한 한 공립 유치원으로 첫 발령 받음.
그 사이에 연예계에선 일이 터짐. 증권가들 사이에 꽤 흥미로운 소잿거리로 대중들에게도 유명해진 찌라시 하나가 있었음.
짧게 설명해보자면 남자 아이돌 그룹 내 한 명이 사고를 쳐서 결혼을 비밀리에 진행했다는 그런 말도 안 되는 찌라시였음.
솔직히 유치원 교사라는 꿈을 이루었지만 월급은 그리 센 편이 아니라서 하루하루 바쁘게 생활하고 있던 너탄은 그런 찌라시가 귀에 들어올리 없음.
"진짜 귀여워 숨지는 줄 알았어요."
"민지가 그런 면이 있지 애교의 여왕이잖아."
"전 그 때 유치원 교사가 되겠다고 결심 안 했으면 지금쯤 뭐 했을지 정말 궁금해요."
사실 현타를 받지 않았다면 뭐 했을지 정말 궁금해요.
방탄에 빠져 허우적대다 결국 씹덕사로 뒤지지 않았을까
"자기 그 정도야? 난 뭐.. 사무직? 뭐라도 했겠지 싶다. 그 때 난 정말 일자리가 간절했었으니까"
"음... 저도 굳이 뽑아 보자면.... 홈마정도? 아냐, 그것도 못 했을 것 같아요. 일단 대포를 살 돈이 없ㅇ..."
"응? 자기 뭐라고?"
헐, 내가 지금 뭐라는거야... 어떻게 지켜온 일콘데 이렇게 쉽게 깨트릴 순 없지
"아, 아녜요! 그냥 혼잣말, 혼잣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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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 오늘은 아빠얼굴 그리기를 해볼거에요. 그림을 다 그린 후에는 친구들 앞에서 소개해보는 시간을 가질게요, 알았죠?"
"네에~"
대답하는게 정말 병아리들 모아둔 것 같다. 졸라 귀여워....
"그럼 선생님은 저기 앉아서 지켜볼게요. 친구들이랑 장난을 친다던가 괴롭히는 친구는 오늘 유치원 버스 제일 늦게 타게 할거에요."
"으응, 싫어요.."
"그러면 사이좋게 접어야겠죠? 종이접기 시작~"
으름장을 놓고나서 교사용 책상에 놓아둔 노트북을 켰다. 익숙하게 초록색 창을 띄웠다. 인터넷 기사 헤드라인을 가볍게 훑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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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눈엔 방탄소년단 멤버들 관련된 기사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지금 그룹은 유지하기에 무리가 있어 형식상 해체되고 개인적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사실상 그들은 '방탄소년단'이었다. 단, 한 사람 빼고. 뷔, 김태형. 하늘로 솟았나, 땅으로 꺼졌나 소식을 통 알 수가 없게 되었다.
"선생니임"
"응, 태혁아 왜 그래요, 왜 울어?"
울먹이는 목소리로 날 부르는 태혁이를 안아 내 무릎에 앉혔다.
그러자 여전히 그 울먹이는 목소리로 태혁이는
"크레파스가 부러져 버렸어요, 태혁이가 크레파스 아야 하게 했어요.."
"어이구, 우리 태혁이 크레파스 친구 아플까봐 걱정했어요?"
"으응, 태혁이는 미안해요 많이 많이"
귀...귀여워!
"괜찮아요. 선생님한테 그 크레파스 친구 줄래요? 오늘 병원 데려가서 내일은 꼭 건강한 크레파스친구 데려올게요"
"정말요?"
"으응, 정말요. 선생님이 태혁이 애기 손가락에 걸고 약속할게요."
내 말에 못믿겠다는 듯 한 번 흘기다 입술을 쭉 내민채 제 새끼손가락을 내어주는 태혁이가 귀여워 소리내어 웃을뻔했지만
힘들게 참아내고는 짐짓 진지한 표정으로 내 새끼손가락을 걸어주었다.
그제서야 웃으며 쫑알쫑알 이야기를 꺼내는 태혁이다.
"선생님, 오늘 태혁이 고모 말구요 아빠가 데리러 온데요!"
"정말요? 그럼 오늘 선생님 태혁이 아빠 볼 수 있는거에요?"
"으응, 선생님한테 소개해줄거에요 우리 아빠. 세상에서 제일 잘생겨써요!"
하긴 태혁이 얼굴을 보면 그 부모님도 굉장히 미남 미녀일 것 같다.
실제로 태혁이 고모님은 몇 번 뵌 적이 있는데 굉장한 미인이셨다.
어디선가 본듯한 얼굴이었지만 기억이 떠오르지 않았고 대신 미모가 출중했던 것만은 기억한다.
"우와, 선생님 기대해도 되요?"
진심이었다.
기대할거야, 태혁아 선생님은 여고 출신이라서 남자는 방탄 오빠들이 마지막이었단다.
나의 물음에 "응!" 하고서 배시시 웃고는 이내 내 무릎에서 폴짝 내려가 제 친구들에게로 도도도 달려가는 저 모습은 순진하기 그지없다.
저 해맑은 웃음을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고등학생때 다녔던 아동복지센터에서 본 애기들 중 한 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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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니임.."
내일 수업할 내용들을 다시 한번 체크하고 준비물들을 챙기고 있는데 옆에서 들리는 태혁이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대답했다.
"응? 태혁이 선생님 불렀어요?"
"으응, 우리 아빠 언제 와요?"
"응? 아, 그게..."
"벌써 해님도 집에 가버렸구요 시계 짧은 바늘이 숫자 10을 가리키잖아요.."
확실히 약속시간보다 늦긴 했다. 그것도 엄청 많이. 원장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시간은 8시 30분 정도였는데 지금은 벌써 10시 27분, 거의 2시간이나 지난 시간이었다.
다른 선생님들은 퇴근하시고 나랑 태혁이만 유치원에 남았다. 태혁이만 귀가시키고 나면 나도 퇴근하리라 생각했는데 태혁이가 퇴근을 하지 않고 있으니...
몇 번이고 태혁이 아버님께 전화를 드렸다. 고모님께도 드렸지만 들려오는건 두 분 다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대신 알려주는 여전히 목소리가 고운 안내원 언니만이 날 반긴다.
"잠시만 기다려요. 선생님이 전화해보고 올게"
확신을 줄 순 없었지만 그 어린 나이에 한숨을 폭폭 쉬는 태혁이의 모습이 안쓰러워 다시 휴대폰을 들고서 밖으로 나갔다.
최근 통화목록에 태혁이 아버님 전화번호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 이내 걸리는 통화연결음에 박자를 맞춰 발을 구를 때 쯤 "여보세요"하는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매번 안내원 언니 목소리만 듣다 처음으로 남자 목소리를 들으니 당황스러웠다.
"아, 저 안녕하세요. 혹시 태혁이 아버님 되시나요?"
- 네.
"전 태혁이 담당교사, 탄소라고 합니다. 아버님"
- 저 지금 가고 있어요. 곧 도착해요. 한.. 십분뒤? 아 이거 너무 죄송해서 어쩌죠. 선생님 일이 너무 길어져가지고...
"아뇨, 그럴수도 있죠. 태혁이가 아버님을 많이 기다리고 있어요. 천천히 오세요. 제가 잘 맡고 있을게요."
중학생때 이후 남자와의 전화는 아빠 말고 처음인데 그 상대가 유부남이라니 이런 제길.
그래도 사람 좋은 웃음을 내며 감사합니다 라며 곧 도착한다는 말만 연신 내뱉는 태혁이 아버님은 좋은 사람일 거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휴대폰 홀드키를 누르며 태혁이만 남아있을 교실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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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동-
태혁이와 블럭쌓기를 하고 있는데 유치원 현관문 불이 들어오면서 이내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나와 태혁이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소리가 나는 그 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태혁이는 "아빠-!" 하며 달려가고 있었다.
태혁이의 뒤를 따라 나도 문을 열러 나갔다. 문을 열자 도저히 애아빠라고 하기엔 믿을 수 없는 사람이 서있었다.
"태혁아, 재밌게 놀고 있었어?"
"응! 탄소 선생님이랑 숨바꼭질도 하구,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도 하구, 블럭쌓기도 해써!"
"아휴, 또 선생님 괴롭힌거야? 선생님 너무 수고하셨어요 죄송해서 어쩌죠 진짜.."
태... 태형이?
그럴리가 없다. 오늘 낮에만 해도 소식을 전혀 알 수 없었던 나의 태형이가 내 눈 앞에 서있을리 없단 말이다.
허벅지를 몇 번이고 꼬집고 때리고 해도 느껴지는건 고통뿐이다. 이건 꿈이 아니다.
"저.. 선생님?"
"ㅇ,예?"
"아니 물어도 대답이 없으시길래... 시간이 늦었는데 집까지 어떻게 가세요?"
예의 예쁜 얼굴은 변하지 않았다. 그 얼굴로 날 바라보며 묻는데 숨이 멎는 줄 알았다.
시발... 팬싸 온 줄
"아, 그, 버, 버스 타고 가면 되, 아니, 끊겼, 태, 택시 타고 가면 되요!"
"택시요?"
"예, 택시 타면 금방이에요 30분이면 도착해요."
일코를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오빠 팬이에요? 아니면 태혁이 아버님 굉장한 미남이세요?
"위험한데..."
"선생님 우리 아빠 차타고 가요! 우리 아빠 차 좋아요!"
"아, 그러면 되겠네! 제가 태워드릴게요!"
"뭐????"
"..예?"
너무 놀란 마음에 속에 있던 대답이 멋대로 튀어나오고 말았다.
태형이는 놀란건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고 있었다. 그래, 태혁이가 뭔가 익숙하다 했어. 누군갈 닮았다고 생각했어.
학창시절 닳고 닳도록 보던 오빠들 중 하나의 아들이었다니 아니 그것보다 벌써 애가 생길 나이냐고 내 나이가 스물ㄷ..
"선생니임"
"어, 응 태혀..ㅇ..혁아"
식겁했다.
"우리 차 타고 가세요, 네에?"
"그렇게 하세요. 선생님 저 운전 겁나 잘해요."
허세는 여전하네요. 오빠. 비트박스 잘한다면서 결국 성악으로 끝난 그 때 팬싸 영상을 잊을 수 없어요.
"그럼... 실례 좀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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엌ㅋㅋㅋㅋㅋ결국 일을 쳤네요... 모든 이야기는 제가 꾼 꿈에 의해서 만들어진 내용이에요 ㅋㅋ 거기에 살만 더 붙였을 뿐...
올릴까 말까 고민했지만 뭐.. 혼자라도 읽고 만족하기 위해 글을 써봅니다 ㅋㅋㅋㅋㅋ
오타와 틀린 맞춤법은 애교로 봐주시고 날카로이 지적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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