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기성용] Not 2013 ,but 2008 <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2/c/22c79172dc23f3e657ab1f8ea57d86f3.jpg)
'니가 그라운드 뛰는 동안엔 난 평생 축구장에서 살꺼야!!'
'큰일날소리하네!!!그럼 나 축구 관둬버릴거야!!괜히 너 고생하는 모습 안보고싶어_'
'..성용아...'
'아우씨..또 이런걸로 감동먹지?하여간에 안어울리게 눈물만 많아가지고'
벌써 5년하고도 반 정도가 지났다. 지금의 나라면 상상도 못 할만큼 열정적이고 순수하게 사랑에 매달렸던 내 모습이 존재했던 시간이,
너에 대한 소식은 접하지 않으려고, 혹시나 접하게 된다면 어떤 이기적인 행동으로 너에게 매달릴지 몰라서 될 수 있다면 가능한만큼 너의 존재자체를
지워내고 씻어버리고 또 밀어내려고 무던히도 애를 써왔다. 그저 어쩔 수 없이 듣게 되었던 너에 대한 소식들로 난 간간히 니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걸 깨달았었다.
그래서 였을까. 아니면 시간이 이만큼이나 흘러서였을까
서스럼없이 축구장이란 장소에 발을 옮겨놓은건_
"축구는 좋아하나?"
"..그냥 그래요.."
"그럼 오늘보고 한 번 느껴보도록해 직접보는 것과 티비로 보는 건 확실히 다르니까"
"네.."
"아참, 그럼 선수들도 일일이 찝어줘야겠네. 오늘은 올림픽 국가대표선수들이 다시 모여서 자선축구겸 하는 경기니까 많이 들어본 선수도 한 명쯤은 있을거야"
그 날 따라 과묵하고 권위적이던 남편은 괜스레 말이 많아졌다. 문득 씁쓸해졌다. 아무리 남이라지만 한참을 같이 살아온 사람이 제일 좋아하는게 뭔지도 몰랐다는 생각에
왠지 모를 안타까움이 가슴 한쪽을 차갑게 덥혔다.
"..저기! 제일 떠오르는 이슈메이커지. 기성용"
"..네...?"
"기성용!당신도 들어본 적 있나보네?"
푸르스름하게 잊혀진 내 감정을 되살리기엔 단 세글자 만으로 충분했다. 아니라 할 것도 없이 커져버린 내 목소리가 증명해주고 있었으니깐,
혼란스러운 표정을 숨길 새도 없었다. 남편의 설명을 따라 자연스레 쫓아버린 기성용이, 기성용의 시선과 나의 시선이 마주쳐버렸다.
파도쳐 실려오듯 온 몸에 그리움인지 애달픔인지 알 수도 없을 감정이 공허하게 넘쳐흘렀다.
순식간에, 애절해져버렸다. 그를 봄으로써 잔인하게 사려왔던 그 때의 내가 다시 봄으로 움트고 나오는 것 같았다.
경기를 보는 동안, 목 입구에서 아프게 차오르는 벅찬 슬픔이 네게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어버렸다.
마음 속으로 몰래 매일 해왔던 케케묵은 고백을 되풀이하면서 난 자꾸만 니 뒤를 쫓는다
"오늘 컨디션 별로 안좋은 것같은데 영안좋으면 집에 돌아가지"
'아..아니에요.계속 봐요 재밌네요"
"그래?그렇다면 다행이고"
경기장을 뛰어다니는 니 모습이 대체 얼마만인지도 모를만큼 허락되지 않는 몸을 내버려둔 채 내 마음은 이미 네 땀을 닦아주고 괜찮냐고 물어보고 있다.
잘못한건 난데, 널 버린건 난데, 이렇다 할 자격도 없는 내가 너를 지금 그리고 있다.
-
"아. 잠시만 기다려 통화하고 올테니까"
"네.."
허무하다. 가슴이 벅차는데 그런데도 허무하다. 이미 놓아버린 너에 대한 아쉬움때문일까 아니면.. 채 잠궈두지 못한 채 열어둔 너에 대한 미련때문일까
그냥 그 때의 니가 보고 싶다. 나를 따스하게 안아주고 소중하게 감싸주었던 그 때의 니가...
"...기성..용..?"
어영부영하게 경기장을 빠져나온 내가, 내 눈을 의심하게 됐다. 자칫하면 내가 만들어낸 환상이라고 믿을 수도 있었을 건데,
놀라버린 심장이 다른 의미로 뛰고 있다는 걸 보면 왠지 지금 내 눈앞에 급하게 뛰어온 듯한 네 모습이 가짜는 아닌 것 같다.
미친거다. 기성용 너는......미친거다...
"......"
"...너....어떻게..."
품 속의 아이는 놀란 듯 울음을 터뜨렸다. 화난 듯한 표정으로 달려와 자신의 품 속에 나를 넣어버린 기성용 때문에,
거부할 수도 없었고 사실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그리웠다. 너 없는 시간동안 니가 나에게 주었던 길고 큰 의미들이 가슴에 새겨져 쉽사리 지워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이 '사랑'이란건, 애써 너를 보내버린 후 깨달았을 뿐이다.
"너...어디갔다왔어..왜 이제..왜 이제야...."
아팠다. 간만에 내 귀에 닿은 기성용의 목소리는 깊게 상처가 배여있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울어버리면서 네게 말할뻔 했다.
보고싶었다고 미안하다고 그리웠다고,
하지만 2살배기의 울음소리는 이내 나를 꺠어나게 했다.
난 기성용을 사랑할 수 없다. 5년 반 전 어떤 마음으로 기성용을 버렸었는지 잔인하게 내몰았는지 알고 있었기에
그 의미가 아직도 남아 우리 사이를, 아니 내 행동을 막아버리는 장애물이 됨을 알고 있었기에_
"..놔"
"아니. 이젠 다시 안놓칠거.."
"..좀...놔...!"
나보다 두 배는 넓고 나보다 두 배는 더 따스한 기성용의 가슴을 내밀었다. 저번처럼 단호하게 잘랐어야 했다.
난 이제 네 여자가 아니니까, 될 수 없으니까 다시 돌아갈 수 없으니까...
"오랜만인건 알겠는데.. 이런 표현은 좀 그렇다. 너랑 나랑 좋게 끝난 사이도 아니고.."
"...많이 바뀌었네..난 그대론데"
푹 숙인 너의 모습이 내가 만들어버린 결과란걸 알면서도 난 왜이렇게 또 아픈건지 모르겠다.
"여기 아이, 내 아이야 나 결혼한지 5년째야 ...무슨 소린지 알겠지?"
"넌.....내가.....모를 줄 알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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