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제 민우보고 단 거 먹고 싶다했더니" "어" "오늘 아침에 걔가 초콜릿을" "어" "야 김삐잉 너 왜 이래 나한테 화난 거 있어?" "화난 게 아니라 니가 자꾸 니 남친 얘기만 해대니까 외로워서 그런다 왜" "내 남친 친구들 소개시켜주리? " "아니 알잖아 나는 동갑 싫어" "동갑이 어때서? 이상한 애네" 나는 무조건 남자는 1살이라도 연상을 만나야 한다는 이상한 신조가 있어 솔직히 주변 동갑 남자애들의 상태가 영...그래서 그런가 동갑은 진짜 싫어해 싫어했었지 근데 이랬던 내가 지금은 동갑내기 남자친구를 사귀고 있어 그래서 지금 내가 동갑내기를 싫어하다가 동갑내기 내 남자친구를 만나게 된 얘기를 풀어볼까 해 나랑 친구 2명 총 3명이서 행정실 청소를 하는데 별거없고 그냥 일반쓰레기랑 재활용 분리수거하는게 다야 근데 그 날 쓰레기양이 어마어마한거야 너네 쓰레기 종량제 봉투 500L짜리 엄청 큰 거 알지? 그게 꽉 차 있었어 "오늘 무슨 날이야? 쓰레기 왜 이렇게 많아" "그니깐 장난아니네 진짜" "나 그냥 쓰레기 들래" "나도 윤다영 니가 재활용 해" "니네가 든다고 했다 나중에 딴소리 하지마" "그건 생각해보고ㅋㅋㅋㅋ" 보통 무거운 거랑 가벼운 게 있으면 가벼운 거 든다할텐데 나랑 내 친구 정다빈은 무거운 쓰레기를 들겠다고 자청하고 윤다영 혼자 가벼운 재활용을 들게했어 "야야야야야 정다빈 나 손에 힘풀려 조금만 쉬었다가자" "아 쓰레기 진짜 무겁네 김삐잉 너때문에 더 무거운 거 같애" "뭐래 내가 뭘했다고 어이없다 근데 윤다영이 더 어이없다 가벼운 거 들어놓고 도와주지도 않아" "그니깐 완전 애가 글러먹었어 아휴" "니네 진짜 웃긴다 자기네들이 들겠다고해놓고 왜 나보고 뭐라해 니네들이 든다고 했을때부터 알아봤어" "그럼 니가 쓰레기 든다고 하던가 인간적으로 친구끼리 도와줄수도 있지 윤다영 못됐어 너무하다 정다빈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뭘 당연한 거 물어 짜증나 윤다영" "니네가 든다고 해놓고..." "그럼 지금 니가 혼자서 쓰레기 들고 갈래?ㅋㅋㅋㅋㅋ나는 윤다영 놀리는게 내 낙이야ㅋㅋㅋㅋㅋ " 쓰레기가 너무 무거워서 중간에 바닥에 놓고 쉬어가면서 또 윤다영이 우리 사이에서는 까이고 까이는 귤 같은 존재야 그 날도 어김없이 괴롭히면서 쓰레기 버리러 가고 있었어 근데 쓰레기소각장 다 와갈때쯤에 윤다영이 자기는 가벼운 거 들었다고 혼자 빨리 가버리는거야 그래서 나랑 다빈이랑 둘이서 바닥에 쓰레기를 놓고 또 쉬고 있었어 "혼자 가는 것봐 진짜 의리 없어 나쁜년" "그니깐 우리 쟤 오면 모르는 사람인 척 하자" "그래 근데 다영이 아까 자기 좀 갈궜다고 삐져서 저러는 거 아니야?ㅋㅋㅋㅋㅋㅋ" 쓰레기소각장 청소하는 애들이 나랑 같은 학년인 2학년 남자애들 담당이야 매일 쓰레기 버리러 가니까 걔네가 누군지 모르는데 얼굴은 알아 근데 그 남자애들중에 키크고 잘 생긴 남자애가 있어 내가 서있는 곳에서 그 남자애가 보이는데 걔가 후드집업에 두 손 다 주머니에 꽂고 바닥만 쳐다보고 있는 그 모습마저도 멋있더라
"야 쟤 진짜 잘 생겼지 않아? 진짜 완전 내 스타일이야" "잘 생기기는 했지 근데 니 스타일은 아니지" "왜?" "우리랑 동갑이잖아ㅋㅋㅋㅋㅋㅋ" "아 쟤 우리랑 동갑이지 내가 1년만 늦게 태어날 걸 아쉽다 나 왜 97? 억울해ㅠㅠㅠㅠ" "니가 1년 늦게 태어나서 뭐하게?꼬시게? 설마 그 얼굴로?" "야!!이게 진짜 격하게 나도 인정 1년 늦게 태어난대도 변하는게 없을 거야ㅋㅋㅋㅋ아씨 완전 슬퍼지려 해" 다빈이랑 그 남자애 얘기하면서 장난치고 있다가 걔랑 눈이 마주친거야
나 진짜 그때 현욕 나올 뻔 했잖아 완전 잘 생겨서ㅠㅠㅠㅠ근데 걔가 내 눈을 안 피하고 뚫어져라 보는거야 부끄럽게시리☞☜ (사실은 정색하면서 쳐다보는게 무서웠다고한다ㅋㅋㅋㅋ)그래서 내가 먼저 눈을 피했어 "와씨 나 방금 쟤랑 눈 마주쳤는데 손떨려 분위기 장난아니야" "야 쟤 우리 쪽으로 보면서 오고 있는거 같은데?" "어?!" 우리 쪽으로 온다길래 고개돌려서 걔를 봤어 사람이 오고 있으면 어느 쪽으로 간다는 느낌이 오잖아 딱 여기로 오고 있는거야 후드집업에 손 꽂고 정색하면서 오는데 그래 나 솔직히 많이 무서웠어 그래서 얼른 쓰레기 버리려고 했어 "야 우리 쓰레기나 빨리 버리고 가자" 이 말을 내뱉고 쓰레기를 들고 가려는데 걔가 딱 우리앞에 선거야 다리가 길어서 그런지 빨리도 왔더라고...그래서 친구랑 당황해서 진짜 ㅇㅅㅇ 이 표정으로 쳐다봤는데 걔가 말없이 후드집업에서 손 하나 빼서 말없이 우리 쓰레기 들고 가는거야 나 괜히 쫄았어ㅋㅋㅋㅋㅋ그나저나 둘이서 못 드는 걸 혼자 한 손으로 드니까 진짜 멋있고 말없이 와서 들고가는데 진짜 심쿵ㅠㅠㅠㅠ "야 지금 나만 심쿵했어? 나만 설레는 거야?" "아니 나도 심쿵 동갑한테 설레는 거는 처음이야 대박 나 앞으로 무거운 것만 버릴거다" "나도 진짜 하..." "윤다영 온다 야 너 방금 저 남자애 우리 쓰레기 들고 가는 거 봄?한 손으로 들고 가는 거 봄? 와 진짜 설레" "봤는데 안 설레" "뭐야 감정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거 같으니라고" 다영이 오자마자 말해주고 반에 가서도 여자애들한테 다 얘기하고 다녔어 원래 이런거 얘기하는 거 내가 제일 좋아하거든ㅋㅋㅋㅋ학교끝나고 다른 반 친구한테 전화해서 얘기해줬어 "걔가 한 손으로 쓰레기 드는데 완전 멋있었어 얼굴도 잘 생겼는데 매너도 좋아ㅠㅠㅠ" "와...멋있다 좋았겠다" "이 영혼없는 멘트는 뭐야?" "미안 사실은 나 지금 민우랑 둘이 있어서" "아...남자친구랑 있는데 내가 넌씨눈이었구나 끊어" 그래 나 엄청난 넌씨눈이었어 남자친구랑 있다는 생각은 눈꼽만큼도 안 하고 막무가내로 전화를 했어ㅠㅠㅠ 이게 한 번이면 괜찮은데 여러번이어서 나 스스로를 넌씨눈이라고 자책하고 있는데 친구한테 카톡이 오더라
"진짜 찾아서 고맙다고 해볼까?" 안녕하세요 저는 구준회오빠랑 동갑이라고합니다 첫 글이라 그런지 비루하고 지루하네요 죄송합니다(꾸벅꾸벅)ㅠㅠㅠㅠㅠ남자아이가 쓰레기 들어준 얘기는 몇일전 제가 겪은 일이에요 1학년 후배님이 제 심장을 저격한거죠ㅠㅠㅠㅠ 뭐 그랬다고 합니다...또 올 수 있을까 모르겠네요... 날씨 추우니까 감기 조심하세요 안녕히계세요 아 참고로 쓰레기 들어줬다는것만 실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