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분께 인사도 안하고 바로 한별이를 안아 버스안으로 들어가버렸어.
진짜 한별이 오빠분한텐 왜 이렇게 창피한 모습만 보여주는건지.
삐잉은 정말 울고싶었달까ㅠㅜㅠㅜ
'그래도 나보다 나이도 많고 그러니깐 조금 귀엽게 보일수도 있지 않을까ㅠㅜ 아니야ㅠㅜㅠㅜ 그걸 누가 귀여워해ㅠㅜㅠㅜ'
유치원에 와서는 한별이 오빠분이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걸 다행으로 여겨야 되는건지 말아야되는건지 같은
쓸데없는 생각이나 하면서 하루종일 멍만 때리고 있었는데 어떤 사람이 삐잉 등을 툭 치는거야.
"삐잉씨, 삐잉씨?"
"네,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몇번을 불러도 돌아보지도 않고."
"아, 죄송합니다. 무슨 시키실 일 있으세요?"
"아니, 그런건 아니고. 우리 다음주에 호수공원으로 소풍가게 됐잖아. 워낙 넓은데니까 애들 잘 통솔해야 될거야.
이거 집에 보낼때 가방에 하나씩 넣어주고 부모님들한테 보여드리라고 하면 돼.
그리고 원래 항상 목요일에는 애들한테 간식으로 딸기우유 줬었잖아. 근데 업체에 잘못 전달이 됐는지 흰우유가 왔더라고.
물론 애들한텐 흰우유가 더 좋긴하지만 오늘만 기다리는 애들도 많으니까."
"아...네, 그렇죠. 그것도 잘 말할게요. 근데 저희반 몇명은 울겠네요ㅠㅜ"
"우리 반은 다 울거 같아..."
그 순간 유치원 선생님들끼리의 묘한 동질감을 느끼며 오늘 간식시간에 전쟁이 일어날 거라는걸 바로 직감했지.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앙!!!!"
"왜 분홍우유 안나와여?? 분홍우유!!!!"
"흐아앙!!!!!"
예감은 했지만 역시 그 예감을 뛰어넘는 녀석들이구나...
삐잉은 아이들의 동시다발적인 울음소리에 잠시 내가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생겼지만 얼른 정신을 수습했어.
선생님인 삐잉이 횡설수설하게 움직이면 아이들은 더 울기 마련이거든.
"오늘 우유를 가져다주는 아저씨들이 여러분 뼈가 더 튼튼해지길 바래서 분홍우유 대신 흰우유를 가져다 준거에요!
여러분! 우리 모두 흰우유 먹고 뼈가 튼튼해지면 너무 좋겠죠?"
"아니야, 아니야ㅠㅜㅠㅜ 이거 유리꺼 아니야ㅠㅜㅠㅜ"
"분홍이 어딨어요???!!! 분홍이 주세요ㅠㅜㅠㅜㅠㅜ"
'그래, 선생님이 죄인이다....'
유난히 더 험난했던 간식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벌써 아이들이 집에 가는 시간이 됐어.
애들 가방에 꼼꼼히 봉투도 넣어주고 차에 올라타는 걸 열심히 배웅해줬지.
당연히 집에갈때도 태워다주는게 원칙이지만 한별이같은 부모님이 늦으시는 경우에는 부모님들이 유치원으로 데리러 오실때까지 선생님들하고 같이 있어.
물론 한별이 어머님께서 가장 늦게 오시는 편이라 삐잉은 거의 항상 한별이랑 마지막까지 남아있고 말이야.
오늘도 한별이랑 둘이서만 유치원에 남아있었어.
"한별아. 오늘 흰우유 맛있었어?"
"네!! 저는 분홍우유도 좋고 흰우유도 좋아요!!"
"어유~ 우리 한별이 뼈는 튼튼하겠네~"
한별이가 정말 친한 사람한테만 하는 그 살인적인 미소를 짓는데 삐잉은 그 자리에서 쓰러질 뻔 했다고 한다... 너무 귀여워ㅠㅜㅠㅜ
그나저나 삐잉은 좀있으면 그 오빠분을 다시 봐야한다는 사실에 좀 심란해졌어.
볼수록 자꾸 안좋은(?) 일만 생기니까 만나면 또 사고만 칠거같아서 보고 싶지가 않달까...
근데 그때 누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려오는거야.
삐잉은 정말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었다...ㅠㅜㅠㅜㅠㅜ
"어, 한별이 저기있다!"
"한별아, 언니들 왔어!!"
'한별이 오빠말고 다른 사람들이 올 수도 있다는 걸 까먹고 있었네.'
들어온 사람은 한별이 오빠가 아니고 오빠분의 팬들이었어.
최근에 좀 뜸해졌다 싶었더니 여전하신 분들이더라.
삐잉은 다음부턴 정말로 유치원 문을 잠가놔야겠다고 다짐하며 한별이를 얼른 교실 화장실안으로 피신시켰어.
안 그럼 한별이랑 사진을 찍겠다느니 밖에 데려가겠다느니 말도 안되는 소리를 늘어놓으시니까.
"아, 저년 또 나대."
"존나 미친년이 지혼자 한별이랑 있으려고."
"우리도 한별이좀 보자고."
"저기요. 한별이는 동물원에 있는 원숭이 같은게 아니에요. 애가 당신들 얼굴도 보기 싫어하는데 무슨 권리로 이러세요?
자꾸 이렇게 무단으로 들어오시면 경찰에 신고하겠습니다."
"내 동생도 여기 다니거든? 동생 데리러 왔다가 김한빈 여동생 있다니까 그래서 겸사겸사 온거야."
"거짓말 치지 마세요. 이시간에 있는건 저랑 한별이밖에 없어요.
다른 애들은 남아있지도 않은데 무슨 애를 데리러 와요. 그리고 전에도 오셨던 분이잖아요. 저번에는 여기에 아는 선생님이 있어서 왔다면서요.
왜 자꾸 거짓말ㅇ....."
"야, 우리가 무슨 한별이 괴롭히러 온거같애? 그냥 진짜 애기 이뻐해줄려고 온거야!!"
"애기가 원하지 않는다잖아요!!"
그 말에 욱했는지 한명이 냅다 삐잉의 뺨을 쳐버렸어. 그것도 아주 쎄게.
삐잉은 순간 자기가 맞았다는 걸 인정할 수가 없없어.
진짜로 이런 사람들한테 맞았다는 사실이 너무 수치스러울 정도여서.
나는 유치원 선생님인데 왜 이런 일로 맞아야 되는건지 이해도 되지 않았고 그냥 딱 미치기 일보직전에,
"뭐야, 지금."
그때 마침 한별이 오빠분이 교실안으로 뛰어들어왔어. 근데 삐잉은 순간 오빠분 얼굴을 보니까 화가 더나는거야.
억울함에 눈물까지 나면서 다짜고짜 오빠분께 소리질렀어.
"당신 때문이잖아요!! 당신때문에 지금 내가!! 아,진짜... 그쪽들이 좋아하는 오빠 왔네요!! 그럼 저사람한테로 좀 꺼지세요!! 괜한 사람 잡지 말고!!"
그렇게 말하곤 삐잉은 바로 문앞에 있던 오빠분을 밀쳐버리곤 나가버렸어.
화장실에 있는 한별이가 걱정되긴 했지만 오빠분이 왔으면 됐다는 조금은 이기적인 생각을 하며
선생님들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본격적으로 울기시작했지.
자신이 왜 온갖 년이란 년은 다 들어야했으며 심지어 오늘은 맞기까지 한 거에 대해 분함과 서러움이 빵 터져버렸거든.
"아니 내가 무슨 한별이랑 사진을 찍고 싶어했대?? 자기들이 맘대로 와놓고 왜?? 진짜 이게뭐야ㅠㅜㅠㅜ"
그렇게 몇분을 펑펑 울면서 이때까지 괴롭힌 사람들 욕을 죄다 하고있는데 누가 문고리를 잡아당겼어.
삐잉이 문을 잠가놔서 열리진 않았지만 아무도 보기싫은지라 계속 덜컹덜컹 거리는 걸 가만히 냅두곤 그냥 울고있었지.
"선생님, 울어요?? 선생님!!!"
그런데 목소리가 한별이더라고. 한별이도 우는거 같길래 삐잉은 얼른 문을 열었어.
"한별아...."
문 밖에는 한별이 오빠가 한별이를 안고있었지만 한별이가 울면서 삐잉이한테 안겨들었어.
막상 아이 우는 얼굴을 보니까 삐잉은 다 자기가 잘못한 것만 같은거야.
그래서 그냥 한별이 끌어안고 울기만 했지.
"한별아, 선생님이 미안해요... 선생님이 미안해요..."
삐잉은 한별이를 안고 우느라 오빠분이 자기를 쳐다보고 있는 것도 모르고 있었어.
그러고 한 5분정도 지나고 삐잉이 좀 울음을 멈췄을까. 조심스럽게 오빠분이 말을 꺼냈어.
"내가 그사람들 다 내쫓았어요. 뺨...많이 아프죠."
"......."
삐잉은 오빠분의 말에 아무런 답도 하지 않고 바닥만 쳐다보고 있었어. 사실 오빠분 앞에서 펑펑 울었다는 것때문에 굉장히 창피했거든.
그런데 오빠분은 삐잉이 아무말 안고 가만히 있으니까 좀 당황하셨나봐.
그저 시선만 이리저리 돌리다가 갑자기 무슨 결심을 한 사람처럼 삐잉에게 다가오더니 그대로 와락.
"내가 잘못했어요.... 한별이한테도 그렇고 그쪽한테도 많이... 나때문에 아프게 해서 미안해요."
그러고는 안고있던 한 손을 삐잉이 맞은 뺨에 조심히 갖다대더니 아주 천천히, 천천히 쓰다듬어주는데,
그순간 삐잉의 안에서 뭔가가 쿵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어.
"우리 한별이 선생님, 다친데 얼른 나아라. 얼른얼른 나아라."
"......."
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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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작은꼬맹이입니다!! 갑작스러운 급전개 죄송합니다...이상하지만 그래도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하핳....ㅠㅜㅠㅜㅠㅜㅠㅜ 근데 얘네는 이름도 트기전에 서로때문에 맞기 바쁘네요ㅋ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읽으실 때 한빈이가 데뷔한지 1년이 지났다고 가정하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한별이 나이가 4살인거에요. 2015년 10월 정도??겠네요. 그대로 아이콘으로 데뷔한 거지만 다른 애들이 나올지는 잘모르겠어요. 일단 둘이 좀 이어져야 다른애들을 등장시키든지 말든지 하니까요ㅋㅋㅋㅋㅋㅋㅋㅋ 나온다해도 삼각관계로는 절대 안합니다. 삼각관계는 머리가 아파요ㅠㅜㅠㅜㅠㅜㅠㅜ 저는 달달함을 지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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