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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콩 전체글ll조회 697l 4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각자가 살아낸 무수히 많은 시간.
우리는 그 시간들을 함께 공유한다.
내가, 그대가 살아 온 그 각자의 삶에 접속한다.


방탄소년단의 접속, 라이프




09 #



[돌아온 각자의 삶]




눈을 뜨면 두 달 전, 평범했던 나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다른 점이 있다면 푸르던 창밖의 나무들이 저마다 앙상한 가지만을 내 보이고 있다는 것.


지금 내 마음처럼 바깥 풍경도 텅 빈 것 같다.


내게 첫사랑이라 말하던 그날 이후 그는 나에게 아는 채 해오지 않았다.


물론 촬영 중에는 얘기가 다르지만.


일주일이라는 시간동안 여행을 다녀왔고 또 며칠은 책과 콘텐츠를 위한 작업에 대해 다 함께 촬영을 했다.


또 3주라는 짧은 작업 기간을 거쳐 그가 바랐던 책의 원고도 출판사로 넘어갔다.


요즘은 멍하니 누워있는 게 내 일상의 전부다.


가족도 없었고 그렇다고 만날 친구가 있는 것도 아니기에 일상은 무료하고 잉여로웠다.


티비를 켜면 4년 만에 이뤄지는 방탄소년단의 컴백으로 떠들썩했고 가끔 연락을 해 오는 지민씨나 세진씨는 바쁨에 아우성을 내질렀다.


문득 촬영하던 그때가 그립기도 하다.


북적거리던 느낌에 익숙해져 버린 건지 날이 갈수록 외로움이 깊어진다.


옆으로 돌아누워 이불을 끌어다 얼굴을 숨긴다.


그때, 조용하던 핸드폰이 울리고 발신자를 확인하자 다름 아닌 태형씨였다.



"태형씨?"


-잘 지냈어요?


“그럼요. 태형씨도 잘 지내죠?


-네. 저도 멤버들도 다 잘 지내요. 맨날 같이 지내다가 여주씨 없으니까 서운하고 아쉽고 그러네요.


"그러게요. 아쉽네요. 그보다, 요즘 컴백 준비 때문에 바쁘죠?"


-오랜만에 춤추고 노래까지 하려니까 숨차요. 그냥 힘들어.


"다들 고생이네요."


-여주씨! 놀러 와요!


-아, 연습 하다가 쉬는 시간에 잠깐 전화한 거라 다들 여기 있는데 인사할래요?


"저야 좋죠. 다들 잘 지내죠? 요즘 컴백 준비하느라 많이 힘들죠?"


-그래도 재밌어요!


-우리 컴백하면 방송국에 놀러 와요. 재밌을 거예요.


-활동 끝나고 밥도 먹어요~


"초대만 해 주시면 기쁜 마음으로 갈게요."



다들 지친 기색이 역력해 보이는 목소리다.


안타까우면서도 언제나 자신의 일에는 열정이 넘치던 그들이기에 열심히 집중할 그들의 모습이 생각나 웃음이 난다.


그들은 여전히 내게 친절하다.


겨우 함께 촬영한 일반인에 불과한 나를 챙기며 자신들의 영역에 초대한다.



-아, 여주씨. 저번에 저 화보촬영 하던 날 작가님이 찍어주신 사진이 왔는데 어떻게 보내 드릴까요? 파일도 있는데 우선 이메일로 받으실래요?


"아, 잊고 있었는데……. 제가 문자로 메일 보내 드릴게요."


-그럼 연습 끝나고 메일로 보내드릴게요. 사진은 만나면 주는 걸로 하고.


"고마워요. 신경써줘서."


-여주씨 우리가 사진 봤는데 진짜 잘 나왔어요!


-맞아요! 예뻐요!



멤버들이 저마다 한마디씩을 거들지만 결코 그의 목소리는 그 어디에도 들리지 않는다.


이내 그를 부르는 남준씨의 목소리가 들리고, 연습을 하러 가야 한다며 태형씨가 황급히 인사를 한다.



-사진은 잊지 않고 보낼게요. 또 연락할게요. 잘 지내요.


"연습 다치지 말고요."



전화기 끊기자 또 다시 외로움이 몰려온다.




*




늦은 밤, 문득 술 생각에 모자를 쓰고 작업실을 나왔다.


문을 닫고 계단을 내려오자 담벼락에 기대 서 있는 실루엣이 보인다.


희미한 가로등 불에 비친 모습에 흠칫 놀라 주춤거리자 실루엣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잔뜩 긴장한 채 담 안으로 뒷걸음치다 보인 얼굴에 멈췄다.



"전정국?"



그가 나를 찾아왔다.


놀라 그의 이름은 부르자 내게 다가온다.



"이 밤에 어디가요."


"편의점."


"왜요?"


"대답해야 해?"


"궁금해요."


"술 생각나서."


"누가 주당 아니랄까봐."


"넌 여기 어떻게 왔어?"


"누나가 내비게이션에 직접 입력했잖아요, 작업실 주소."


"아……."


"보고 싶어서 왔어요. 이렇게 있으면 한번이라도 마주칠 까봐."



그는 내가 보고 싶어서 왔다고 한다.


나를 대하는 그의 반응들이 언제나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는 탓에 어느 장단에 맞춰줘야 할지 모르겠다.


그도 혼란스럽겠지만 그 못지않게 나 또한 혼란스럽다.



"벌써 일주일째야. 어쩜 항상 어두워, 나오지도 않고."



일주일이나 내가 집에서 나오지 않았던 건가 생각해 본다.


뭐, 시체처럼 매일 침대에 누워있는 게 일상이었던 탓에 집안을 밝히거나 집을 나올 일이 없었다.


그런 나를 그가 지켜보고 있었다니.



"나한테 화난 거 아니야?"


"났었죠. 근데 언제까지 화가 나 있을 순 없잖아요.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인데 어떻게 미워해.

그냥 잠깐, 내 감정이 주체가 안 된 것뿐이지. 미안했어요. 많이 놀랐을 텐데 그렇게 가버려서."



그가 내 앞으로 다가와 내 머리를 한번 쓰다듬곤 옅게 웃어 보인다.


많이 미안했던 건지 웃는 와중에도 얼굴 가득 미안함이 묻어난다.


나 또한 그에게 미안한 게 없는 게 아니었다.



"계속 미안했었어. 네가 싫은 게 아니라 그냥 나라는 사람이 자신이 없는 걸 너한테 들킨 게 부끄러웠던 거야."


"사실 나도 첫사랑이라고 말하는 게 부끄러웠어요. 스물여덟이나 된 애가 이제 겨우 첫사랑이라니. 우리 둘 다 부끄러웠네요, 서로한테."




*




그가 내게 주고 간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그날 태형씨의 촬영 콘셉트에 비하면 평범하기 그지없었던 나였지만 작가님이 특별히 찍어주신 나의 나름의 화보였다.


해맑게 웃고 있는 나의 모습이 낯설다.


'태형이 형한테 뺐어왔어요. 그냥 내가 가질까 했는데 꼭 보여주고 싶었어요.'


태형씨에게서 뺐어왔다는 말에 나도 모르게 웃었던 것 같다.


이미 메일로 받았던 사진이지만 이렇게 보는 건 또 다른 느낌이다.


'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말고 적당히 마셔요 나중에 전화해서 확인 할 거야 🐰 1:33 am'


여전히 토끼 이모티콘으로 저장된 그가 문자를 보내왔다.


술 생각이 났다는 내 말이 신경 쓰인 건지 숙소에 갔던 그가 다시 돌아와 자신이 아끼는 와인 한 병을 내 품에 안겨줬다.


그래서 지금 그가 주고 간 와인을 마시는 중이다.


센치한 기분에 카메라를 티비와 연결 해 여행에서 찍은 사진들을 돌려본다.


간간히 영상이 섞여 그날들에 대한 기억을 생생하게 되돌린다.


알코올의 기운인지 졸음이 몰려오며 느릿하게 눈이 깜빡였다.


그러다 울리는 벨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여보세요..."


-많이 마셨어요?


"아니~ 이제 세잔 째."


-원래 이렇게 말 잘 듣는 캐릭터였나?


"캐릭터는 무슨. 그냥 조금씩, 천천히 마시는 중이야."


-뭐하고 있어요?


"술 마시지."


-아니, 그거 말고요.


"사진 봐. 우리 여행 갔을 때 사진. 너무 예뻐서.“


-예뻤죠. 바다도, 산도, 사람도.


“나 되게 선택 잘했었나봐. 사진 보는데 다들 너무 좋아하는 게 눈에 보이네.”


-그 사진에 나도 있어요?



자신도 있냐는 말에 티비로 시선을 돌렸다.


티비 가득, 햇살처럼 웃고 있는 그가 있다.


주량에 못 미치는 양이지만 피곤함과 분위기에 취한건지 술기운에 하고 싶은 말 몇 개를 골라본다.


생각이 결론에 닿자 입가에는 미소가 걸린다.



"응, 있어. 근데도 전정국이 보고 싶어."


-누나?


"나 왜 이러지? 정국아 나 자꾸 눈물이 나."



왠지 모르게 나는 울고 있었다.


손등으로 눈을 벅벅 비벼 닦아보지만 쉴 새 없이 흐르는 눈물에 그냥 울어버렸다.


정국이는 아무 말이 없고, 이내 긴 한숨과 함께 기다리라는 말을 남기곤 전화를 끊었다.











요즘 바빠서 정신 없이 사는 웨이콩입니다 :-)

아마 이때까지 글쓰면서 아침에 온 건 처음인 것 같아요!

지난 밤에 핸드폰 메모장으로 써 두고 깜빡 잠이 들어 버려서 아침에 이렇게 글을 씁니다!

뭐 처음에 비하면 물음표 세개에 불과했던 우리의 남주가 회를 거듭할 수록 가닥이 잡혔는데

오늘에서야 우리의 남주 확정!

바로 정국이입니다!

우리 남자 주인공 정국과 여자 주인공 여주의 앞으로의 이야기들도 기대해 주세요!




+ 암호닉 +


연지곤지


얄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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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15.85
미쳤져,,,😳🤭 이건 대박이에여ㅜㅜㅠㅠㅜㅜㅠㅠㅠ 작가님 글 왜이렇게 이쁘게 잘쓰세여...???
암호닉 비회원도 가능하다면 받아주세려😭😭ㅜㅜ❤️ [잭] 으로요ㅠ유유유융

4년 전
웨이콩
잭님 어서오세요💜 재밌다니 기쁩니다! 아직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또 다음 글에서 만나요💜
4년 전
비회원20.14
안녕하세요 연지곤지 입니다!
너무 늦게왔죠ㅠㅠ
남주가 정국인가요?
너무 궁금해요!
오늘도 잘읽고 갑니다
사랑해요 작가💜💜💜님

4년 전
웨이콩
연지곤지님 어서오세요💜 이제는 제목에도 남주는 정국이로 확정되었습니다! 항상 찾아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4년 전
독자1
여주도 정국이 좋아하나보다..!!
4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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