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시작하기 전
이 글은 '개 같은 김한빈 키우기' 에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앞의 글을 읽지 않으신 분은 앞의 글을 먼저 읽고 와주세요! (하트) 그래야 이해하기 더 좋으실 거에요!
가쁜 숨을 내쉬며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오늘은 좀 일찍 도착해 볼 생각이었는데 하필이면 차가 막혀선…. 뛰어오느라 흐트러진 머리를 손으로 대충 쓸어 정리하고는 저마다의 이야기로 시끌벅적한 테이블 사이에 익숙한 얼굴들이 앉은 곳으로 향했다. 동기들이 가까워지자, 한참을 웃고 떠들던 동기들 중 한 명이 날 발견한 건지 내 쪽을 가리키며 어! 하고 소리를 내어 온다. 덕분에 그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의 시선이 내게 닿아왔다.
" 미안. 좀 늦었지? "
내 말에 동기가 피식 웃으며 답했다. 괜찮아. 이런 자리 잘 나오지도 않는 애가 나와준 걸로도 감사하다, 우린. 동기의 장난 섞인 말에 어색하게 웃었더니 동기가 몸을 일으켜 내 옆에 섰다. 그리고는 저 끝에 있는 테이블까지 주목을 시키려는 듯 음료수가 담긴 유리병을 젓가락으로 탁탁 친다. 모두의 시선이 내게 닿아오자 나도 모르게 몸을 움찔했다.
아, 이렇게 다들 내게 집중하는 건 좀… 부끄럽잖아.
내 앞에 보이는 사람들을 한 번 대충 훑어보니 늘 보던 얼굴들도 보이고 처음 보는 얼굴들도 보인다. 신입생 환영회라고 하더니 모르는 얼굴들은 다 신입생인 것 같았다.
" 자. 다들 주목! 이쪽은 우리 과 병아리 ---. "
" 병아리라니! "
" 병아리 맞잖아. 나랑 동기고, 이런 자리는 잘 안 오려고 하는 앤데 우리가 꼬셔서 겨우 데려왔어. "
얘는 무슨 소개를 그렇게 해! 병아리라니! 발끈해서 제게만 들리도록 작게 속삭이는 내 말에 동기가 웃었다. 겨우 잊고 있던 별명인데 너 때문에 다시 기억나 버렸잖아…. 칭얼대는 내 말에 킥킥댄 동기는 나를 테이블 안쪽, 신입생이 가득한 곳에다가 밀어넣었다. 거기 앉아서 새로운 애들 얼굴이나 좀 익혀.
떠밀리듯 들어온 자리에 겨우 앉자 여기저기서 내게 인사를 해온다. 안녕하세요!
안녕, 하고 인사를 받아주며 그 얼굴들을 찬찬히 살펴보니 예전에 우르르 몰려와서 내게 인사를 건넸던 조금은 익숙한 얼굴들도 보인다.
목이 타는 느낌에 각자의 소개를 들으며 물을 꼴깍이는데 옆 테이블, 그러니까 아직 미처 확인을 하지 못한 바로 옆 자리에서 들리는 어딘가 익숙한 목소리에 순간 물을 꼴깍이다 말고 고개를 그쪽으로 돌렸다.
" 안녕하세요. "
내가 또 꿈을 꾸고 있는가 보다.
내 눈에 보이는 것이 믿기지 않아서 멍하니 시선만 고정한 채로 물을 마시던 컵을 테이블 위에 천천히 내놓았다. 나를 바라보며 안녕하세요, 하고 씩 웃는 그 모습을 멀뚱히 바라보다 눈만 몇 번 깜빡 깜빡. 눈을 감았다 떠도 그 모습은 사라지지 않았다. 혹시나 싶어서 손으로 눈을 비볐다 다시 떴지만 여전히 그는 날 보면서 웃고 있었다.
내 행동이 웃긴 건지 피식 웃음을 흘린 그는 내게 손을 뻗었다. 내가 나도 모르게 작게 움찔하자 내게 뻗던 손을 잠깐 멈췄다가 뭐가 그렇게 웃긴지 소리를 내 웃던 그는 내 뺨을 엄지손가락으로 쓸었다. 뭐 하는… 차마 말을 잇지 못하는 내게 그가 시선을 맞춰온다.
" 여기 뭐가 묻어서요. "
" 너 뭐야…. 네가 왜 여기 있어? "
" 안녕하세요. □□과 신입생 김한빈 입니다. "
" 뭐? "
" 잘 부탁드려요. 선배님. "
지금 뭐라고 한 거야, 선배님…?
아무 말도 못한 채로 날 보고 웃는 그 얼굴만 멍하니 바라보았다. 벌어진 입에서 허, 하는 짧은 소리가 새어나왔다.
그러니까… 지금 날 보면서 저렇게 웃고 있는 저 남자는…
…김한빈이었다.
새내기의 로맨스 1
개 같은 김한빈 키우기 특별편
다 구워진 고기가 내 그릇 위로 올라왔다. 분명 나랑 다른 테이블인데도 옆에 앉은 김한빈은 제 테이블의 고기를 내 그릇 위로 옮겼다. 밥을 먹긴 하는데 지금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 건지 코로 들어가는 건지 모르겠어…. 깨작거리며 젓가락으로 고기를 쿡쿡 찌르기만 하는 날 물끄러미 바라보던 김한빈이 묻는다.
" 배 안 고파요? "
" 응? "
" 왜 잘 안 먹어요. "
" 먹고 있어…. 나한테 고기 주지 말고 너 먹어. "
내 말에 저도 먹고 있어요, 하며 씩 웃는 그 얼굴이 오늘따라 참 얄밉다. 알고 있었으면서 어떻게 한 마디도 안 한 거야. 묻고 싶은게 한가득이었지만 일단은 그 마음을 꾹꾹 누르곤 고기 한 점을 입에 넣고 우물거렸다. 그렇게 아무 말 없이 고기만 먹고 있으니 맞은 편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로 재잘거리던 여자애 두 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선배님!
" 그런데 아까 왜 선배님 소개를 병아리라고 한 거에요? "
순간적으로 먹던 고기가 목에 걸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겨우 꿀꺽 삼키고는 이어서 물도 한 모금 꼴깍였다. 어… 병아리…?
" 네! "
" 그냥… 내 별명이야. "
" 별명이 병아리신 거에요? "
" 응. "
" 진짜 귀엽다! 어쩌다 그런 별명이 생기신 거에요? "
뭐가 그렇게 궁금한지 초롱초롱한 눈으로 날 바라보며 묻는 여자애의 시선이 부끄러워서 애꿎은 고기 한 점을 입에 더 넣곤 우물거리는데 옆에 앉은 김한빈의 시선이 느껴진다. 쥐고 있던 젓가락을 내려놓은 김한빈은 나에게서 먼 쪽의 손으로 턱을 괴곤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 저도 궁금해요, 선배님. "
말이나 못 하면. 늘 내게 다정한 말을 해주던 그런 목소리로 저도 궁금해요, 하고 장난기를 담아 말해오는 김한빈을 살짝 흘겨보았다. 궁금하다며 조르는 여자애들에게 뭐라고 얘길 해줘야 하나 고민하는데 옆에 앉은 눈치 없는 이 동기는 킥킥대며 제가 먼저 말을 꺼내온다. 그게 말야.
" 얘가 신입생일 때 노란 후드티 입고 온 적이 있었거든. 그 때도 신입생 환영회였는데 얘 아무 것도 모르고 있다가 그 모습으로 끌려와선 선배들이 주는 술 다 받아먹었지, 아마. "
" 야! 너 진짜! "
울상이 되어선 그 입을 막아보려고 손을 뻗었지만 남자 힘을 당해낼 수가 없다. 내 손을 가볍게 밀어내곤 말을 이어가는 동기마저 야속했다.
오늘 왜 이렇게 다들 얄밉고 야속한 거야.
" 그렇게 취해선 보이는 사람마다 다 끌어 안고 쫑알거리는데… 그 모습이 완전 병아리 같은 거 있지. 삐약삐약 거리는 거 같더라고. "
동기의 말이 끝나자마자 앞에 앉은 여자애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삐약삐약이요? 진짜 귀여우세요, 선배님.
분명 귀엽다는 말은 칭찬이고 좋은 말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창피하고 부끄러운 마음에 고개를 들 수가 없다. 푹 숙여선 빈 젓가락만 입에 물고 있는데 김한빈도 웃긴지 킥킥대는 소리가 들렸다.
아직 안 친한 여자애들에게는 뭐라 할 수가 없어서 애꿎은 김한빈에게만 시선을 돌려 입술을 삐죽였다. 웃지 마…. 뭐가 그렇게 웃겨.
웃다가 나와 눈을 마주친 김한빈이 서서히 웃음을 멈췄다. 작게 미소를 띈 그 입꼬리가 올라가고 김한빈이 입모양으로 내게 무엇인가 속삭여왔다.
' 귀여워. '
얼굴에 열이 오르는 게 느껴졌다. 누가 혹시라도 볼까 싶어서 두번째 손가락을 내 입에 가져다 대곤 쉿! 하고 소리를 내자 김한빈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여기저기서 동기와 후배들이 번갈아가며 말을 걸어왔다. 이런 자리에 내가 오는 것이 정말 오랜만이긴 했다. 다들 내게 무슨 일이 있었길래 네가 이런데 다 온 거냐며 물었고 뭐라 딱히 할 말이 없어서 어색하게 웃으며 음료수만 꼴깍였다. 가게 안은 손님들로 꽉 차 있었고 우리 뿐만 아니라 다른 테이블도 소란스러운 탓에 정말 가까이 앉은 사람이 아니고서는 뭐라고 하는 건지 말소리도 잘 들리지 않았다.
약간은 혼이 빠지는 느낌에 멍하니 음료수 잔만 잡고 동기들의 이야기를 듣고만 있는데 한빈이가 내 팔을 톡톡 건드렸다.
왜? 하고 물으며 한빈이를 바라보니 한빈이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뭐야, 하고 바람빠진 웃음을 지으며 다시 얘기를 나누던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데 김한빈이 또 내 팔을 툭툭 건드려온다. 다시 한 번 한빈이를 바라보곤 왜, 하고 묻자 한빈이가 이번에도 고개를 저었다.
" 왜 자꾸 툭툭 건드려. "
작게 속삭이는 내 말에 한빈이가 내 귓가로 다가왔다. 뭐라고 속삭이는 한빈이의 말에 순간적으로 얼굴이 빨개지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사람은 듣지 못하게 내게만 속삭여주는 김한빈의 목소리가 귀를 간지럽혔다.
" 예뻐서. 자꾸 보고 싶어서. "
음료수 마시던 잔만 꼭 쥔 채로 고개를 푹 숙였다. 볼만 빨개졌던 얼굴은 어느 샌가 귀까지 잔뜩 빨개져 있었다.
자리를 정리하고 2차 장소인 술집으로 옮기기 위해 모두 가게를 나왔다. 가게 앞에서 어디로 가야 할까 고민 중인 동기들에게 먼저 간다고 인사를 했더니 동기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을 해온다. 오늘도 또 먼저 가?
미안한 마음에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데 이번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로 뭐라 한 마디씩 해온다.
김한빈, 너는 어디 가! 신입생이 이렇게 먼저 가면 어떡하냐!
김한빈…?
무슨 소린가 싶었더니 김한빈이 어느 틈에 이 쪽으로 온 건지 내 옆에 가까이 선 채로 내 동기들과 다른 신입생들을 바라보며 웃고 있다.
" 죄송해요. 오늘만 먼저 갈게요. "
그리고는 갑작스럽게 한빈이가 내 손을 잡아왔다. 아프지 않게 조심스레 잡은 그 손에 놀라서 한빈이를 올려다보니 한빈이가 웃으며 나를 이끌었다. 가자.
먼저 걸음을 떼서 걷는 한빈이의 손에 이끌려 미처 제대로 인사도 못 나눈 채로 한빈이를 따라 걸으니 뒤에서 동기들과 신입생들의 소란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쟤들 뭐야. 지금 손 잡은 거야? 쟤들 무슨 사이야? 뭔데!
빠르게 날 잡고 이끄는 한빈이의 손길에 끌려가다시피 걸음을 걷다보니 숨이 차올랐다. 한빈아, 잠깐만…. 하고 가쁜 숨을 내쉬며 한빈이를 부르니 한빈이가 그제야 걷는 속도를 늦추곤 뒤를 돌아 나를 바라보았다. 얼마나 빠른 걸음으로 걸은 건지 얼마 걷지도 않은 것 같은데 이미 아까 그 가게와는 한참 멀어진 뒤였다. 웃으며 날 내려다보는 한빈이가 갑작스럽게 내 입술에 짧게 뽀뽀를 하곤 떨어졌다.
" 뭐야. "
" 뽀뽀 하고 싶어서 죽는 줄 알았어. "
정말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김한빈의 말에 가슴이 또 콩닥거렸다. 절로 새어나오려던 웃음을 겨우 삼키곤 한빈이를 뚱한 표정으로 올려다보았다.
" 너 우리 학교 들어온 거 왜 말 안 했어? "
" 어차피 알게 될 거잖아. "
" 그래도 미리 말해줬음 좋잖아. 어떻게 들어온 거야? 오늘 보고 얼마나 놀랐는데! "
" 내가 오고 싶다고 했어. "
그래서 윤형이 형이 다 처리해줬고. 윤형이 형…? 어느 틈엔가 바껴버린 한빈이의 호칭이 이제는 정말 사람같아서 새삼스레 신기했다. 한빈이는 충분히 적응을 한 것 같았지만 나는 아직도 적응이 잘 되지 않았다. 한빈이가 사람이라는 게.
괜히 잡고 있는 한빈이의 손을 만지작거렸다. 뭔가 기분이 묘했다. 한빈이랑 같은 학교에 다닌다는 게 신기했고 같은 과에서, 비록 학년은 다르겠지만 어쨌든 같은 걸 공부한다는 생각에 다시 설렘이 느껴졌다. 같이 있는 시간이 더 늘어나겠구나.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꾹꾹 누르던 웃음이 결국 새어나왔다. 생각만으로도 행복한 기분이었다.
김한빈이 잡고 있던 손을 당겨서 나를 제 품 안에 안았다. 한빈이 향기가 또 훅 밀려들었다. 한빈이도 기분이 좋은 건지 날 끌어안은 채로 몸을 좌우로 움직였다. 한빈이의 움직임과 함께 내 몸도 좌우로 움직였다. 꼭 끌어안은 그 품이 좋아서 흐, 하고 웃음이 났다.
" 병아리야. "
갑작스럽게 날 향해 병아리야, 하고 불러오는 한빈이의 말에 잊고 있던 조금 전의 부끄러움이 다시 차올랐다. 병아리라고 부르지 마. 한빈이의 입을 손으로 막았더니 한빈이가 웃으며 내 손을 제 입에서 뗐다.
왜. 귀엽기만 한데.
" 병아리라고 불리는 거 싫어. "
" 귀엽잖아. 난 좋아. "
" 안 돼…. 그렇게 부르지 마. 다른 걸로 불러. "
" 뭐라고 불러주는 게 좋은데? "
한빈이의 물음에 주저없이 답했다. 누나.
" 누나? "
" 응. 누나. "
누나가 왜 좋아. 의외라는 듯한 한빈이의 표정에 그냥, 하고 답했다.
" 알았어. 근데 누나. "
" 응? "
" 술 취하면 다른 사람 끌어안고 그래? "
갑자기 이건 무슨 질문이래?
순간적으로 어? 하고 되묻는데 조금 전 동기가 했던 얘기가 떠올랐다. 작년 신입생 환영회에서 술에 취한 내가 아무나 끌어 안고 삐약거렸다는 말. 그 말 때문에 이러는 건가 싶어서 한빈이를 바라보니 표정이 꽤나 진지하다.
" 가끔 그럴 때도 있긴 해. 왜. "
" 그냥. "
" ……? "
내 대답에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으로 날 물끄러미 바라보던 한빈이가 나를 안고 있던 팔을 풀었다. 그리고는 갑작스럽게 내 볼을 쿡 찔러온다. 엥? 뭐 하는 거야. 물끄러미 자기를 올려다보는 내 시선을 그대로 받아내던 김한빈이 입을 열었다.
" 아무나 끌어 안고 다니지 마. "
" ……. "
" 나만 안아. "
" …허. "
" 특히 남자는 안 돼. "
다른 남자는 다 늑대야.
한빈이의 말에 순간적으로 웃음이 터져버렸다. 얘가 지금 뭐라고 하는 거야. 김한빈의 입에서 나온 '늑대'라는 말이 너무도 귀엽고 웃겼다.
너도 얼마 전까진 늑대였잖아. 내 말에 김한빈이 인상을 팍 썼다. 그거랑은 다른 의미잖아.
" 하여튼 안 돼. "
한빈이의 말에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더니 한빈이가 웃으며 나를 품에 다시 안았다. 가만히 그 품에 안겨있으니 문득 시간이 늦었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이었으면 늑대로 돌아갈 한빈이를 걱정했을 텐데 이젠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좋았다. 그래도 집에는 보내야 겠지….
사람이 되어 돌아온 이후로는 우리 집이 아닌 송윤형의 집에서 함께 지내는 한빈이었다. 송윤형 그 사람이 걱정하고 있을 것 같았다. 한빈이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사람은 졸지에 한빈이의 보호자가 되어 있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김한빈 걱정이었다. 더불어 함께 지내던 그 때 그 늑대, 준회 걱정까지 포함해서.
너 집에 안 가도 돼? 한빈이에게 물으니 한빈이가 내게 제 고개를 묻어온다. 집에 가기 싫다.
" 그래도 가. 집에 안 가면 어디 가게. "
" 오늘 누나네 집 가면 안 돼? "
우리 집?
한빈이의 말에 잠깐을 고민했다. 그러다가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예전엔 둘이 같이 살던 곳이었는데 이젠 내 집이 되었구나. 같이 살던 곳에 한빈이가 오는 게 뭐가 그렇게 걸려서 순간 고민을 했던 걸까. 바람 빠진 웃음을 짓곤 그러자, 하고 대답했더니 한빈이가 진짜? 하고 되물어 온다.
" 응. 진짜. "
" 좋다. "
집으로 가는 상상만 해도 좋은 건지 한빈이가 기분 좋은 소리를 흥얼거렸다. 한빈이의 품에서 몸을 떨어트리곤 그 큰 손을 꽉 잡은 채 집으로 향했다. 참 많은 일이 있었던 놀이터를 지나 집앞 현관에 도착해 집 비밀번호를 눌렀다. 도어락이 해제되는 익숙한 소리와 함께 내가 문을 열었고 한빈이와 함께 그 안으로 들어갔다.
내게는 오늘 아침에도 맡은 익숙한 향이었지만 한빈이에게는 참으로 오랜만에 맡는 향이었다.
현관에 나란히 서서 한빈이를 올려다보았다. 꼭 예전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마주보고 선 채로 한빈이의 목에 팔을 살짝 감았더니 김한빈이 킥킥대며 웃는다. 왜? 하고 되물었더니 김한빈이 장난 담긴 목소리로 내게 답했다.
" 예전에 나 발정기였을 때 생각나서. "
순간적으로 또 얼굴에 열이 올랐다. 그 때도 우리…. 차마 뒤의 말을 이을 수가 없어서 얼굴이 빨개진 채로 한빈이를 올려다보는데 한빈이가 또 한 번 내 입술에 짧게 닿았다 떨어졌다. 그리고는 사랑이 가득 담긴 그 목소리로 한빈이가 내 귀에 다시 한 번 속삭였다.
" 오늘도 잡아먹어도 돼? "
♡
안녕하세요! 제 이쁜이들!
사실 이 글을 이렇게 먼저 들고올 게 아니었는데
지원이 빙의글인 아가씨 2화 쓰다가 날렸어요 ㅠ_ㅠ.. 나쁜 임시 저장.. 나에게 똥을 줬어..
그래서 어쩌다보니 이렇게 개한빈 특별편으로 오게 되었네요
다음 글이 될거라고 퀴즈로 냈었던 ____ ___! 은 바로 새내기의 로맨스였습니다
다음 글이라고 하기보다는 아마 개한빈의 외전이라고 하는 것이 맞는 것 같기도 해요
짧은 단편이 될 것 같지만 몇 편이 더 나올 예정이에요
재밌게 읽어주시길 바라며.. ♡
암호닉은 개한빈과 같이 움직입니다! 사랑해요 제 암호닉분들! 그리고 비회원 이쁜이들, 회원 이쁜이들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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