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회는 독서를 즐기는편이 아니였다. 때문에 친한 형 중 한명인 홍석이 애장품으로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꼽았을때는 비웃음을 날리기도 했다. 책 제목이 왜 그따위야. 하지만 준회는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야 책의 제목을 조금 이해할 것 같았다. 왜 나는 김동혁을 사랑하는가. 그리고
준회는 빡쳤다. 빡쳤다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을 정도다. 준회의 짙은 눈썹 사이는 잔뜩 찌푸려져 있었고, 입술은 완벽한 한일자를 그릴 정도로 꾹 다문채였다. 지금의 준회는 누가봐도 나 화났음. 나 기분 안좋음. 의 상태였다. 오죽하면 팀내에서 눈치없음을 맡고있는 윤형조차도 '...기분이 안좋으신가봐...'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정작 준회의 기분을 이렇게만든 이들은 행복해보였다. 그것도 아주 많이.
"정촤누~!! 진짜 고마워~~대박이야~~" 박진영이 기립박수를 칠 공기반 콧소리반의 애교섞인 목소리로 말하며 동혁은 찬우를 꼭 끌어안았다. 준회가 두눈을 시퍼렇게 뜨고서 안광을 내뿜어도 동혁과 찬우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찬우역시 동혁을 마주안으며 말했다. "왜이렇게 말랐어. 김동동" '뭐~왜이렇게 말랐어 김동동~? 나 참 동동이는 아따맘마에서 나오는거고.' 본인이 제일 많이 불렀던 애칭이 동동인것은 생각치도 않은채 준회는 코웃음을 쳤다. "찬우 네가 출장뷔페 불러준거 많이 먹어야겠다!!!" '뭐~출장뷔페? 완전 돈G랄이네 정찬우 어린놈이 돈은 많나봐?' 본인역시 아까 전 한우를 쏘겠다며 스태프까지 모두 고기집으로 데려가려던 돈ㅈㅣ랄남이였으면서 준회는 콧방귀를 뀌었다.
"작가님!! 작가님도 드세여!" 준회가 정찬우를 내쫓아 말아 생각하던 중에, 준회의 앞으로 불쑥 접시가 들이밀어졌다. 동혁이였다. 나름 이것저것 맛있는것을 예쁘게 담아내려고 애쓴게 눈에 보였다. 동혁을 보는 순간 준회는 자신이 컴퓨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건 캡쳐해야해... 색보정은 필요없어. 필터도 필요없어. 준회의 머릿속에서는 동혁의 모든 표정이 gif 움짤화 되어가고 있었다. 이건 절대 안풀거야. 일부 홈마의 놀부심보가 준회에게도 적용되었다. 준회는 애써 표정관리를 하며 동혁에게 말했다. "잘먹을게요."
"우리 동혁이 작가님도 챙겨드리고 다컸네~ 작가님, 동혁이 잘부탁드립니다." 찬우가 사람좋게 웃으며 말했다. 뒤에서 눈새(눈치없는 새끼) 1 한빈과 눈새2 지원이 파스타를 흡입하며 어어~~하규 대꾸했다. 하지만 준회는 대꾸하고 싶은 마음이 1도, 아니 0도 없었다. 준회는 찬우의 모든 말과 행동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이 극에 달했다. '우리 동혁이? 우리? 우리?' 내 동혁인데. 구준회 동혁이. 준회는 자기도 모르게 머릿속으로 워더드립을 쳤다. 입밖으로 내뱉으면 코뼈를 맞을지도 모를 위험한 발언이지만. 상상아래에서 덕후는 평등했고 자유롭다. 준회는 찬우가 너무 싫었다. 저런 기생오라비같은 놈이 동혁이한테 계속 붙어있으면..후..마음도 붙고... 그렇게되면...진짜 몸이 붙어버리...ㄱ...
"아 시'발!!!!!!!!"
".....?"
"....?구준회...?"
"작...가...님...." 아. 내가 방금 뭐라 한걸까. 죽은척 하고싶은 마음이였다. 숲에서 곰을 만나면 죽은 척을 하라는데, 준회는 곰을 만난 기분이였다. 그것도 아주 크고 무서운 곰을. 모두가 준회를 쳐다봤다. 스탭들 사이에 오가던 대화, 어느새 친해진 한빈과 윤형, 진환, 지원이 주고받던 농담도, 찬우와 동혁의 대화도 싹 정지된채로. "....10분내로 정리하고 촬영 들어가는걸로 하죠. 개인컷 마지막과 단체컷 준비해두세요." 준회는 스튜디오 문을 닫고 밖으로 나갔다. 쥐구멍을 찾아 들어가는것같은 심정으로말이다. 준회도 괴로웠지만 스튜디오 내부 역시 괴로움으로 가득차있었다. "작가님이 왜그러시는걸까요..." 동혁이 겨우 말문을 열었다. "냅둬. " "쟤가 원래 좀 저렇긴 해. 성격파탄" 지원과 한빈은 곧 태연해졌지만. 사실 그 둘도 머릿속이 복잡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왜저런거지 진짜? 둘은 재빨리 핸드폰으로 빠른 카톡을 날렸다. [구준회 너 왜그랬음?]_김지원 [김동혁도 있었잖아 진짜 왜그럼? 우리 몰래 술먹음?]_김한빈 카톡을 본 준회는 읽씹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되는게 하나없어 시'발 진짜. 아오 준회의 폭탄같은 외마디 욕설 이후 촬영준비가 빠르기 진행되었다. 정확히 10분후 준회가 스튜디오로 들어갔고. 모든 준비가 끝나있었다.
메이크업을 다 마치고 동혁이 나오자 여자 스태프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래서 모태아이돌 모태아이돌 하나봐. 진짜 대박이다. 귀엽다고만 생각했는데 잘생기기까지했네. 스탭들이 수군거리는걸 준회는 가만히 듣고있었다. '당연하지.' 대답은 속으로 하면서 말이다. 동혁은 잔뜩 긴장했다. 동혁은 긴장하면 입에 손을 가져다 대는 습관이 있었고, 그런 습관을 아는 멤버들은 동혁의 긴장을 풀어주려고 애썼다. "동혁아 긴장하지마. 너 잘 할수있어. 네가 원래 촬영 잘하는걸로 유명하잖아." 윤형이 동혁을 다독거렸다." "그럼 우리 막내인데." 진환이 동혁의 손을 꼭 붙잡았다. 형들의 응원에도 동혁의 기분은 나아지지 않았다. 아침부터 일이 꼬이더니 점점 더 꼬여가는것 같았다. 마치 풀려고 해도 풀리기는 커녕 더 꼬여만가는 실타래같았다. 동혁은 아직도 울상이였다. . . . 그런 동혁의 상태는 촬영까지 이어졌다. 동혁은 계속 뻣뻣한 표정과 포즈였고. 모든 스탭들, 준회까지도 당황했다. 스탭들은 동혁과 자주 일해왔던 스탭인지라, 동혁이 촬영에 긴장하지 않는다는것도 알고있었고, 준회는 덕후라서 동혁에대한건 빠삭하게 알고있었기 때문에 동혁이 사진촬영에 자신감이 있다는것 또한 알고있었다. 지금의 동혁은 곧 울것만 같고 준회가 내리는 지시도 잘 따르지못했다.
"잠깐만 멈추죠." 결국 준회가 촬영을 중단시켰다. 김동혁씨는 나좀 봐요.하고서는 준회가 동혁을 불렀다. "김동혁씨. 지금 장난합니까." 준회가 말하자 동혁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준회의 표정은 흔들림 하나 없이 단호했다. 동혁의 눈에는 그런 준회의 모습이 화가 단단히 난것처럼 보였다. 동혁은 자신이 민폐라고 생각했다. 오늘 모든 일이 꼬인것도 사실은 다 자기때문이라고 자책했다. 동혁의 눈에서 눈물이 툭. 떨어지고 말았다. ...... 너무 늦게왔죠ㅠㅜㅜ무려 일주일만 ㅠㅠㅠ 죄송합니다ㅜㅜ 저를 잊으신거면....(울먹인다) 암호닉 신청해주신 여러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댓글을 보면서 열심히 써야겠다 빨리 또써야지 하는 마음이 들어요!! 흡 더 노력하겠습니다ㅜㅜ 봐주시는 독자여러분들 행복하세요♡ 이번편도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