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사는 도부자
01
시작되는 관심
" 안녕하세요 "
" 안녕하세요~ "
" 아메리카노 한 잔 주세요 "
킂, 뭐람
그날 그렇게 분해했던 사람이 맞나, 혹시 내 아메리카노를 먹고 사람이 정화된 건가 할 정도로 그는 젠틀해졌다.
학교 때문에 카페에 못 나오는 날은 이모가 직접 매장관리를 하는데 내가 없는 날에도 그는 이 주위 회사에 다니는 듯 그날부터 매 점심시간이나 때때로 퇴근시간에도 주말에도 카페에 들린다고 한다. 그때마다 마시는 건 아메리카노, 아니면 아이스 아메리카노,
물론 다른 프랜차이즈 커피처럼 원두에서 뺄 수 있는 커피란 커피를 다 쪽쪽 빼서 쓰는 건 아니라 우리 카페 아메리카노가 좀 더 맛있을 수는 있는데,
아메리카노를 저만큼 마시면 피에 일정 성분은 커피가 도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많이 마신다는 거...
저 손님 건강 걱정을 해주다니 요 근래 카페에도 많이 왔겠다. 커피를 사가지고 웬만해서는 카페에서 다 마시고 다 간다던가 그래서인지 알 수 없는 정이 붙은 모양이다.
여전히 사람 없는 카페 그리고 단골 1명, 인사말고 다른 말을 한 번 붙여볼까 시도도 했지만 서비스직이라는 직업에 어울리지 않게 내 성격은 찌질이다. 흡
그는 이제 노트북까지 가져와서 처음 온 날에 앉았던 그 자리가 고정석인 것 마냥 업무를 본다. 그럼 할 일 없는 나는 카운터에서 멍 때리다가 기계들 만지다가 디저트를 만들어 볼까 하다가 결국 시선은 손님한테 향하고 만다. 단정하게 여미어진 셔츠와 깔끔한 자켓은 그의 성격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래서 그런지 말 걸면 단호박 같을 거 같아.
여자 손님 두 분께서 주문한 카라멜마끼아또와 카페모카를 분주하게 만들어 내고 나가는 길 안녕히 가라며 인사까지 하고 나니 배가 꼬르륵 울린다.
꽤 소리가 크게 났기 때문에 혹시 손님이 들었을까 배를 움켜쥐며 고개를 돌려 시계를 보니 바늘은 어느새 7시를 향해 가고 있다.
그럴 만도 한 게 나는 점심부터 아무것도 먹은 게 없으니 배고플 수밖에
정작 카페를 차려놓고 운영에는 쥐뿔도 관심 없는 이모 덕에 불쌍한 조카가 고생한다. 그 조카는 바로 나. 불쌍한 나란 년...
내가 그렇게 허니브레드나 빙수는 있으면서 식사 대용 빵은 왜 없느냐며 샌드위치나 파니니를 만들어 팔자고 했지만 자신은 커피 말고 만들 줄 아는 게 없다고 하는 바람에 끼니도 못 때우고 진짜!!!!!!!!!!!!!!!!!!!!!!!!!!!!!! 부매니저는 무슨 만만한 노예를 구했던 거였어 역시
승질이 난 나는 허니브레드를 해 먹으려고 빵 봉지를 꺼내는 단순노동에도 힘이 빠져 주위 재료까지 건들며 쿠탕탕탕 난잡한 소리를 내고 말았다.
손님도 있는데 쪽팔리게ㅠㅠㅠㅠ슈바류ㅠ 두 개 해 먹을 거야
분노에 식빵 굽굽굽!!!!!!!!!! 꿀도 파는 것보다 더 많이!!!!!!!!!!!!!!!!!!!! 생크림도 더 많이!!!!!!!!!!!!!!!!!!!!!!!!!
그래 먹고 돼지 될 거야!!!!!!!!!!!!!!!!!!!!!! 굴러다닐 거다!!!!!!!!!!!!!!!!!!
그리고 밀려오는 회의감, 흑, 내가 어쩌다 이런 카페 노예가 됐지. 그래 그날 영드를 자막 틀어놓고 보는 게 아니었어 그놈의 영드..!!
시무룩해진 표정으로 다 만들어진 허니브레드를 팔자 좋게 안에서 먹을 수는 없으니 카운터로 가져와 한 입 먹어본다.
짜증 나는데 존맛, 내 돈 주고 사 먹는 게 아니라서 그런가
벌써 시간이 이만큼 지났는데 이모가 오기는커녕 마감까지 내가 해야 될 삘이다.
빵을 씹으며 멍하게 시곗바늘을 쳐다보다가 밑으로 시선을 내리는데 시계 밑에 바로 자리를 잡고 있는 손님과 눈이 마주쳤다.
?
??
달라는 건가?
" 드셔보실래요? "
드디어 무의식중에 태평양 오지랖이 고개를 들었다. 카운터와 저 구석자리 사이의 거리는 꽤 멀었다. 그렇기에 내 말을 제대로 못 들은 손님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눈을 동그랗게 떠 보였다.
흥 내가 시식 배달 서비스는 안 하는데 단골이니 특별히 해드리죠.
접시 하나를 꺼내 남은 빵조각 8개 중 2/3 이상인 6조각을 덜어내 망가져버린 생크림 위에 다시 생크림을 이쁘게 올리곤 카운터 옆에 작게 달린 문을 열었다.
역시나 손님은 드셔 보실래요라고 말한 걸 듣지 못한 모양인지 내가 걸어가는 내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 저희 카페 몇 없는 단골이시라서 특별히 나가는 서비스에요. "
카페 노예 주제에 굉장히 선심 쓴다는 듯이 말하는 내가 나도 참 그렇ㄷr...☆
내가 먼저 나댔지만 막상 이렇게 가까이 얼굴을 마주하고 주문 외에 다른 말을 해본 게 처음이라 죠큼 부끄러워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는데 그가 내려놓은 허니브레드와 날 번갈아보더니 씨익 입꼬리를 올린다.
" 제가 단골이에요?"
아니 그럼 허구한 날 맨날 카페 오는데 단골이 아닌감?
(끄덕끄덕)
" 그럼 제가 맨날 여기 오는 거 알아요? "
아 예~ 이모가 자기 카페에 드디어 단골이 생겼다고 좋아하더라고요
(끄덕끄덕)
내 말 없는 대답에도 뭐가 그렇게 좋은지 방싯방싯 웃는 손님
유니크한 단골이 되셔서 기분이 좋으신 감...;;
그럼 20000, 작게 고개 인사를 하고 카운터로 돌아가려는데 다시 날 붙잡는 손님의 목소리
" 아 저!!! "
" ? "
이번에는 먼저 불러놓고선 꾹 입만 다물고 있는 그, 무슨 말을 꺼내려는지 입술을 오물오물거리다가 아랫입술을 한 번 깨물고 겨우 말을 튼다.
" 혹시 남자친구 있어요? "
" ... "
"...."
" 아뇨 "
존나 심문 받는 줄
" 아~ 그렇구나 "
??
아~ 그렇구나? 사람 놀리나? 내가 남친이 없는 게 그렇게 당연한 일인가? 나한테 관심 있나? 아니 저 질문으로 나한테 관심 있다고 치기에는 너무 내가 도끼병 같은데... 근데 뭔데 저걸 물어? 내가 사귀자고 하면 도망할 놈이..!!뭔데 날 들었다 놨다 하는 거야!! 당신이 뭔데!!!!!!!!!!!!!!!!!!!!!!!!!!!!!!!!!!!
하며 멱살을 쥐고 짤짤 털고 싶지만 단골이니까 걍 넘어간다 진짜
터덜터덜 카운터로 걸어가 앉아서 핸드폰을 보는데 뭔 놈의 카톡이 이렇게 와있지 혹시 카톡 감옥이 다시 성행하는 건가?
화들짝 놀란 나머지 톡에 들어가 보니 그냥 단톡에서 애새끼들이 수다를 많이 떤 것뿐이었다.
1학년 초반 조별 과제 때 만난 또라이들로 그 인연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오세훈이랑 박찬열이 1학년 2학기에 갑자기 남자가 군대를 늦게 가면 안 된다며 동반 입대를 해서 당황한 것도 잠시, 주변에 친구가 우리밖에 없는지 시도 때도 없이 콜렉트콜로 전화 걸고 면회와 달라고 징징거려서 안나랑 몇 번 가주고 휴가 나와서 술 퍼마시고 놀고 눈 떠보니 이 자식들이 제대해있었다.
이번 년도에 제대해서 아직 복학생 티를 훌훌 털 어버리도 못해놓고 소개팅이다 뭐다. 이샛기들...
내 말을 끝으로 박찬열은 톡을 봐놓고 현실 자각 타임이 왔는지 답이 없고 오세훈은 소개팅이라도 시켜달라며 징징거린다.
으이구 한심
그러고 보니 진짜 이제 크리스마스가 멀지 않았다. 커플들의 세상... 커플지옥.. 커플지옥!!!!!!!!!!!!!!!!!!!!!!!!!!!!!!!!!
난 매년 크리스마스를 기지배들과 함께 보냈지 한 번은 기지배들과 크리스마스를 순대타운에서 순대곱창을 먹으며 보낸 적도 있었다. 그때의 추억이란..
무튼 이번 년도에도 아마 순대곱창은 안 먹더라도 케빈과 함께 하루를 보낸다던가 여자애들과 고기를 구워 먹으며 보낼게 기정사실화되었다. 울고 싶다.
한숨을 쉬며 쭈욱 톡을 위로 올려서 하나하나 읽으며 대체 얼마나 병크를 터뜨렸을까 하며 복습하는데 이것들 순 잉여가 따로 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쯧쯔
물론 나도,
잉여마냥 카운터에 기대 화면을 보고 낄낄거리는데 뒤로 달그락, 하는 소리가 들린다.
" 어 벌써 다 드셨어요? "
서비스로 나간 허니브레드가 증발했나 깨끗한 그릇이 날 반긴다. 맨날 아메리카노만 먹길래 단건 안 좋아할 줄 알았는데,
" 네 잘 먹었습니다..."
슥 내 쪽으로 그릇을 밀면서 아까와는 다르게 부끄러움을 타는 손님, 분명 아까는 젠틀해..ㅆ
" 그럼 다음에 봬요!!!! "
(후다닥)
그러고는 눈 깜짝할 새에 수줍게 카운터 위에 무언가 던져놓고 뛰쳐나가는데 뭔가 싶어 들어보니 편의점에서 파는 샌드위치다.
아, 꼬르륵 소리 들었구나. 근데 뭔데 귀엽지ㅋㅋㅋㅋ 샌드위치를 만지작거리며 생각해보니 아마 내가 도끼병이 아닐 수도?
그런 손님이 귀여워 작게 큭큭 웃으며 쫑쫑 달려나가는 뒤통수에 인사를 했다.
" 네, 다음에 봬요 "
*
경수는 처음 이 카페에 발을 들여놨을 때부터 거의 매일 카페로 발걸음을 옮겼다. 물론 주말은 제외
왜 자신이 그렇게 카페를 찾게 되는지 이유를 몰랐지만 곧 이유를 알 수 있었다.
"ㅇ..아메리카노..주세요.."
" 아메리카노 한 잔, 3800원 "
카페에 저번 알바생이 없다. 대신 어떤 무서운 아줌마만이 경수를 맞아줄 뿐...
경수는 시무룩해졌다. 대체 그 알바는 어쩌고 이 아줌마가 있을까? 너무 무서운 나머지 원래는 카페에서 알바생을 관음 하며 눌러앉아있던 경수는 커피만 받고 바로 카페를 떴다.
그 후 경수는 괜한 오기가 생겨 정말 매일매일 카페에 가기 시작했다.
이유는 알바생이었다. 알바생이 보고 싶었다. 그 귀여운 알바생이 보고 싶었다.
눈이 마주치면 한참 바라보다가 화들짝 놀라며 작은 손으로 주변을 정리한다던가 카페가 한적하면 꾸벅꾸벅 존다던가 가끔 폰을 하며 자신은 숨긴다고 숨기지만 들려오는 키득키득거리는 웃음소리, 모든 게 귀여워 보였다.
그렇게 경수의 알바생에 대한 관심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앗 오늘은 그 알바생이 있다. 어제는 하루 종일 그 아줌마가 있어서 무서웠는데.
경수는 얼굴에 활짝 핀 웃음꽃을 숨길 시간도 없이 카운터로 다가갔다.
" 안녕하세요 "
" 안녕하세요~ "
악! 어떡해! 인사를 받아줬어!
경수는 뛸 듯이 기뻤다. 사실 알바생에게 인사를 한 것도 처음이지만 알바생이 눈을 마주치고 인사를 해줬다는 게 너무 기뻤다.
금방이라도 승천할 것만 같은 광대를 억지로 꾹꾹 누르며
" 아메리카노 한 잔 주세요 "
주문한 후 알바생을 염탐하기 딱 좋은 구석자리로 가서 노트북을 켰다. 그리고 가장 키는 건 액셀
지난 월요일부터 경수는 시간표를 짜기 시작했다. 무슨 시간표냐고? 알바생이 나오는 시간표와 아줌마가 나오는 시간표를,
아니 솔직히 알바생에 직접적으로 언제 언제 나오느냐고 묻는 건 너무 부끄러웠다. 아줌마한테 물어보면 스토커냐고 욕먹을 것 같고... 이것이 경수의 최선이었다.
보자 보자, 지금까지 기록한 걸 보면 월요일 화요일은 안 오는 것 같고 수요일 목요일은 점심 이후에 나온다 나머지는 하루 종일,
월요일, 화요일은 대체 무얼 하는 걸까? 학생이라서 학교에 가나? 아니면 남친이 있어서 남친하고 놀기? 안돼!!!!!!!
종종 핸드폰을 하며 깔깔거리긴 했지만 그건 분명 친구들이지 남자친구가 아닐 것이다 알바생은 남친이 없다.정말 남친이 없을 것이다. 제발 OTL
이렇게 각종 추측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경수의 표정은 다른 사람이 볼 때 가관이었다. 2초마다 한 번씩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리얼한 표정이란..
그래, 일거리를 찾아서 하자, 그러면, 그러면... 그러ㅁ....
일을 하면 조금 잡생각이 없어질까 했지만 이미 경수는 프로 염탐꾼이 되어버렸다. 자꾸만 카운터 쪽으로 향해버리는 시선은 감당을 못 할 정도가 되어버렸으니까
아무 여자나 사귀면 안 된다는 경수의 엄마의 세뇌교육 덕분에 27년을 솔로로 보내온 경수에게 알바생은 운명의 여자였다.
그렇다고 첫사랑은 아니고, 한 13살 때 였나. 같은 아파트에 살던 누나가 한 명 있었는데 그 누나가 바로 첫사랑의 상대였다. 하지만 지금은 혼기가 다 차서 시집 가버리고 더 이상 경수에게 사랑의 실마리도 찾아볼 수 없지만 그때 그 여자애로부터 도망친 덕분에 이렇게 운명의 여자를 만났으니 여자애한테 고마워해야 하나
턱을 괴고 연신 바쁘게 움직여대는 알바생을 쳐다보는 경수의 눈이 반짝거린다. 아무래도 뜨거운 기계와 물을 만지는 일이라 혹시라도 다칠까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데 우리 알바는 내 관심을 알려나.
경수가 퇴근하고 카페에 온 지 조금 시간이 흘렀다. 아메리카노도 슬슬 다 마셔가는 것 같고 얼마나 남아있는지 컵을 들어 확인하는데
어디선가 작게 들려오는 꼬르륵-소리
이 카페에 있는 사람이라곤 경수와 저 알바생, 경수는 퇴근하고 밥을 사 먹고 카페에 왔다. 그럼 소리의 주인은?
큽,
경수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자신의 웃음에 혹시 알바생이 더 쪽팔려 하진 않을까 노트북 뒤로 얼굴을 숨기는데, 아 진짜 너무 귀엽잖아
고개를 살짝 들어보니 스스로도 많이 쪽팔린지 배를 움켜쥐며 등을 돌린 알바생, 밥을 안 먹었나 보다. 배고플 텐데
경수는 가방에 혹시라도 출출하면 그때 먹으려고 사둔 편의점 표 샌드위치가 생각났지만 그걸 대놓고 가져다 주기엔 자신도 쪽팔리고 알바생도 쪽팔리고
어쩌지 하며 안절부절하는데 주방 쪽에서 대체 무슨 짓을 하길래 쿠탕탕탕하는 굉음과 함께 식빵 봉지를 꺼내든 알바생이 보였다.
다행히 무언가 해 먹으려고 하는가 보다.
사실 경수는 머지않아 커피도 다 마셨겠다 자리를 일어설 생각이었지만 오늘 그동안 보지 못한 알바생의 여러 면을 보았기 때문에 차마 자리를 뜰 수가 없었다.
빵을 자르고 뿌리고 굽고 열심히 무언갈 만들던 알바생은 마지막을 생크림으로 장식하며 얼굴에 화색을 띄운다.
쫑쫑 카운터로 걸어와 앉아 다 만들어진 빵을 한 입 먹으며 고개를 경수 쪽으로 돌리는데 아차, 또 그날처럼 시선을 마주했다.
다시 얼음,
....
눈을 마주치면서까지 오물거리는 입이 경수의 눈에 박혔다.
귀여워
귀엽다고!
경수는 마음속으로 소리 질렀다.
홀린 듯 한참을 멍하니 눈을 마주치는데 먼저 알바생이 뭐라고 웅얼거린다.
...?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해 그냥 그렇게 가만히 있는데 알바생은 답답한 듯 접시 하나를 꺼내들고는 자신의 빵 일부분을 쓸어 담고 카운터에서 나온다.
헉 카운터에서 나온 거 처음 봐...! 거기다 나한테 직접 걸어온다..!
경수는 심장이 멎을 뻔했다.
" 저희 카페 몇 없는 단골이시라서 특별히 나가는 서비스에요. "
조심스럽게 빵을 놓고는 한다는 말이 특별히 나가는 서비스라니, 암 특별하지, 우리 알바생이 만들어준 빵인데 이건 방부제를 쳐서 집안에 보관해놔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해졌다. 이렇게 엄청 가까이서 주문하는 것 말고는 다른 이야기를 한 것도 처음이고 거기다 서비스라니 아마 오늘 밤 경수네 집 달력 오늘 날짜에는 하트가 그려져있을 것이다.
경수는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빨리 무슨 말이든 꺼내야 했다.
" 제가 단골이에요?"
이런 기껏 꺼낸다는 말이 제가 단골이엥옹이ㅏㅇ아ㅏ아으ㅡㅇ으ㅡㅇ!!!!
경수의 얼척없는 질문에도 알바생은 아무 말없이 고개를 끄덕끄덕해주었다.
잠깐 내가 단골이라고? 단골이면 이 카페의 VIP? 베리 임포턴트 피플? 내가? 그럼 알바생은 나의 존재를 확실히 알겠네?
단순히 지나가는 손님이 아닌 단골이라는 단어 하나가 경수에게 큰 의미와 희망을 부여해주었다.
" 그럼 제가 맨날 여기 오는 거 알아요? "
다 당신 보러 오는 건데 이것도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경수는 마음을 졸였다.
(끄덕끄덕)
알바생의 고개짓하나가 경수의 마음을 자진모리장단으로 휘몰아쳤다. 경수는 춤을 추고 싶었다.
자신을 알아준다. 그것도 매일 와준다는 것도 알아준다. 너무 기쁜 나머지 심장이 빨라쳐 숨이 살짝 가빠졌다.
그렇게 말 없는 경수가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것처럼 보였는지 알바생은 발걸음을 옮기려 했다. 아직 내 질문은 안 끝났는데..!!
가지 마!!!!!
" 아 저!!! "
" ? "
" 혹시 남자친구 있어요? "
순간 괜히 질문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사나이 사전에 후회는 없다. 그래!!!!!!!!! 도경수 사나이답게! 화끈하게 물어봤다!
" ... "
하지만 이어오는 침묵에 경수의 심장은 오들오들 떨었다. 혹시 있다고 하면서 날 비웃고 가는 게 아닐까? 별 같잖은 게 작업 건다고?
"...."
1초, 1초가 한 시간 같다.
" 아뇨 "
....
...올레!!!!!!!!!!! 정말 물어보길 잘했다. 경수는 자신에게 뽀뽀를 하고 싶어졌다.
" 아~ 그렇구나 "
나도 솔로 그녀도 솔로 분명 서로 좋은 짝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어리둥절해하며 카운터로 걸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 보인다.
혹시 서비스라고 준 허니브레드도 알바생의 경수에 대한 관심의 표현은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을 해야 하니 경수의 마음이 조급해졌다.
결혼하자는 뜻인가? 식장이라도 예약해야 하나?
허니브레드 하나로 경수는 미래를 계획하기 시작했다.
경수는 얼빠진 사람처럼 몸을 배배 꼬며 실실 웃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문뜩 가방에 있는 샌드위치가 떠올랐다.
본인이 배고파서 먹으려고 만든 것 같았는데 나한테 반 이상을 줬으니 꽤나 배고플 것이다.
재빨리 허니브레드를 흡입하고 벌떡 일어나 대체 누구하고 톡을 하는지 키득키득거리는 그녀의 뒤로 살금 다가가 일부러 소리 나게 그릇을 올려놓았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경수를 쳐다보는 알바생을 똑바로 바라보기에는 경수의 간은 너무 콩알만 했다.
" 어 벌써 다 드셨어요? "
" 네 잘 먹었습니다..."
경수는 손에 든 샌드위치를 수줍게 만지작거리며 줄 타이밍만 노리다가
" 그럼 다음에 봬요!!!! "
(후다닥)
너무 수줍은 나머지 샌드위치를 던지다시피 주고 자리를 빠져나왔다.
카페에서 달려나온 경수는 푸하- 하고 숨을 힘차게 내뱉었다. 비록 남자답지는 못했지만 그녀에게 자신이 할 수 있는 한에서의 관심은 표했다.
나름대로 성공했다는 생각에 흐흐 하며 웃음이 터져 나왔다. 고개를 들어 바라본 밤하늘은 투명한 경수의 눈동자에 들어찼고 겨울임을 알려주듯 차가운 바람은 머리칼을 살살 흔들었다. 그동안 세상 그 어떤 여자에게도 이 정도로 관심을 표한 적은 없었다. 그러기에 경수는 어리숙하고 서툴렀다. 하지만 그런 경수라 연애에 유일하게 유리한 건 사랑이 꼭 봄에 시작한다는 편견이 없다는 것이 아닐까. 경수의 봄은 이제 막 겨울로부터 시작되었다.
경수는 그녀를 더, 더 많이 알아가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연애고자 도경수X 그저 관심받고 있다는 것에 기쁜 카페노예
*
사담
독영수는 우리 여주에 관심이 많아요 그리고 연애를 생각하죠 하지만 여주는 외로움을 타지만 연애에는 관심이 없어요, 그저 관심받고있는 것에 좋아할 뿐...
여주 바보...바보야!
솔직히 이번 편 쓰면서 딱히 1편이란 느낌이 안들었어요. 진도를 엄청 많이 뺀 것도 아니고 경수가 알아간건 여주가 솔로란 사실뿐...☆
거의 한 0.5편 정도인데 0.5편이라고 쓰기 뭐 그래서 그냥 1편으로 연재했네요 하ㅏ하
원래 경수 시점 따로 하려고했는데 스토리 진행상 앞으로 경수의 시점은 어쩔 수 없을겉같네요 ..흑
무튼 재빨리 우리 여주와 경수의 살앙을 위해 2편을 가져오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 댓글,관심 모두 사랑해요
ps. 소설을 쓸 때 항상 노래를 들으면서 쓰기 때문에 소설은 BGM과 잘맞아요 그러니 이왕이면 BGM 들으시면서 보시는 편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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