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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빅스와스몰스 전체글ll조회 913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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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택운, 차학연 편







학연은 궁에 들어서자 마자 느껴지는 한기에 몸을 떨었다.

벌써부터 손에 땀이 베이고 몸이 덜덜 떨렸다.


[박수?]



들리는 목소리에 학연은 숨을 헙 들이마셨다.


한명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여러명, 수십명, 수백명의 목소리였다.



[궁에 박수를 들였어]

[결국 들여버렸어]

[우리를 두번 죽이는거야!]



학연은 눈을 질끈 감았다.

자신의 앞으로 몰려드는 원귀들의 끔찍한 모습들을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박수는 고개를 들라."


크고 낮은 목소리가 울려펴지면서 학연은 조심스레 눈을 떴다.

다행히 제일 먼저 보이는것은 임금을 모시는 내관이었다.


"전하를 뵙기 전에 외워 두라 했던것들은 다 외웠느냐?"


"...예."


학연이 내관의 뒤로 보이는 끔찍한 귀신들의 시선을 애써 피하며 대답했다.


"그럼 따라오거라."





궁궐안은 꽤나 소란스러웠다.

임금이 어떤 수를 써도 낫지 않으니 결국 무당을 들였다는게 화제였다.

더 큰 화제는 모두가 생가했던 무당은 여자 무당이 아니라 남자 박수 였다는것.




학연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사람들의 시선은 견뎠지만

귀신들의 시선은 차마 견딜수가 없었다.

기가 쭉쭉 빠지는것도 같고 일단 몸의 일부가 없거나 피투성이를 한 귀신이 따라오는데 누가 좋아하겠는가?

학연이 자신을 신기하게 쳐다보는 귀신들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할때 화려한 문이 보였다.




"박수가 도착 하였습니다."


"들여보내십시오."


안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리더니 문이 드르륵 하고 열렸다.



학연은 침을 꿀꺽 삼켰다.

조심조심 눈을 감고 누워있는 왕과의 거리를 좁혀갔다.



예상했던대로 억울하게 죽은 귀신들이 눈에 불을켜고 왕에게 붙어있었고

혼령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연기는 왕의 목을 감싸고 있었다.

근데 한가지 이상한것은 왕 곁에 맴도는 흉측한 귀신들을 제외한

왕에게 직접적인 해를 가하고 있는 원귀들은 생각보다 겉모습이 멀쩡했고 한명빼고 다 남자였다.

심지어 그 한명은 고작해봐야 10살 정도밖에 되지 않은 어린 아이였고

양반집 규슈인듯 반듯하게 차려입고 있었다.



[살릴생각 말게, 박수!]

[왕을 살리려 한다면 너도 같이 죽여버리겠다!]


학연이 침착하게 원귀들의 얼굴을 찬찬히 둘러보자 사나운 목소리들이 학연의 귀에 박혔다.





"일단 왜 붙어있는지 털어놔 보기라도 하거라."


학연이 조금 전과는 다르게 날카롭게 말을 내뱉자 방에 있는 모든 눈동자들이 학연에게로 쏠렸다.



[알아봤자 무엇을 할것이냐? 네가 우리의 한을 풀어주기라도 할것이냐?]


"그럼 내가 이미 죽은 자들을 다시 죽이러 왔을것같으냐?"


[너도 같이 죽기싫으면 당장 궁을 떠나는게 좋을것이다.]




학연은 말이 통하지 않는거 같자 여자아이 귀신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아이는 불편한듯 꼼지락대고 있었고 학연이 아이에게 말을 걸려고 하던참에 밖에서

검술사가 왔다는 소리가 들리고 문이 열렸다.




누가봐도 조선 제일의 검술사인 남자였다.

떡 벌어진 어꺠와 눈을 가릴락 말락 하는 헝크러진 앞머리에 질끈묶은 머리,

탄탄한 허벅지 옆에 달랑거리는 검까지.



"전하를 지키는 무사이니 도움이 필요하면 이 자에게 요청을 하거라."


내관이 학연을 향해 말을 하자 검술사가 날카롭게 학연을 쳐다보며 짧게 인사를 해왔다.


"정택운이라하오."


"예.. 차학연이라합니다."




학연이 처음 택운을 보자마자 생각한 한가지는

'기가세다.'


마침 원귀들도 학연과 같은 생각을 했는지 택운을 보고 슬금슬금 피하기 시작했다.

왕의 목을 조르던 원귀들도 왕의 곁을 벗어났고 그제서야 왕이 다시 숨을 편안하게 쉬기 시작했다.



"전하께서 다시 평온해지셨사옵니다."



왕의 상태가 이런식으로 여러번 바뀐것이 익숙한듯 상궁이 내관을 쳐다보며 말했다.



"무언가 알겠느냐?"


내관이 학연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학연은 택운을 조금 더 알고싶었다.

이리 기가 센 사람은 본적도 없을 뿐더러 원귀들이 이렇게 쉽게 물러날 정도라면

왕의 병을 더 빨리 고칠수 있을것같았다.



"이유는 모르겠사오나 전하께서 평온하게 숨을 쉰다면 원귀들이 전하의 곁을 잠시 떠나있다는 뜻이옵니다.

원귀들이 전하에게 달라붙어 해를 가하려 하고있으니 원귀들을 쫓아 낸다면 전하의 병을 고칠수 있을것이옵니다."


"오! 그럼 자네가 할수 있는건가?"


"송구하오나 저희 박수나 무당들도 원한을 품은 혼령은 쉽게 떼어낼수 있지 못하옵니다.

더군다나 전하께서는 지금 여러명의 원귀를 품고 계시옵니다.

떼어내는 방법은 여러가지오나 과정이 힘이들고 시간이 오래걸리며 원한이 깊을수록 방법이 들지 않을수도 있사옵니다."



학연이 말을 끝내자 내관이 고개를 저었다.



"빠른 시일내로 전하의 병을 고치지 못하면 너의 목숨도 없다는건 잘 알고있겠지?"


"...예."


"그래. 물러가거라. 저 나인이 방으로 안내해줄것이니."


"예. 그럼 이만 물러나겠사옵니다."




학연이 방을 나오며 택운을 흘깃 쳐다보았다.

택운은 그자리에 서 왕을 바라보고 있었고 원귀들은 그런 택운을 멀찍히 떨어져 보며 으르렁 거리기만 하였다.





학연은 막막했다.

원귀들이 품은 원한을 알아야 어떻게든 해볼텐데 원귀들이 입을 열지 않으려했다.

심지어 한두명도 아니고 몇십명을 떼어내려면 엄청난 굿을 벌이든 해야됐다.

학연이 여러 방법을 생각하던중 학연은 일단 택운에게서 무언가 알아낼수 있다고 생각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학연은 방 문을 지키는 사람들을 피해 창문을 넘었고

귀신들에게서 숨을때처럼 요리조리 궁 사람들을 피해 택운의 방까지 도달했다.


학연은 침을 꿀꺽 삼켰다.

엄청난 기운이었다.

학연은 소리가 나지 않게 문을 열었고 가만히 누워 자는 택운을 발견했다.


학연은 살금살금 택운의 곁으로 다가갔지만


휙-


학연의 손목이 잡히고 누군가가 학연을 이불위로 내던졌다.

학연이 너무 놀라 소리도 내지 못하자 목에 차가운 칼날이 내려앉았다.



"무슨짓이냐."



어두운 방 위를 올려다 보니 날카로운 눈동자 두개가 자신을 내려다보고있었다.


"어...."


"전하를 죽일 생각으로 온것이냐? 아님 누군가 나를 죽이라고 명령하였나?"


"소.. 소인은..! 무사님이 보고싶어서..!!"


택운은 이 무슨 쌩뚱맞은 소리냐는듯이 학연을 쳐다보았다.


"서.. 설명할테니 검을...."


"내 너를 어떻게 믿느냐? 지금 말하거라."


택운이 학연의 위에서 내려오지 않고 말했다.

학연은 울고싶어졌다. 왜 괜히 이런곳엘 와서...


"깨끗하시네요. 정말 깨끗하십니다.. 그리고... 무사님한테서 엄청난 기운이 느껴집니다."


학연이 목에 닿은 칼날을 의식하며 입을 열었다.


"무사님이 계실때 원귀들이 무사님의 기에 눌려 전하의 곁을 떠나갑니다.

이 궁에서 유일하게 원귀가 없는 곳은 무사님 방 하나 뿐입니다.

이 말을 아까 했으면 무사님께서 위험해질수도 있을것 같았고 소인이 전하의 병을 고칠 방법 하나도 사라질것같아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택운이 학연의 말을 들으며 가만히 있다

달달 떠는 학연을 보고 칼날을 학연의 몸에서 떨어트렸다.

학연이 그제서야 후하- 하고 숨을 들이마쉬었다.



"겁이 많구나."


"예?"


"너같은 자가 박수라니."


학연은 택운의 말에 힝- 하며 울상을 지었다.


"소인이 원해서 된게 아닙니다.."


택운은 시무룩한 학연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다 입을 열었다.


"어떻게 나왔는지는 모르겠다만 빨리 돌아가는게 좋을거다."


학연은 그제서야 아- 하고 정신을 차렸고 허둥지둥 택운에게 인사를 하고 방을 나왔다.

택운은 그런 학연의 뒷모습을 보고 피식 웃었다.






'오지마... 제발 오지마...'


학연은 오랜만에 악몽에 시달렸다.

궁안에는 온갖 잡귀와 원귀들이 살고있었고

그렇게 많은 귀신들은 처음 접해본 학연의 몸은 기운을 견디지 못하고 밤새 앓았다.


'하아...'


학연이 자신의 목을 졸라오는 목이 꺾인 원귀를 보고 눈을 감을때쯤

원귀의 기운이 싸악 달아났다.



"일어나거라, 박수."


학연이 힘겹게 눈을 뜨자 보이는것은 택운의 얼굴이었다.

학연은 땀을 뻘뻘 흘리며 다시 눈을 감고 안도했다.





"오랜만에 느끼는 강한 기운이라 적응을 못한것 뿐입니다.

며칠만 지낸다면 익숙해질것입니다."


학연이 피곤에 찌든 얼굴로 택운을 따라가며 말했다.


"인생 참 힘들게 사는군."


"원해서 박수가 된게 아니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안다."



자신을 갖고 노는 택운이 괘씸해 학연은 택운의 뒤에서 씩씩 콧김을 내뿜었다.





방 안으로 들어서자 어제와 같은 광경이 펼쳐졌다.

수많은 원귀들과 왕을 감싼 검은 연기.


어제보다 연기가 더욱 자욱해졌다.



"굿을 해 보겠사옵니다.

모두 나가주시옵고... 무사님은 최대한 구석에 서 계셔 주십시오."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나가고 내관이 택운에게 학연을 잘 지켜보라는 귀띔을 한뒤 문이 닫혔다.



학연이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선 손가락을 콱 깨물어 핏방울이 맺히게 했다.

학연은 왕의 목을 둘러싸고 있는 검은 연기위에 손가락을 올렸고 핏방울이 떨어지자

치익치익- 학연에게만 들리는 타는 소리와 함께 학연에게만 보이는 연기가 핏방울 위로 작게 피어오르며 핏방울이 사라졌다.



[망할 박수! 썩 꺼지거라!]


원귀가 학연에게 달려들자 학연은 품속에서 작은 단도를 꺼내 들었다.


"가까지 오지 말거라 원귀야. 살아있는 자에게 손을 대면 환생 못한다는것 쯤은 알고있느냐?"


[환생따위는 필요없다! 이 자만... 이 자만 죽으면 된다..!]


"전하에게서 손을 떼지 못하겠느냐!"



택운은 학연을 신기하게 쳐다보았다.

자신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학연은 열심히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너따위 박수가 무얼 할수 있겠느냐! 우리의 원한도 모르며 무얼 해줄수 있느냔 말이다!]


"그러니 말을 하라는것이다! 원한을 풀어줄터이니..! 악!"



학연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뒤로 넘어갔고 놀란 택운이 구석에 있으라는 학연의 말을 무시하고 학연에게로 뛰어왔다.

택운이 가까이 오자 원귀들은 다시 스르르 왕에게서 멀어졌다.



"아 놀랐네..."


학연이 머쓱해하며 혼잣말을 했다.


"어찌 된것이냐?"


"멀쩡한 원귀도 있는데 하필이면 피 철철 흘리는 귀신이 달려들어 공격하려 해서 잠시 놀랐을뿐입니다.

무사님이 이쪽으로 안오셨으면 당했겠네요."


학연이 떨어진 단도를 다시 잡으며 말했다.

택운이 다시 입을 열기도 전에 학연은 자신의 손바닥을 단도로 찢어놓았다.


"무슨..!"


"전하의 병이 악화되는것을 지연시키는것입니다.

소인의 피가 흐르는 강물보다, 파란 하늘보다도 깨끗해질때가 있습니다.

박수인 저는 그것이 느껴지지요.

그럴때 소인의 피를 사용하여 원귀를 정화시킬수 있습니다.

지금은 원귀가 전하의 목을 조르는 악을 정화시키는것입니다."


투두둑-


학연의 피는 빠른 속도로 학연의 손을 타고 내려와 왕의 목으로 떨어졌고 학연은 작게 속삭였다.


"소인의 피를 전하의 몸에 뿌려 송구하오나.. 시간이 지나면 독한 악에의해 저절로 마르고 자국 하나 남지 않을것이니 동안 편히 주무시옵소서."




학연이 자신의 일을 끝내고 나서야 드디어 아프단듯이 작게 신음소리를 내뱉었다.


"지열해라."


그때 택운이 품에서 하얀 손수건을 꺼내거니 학연에게로 툭 던져주었다.


학연은 그런 택운을 보고 싱극 웃고선 오른손과 이를 이용해 손수건을 찢긴 손에 감았다.




"무슨일인가?"


문이 열리고 손에 피가 젖어 빨갛게 물든 손수건을 보고 내관이 묻자

택운은 자신이 설명하겠다며 피곤한 학연을 먼저 보냈다.








"으으..."


학연은 눈을 질끈 감고 귀를 틀어막았다.

피를 많이 흘려서인지 평소보다 잡귀가 더 많이 달라붙었다.

그리고 더욱 무서운것은 잡귀들의 형태.


팔다리가 꺾이고 눈알이 튀어나와 피를 철철 흘리며 학연의 주위를 멤돌았다.


[네놈이 왕을 살리려해?]

[너도 죽여버릴거야!]


학연은 품에 손을 넣어 여러 화려한 장신구가 달린 단도에 손을 댔지만

현재 학연이 상태로는 별 도움이 되질 않았다.



"..무... 무사님... 무사님좀... 무사님좀 불러ㅈ.."


학연이 여전히 구석에 쪼그려 앉은채로 말하자 밖에서 한 나인이 다급하게 예- 하고 대답하였다.



[죽어!]

[죽여버려!]


어두운 기운이 학연의 몸을 붙들었다.

기운이 스멀스멀 자신의 목을 감싸려하자 문이 열리고 기운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흐으... 왜 이제 오십니까..."


학연은 눈물 범벅이 되어 여전히 손으로 귀를 틀어막은체 택운에게 말했다.



"미안, 미안하다."


택운이 방안으로 들어와 울며 콜록콜록 기침을 하는 학연을 끌어안았다.

택운의 폼에서는 귀신의 기운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고 포근했다.






다음날 아침 학연이 눈을뜨자 자신의 옆에 누워있는 택운을 보고 놀랐고

그 옆에 누워있는 어린 아이 귀신을 보고 두번 놀랐다.


"너..!"


분명 왕의 숨통을 조이고 있던 남자귀신들 사이에서 본 어린 여자아이었다.


[쉿, 오라버니 자지않느냐!]


"....?"


[오라버니가 너 잘때 계속 옆에서 쳐다보다가 늦게 잠들던데. 몰랐지?]


아이의 귀여운 목소리에 학연은 당황했다.

걱정한건가? 왜 자신을 쳐다보고...


[걱정 됐겠지, 나랑 놀아주는 신하들이 너 괴롭혔다며?]


"아..."


학연은 왠지 자신이 바보같이 느껴졌다.

택운이 옆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말이 제대로 나오질 않았다.


[오라버니 깬다, 이따 내가 말할게 있어서 그렇다.]



여자아이가 말을 끝내자 스윽 사라졌고 그제서야 택운이 부스스 일어났다.



"아.. 불편하시진 않으셨는지.."


학연이 택운의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말했다.


"덕분에 많이 불편했다. 내 방이 아니라 그런가."


또다시 자신에게 장난을 치는 택운을 보며 학연은 고마워했던 마음을 싹 접었다.






"자 말해보렴."


학연이 앞에 여자아이를 앉혀두고 말을 꺼냈다.


[나는 지금 너가 치료하는 사람의 딸이다.]


"뭐?!"


학연은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말그대로 공주다. 내가 안죽었으면 12살.. 시집 꼭 가고 싶었는데..]


아이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말했다.

학연은 혼란스러웠다.

원귀들 사이에 어린 여자아이가 있었고 그 아이는 왕의 딸, 공주였다.

이게 무슨 일인가?


"근데... 어떻게 세상을 떠난거...엇이옵니까?"


학연이 어색하게 말을 높혔다.


[말 편하게 하거라. 어차피 죽었는걸?]


너무나도 담담하게 말하는 아이때문에 학연은 아무말도 하지 못하였다.


[난 아바마마께서 옷 벗고 재미나게 노는것을 본적이 있다.

다른남자와 같이.]


"옷을 벗는 놀이라면....."


[근데 아바마마와 같이 있던 남자는 울고 있었다.

그때 아바마마와 눈을 마주쳤다.]


"설마..."


[아바마마가 그 때문에 나를 저세상으로 보내려고 했다. 하지만 난 아직 여기 있다..]


학연은 큰 충격을 받았다.

한 나라의 왕이, 아니, 한 아이의 아버지가, 어찌 저리 잔인한 일을 할수있는가?

왕비의 자리를 남자로 채우는것도 모자라 자신의 피붙이를 살해하려 하다니.


[그리고 난 그 남자와 이런 몸으로 마주쳤고, 그러니까 귀신 말이다,

아바마마를 죽이려고 했다.

나는 힘이 없다. 다들 나에게 잘해주지만 그래도 아바마마다.

아바마마가 저리 되는걸 지켜볼수만은 없다...

박수, 날 좀 도와라.]






"박수... 진짜 박수같네."


택운이 학연을 멍하게 쳐다보았다.



학연은 오랜만에 치렁치렁하고 새빨간 복장을 다 갖춰입고 방을 나섰다.

평소에는 자신이 내키는 대로 굿을 하고 복장을 자주 입지도 않았지만

이번에는 원귀들뿐만 아니라 잡귀들도 너무 많았고 혼자 상대하기가 버거웠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마지막 굿이라고 생각하고 방을 나선것이었다.


"뜯어낼것입니다. 원귀들, 다."






굿은 모두가 생각했던것 만큼 소란스럽지도, 크지도 않았다.

그저 학연이 조용히 웅얼거리며 왕의 곁에 앉아있을 뿐이었다.


학연이 저러고 있은지 벌써 오래였다.

모두 왕의 상태를 살폈지만 택운만은 학연의 상태를 살폈다.

학연이 갑자기 힘이 빠진듯 잠시 옆으로 삐끗하더니 다시 자세를 고쳐앉았고

택운은 학연의 등 뒤에서 학연의 표정이 궁금해 죽을 지경이었다.


"이제 제발 전하의 곁에서 떨어지거라.."


학연이 힘이 다 빠진듯 나긋나긋하게 말했고 원귀들도 힘이 빠진듯 바로 대답을 하지 못했다.


[이미 죽은자다. 저승을 가든 환생을 하든 부질없는 짓이다. 어차피 죽은몸, 복수라도 하고 가야겠다.]


"하... 공주마마께 다 들었다. 힘들었겠지. 원치않는 숙청을 들고 목숨을 빼앗기고..

하지만 너희 말대로 죽으면 모든게 다 부질없어진다.

전하도 이대로 돌아가신다면 너희들이 얻는게 무엇이 있을까?

공주마마께서도 이미 용서하셨다.

너희들이 12년 산 여자아이보다 못난것이 자랑이더냐?"


학연이 알듯말듯 조심히 얘기하자 뒤에서 술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무슨소린지 아는 벼슬이 높은 이 들은 조용히 하라며 소란을 가라앉혔고 학연의 등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러니 부질없는 짓 그만두고 저승으로 돌아가거라."


[박수, 너는 이 고통을 모를것이다.]


"아니. 잘 안다. 가끔 빙의가 되면 죽은자의 기억이 고스란히 몸에 남기 때문이다.

내가 너희같은 원귀를 한두번 상대해본줄 아느냐?

여러 원귀를 상대해봤고 그 중에 너희와 비슷한 일을 겪은 원귀들이 넘치고 넘쳤다.

간곡한 부탁으로 내 몸을 빌려주고 나면 내 몸에 남은 기억때문에 오랫동안 밥도 먹지 못하고 빈 속만 게워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사라지지만 나는 이것을 평생 경험해왔다.

태어났을때도, 현재도.

너희를 아주 잘 이해하고 그런 너희를 평생 이승에서 떠돌게 할순 없다.

너희를 위해 하는 일이니 제발, 너희가 아끼는 공주마마를 낳으신 분이시다. 제발..."


학연의 말을 듣고 난뒤 조용하던 원귀들이 하나 둘씩 왕의 곁에서 천천히 떠나가기 시작했다.

학연이 속으로 됐다- 를 외치는순간


[너때문에 실패했다!]


하는 외침과 함께 어두운 기운이 학연의 몸을 관통했고

학연은 쿨럭- 피를 쏟아내었다.


택운이 그런 학연을 보고 움찔 했지만

학연은 개의치 않고 고개를 들어 왕의 상태를 살폈다.


왕은 평소보다 더욱 평안하게 숨을 쉬고 있었다.





택운은 피를 토한뒤 지쳐 쓰러진 학연을 방으로 데려다 주는 궁녀들을 보고 왕의곁에 섰다.

정말 평온한 얼굴로 잠들어있었다.


택운은 왕의 곁을 지키며 쓸데없는 생각을 했다.

전하께서 아프지 않았으면 저 박수같은 재미난 아이는 보지 못했겠지?

아니, 전하께서 병에 걸리지 않으셨어야 하는건가..

그러면 저 박수를 만나지 못했겠지만...

애초에 귀신들이 없었으면 전하께서 편찮으시지 않았겠지..


이런저런 쓸데없는 생각을 할때 복도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공주마마께서 아직 이승을 떠돌고 계신가보네...

그리고 저 박수 아이에게 모든걸 말해준것 같네.

그아이는 너무 많은걸 알아버렸네. 깨어나기 전에 죽이게나."


"지시하겠사옵니다."





택운은 심장이 빨리 뛰는것을 느꼈다.

이럴리가 없었다.

겁많은 박수가 달달 떨면서 귀신을 상대했고 피를 토하면서까지 왕을 살려내었다.

그런데 돌아오는것은 죽음이라니?

이럴리가 없었다.

이럴순 없었다.



택운은 발걸음 소리가 사라지자마자 문을 열고 학연의 방 쪽으로 뛰어갔지만 이미 이불속엔 아무도 없었다.

택운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애써 마음을 진정시킬때 어둠속을 조금이나마 밝히는 새빨간 옷을 발견할수 있었다.

한 남자의 어깨에 턱 걸쳐져 세상모르게 자고 있는 꼴이란.


택운은 빠르게, 하지만 소리없이, 달려가 남자의 목을 벤 뒤 떨어지는 학연을 받았다.


진정하려 했던 심장이 더욱 세차게 뛰었다.


자신이 궁 사람을 죽였다.

왕이 제일 신뢰하고 왕을 위해 목숨까지 바칠수 있다고 장담했던 자신이 왕의 사람을 죽였다.



"일어나거라 박수, 어서 일어나거라!"


택운이 다급하게 학연의 볼을 두드리자 학연이 힘겹게 눈을 떴다.


"무사님.."


"시간이 없다. 우린 지금 여기서 빠져나가야한다. 안그러면 죽을지도 모른다."


"..압니다."


학연의 조용한 대답에 택운은 달리던 심장이 급 정지하는것을 느꼈다.


"공주마마께서 말해주셨습니다.

애초에 저를 살려두실 생각이셨으면 막무가내로 끌고오지도 않았겠지요.

이제 무사님 때문에 겁이 나려 합니다.

차라리 제가 의식이 없을때 죽었으면 덜 고통스럽지 않습니까?"


학연이 느릿느릿, 담담하게 말하자 택운은 학연을 어깨에 들쳐맸다.


"으악! 무사님?!"


"광대가 한문으로 농 읊는 소리 하지 말거라. 도망친다."







"잡아라! 저놈들을 잡아라!"


택운이 발걸음을 옮기자마자 뒤에서 누군가 소리쳤다.


"안되겠다. 내려줄터이니 산속으로 달리다 큰 고동나무를 보면 제일 큰 가지가 향하는 쪽으로 달리거라.

아는 의원님께서 그곳에 계신다. 정택운의 벗이라 하면 받아 줄터이니 치료나 받고 있거라, 뒤따라가겠다."


"어떻... 무사님!"


"어서 가거라!"


택운은 허릿춤에 찬 검을 뽑아들었다.


"날이 밝도록 내가 오지 않으면 그곳에서 쭈욱 의학이나 배우거라.

굿으로 사람 병 고치다 네가 먼저 죽을것같다, 박수."


택운은 피식 웃어주고 다시 왔던길로 내달렸다.



"무사님!"








"해가 뜨고있구나."


"예."


쓰디쓴 약초를 달인 물을 들이킨 학연이 의원의 말에 짧막하게 대답하였다.


택운을 남기고 도망쳐 길을 쉽게 찾은 학연은 택운의 이름을 대고 간단한 치료를 받았다.

모든 얘기를 다 들은 머리가 흰 의원은 그렇게 밤을 꼬박 세고 학연과 같이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중이었다.


"연아."


"예."


학연이 다시 짧게 대답했다.

왠지 의원님이 자신에게 무슨말을 할지 알것 같았지만 담담한척, 떨리는 손을 감췄다.


분홍색 꽃잎이 나무에서 떨어져 학연의 찻잔으로 떨어지고 난뒤 의원은 다시 입을 열었다.




"해가 떴구나."



















안녕하세요.

역시 글잡이 그리웠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결국 새 설정을 만들고 돌아왔는데...


너무길엉......



사극은 자신도 없었고

저번에 수사물 6화 쓰는것도 힘들어서 (약골)

아예 두명씩 엮어서 설정을 만들어서 3편만 만드려고 하다보니

한편이 너무 길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중간중간 어? 이게뭐야? 조선시대에 이랬나? 하는 부분이 있으면

쿨하게 넘어가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상상으로 만든 설정도 있고 사극은 처음이라 틀린것들도 있을거에요 ㅋㅋㅋㅋ



쨌든 전 뿅!


다음편에서 봐요 (씨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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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새글올라왔다는 알람받고 바로왔어요
정말 제 취향이라서 몇번이고 계속 처음부터 봤네요
택운 학연 이야기는 저걸로 끝인가요??
다른 멤버들 얘기도 궁금하구요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당~^^

9년 전
빅스와스몰스
네 지금은 이게 끝이고요 (혹시 제가 글잡이 그리워 번외편이 나오지 않는한.... 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2
새글올라왔단알람받고바로왔어옷!!
와소재가독특한데요??
재밌게봤어요!!!!다음편도있는건가요!????
와아♥

9년 전
빅스와스몰스
다음편은 다른 멤버들 이야기에요! ㅎㅎ
9년 전
독자3
대박!! 완전 제 취향이에요!!!!! 진짜 재밌게 봤어요ㅜㅠㅠㅠㅠㅠㅠ나머지 멤버들편도 완전 기대되요!!! 잘보고 갑니다!!!
9년 전
독자4
헐 꾸르잼잼.. 취향저격.. 저 진짜 사극좋아하는데 이렇게 써주시면.. 감사합니다(꾸벅)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9년 전
독자5
해가 떴단 말은 택운이가 갔다는 말인가요..엉엉 진짜 취향 저격이예요ㅠ
9년 전
독자6
코스모스에요! 아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 댓으로 쓰면 너무 주절거릴까봐 다시 달려왔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극 요새 왤케 사극이 좋냐....자신 없다더니 진짜 자신없으신거 맞으신지........다음편 어서 봐야겠어요!!!1(뛰쳐나간다)
9년 전
독자7
헐ㅠㅠㅠ취저대박ㅠㅠㅠㅠ택운이가 죽은건가요???ㅠㅠ
9년 전
독자8
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시리즈너무취향저격 ㅠㅠㅠ(난왜거꾸로읽었는갘ㅋㅋㅋ)ㅠㅠㅠㅠㅠ운아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9
해가..해가 뜨다뇨......그해 제가 먹어보겠습니다.그러먄 아직 안떴응께 두리 행쇼 하는거져 그렇다고 말해요(짤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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