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안_잊어 버린 기억 그 너머에
며칠 전, 룸메이트와 저녁을 먹다가 뉴스가 나왔다. 이태원 주변에 의문의 실종사건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으며, 경찰이 조사하고는 있지만 아직 발견된 단서는 없다는 내용이었다. 행간에서는 이미 루머가 떠돌고 있었다. 뉴스를 듣던 얀이 말했다. 연쇄살인마가 있다고. 클럽이나 바에서 만난 사람들을 집으로 데려가서 죽이고, 박제한다는 소문을 들려줬었다. 섬뜩한 소문. 실종은 계속되는데 발견되는 시체가 없다면, 그 범인의 집에 있을 수도 있겠지. 그땐 그렇게 넘겨버렸던 말이 흔한 소문이라 생각하고 넘겨서는 안 됐던 거였다. 좀 더 조심했어야 했는데.
로빈. 로빈이라는 이름, 어디서 들어봤었다. 아마도 내 기억 속에서 잊어버린 이름임이 분명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었지만, 나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적이 있다. 몇 년 전 사건 때문이라는데 나는 기억하지 못한다. 부모님도 얘기해주시지 않으셨다. 굳이 기억을 되살리려는 노력도 하지 않으셨고, 내가 깨어났을 때 눈물을 펑펑 흘리시던 것만 기억난다. 그리고 한국에 왔다. 부모님은 여전히 내게 전화나 영상통화를 자주 하시면서 안부를 묻는다. 그 사건이 무엇인지 알려고 하지 않는 이유도, 부모님이 걱정하셔서였다.
그런데, 그 이름이,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다는 느낌이 들면서, 몇 년 전 그 사건과 관련이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애써 기억하려는 시도도 무색해지면서, 나는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로빈_그토록 찾아 헤매던 너를 발견했을 때,
내게는 찾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몇 년 전 그 날 이후에 사라져버린 너를 찾기 위해 내가 얼마나 애썼는지 너는 모른다.
우린 고등학교 때 만난 친구였었지.
나는, 혼자였고, 너는 웃으며 내게 다가와줬었어. 같은 짝이 되어서 기쁘다고 손을 내밀던 네 뒤로는 밝은 햇살이 비추고 있어서, 제대로 눈을 뜨기가 힘들었었어. 우린 금방 친해졌어. 네가 다른 아이들과 친해지려고 할 때마다 내가 훼방을 놓긴 했어도, 우린 친한 친구였어. 여름방학이 다 되어서였을까, 아마도 너는 슬슬 눈치 채고 있었겠지. 내가 정신적으로 정상은 아니라는 걸. 그래도 너는 내 곁에 있어주려고 노력했지. 항상 웃으면서.
어느 날 네가 말했잖아. 여자 친구가 생겼다고. 해맑게 웃으며 여자친구 얘기를 하는 너를 보고 처음으로 생각했어. 박살내고싶어. 가지고싶어. 찢어버리고싶어. 네가 울면서 말하던 게 기억나. 제발 그만하라고.
왜, 내가. 그만. 해야. 하.는데.? 넌. 내. 하나뿐.인. 친구.잖.아.
첫 살인이었어. 네 여자 친구를 죽인 거. 내가 너를 가두고, 감시하고, 미행하는 게, 전.혀. 이상하.다.고 생각.안.해. 우.린. 친.구.잖.아.?
너는 죽으려고 하더라. 내 품에서 벗어나려고. 미쳤어? 절대 안 되지. 내가 미쳤다고? 아니, 미친건 너야. 죽으려고 하는 게 미친 게 아니면 뭐겠어?! 어딜 도망가,
그리고 너는, 나에게서 벗어나려다 차에 치였어. 네 아름다운 머리칼이 붉은빛으로 물들기 시작했어. 그게, 얼마나 예뻐 보였는지, 너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지. 그리고, 나는 도망쳤어.
정신과의사가 나보고 뭐랬는지 알아? 사이코패스래. 크큭.. 그게 뭐든 상관없어.
줄리안, 난 너만 있으면 돼. 날 떠나지마. 제발.
난 겨우 널 찾아냈는데, 경찰에 신고라니. 너무하잖아, 안 그래?
줄리안, 넌 내꺼야, 영원히.
더보기 하하. 오늘 두번째글이네요.
제가 항상 독자입장이였었기 때문에, 글을 올리고싶었어요!!
게다가, 제가 언제 또 글을 올릴지 몰라서
미리 올려둘겸 + 분량조절 실패했는겸
겸사겸사해서 올립니다..ㅎㅎ
눈치채셨는지 모르겠지만 1화, 술집에서 난동부리며 타쿠야에게 진상부리던 남자는
장위안이었습니다..ㅋㅋㅋㅋ
기대와 응원, 정말 감사드립니다 ..!!
기대에 부응할련지는 모르겠지만 ..핫핫
어차피 같이 파자고 올리는거니까 가볍게 마음 먹으려구요!!
그럼 다들 수고하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