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세훈] 추억으로 간직할게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9/d/a/9daa90ec6b65e6f88260ca511310a6c3.jpg)
나를 반년째 쫓아다니는 아이가 있다. 오세훈이라고 바로 옆반 아이인데 이유도 없이 나를 쫓아다닌다. 내가 어딜 가든 뒤에 따라온다. 스토커처럼 몰래 보고 그렇지는 않지만 그냥 내가 가는길이 어디든 따라온다. 내 그림자같이.
그렇다고 나에게 말을 걸지도 않는다. 그냥 나를 따라다닌다. 내가 학교에 있는 순간부터 학원을가고 집에 들어가는 길까지. 계속. 그런 오세훈을 보면 무섭거나 소름돋지는 않는다. 내가 가끔 뒤를 돌아 오세훈을 보면 오세훈은 부끄러운듯이 웃고 귀가 발갛게 달아오른다.
"야. 오세훈"
오늘도 역시나. 학교에 중요한 행사가 있어서 평소보다 훨씬 빨리 마친 지금도 역시 날 따라온다.
"..어?"
"오늘 우리집갈래?"
"..어..?그래도..되?"
오늘은 오세훈과 결판을 내기로 마음먹었다. 귀는 또 발개지고 쭈뼛쭈뼛 내 뒤를 졸졸 따라왔다. 엘리베이터를 타서 19층을 누르니 금방 집에 도착했다. 항상하던데로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으로 들어왔다. 물론 오세훈도 함께. 항상 늦게 퇴근하는 부모님덕에 집에 혼자있는 시간이 많았다. 오늘은 아니지만.
"뭐해 안들어오고"
현관 앞에서 어물쩡거리며 들어오질 않자 내가 오세훈의 손을 잡아당겨 소파위로 앉혔다. 난 당연히 오세훈의 큰 키는 깔창때문인 줄 알았는데 신발을 벗어도 그대로였다. 와. 키 엄청 크다.
"너 키 몇이야? 진짜 크다"
"백팔십일..."
오세훈은 외모와 다르게 소심하고 수줍음이 많았다. 평소에도 짐작은 했었지만 우리집에 단 둘이 마주보고 이야기를 하는데 오세훈은 내 눈을 3초이상 마주보지를 않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날라리같고 쎄게생겼는데.
"오세훈"
"..어?"
"내가 너랑 한번 자주면, 이제 나 안따라 다닐래?"
"..."
오세훈은 목까지 발개졌다. 이 나이또래 아이들은 성에 관심이 많으니까, 오세훈이 아마도 나랑 자고싶었나보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나는 결정했다. 오세훈과 한번 자기로. 내 처음을 연인이 아닌 오세훈에게 준다는게 꺼림칙 했지만. 그래도 궁금하기도 하고... 이미 뱉은 말이라 수습할 수 가 없었다.
나는 오세훈의 손을 이끌고 내 방으로 들어왔다. 나는 심호흡을 몇번 하고 와이셔츠와 치마를 벗었다. 속옷만 입은 나를 오세훈은 빤히 쳐다보았다. 내 몸매를 위아래로 훑는 오세훈의 눈은 평소에 수줍어 하는 오세훈이 아니였다. 나만 이렇게 벗고있는게 너무 부끄러워서 오세훈에게 다가가서 셔츠단추를 하나.둘 풀고 안에있던 티도 벗겼다. 오세훈이 갑자기 나를 꼭 안았다. 오세훈의 심장은 진짜 미친듯이 뛰고 있었다. 물론 나도 긴장해서 심장이 빨리 뛰었다. 오세훈은 나를 번쩍 들어 안더니 내 등을 벽에 닿게 한 후 입술을 부딪쳤다. 나는 떨어지지 않으려고 오세훈의 허리에 내 다리를 감았다. 오세훈의 볼록한 아래가 느껴져서 느낌이 이상했다. 내 입술을 물고 빨고 핥다가 입술을 잠깐 뗐다. 오세훈의 눈은 반쯤 풀렸었다. 나를 침대위로 눞히고 아까처럼 입술을 부딪쳤다. 이번에는 한 손으로는 내 머리를 감싸고 다른 한손으로는 내 허리를 지분대고 허벅지를 쓸어댔다. 오세훈이 내 목을 아프게 깨물었다. 목을 자꾸 흡입하고 핥고 깨물고를 반복했다. 내가 아프다고 말해도 소용이 없었다. 곧 내 가슴에 손을 올리더니 키스를 멈추고 갑자기 내 위에서 일어나 나를 등지고 침대끝에 걸터앉았다.
"미안."
오세훈이 낮은목소릴 말했다.
"괜찮아. 해도 되"
"너 이럴려고 따라다닌거 아니야. 너 좋아서 따라다닌 거야. 너랑 한번 어떻게 하려고..그려려고 따라다닌거 아니야.
네가 아무리 그런 말을 해도 참아야 됬었는데...미안"
"야.."
오세훈은 옷을 대충 걸치고 나갔다. 내가 잘못한거야? 나랑 한번 자면 안따라 다니겠다며..
그날 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난데
"오세훈?"
-너는 여자가 그런 말 함부로 하면 안되. 나니까 정신차린 거지 딴 남자 같았으면 절대 그렇게 못해. 이제 너 안따라다닐게.
그러니까 나 이제 신경안써도되. 다른남자한테 그런말 절대로 하면 안된다. 알았지?
"어..알았어.."
-잘자.
"너도 잘자"
다음날 부터 정말로 오세훈은 나를 따라 다니지 않았고 복도에서 마주쳐도 나를 모른척 했다. 항상 따라다니던 애가 없으니까 좀 허전하기도 하고...편하기도 하고..
그 후로 난 점점 오세훈을 잊었고 대학교를 들어가 새로운 남자친구가 생겼다. 같은 동네에 사는 어학당에 다니는 중국인 유학생인데 처음엔 잘 못하는 한국어로 나에게 길을 물었던게 인연이 되었다.
"감사합니다..근데.. 전화번호 가르켜 주세도 되요?"
"아~ 전화번호 가르쳐 달라고요? 알았어요. 핸드폰 줘봐요."
나는 레이의 핸드폰에 내 번호를 꾹꾹 찍어주고 그렇게 자주만나다가 사귀게 되었다. 레이가 자기가 한국을 왔을 때 자신을 제일 많이 챙겨주고 제일 친한 동생을 소개시켜준다고 했다. 나랑 나이가 같다고 그랬다.
"그 동생 잘생겼어요?"
"뭐야. 다른남자 만날 생각해 기대하고 있는거에요? 실망이야."
"장난이에요~"
레이와 장난스레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어?
"형 나왔어요"
"세훈이 왔어? 이쪽은 내 여자친구고 이쪽은 오세훈이야"
"안녕"
"안녕 세훈아"
서로 약속이라도 한것 처럼 나와 오세훈은 모른척을 했다. 정말 처음 만난 사람처럼. 학교가 어디에있는지 어디에 사는지를 물어보았다.
"내가 우리00이한테 길물어보다가 반했어. 그래서 번호 물어봤어"
"진짜요? 형 대박이다. 그 때는 나랑 이야기도 잘 안통했었는데 여자를 꼬셨어요?"
오세훈이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레이에게 말했다.
"꼬시는게 뭐야!! 너무 이쁘니까 궁금하잖아. 그래서 물어본거지 꼬시려고 막 그랬던거 절대 아니다?믿어줘요"
레이가 나를 보며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 사람이 어딜봐서 24살이야 너무 귀엽다. 레이가 잠깐 전화를 받으러 밖으로 나간 사이 나와 오세훈은 대화를 했다.
"여자친구 사진 보여달라니까 내가 반할 수도 있다고 절대로 안보여주던데, 그게 너였구나"
"왜?반할것 같애?"
"나 안따라다니니까 좀 심심했겠다."
"별로. 네가 계속 따라다녔으면 우리 레이오빠 못만났을거야."
"형이 잘해줘?"
"당연하지. 나한테 존댓말 쓰는거 봤잖아.우리. 엄~청 오래갈것 같애"
"다행이다"
"있잖아"
"어?"
"미안해. 그 때 너한테 너무 못되게 군 것 같아서..네 마음 무시하는 거랑 똑같은 말이였잖아 그게."
나를 좋아했던 오세훈에게 '한번 자줄테니 이제 따라다니지마.' 라는 말은 곧 내가 오세훈의 마음을 별거아닌 것으로 치부한 것이었다. 그때는 그걸 왜 몰랐을까. 아무것도 모르는 여고생의 입에서 나온 말이 참..부끄럽다.
"나도 개념없었어. 괜찮아. 너 형한텐 그런 말 안하지?"
"네가 절대 하지말라며. 절대 안할거야. 나랑 오빠랑 진짜 오래갈거야. 잘하면 너 결혼식에 와야될지도 몰라"
농담조로 말하니 오세훈이 비웃었다. 그래 우리 옜날일은 싹 잊고 오늘 처음 만난 것 처럼 그렇게 지내자.너도 그걸 원하고 있는거 맞지?
"아 미안. 조교님 전화여서 무시할 수가 없었어요"
레이가 앉아서 내 허리를 감싸안았다.
"괜찮아요~ 아 맞다. 레이 세훈이가 레이한테…"
레이 형과 이야기하는 네가 너무 즐거워보여서 기분이 좋았다. 그 날 이후로 너를 억지로 모른척하기가 너무 힘들고 너를 순수하게 좋아한게 아니라 조금이라도 너를 지켜주지 못해서 죄책감에 밤에 몇번 울기도 했다. 이제 정말로 너를 놓아주기로 했다. 나는 레이 형을 믿는다. 너를 꼭 행복하게 해줄거야. 오늘 보고 정말로 기뻤어. 이제 나에게 너는 추억으로 간직해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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