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몬스타엑스 샤이니 온앤오프
LucyK 전체글ll조회 316l 2

 얼마 전부터 이 주변을 맴도는 고양이가 울기 시작하면, 나는 눈을 감는다. 그리고,



 그의 꿈을 꾼다.

















검은 나비 















 그냥 지나가다가 문득 마주쳤을 뿐인 그 남자는, 굉장히 아름다웠다. 무심코 돌아보게 만들 정도로.







 그 날 이후로 그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상황은 그 때 그 마주침. 나와 눈을 마주치고, 나를 지나치고, 나는 돌아본다. 이내 사람들 사이로 섞여 들어간 그는 자취를 감춘다. 언제나 그 날과 같은 스웨터, 그 날과 같은 미소, 그 날과 같은 마른 뒷모습. 현실과 다른 점은 이제 내가 그를 따라간다는 것. 그러나 끝끝내 나는 그의 옷자락 하나 잡지 못한다. 그러다 어떤 골목에 다다르면 갑자기 시야가 암전 되고, 집 천장이 보이고, 다시 반복되는 일상 끝에, 다시 반복되는 꿈.......




 그 꿈을 삼 주 째 되는 날까지 꾸고 있자니, 슬슬 의문이 들었다. 나는 대체 무엇을 원해서 이런 꿈을 만들어 내지. 그 찰나의 순간에 홀리기라도 한 것 처럼 구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나에게 화가 나기 시작했다. 메마른 줄만 알았던 심장 한 가운데서부터 일어난 파문은, 서서히 내 몸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나는 점점 조급해지고, 히스테릭해져갔다. 그 변화는 비참하기만 한 삶에 더해진 짐만 같았다.









 바닥 나무 판자 틈새에 손톱을 박아 넣고 견디던 폭력은, 으레 그렇듯 명치를 차이고 나서야 빈 교실을 울리던 둔탁한 타격음이 멈췄다. 숨조차 쉬어지지 않는 고통에 잇새를 악물었다. 낄낄대는 저열한 웃음소리들이 교실 안을 시끄럽게 채웠다.



 "진짜 요 새끼 만한 호구는 없다. 인마는 존심도 없나?"


 "물어보잖어 씨발아~"


 "그 육중한 몸으로 깔아뭉개놓고 성하길 바라냐."


 "푸하하하!!"


 "아 이 씨발놈이 왜 지랄이야......."



 그 때였다. 미약하게 창문 너머에서 들리는 고양이 울음소리에, 나는 더이상 참을 수가 없어졌다. 나는 벌떡 일어나 제일 가까이에 서 있던 새끼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어, 어? 당황한 놈들은 멍청히 제 무리가 맞는 꼴을 보고 있다가, 이내 정신을 차린 한 놈이 내게 다가왔다. 이미 바닥에 널부러진 놈을 뒤로 하고 의자를 거칠게 잡아 빼 휘둘렀다. 저, 저 미친 놈이! 몇 년을 인형처럼 맞기만 하던 놈이 갑자기 돌변하니 어지간하게도 놀란 듯 놈들은 쉬이 다가오지 못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저들도 의자건 책상이건 빼든 놈들이 단체로 내게 달려들었다. 나는 호기 좋게 덤빈 것이 무색하게 순식간에 나뒹굴었다.



 "이, 이 미친 새끼!"


 "씨발 놈아. 잠깐 재미 좋았냐?"


 "존나 간 떨어질 뻔 했잖아, 새끼야!"



 몸을 둥글게 말고 쏟아지는 발길질을 맞았다. 나는 맞고만 있지 않고 다시 수 차례 덤볐다. 뒤로 나자빠져 책상에 머리를 박을 뻔한 놈은 여태까지와 다른 기세로 나를 밟기 시작했다. 나는 아픔보다는 분노와 좌절감에 휩싸였다. 내 자신의 무력함에 대한, 그리고 그 남자, 그 고양이에 대한.



 "...야 야 쟤 죽어!"



 같이 밟던 놈들은 내가 토혈을 하자 그제야 위험을 직감하고 놈을 말리기 시작했다. 쉽사리 떨어져 나가지 않던 놈은 여럿이 가세하자 양 팔을 붙잡힌 채로 교실 밖으로 끌려 나갔다. 분한 듯 욕지거리를 계속 내뱉으면서.










 간신히 집으로 돌아와 쓰러지듯 침대에 누운 나는 오늘만은 그 꿈을 꾸길 기다렸다. 제발 끝내고 싶었다. 나를 뒤흔드는 이 감정은 내게 독과도 같았다. 평정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 이미 다 끝났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자꾸만 스믈스믈 기어 나왔다.




 예전과 같이 돌아갈까봐 무서웠다.








 사실 알고 있었다. 그는, 바닥까지 떨어진 인생에 난 지칠 대로 지쳐 있었고, 그 삶의 끝자락에서 나를 보아줄 '누군가'가 필요했던 내가 무의식 중에 만들어 낸 허상인 것을. 내 자신에 대한 비난을 돌릴 '누군가'가 필요했던 것을. 그렇게라도 치졸하게 삶을 이어 나가고 싶었던 나를....... 그래서 난 이 모순적인 내 내면을 비춘 꿈을 버릴 수 없었다. 그럼에도 난 이 꿈을 버리려 한다. 모순적인 것은, 꿈 속의 그도, 그 무엇도 아닌 바로 나였기에. 그는 내게 그런 욕을 먹을 처지도 아니고, 내가 그를 욕할 자격도 없기 때문에.




 그럼에도 난 여전히 그를 원한다. 그 미소가 뇌리에 박혀 도무지 지워지질 않았다. 그렇기에 그를 내 꿈에 박제시켰다.




 그러나 이젠, 끝낼 때가 왔다. 바라도 이루어지지 않을 꿈에 소모할 감정도, 이제 내겐 사치여서.










 곧 어김없이 고양이 울음이 들린다. 나는 눈을 감는다.




 그 자리, 그 장소, 그 뒷모습, 나는 그를 돌아본다. 나는 약간의 미적거림도 없이 그의 팔을 잡았다. 잡혔다. 그의 몸이 천천히 나를 향한다. 나에겐 마치 억겁과도 같은 그 찰나, 그의 눈도 나를 향한다. 심연과도 같은 새까만 동공.




 여전히 입가에 지어진 미소.








 "이제야 잡았다."




 "---!"








 갑자기 주변이 새까맣게 변했다. 나는 뭐가 뭔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여느 때와 같이 침대 위에 누워있는 나로 돌아왔으나, 한 가지 달라진 점은.















 천장이 아닌 그가, 내 위에서, 웃고 있었다.














 아아... 너는 정말로 악마이던가.








 그 어릴 적 보았던 저택의 마수처럼, 그는 날 어둠으로 삼켰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독자1
우와!! 글이 엄청 분위기있어요! 저 이런문체좋아하는데! 앞으로 자주써주세요^^
11년 전
LucyK
중간중간 빠진 내용이 많아 글 이음이 매끄럽지도 않고, 그냥 생각나는 대로 갈겨 쓴 글이라 부끄럽지만 잘 봐주셨다니 다행이네요 ㅠㅠ 자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1년 전
독자2
처음에는 그냥 조각팬픽인줄알았는데 신세계예여ㅠㅜㅜ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잘쓰신다 짱짱
11년 전
LucyK
으아ㅠㅠ 보잘 것 없는 글에 과찬을!! 몸둘 바를 모르겠네여ㅠㅠ처녀작 조각이라 많이 걱정했는데 진짜 감사합니당..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인피니트 [인피니트/성열x명수/단편] 짝사랑 조각글19 장똘손 06.26 05:20
삼동아 9 논현동 11.24 20:51
블락비 [블락비/비범재효] 가벼운 조각글2 RZ 06.25 16:25
엑소 [찬디] 됴각조각 냄시나7 화솔 06.25 05:05
기타 나무봄/ 봄 (조각글)2 06.24 22:30
인피니트 [인피니트/성열x명수/단편] 짝사랑 조각글17 짱돌손 06.24 20:28
인피니트 [인피니트/수열] 조각글30 낯선자 06.24 19:55
인피니트 [인피니트/김명수빙의글/집착] Schmetterling 426 밤비 06.24 15:20
인피니트 [인피니트빙의글(조각)] 김성규빙의글 19 림지 06.24 02:44
B.A.P [B.A.P/종대] 조각4 06.23 21:11
인피니트 [인피니트/성우/조각] 그냥 갑자기 생각나서..2 Hyeon 06.23 11:49
인피니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 불마크 06.21 02:14
인피니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9 불마크 06.19 03:08
인피니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0 잉피닛 06.19 00:01
기타 박유천 + 이현우 훈남이랑 썰 풀러 와쩌요♡8 글쓴이 06.18 13:53
인피니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9 Lucete 06.18 16:40
인피니트 [인피니트/성규우현] ..조각글..주의3 bisous 06.17 22:46
인피니트 [인피니트/호야성규] 일찐물 조각4 06.17 21:42
기타 [조각/승헌재중] 촬영 후4 미인점 06.17 14:07
블락비 [블락비/지효] 어느 날 블락비 차 안에서는, (매우조각주의)15 디티 06.16 20:47
인피니트 [인피니트/이호원빙의글] 우산(짧음주의/병맛주의)2 교향곡 06.15 21:51
인피니트 호야 빙의글)너를 사랑하는 내가-동상이몽16 글쓴이 06.13 22:54
샤이니 [샤이니/현유/조각] 친구와 사랑에 빠질 때3 크슈 06.13 19:06
엑소 [경수/종인] 달달터지는 경종 (조각)14 종수 06.12 01:13
엑소 [exo/세루] 조각조각..17 유리비 06.11 22:48
1 11.05 20:52
기타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9 글쓴이 06.10 18:17
전체 인기글 l 안내
6/7 18:44 ~ 6/7 18:46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단편/조각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