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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ughtry- Home의 가사를 인용했습니다.

 

 

 

 

 지오 ver.

 

 

 

 

I'm staring out into the night,
밤이 내린 바깥을 쳐다보면서

Trying to hide the pain.
고통을 숨기려고 했지

I'm going to the place where love
난 사랑과 기분좋은 느낌을

And feeling good don't ever cost a thing.
아무 대가 없이 얻을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있어

And the pain you feel's a different kind of pain.
그리고 니가 느끼는 고통은 나와는 다른 종류야

 

 

 

 

지방 행사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가는 벤 안이였다. 나를 제외한 다른 멤버들은 모두 기절상태로 잠에 푹 빠져 있었고, 나는 귀에 이어폰을 꽂고 내가 좋아하는 노래의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바깥 배경을 열심히 구경하고 있었다.

 

 

 

"으으..."

 

 

 

그런데 갑자기 어디선가 앓는 소리가 들려왔다. 일단 맨 앞에 앉은 창선이는 아니고.. 중간 좌석에서 격하게 고개를 흔들며 잠에 취해있는 막둥이들도 아니였다. 그렇다면.. 남은건..

 

 

 

"승호야, 일어나 봐."

 

 

 

승호는 많이 아픈건지 아프다는 칭얼거림만 내뱉을 뿐 움직이질 못했다. 나는 승호의 몸을 약간 내 쪽으로 기울여 머리를 내 어깨에 기대게 하고 손을 이마에 가져다 대봤다. 손을 대자마자 훅 끼치는 열기.. 열감기인가.. 쯧쯧, 혀를 찬 나는 차 한켠에 있던 차가운 물병을 들어 승호의 이마에 가져다댔다.

 

 

 

"치워. 차갑단 말이야."

 

 

 

일어나라니까 칭얼대더니 차가운거에는 반응 진짜 잘하네. 승호는 움찔거리며 내 팔목을 잡아챘고, 나는 단호하게 승호의 손을 다시 내려놓고 열식히기에 집중했다.

 

 

 

"열 내리게 하려면 조금 참아야 돼. 자칭 진짜 남자 양승호 이런것쯤은 참아야지. 안 그래? 그리고, 자주 아픈것도 민폐다 너."

 

 

 

승호는 투덜거리며 리더라서 너네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그런다고 한바탕 일장연설을 하다가 곧 잠에 빠져들었다. 색색거리는 잠든 소리가 가볍게 울렸고, 나는 승호가 잠든것을 확인하고는 이어폰을 다시 꽂고 운전중인 매니저 형한테 말했다.

 

 

 

"다음 스케줄 없으니까 좀 느리게 달려요 형, 승호 머리 울리겠어요."

"알았어. 딱히 표시도 안나는데.. 뭐, 해튼 니네는 서로를 너무 챙겨서 난리라니까."

 

 

 

매니저 형은 조금 웃고는 다시 운전에 집중했다. 작게 웃은 나는 곧 승호의 자세가 더 편해질 수 있도록 몸을 살짝 낮추고 가볍게 승호의 어깨를 감싸 안고는 창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

 

 

 

Well I'm going home,
난 집에 가겠어

Back to the place where I belong,
내가 있어야할 곳으로

And where your love has always been enough for me.
당신의 사랑이 항상 충분하게 있었던 곳으로

 

 

 

숙소에 도착한 뒤 잠든 승호를 옮기는 걸 도와주겠다는 멤버들을 다 먼저 올려보내고 승호를 업고 숙소로 올라갔다. 요즘 살이 부쩍 빠진 승호라 업는데는 큰 지장이 없었지만, 계단을 오르다 발목을 살짝 접질려서 조금 절뚝거리며 숙소 문을 열고 들어갔다.

 

 

 

"어, 형. 다리 왜 그래? 절뚝거리잖아."

 

"형 발목 약간 부었어요, 파스 가져다 줄까요?"

 

"아냐, 됐어. 금방 나을거야. 걱정하지 말고 다들 할 일이나 해."

 

 

 

나는 찬물과 수건, 그리고 얼음을 들고 승호의 방으로 들어갔다. 방 안에는 걱정되는 듯 쭈그려 앉아 승호를 지켜보던 철용이가 있었고, 승호를 한참 내려다보던 철용이는 나를 보더니 헛기침을 몇 번 하고는 방 밖으로 쪼르르 달려나갔다. 그렇게 티내면 어떡하냐 철용아, 들키겠네.. 이미 내가 승호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멤버들은 다 알고 있다. 물론, 나는 승호가 그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게 충분히 입단속 시키고 있었고.

 

 

 

"윽,"

 

 

 

잠시 접질린 발목이 아파 조금 비틀거렸다. 나는 아픈 발목을 애써 무시하며 승호의 침대 가까이로 가 그릇을 내려 놨고, 수건을 담가 몇 번 주물거렸다. 음.. 발목에는 그냥 파스 하나 붙이면 되겠지 뭐.. 혼자서 중얼거리며 승호의 이마에 찬수건을 올렸다. 수건을 올리자마자 차가운 기운 때문인지 승호는 살짝 눈을 떠 날 바라봤다.

 

 

 

"어디 다쳤어?.."

 

 

 

열기가 가시지 않아 달뜬 숨을 뱉어내는 승호는 힘겹게 손을 뻗어 내 팔을 잡았다. 웬일이야, 승호가 내 걱정을 다하고. 나는 웃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별거 아냐, 곧 나을텐데 뭐."

 

 

 

승호는 나를 한번 보고 작게 한숨을 쉬더니 내 팔을 잡은 손을 내려놨다. 나는 승호의 이마에 있던 수건을 다시 그릇에 넣고 쭉- 짜낸뒤 다시 곱게접어 승호의 이마에 올렸다. 차가운게 맘에 들지 않는지 인상을 찌푸리던 승호는 곧 머리 아픈게 어느 정도 진정이 되는지 편안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시원하지?"

 

 

 

승호는 미소를 띈 채 고개를 조금 끄덕이고는 잠들었다.

 

 

 

 

-

 

 

 

I'm not running from.
도망치는게 아니야

No, I think you got me all wrong.
아니, 그건 오해라고 봐

I don't regret this life I chose for me.
내가 선택한 삶에 후회는 없어

But these places and these faces are getting old,
하지만 이 장소와 사람들, 모두 너무 익숙해지고 있거든

So I'm going home.
그래서 난 집으로 갈거야

Well I'm going home.
그래 난 집으로 갈거야

 

 

 

 

나는 접질린 발목을 조금씩 주무르며 계속해서 수건을 바꿔주었다. 그렇게 한참을 간호했을까, 문득 중간에 멈춰 가만히 승호를 내려다 봤다. 언제 바라봐도 심장은 끊임없이 거세게 뛰었다. 멈칫거리며 내려간 손이 승호의 머리칼을 매만졌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란 답답한 마음에 이를 악 물었다.

 

 

 

"하필이면.. 왜 너인걸까 승호야.."

 

 

 

승호의 머리칼을 매만지던 손길이 내 가슴으로 옮겨졌다. 정말 이 사람이여야 하는거냐?.. 이 사람 아니면 뛰지 못해?.. 심장이 아려왔다. 이런 어렵고도 위험한 사랑을 왜 시작했을까.. 바득- 이가 갈리는 소리가 났다. 내 시선은 천사같이 잠들어 있는 승호에 고정되어 있었다. 미안해.. 진짜 미안해 승호야.. 너한테 이런 감정 가진거.. 진짜 미안해.. 나는 최대한 승호가 깨지않게 소리내지 않고 방을 나갔다.

 

 

 

-

 

 

 

거실 소파에는 창선이가 앉아있었다. 막둥이들은 잠자러 갔나보네.. 기지개를 켜며 소파에 힘없이 털썩 앉으니 TV를 보느라 나에게 관심도 없었던 창선이가 날 슬쩍 바라봤다.

 

 

 

"왜 그래?"

 

"뭐가?"

 

"형 지금 몰골이 마치 세상의 모든 짐을 짊어진 사람 마냥 어두워."

 

 

 

나는 작게 한숨을 쉬고 말했다.

 

 

 

"아니..그냥 새삼.. 승호에 대해서 생각했을 뿐이야."

 

 

 

창선이는 나를 바라보다가 무심하게 TV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그래서, 심하게 후회해?"

 

"물론 그건 아니지만.."

 

"그럼 됐네."

 

 

 

나는 슬쩍 창선이를 바라봤다. 창선이는 조금 웃으며 회상하듯 말했다.

 

 

 

"형이 승호형 좋아한다 그랬을 땐 진짜 쇼크 였는데, 생각 해보니까 이상할 것도 아니구나.. 싶더라고. 그것도 엄연한 사랑인데 말이야. 그렇지 않아? 아, 근데 그렇게 당당하게 모두한테 승호형을 사랑한다고 말하던 사람이 그렇게 마음이 약해져서 어떡하냐. 확 승호형 한테 다 불어버릴까 보다. 도와줄까?"

 

 

 

나는 조금 너털웃음을 짓고는 말했다.

 

 

 

"하긴.. 그렇지.. 그래도 말하진마라, 말해도 내가 말해."

 

 

 

적어도 승호에게 느끼는 이 감정은 거짓이 아니니까.. 그만큼 난 승호를 사랑하고 있으니까..

 

 

 

-

 

 

 

 

The miles are getting longer, it seems,
너에게 가까이 갈 수록, 아무래도

The closer I get to you.
길은 더 길어져만 가는거 같아

I've not always been the best man or friend for you.
내가 너에게 최고의 남자나 친구는 아니었지만

But your love, it makes true.
네 사랑은, 항상 진실하지

And I don't know why.
그리고 왜인진 몰라도

You always seem to give me another try.
항상 내게 기회를 한 번 더 주는거 같아

 

 

 

눈을 뜨니 어느새 아침이였다. 나 언제 잠들었지. 머리를 몇번 흩뜨리고는 소파에서 일어나니 온 몸에서 우두둑 소리가 들린다. 아.. 죽겠네. 문득 거실에 있는 거울을 지나치다 움찔 하고는 거울을 들여다봤다.

 

 

"어, 잠깐.."

 

 

 

음.. 수염이.. 자란것 같지? 아오, 이 광속성장 수염 같으니라고.. 까슬한 턱을 쓰다듬으며 조금 얼굴을 찌푸렸다. 음.. 깎기 귀찮다.. 그렇게 거울에 대고 내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으니 뒤에서 누군가 지나가면서 내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안 그래도 너 잘생겼어 인마. 거울 그만봐."

 

"어?.. 아, 어..고마워."

 

 

 

조금 나아졌는지 생긋 웃는 승호의 미소를 보니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을 뻔 했다. 정병희 너 정신 차려라. 숙소에서 무슨 짓을 할건데 데체. 어제 그렇게 혼자 고민하던건 어디로 날아갔냐..

 

 

 

"넌 잘생겨서 여자들한테 인기도 많고 좋겠다.. 다른 사람들은 다 나한테 이쁘장하다고 그러던데.."

 

 

 

승호는 그러면서 '아, 여자친구 만들고 싶다..' 라며 투덜댔다. 머리를 벅벅 긁으며 사라지는 승호를 보며 나는 잠깐 좌절했다. 승호는 완전한 노말이다. 진짜 접어야 할 사랑인건가.. 나는 한숨을 쉬고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흩뜨리며 화장실로 들어갔다.

 

 

 

-

 

 

 

찬물로 세수를 하고 거울을 들여다봤다. 참아야 하는걸까? 참아야 되는걸까? 내 사랑은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는걸까?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어 올라 거울을 내려치려던 손을 멈추고 주먹을 세게 쥐었다. 아무리 그래도.. 내 사랑으로 승호를 다치게 할 수는 없었다. 나에겐 단지 시간이.. 시간이 필요했다. 많이 힘들겠지만.. 승호를 잊어야한다. 이 사랑을 흔적도 없이 잊어야한다.

 

 

 

-

 

 

 

So I'm going home,
그래서 난 집으로 가

Back to the place where I belong,
내가 있어야할 곳으로

And where your love has always been enough for me.
당신의 사랑이 항상 충분하게 있었던 곳으로

I'm not running from.
도망치는게 아니야

No, I think you got me all wrong.
아니, 그건 오해라고 봐

I don't regret this life I chose for me.
내가 선택한 삶에 후회는 없어

But these places and these faces are getting old,
하지만 이 장소와 사람들, 모두 너무 익숙해지고 있거든

 

 

-

 

 

 

 

마침 앨범 활동 후 휴식기였기에 이것 저것 핑계를 대면서 끝내 나는 노래 공부를 하겠다고 고향에서 내려와 혼자 살던 집에 도착했다. 오랜만이라는 느낌보다는 여기가 내 쉴 곳이라는, 도망칠 곳이라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복잡하게 헤집었다. 머리가 지끈거려왔다.

 

 

 

"몇 일.. 단 몇 일이야. 그 동안에 마음을 접어야 한다."

 

 

 

먼지가 조금 쌓인 문고리를 잡아 문을 열었다.

 

 

 

「끼익-」

 

 

 

문을 열자마자 느껴지는 냉기와 텁텁한 먼지냄새. 집을 오래 비워둔 탓인지 사람의 기운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이곳을 다시 오게 되다니.. 기억도 별로 좋지 않은 이 곳을.. 깊게 한숨 쉰 나는 문을 닫고 천천히 안으로 걸어들어가 창문을 열으려 창문에 손을 댔지만 끝내 열지는 않았다. 이 분위기가 맘에 든달까. 그저 이 분위기에 천천히 잠식되어가면 승호를 잊을 수도 있을것 같았다.

 

 

 

-

 

 

 

3 시간.

 

내가 벽에 등을 기대고 괴로움에 눈물을 흘린 시간.

 

승호와 떨어진 시간.

 

승호를 잊으려 노력해본 시간.

 

나약한 나 자신의 모습에 절망한 시간.

 

선택 해야 할것을 선택하지 못하고 멍청하게 과거 회상이나 한 시간.

 

 

 

「지이이잉-」

 

 

 

벨소리가 흘러나오는 핸드폰을 들어 액정을 확인하니 창선이였다. 멍하니 액정을 바라보다가 전화를 받았다.

 

 

 

- 형, 지금 어디야?

 

- 알 필요 없어.

 

- 도망친거야?

 

- 쉬러왔다. 도망친거 아니야.

 

- ..도망친거 맞네.

 

- 야, 이창선.

 

- 끊어.

 

 

 

「뚝-」

 

 

 

끊긴 핸드폰을 멍하니 바라보다 이를 악물고 신경질 적으로 침대에 집어던졌다. 매트리스에 튕겨서 바닥으로 세게 떨어진 핸드폰은 죽은 것처럼 조용해졌고, 나는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다 다시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괴로워했다.

 

 

 

 

-

 

 

 

Be careful what you wish for,
조심해서 소원을 빌길

'Cause you just might get it all.
다 얻을 수도 있지만

You just might get it all,
아예 다 얻을 수도 있지만

And then some you don't want.
원하지 않는 것까지 올 수 있으니

Be careful what you wish for,
조심해서 소원을 빌길

'Cause you just might get it all.
다 얻을 수도 있거든

You just might get it all, yeah.
아예 다 얻을 수도 있다고, yeah

 

 

 

-

 

 

 

양승호. 양승호. 양승호. 지워지지 않는 그 이름. 눈을 감으면 승호가 해맑게 웃던 것이 보이고, 일어서면 연습 도중에 장난스레 날 껴안던 것이 생각나고, 침대에 누우려니 침대에 누워 곤히 자고 있던 승호가 생각나고.. 숨을 쉬려 하면 같은 공간에서 호흡하던.. 승호가 생각났다. 그만큼 승호는 지금 나에게 절대적이고 지배적인 존재가 되어있었다. 난 그것을 다시금 깨닫고는 허탈함에 웃었다. 그 사람을 잊으려 온 곳이 그 사람를 더 생각나게 하다니..

 

 

 

"가질 수.. 없는 사람.."

 

 

 

아니, 가질 수 있었던 사람. 나약했던건 나 자신이였지, 그 사람은 충분히 내가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었다. 이미 내 나약함에 나 자신조차도 실망하고.. 많이 괴로워했으니까. 그럴 용기조차 내가 다 박살 내버렸으니까. 하지만 내 마음 한 켠에는 아직도 부숴버리지 못한 조그마한 희망이 있었다. 헛된 희망일 뿐이였지만 말이다..

 

 

 

-

 

 

 

Oh, well I'm going home,
난 집에 가겠어

Back to the place where I belong,
내가 있어야할 곳으로

And where your love has always been enough for me.
당신의 사랑이 항상 충분하게 있었던 곳으로

I'm not running from.
도망치는게 아니야

No, I think you got me all wrong.
아니, 그건 오해라고 봐

I don't regret this life I chose for me.
내가 선택한 삶에 후회는 없어

But these places and these faces are getting old,
하지만 이 장소와 사람들, 모두 너무 익숙해지고 있거든

I said these places and these faces are getting old,
그래 이 장소와 사람들, 모두 너무 익숙해지고 있어

So I'm going home.
그래서 난 집으로 가

 

 

 

-

 

 

 

그렇게 얼마 쯤 더 있었을까. 정말 분위기에 깊게 잠식되어 내 자신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을 때쯤. 누군가 밖에서 문을 세차게 두드렸다. 그 소리는 깊은 심연으로 빠져들던 나를 다시 건져올렸고, 나는 고개를 들어 문을 바라봤다. 문은 계속해서 두드려졌다 누구인지 문 참 무식하게 두드린다. 도저히 사그러들 기세가 보이지 않아 나는 짜증스럽게 몸을 일으키고 문고리를 잡았다. 누구인데 문을 이렇게 두드리는 걸까. 창선이인가.

 

 

 

「철컥-」

 

 

 

"..?!"

 

 

 

난 문을 열자마자 밖에 서있는 사람을 보고는 그대로 굳을 수 밖에 없었다.

 

 

 

"정병희."

 

 

 

승호였다. 승호는 약간 화가 난 표정을 하고 있었고, 나는 그대로 굳어서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왜 승호가 여기 있는것인가. 창선이가 알아채고 가르켜준건가.. 승호는 집 안으로 날 밀치고 들어와 문을 세게 닫고는 나를 향해 뒤돌아서서 화난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왜 갑자기 사라져서 사람 놀래키는건데? 적어도 리더인 나한테는 말하고 사라져야 하는거 아니야?"

 

"..놀라게 했으면 미안해. 그냥 마음이 복잡해서.."

 

"무슨 마음이 복잡한데?"

 

"개인적인거야. 넌 알 필요없어. 멤버들 걱정하겠다 돌아가."

 

 

 

애써 승호에게 차갑게 굴며 대답하고는 문을 열고 승호를 내보내려 문고리를 잡았다. 그러나 승호는 문 앞에 서서 버티면서 문을 열지 못하게 했고, 나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돌아가라고 했다 승호야."

 

"..."

 

"야, 양승호!"

 

"나 때문에 그런거야?"

 

"...뭐?"

 

 

 

생각치도 못한 대답에 놀라 승호를 바라봤고. 승호는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했다.

 

 

 

"창선이한테 다 듣고 왔어. 거짓말 같은거 안 통해."

 

"..."

 

"괴로워서 도망친거야? 아니면 내가 꼴 보기도 싫어져서?"

 

"승호야.. 잠깐만."

 

"너 이렇게 멍청한 놈이였어?"

 

"..."

 

"그렇게 걱정됐어? 내가 싫다고 할까봐? 그래서 그렇게 멍청하게 도망친거냐고!"

 

"...승호야."

 

 

 

나는 말없이 승호의 팔을 잡았고, 승호는 그것을 거세게 뿌리쳤다. 화가 난 듯 숨을 고르는 승호를 어떻게 할 수 없어서 말없이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승호의 눈에서 눈물이 하나 둘씩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순간 나는 크게 당황해 멈춰섰고, 숨을 들이켰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왜 우는거야 승호야?..

 

 

 

"그렇게 힘들면.. 말이라도 한 번 했으면 좀 좋아?.."

 

"..."

 

"멍청하게 지혼자서 속 썩이기만 하고.."

 

"..."

 

"..."

 

 

 

승호는 볼을 타고 흐르는 제 눈물을 닦기에 바빴지만 완벽하게 닦아내질 못했다. 울음이 조금 잦아들긴 했지만 아직 나와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던 승호는 작은 목소리로 먼저 말을 꺼냈다. 

 

 

 

"정병희."

 

"..왜."

 

"중요한 이야기 할거니까. 하나도 놓치지 말고 똑바로 들어."

 

"..응."

 

"사랑해."

 

 

 

승호가.. 날 사랑한다고? 하, 설마. 잘못들은거겠지. 내가 살다살다 이런 환청을 다 듣나 싶었다. 아.. 뭐, 그러니까 승호는 단지 이 상황을 재치있게 헤쳐나가려고 한 말.. 일거야. 맞아, 그냥 승호는 내가 걱정되서...

 

 

 

"!!"

 

 

 

니가 나를 아주 골로 보내려고 작정을 했구나? 갑자기 몸이 뒤로 살짝 밀쳐지는가 싶더니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말캉한 감촉. 정신을 차려보니.. 승호가 내 입술에 키스를 하고 있었다. 이게 무슨 상황일까? 꿈인가? 천국인가? 나 죽었어? 나는 조금 놀라 멍하니 서있다가, 그 다음은.. 뭐.. 천국인가 보다, 하고 여태 참아왔던 이성의 줄이 끊어지면서 내 욕망을 분출하기 시작했다. 그대로 승호를 들어올려 껴안은채로 침대 위로 같이 엎어졌고, 승호는 살짝 웃고있는 듯 했다.

 

 

 

"승호야."

 

"왜."

 

"진짜야 그 말?"

 

 

 

승호는 얼굴이 붉어질대로 붉어져서는 내 시선을 피하기 바빴다.

 

 

 

"승호야."

 

"아, 왜."

 

"나도 사랑해."

 

 

 

 

-

 

 

 

「지이잉-」

 

 

 

"..으어어.."

 

 

 

뻐근한 몸을 일으켜 아무렇게나 바닥을 더듬은 뒤 전화를 받았다.

 

 

 

- 여보ㅅ...

 

- 형 사고쳤어? 어? 사고쳤어?

 

- 무슨 사고를 쳤다는 ㅅ..

 

- 했냐고 그거!!

 

- 뭘 하냐고 이 멍청ㅇ...

 

- 해튼 그 엄한 짓 있잖아!!

 

- 야, 넌 물어봐도 어떻게 그런걸 먼저 물어보냐?

 

- 아, 내가 쫌. 필이 오더라고.

 

- ... 됐고, 니가 다 불었다매?

 

- ...

 

- 잘 안됐으면 어쩌려고 그랬냐?

 

- 뭐, 속 시원하고 좋지 뭘 그래. 형 괴로워 하는거 보니까 정말 못 참겠더라. 햐, 승호형 형 없어진거 알고 어찌나 놀라서 나한테 병희 어디갔어? 어디로 갔는지 알아? 라면서 계속 찾던거 있지? 나 참. 그거 보고 그냥 바로 불어버렸지. 그래서, 했냐고 안 했냐고.

 

- 옆에서 자고 있는데 바꿔 줘?

 

 

 

잠깐의 침묵이 이어졌고..

 

 

 

- 풉- 형, 고맙지? 고맙지? 고맙지? 감사하지? 나한테 절 하고 싶지? 돈 주고 싶지?

 

- 마지막은 제외.

 

- 아, 이 쪼잔한 형 같으니라고. 뭐, 둘이서 적당히 놀다가 연습하러 와. 다른사람들 한테는 둘이 잠깐 쉬러갔다 그럴테니까.

 

 

 

「뚝-」

 

 

 

 

이 녀석은 진짜 데뷔 초에는 나름 성격 조용하고 진지한 이미지였는데 데체 왜 이 지경이 됐는지 모르겠단 말이지.. 뚱하게 핸드폰을 바라보다 서랍위에 핸드폰을 올려두고 다시 침대에 누웠다. 내가 침대에 눕자마자 깨어있던 듯 옹알거리며 나한테 안기는 승호의 머리칼을 쓸어내렸다.

 

 

 

"언제 일어났어?"

 

"방금 일어났는데- 허리 아파 죽을거 같아.."

 

 

 

난 웃으며 승호를 더 세게 껴안았고, 승호는 답답하다는 듯 내 어깨를 두드렸다. 부수지 않았던 그 작은 희망이.. 날 도와준건가.. 정말 꿈만 같았다.

 

 

 

"아, 그리고.."

 

"응?"

 

"다시는 나 버리고 어디 갈 생각하지마. 그땐 너 죽어."

 

"알았어."

 

 

 

이런 귀여운 협박까지 받을 줄이야.. 음.. 진짜인거 같긴 하지만 뭐 어때..

지금은 행복해서 죽을것만 같은데.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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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대박;;;진짜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새로운커플링이네요글잡에서.. 솔직히글잡에다가사람들이잘모르는거올리기쉽지않은데 올려주셔서너무감사해요.. 물론에이플은아니지만글이너무좋아서ㅠㅠ..ㅠ.. 잘쓰세요! 금손! 반응이없더라도또재밌는작품많이올려주세요..s2 감사합니다금손여신님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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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ar
사실 많이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ㅎ 그룹내에서도 마이너 소리를 듣던 커플링 이여서요 ㅎㅎ 덕분에 용기내서 더 써낼 수 있을것 같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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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조으다조으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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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오호는 사랑입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앞으로 픽 많이 써주세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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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ㅠㅠㅠㅠ오호는 진짜 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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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오호라니ㅠㅠ제가 왜 이글을 지금 봤을까요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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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여보세요??왜 이거이제보죠?? 사랑ㅇ해요ㅜㅜㅠㅠㅠㅠㅠㅜㅜㅜㅠㅠㅜㅜㅜㅜㅠㅜㅜㅜ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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