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뭐라고요? "
다짜고짜 번호를달라는 남자의 말에 당황한것도 당황한거지만 어이가없기도했어.
사람 간 쫄리도록 무섭게 따라왔던게.. 번호를 따려는 의도였다는 소리잖아.
원래 번호를 따려는 사람이면, 수줍어하면서 어쩔줄몰라하고.. 아무튼 그런느낌이 있어야하는데.
이 남자한텐 그런게 전혀없었어..
왠지, 그래 뭐 내가 니 번호 한번 따준다. 넘어오던지 말던지. 이런느낌?
주머니에 손 찔러놓고.. 건들건들했다는 건 아니지만 좀 싸가지가 없어보이기도하고ㅋㅋ..
이 사람이 정녕 번호를 따는 사람이 맞는가 싶기도하고...
" ..아니, 저기ㅡ "
" 그쪽, 나 맘에 들어서 쳐다본거 아니야? "
" ...예? "
" 나도 그쪽 맘에들어서 따라온건데. "
아니 이게 뭔..
내가 번호따인 적은 처음이였지만, 다들 상상은 해봤을거아니야? 아, 번호좀 따였으면 좋겠다 하고.
나도 해봤긴 해봤지, 언젠간 번호 따였으면좋겠다. 하고.
근데 그게 지금일줄은 꿈에도 몰랐지..ㅜㅜㅜㅜㅜㅜ
그래, 뭐 솔직히 말해서 마음에 들어서 쳐다본건 맞아.
솔직히 여자심리가 거기서거기 아니겠어..? 잘생긴남자보면 아, 저남자랑 사귀고싶다. 이렇게 생각안해? ..나만그런가..
아무튼 그런 마음이 조금, ...한 10%라도 있긴있었어.
그런데 대놓고 아 저 남자랑 사귀어야겠다!! 키스를해야겠다!!! 처음보는 사람한테 이렇게 말할 순 없잖아...
그냥, 어? 잘생겼네. 저 남자랑 사귀면 어떨까. 이런 생각은 들긴하겠지만..
" ... "
" 싫어요? "
" ... "
" 싫음 말고. "
내가 이런저런 고민에 빠져있었는데, 그게 한 10초도 안됐었거든?
성격이 급한건지, 아니면 그냥 해본말인지는 몰라도 남자가 갑자기 뒤를 돌아서 가려는거야.
뭐.. 그렇게 달갑지는 않았던 첫 헌팅..(?)이였지만, 그래도 이런 기회는 별로 없다고 생각이들었어.
게다가 잘생겼잖아...
나 은근 밝히는 거 같지? 너네들도 이런 사람 딱 보자마자 나처럼 이렇게 될꺼야..ㅎㅎ
아무튼 급한마음에 나도 모르게 손이나가서 그 남자의 팔을 턱 잡아버렸어.
" 아, 저기.. "
" ? "
" 드, 드릴..게요.. "
" .... "
" 번호... "
ㅋㅋㅋㅋㅋㅋㅋㅋ쪽팔려..
아무튼 내가 저렇게 말하니까, 남자가 픽 하고 웃는거야. 아까 지하철에서 웃었던 거 처럼...
정말, 길거리에서 생전 모르는 사람이랑 이게 뭐하는 짓인지..
그런데 원래 번호를 따는거면, 자기 폰을 내놔야 내가 거기다가 번호를 찍던 말던 할거아니야?
근데 남자는 그냥 나 쳐다보면서 멀뚱멀뚱 서있기만 한거야.
아무런 행동도없으니까 당황스러웠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번호 달라며요...
그렇게 한 몇초는 지났을거야. 내가 계속 얼굴에 물음표띄우고 왜 핸드폰 안 주냐는 식으로 남자 쳐다보니까,
남자는 정말 아무렇지 않다는 듯,
" 뭐해요? "
" ㄴ, 네..? "
" 폰 안주고. "
라는거야.
응? 내폰이요?
처음에는 당황을 타다가 얼떨결에 나도모르게 남자한테 내폰을 건냈짘ㅋㅋㅋㅋㅋㅋㅋ
잠금이 안 걸려있는 내폰을 쉽게 풀고 완전 빠른속도로 자기 번호를 치는거야.
그리고 뭐를 좀 만지다가 나한테 폰을 다시 건냈는데
남자 번호위에 자기 이름말고 [ ? ] 라고 저장되있는 거 있지?
지금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고 남자를 쳐다봤어.
" 이름이랑 나이, 뭐 그런건. "
" ... "
" 천천히 알아가고. "
" ... "
" 너무 쉽게 말해주면 재미없잖아요. "
" ... "
" 오늘은 딱, 번호만. "
남자는 내가 쳐다보니까 저렇게 말하더니, 그대로 뒤 돌아서 가는거야..
나 정말 거짓말 안치고, 그 자리에서 멍하게 핸드폰들고 한 5분동안은 서있었을거야.
그래서 뭐.. 처참히 지각을 했지.
그 남자랑 길거리에서 한 30분 실랑이를 벌였었나봐. 교수님한테 엄청 혼났었어..ㅎ
일단 무엇보다도 실감이 나지않았었지.
자꾸 그 남자가 생각나는거야. 그 잘생긴 얼굴이 밥 먹을때도 수업중에도 막 둥둥 떠다니는거있지?
이름도 모르고 나이도 모르고, 딱 번호 하나만 알았는데 왠지모르게 설레기도했어.
아, 나 번호따인 거 맞구나. 하고..
그래서 그날 학교에서는 하루종일 멍하게 있었을거야.
식당에서 멍하게 밥 먹고 있었는데, 누가 내 어깨를 퍽퍽 치는거야.
누구겠니..ㅎ 오세훈이지..
" 야. 너 오늘 무슨 일 있었냐? "
" 아니 없는데. "
" 너 지금 표정이 나 무슨일있으니까 얼른 물어봐줘요 라는 표정이야. "
" 뭔 개소리야.. 그런거 없거든. "
사실 세훈이가 내 친구들중에 가장 연애경험이 많단 말이야.
아, 뭐 그렇다고 바람둥이 이런 건 아니고!!
아무튼 연애 이쪽에는 아는 게 좀 많은 거같았어.
없더라도 모쏠인 나에비하면 많았겠지..ㅎㅎ(아련)
아무일도 없다고 하니까 오세훈은 그래? 라면서 내 옆에 털썩 앉더니 핸드폰을 만지는데,
솔직히 물어보고싶었어.
오세훈은 학교에서 인기가 좀 많았거든, 학과 언니들한테 번호도 많이 따이고 그랬었으니까...
좀 창피하긴 하지만 눈 딱 감고 입을 열었지.
" ..야, 오세훈. "
" 엉. "
" 그... 있잖아, 너 언니들한테 번호 몇번따여봤어? "
" 그건 갑자기 왜. "
" 아, 그냥 궁금해서 그래!! 좀 말해주면 안돼냐!!? "
" 헐 너 설마 나 좋아하냐? 야 우리 이러진 말자. 난 너한테 영원히 친구로 남고싶..."
" 닥쳐라 쫌. "
" 음.. 한 스무번정도. "
" 미쳤다.. "
저절로 입이 떡 벌어졌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때가 1학년이였으니까, 학교 들어온지 얼마 안됐었고, 게다가 그땐 1학기도 시작한지 얼마안된 날이였거든...
그럼 그 사이에 스무번씩이나 따였다는건 나한테는 엄청난 소리였지..
근데 오세훈은 그게 마치 일상이라는 듯 아무렇지도 않아보였어. (대견)
" 그때, 어땠어? "
" 뭐가 또. "
" 아니, 막.. 우리 학과에 예쁜 언니들 많잖아. 번호 따였을 때 기분이 어땠냐구.. "
" 도대체 우리 학과에 예쁜 여자가 어디 있다고 그러냐. "
" ..저 정도면 예쁜거지!! 아니, 암튼!! 무슨 생각이 들었냐고! "
" 그냥.. 뭐, 아 나는 지금 번호를 따이고있구나 라는 생각. "
" ...끝이야? "
" 응. 끝인데. "
그래.. 물어본 내가 잘못이였지..
오세훈 말 듣자마자 내가 똥 씹은 표정으로 핸드폰만 자꾸 만지니까, 오세훈이 흠.. 이러면서 날 쳐다보는거야.
괜히 찔려서 아 왜 쳐다봐. 이러고 오세훈한테 고개를 돌렸는데,
" 너 오다가 번호따였지. "
시발.. 귀신같은 새끼..
내가 위에 말좀 고쳐야겠네, 연애에 대해서 잘 아는게 아니라, 그냥 드럽게 눈치가 빠르다는거로.
" 맞네 맞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존나 웃겨ㅋㅋㅋㅋㅋㅋㅋ "
" ㅇ..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웃긴다 너. "
" 오늘 하루 존나 근심 가득하게 있었던것도 그렇고, 니가 나한테 갑자기 이런거 물어본것도 그렇고. "
" ... "
" 모르는게 병신아니냐? "
" ... "
" ㅋㅋㅋㅋㅋㅋ우쭈쭈 많이컷네 번호도 따이고. "
" 아, 저리가. 존나 싫어 오세훈. "
얄미워 얄미워!!!
자꾸 내 머리통 쓰다듬으면서 오구오구 그게 그렇게 설렜어요? 라는데 진짜 장난아니고 죽여버리고싶었어.
좀 얄밉긴 했지만 기왕 이렇게 된거, 그냥 다 털어놓기로 했었지.
" 잘생겼냐? "
" 어. 너보다 훨씬. "
" 그런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텐데. "
" 아.. 존나.. 비호감..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근데.. 그 분명 내가 번호를 따인 건 맞는데... 그 사람이 내 폰에다가 자기 번호를 찍었거든? "
" ..뭔소리야? "
" 아, 그니까 내가 번호를 따였는데, 그 사람이 번호를 따인것처럼.. "
" 아~ 와 밀당 쩐다. "
" 이 상황은 지금 내가 먼저 연락 해야되는거잖아? 그래서 어떻게 할까 고민중이야. "
" 해. 그냥. 잘생겼다며. "
" 이건 잘생기고 못생기고 문제가 아니라고!! "
" 문제 맞는거같은데. "
" ...그건 그렇지.. "
시발..졌다...
" 그냥 해. 뭐가 문제야. "
" 아 근데 좀.. 쪽팔리잖아. 여자가 먼저 연락하면 뭔가 쉬워보이고..막.. "
" 쉬워보이는 게 아니라 적극적인거겠지. "
계속 먼저 연락 하라는식으로 얘기하는데, 사실 마음이 좀 흔들렸어.
쉽진 않잖아. 먼저 연락하는거.. 뭔가 막 떨리고, 만약에 씹으면 어떻게하지? 라는 걱정도 들고ㅠㅠㅠㅠㅠㅠㅠ
분명 남자는 나한테 관심이 있다고했는데, 내가 나한테 관심있다는사람 처음보기도하거든ㅠㅠㅠㅠㅠ
저번편에도 말했듯이 여중, 여고 나온 사람이라...
좀 쪽팔리긴 하지만, 세훈이의 진심어린(?) 충고를 듣고 일단 집에가서 연락해보기로했어.
학교에서 하기엔 너무 성급하니까!!
좀 두려웠긴 하지만ㅋㅋ.. 내가 연락을 안하면 남자랑 연락할 방법이없잖아. 남자는 내 번호를 가지고있지도 않은데.
좀 놓치기 싫은..(?) 얼굴이기도 하고.. 좀 싸가지 없던거 빼면 다 괜찮아보이기도 했었어.
" 그럼 누나는 간다! 충고 고맙다, 친구!! "
" 지랄한다 또... 조심히 가던가. "
그렇게 세훈이한테 설교를 듣다보니 학교 마칠시간이 다 된거야.
일단 먼저 연락을 해봐야겠다는 결심을 내리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향했지.
집에와서 씻고, 옷 갈아입고 침대에 드러누우니까 그제서야 실감이났어.
올 것이 왔구나!! 하고..ㅎㅎ
그래도 뭐 어쩌겠어. 한번 결심한걸 다시 바꾸면 바로 후회한다고 그러잖아?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아까 그 남자가 준 연락처를 찾긴 찾았는데,
막상 보내려고하니까 뭐라고 보내야할지 감이 안 잡히는거얔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세훈이한테 물어보고싶었는데,
아까 세훈이가 친구랑 술마시러간다고 저녁까진 연락안된다고한게 생각이났어..
그렇다고 쪼잔하게 인터넷을 찾아볼 순 없잖아!!
그래서 그냥.. 엄청 소심하게 자판을 꾹꾹 눌러나갔짘ㅋㅋㅋㅋㅋㅋㅋㅋ
[ 저기..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뭐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거의 10분을 생각해서 적은게 고작 저기.. 한마디였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기다 소심하게 점까지 두개붙이고..!!
일단 보냈긴 보냈는데.. 거의 20분이 지나도 답장이 안오는거얔ㅋㅋㅋ큐ㅠㅠㅠㅠㅠ
혹시 스팸이라고 생각해서 차단했나?? 저기라고 보내질 말 걸 그랬나???
엄청난 후회가 들었지만... 어쩌겠어.. 이미 보내고 난 뒤였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
혼자 침대위에서 방방뛰면서 불안해하고있을때,
딱 마침 문자가 온거야!!
[ 누구세요. ]
와.. 생긴거랑 다르게 좀 말투가 딱딱하다고 해야하나?
뒤에 형식적으로 점까지 붙이는걸보니까, 순간 걱정이 들기 시작하는거야ㅠㅠㅠㅠㅠㅠㅠㅠ
말투가 너무 딱딱해서 무서웠어..ㅠㅠㅠㅠㅠ
그래도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오타하나도 나지않도록 조심스럽게 문자를보냈지.
[ 저.. 아까 저한테 번호주신.. 사람인데요. ]
으악 손떨려!!!
저렇게 보내고나니까 떨려서 주체를 못하겠는거야ㅠㅠㅠㅠㅠㅠㅠㅠ
남자랑 문자를 해 본건 세훈이빼고 처음이였거든...((((나))))
또 한 이십분뒤에 답장하는거 아니야? 라고 걱정했었는데,
그 다음 답장은 생각보다 빨리 오더라.
[ 아 ]
[ 왜 이제 연락해요 ]
[ 기다렸는데 ]
내가 나라고 밝히니까 말투가 싹 바뀌는 거 있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
좀 감동스러웠다고 해야하나ㅠㅠㅠㅠㅠㅠㅠ
[ 아..ㅎㅎ 죄송해요, 학교 다녀오느라.. ]
[ 아까 많이 놀랬어요? ]
[ 미안해요 내가 ]
[ 아니에요!! 저도 아까 짜증내서 죄송했어요.. ]
그냥 평범하게 문자를 주고받는거였는데, 어찌나 마음이 간지럽던지..
남자랑 처음 연락을 해봐서 그런가.
확실히 여자랑 연락하는거랑은 다르더라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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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글)
종인이 빙의글인데 왜때문에 세훈이가 더 많이 나온거같죠... 그리고 글은 왜 항상 이모양인거죠..
컴퓨터는 아직 사지못했습니다 ㅠㅠ 엄마가 알아보고있긴하신다던데, 아마도 그렇게 빨리 살거같진않아요.. 가격보니까 .. 한두푼하는것도 아니구요..(동공지진)
아무튼 늦어서죄송합니다ㅠㅠㅠㅠㅠ 아마 컴퓨터 사기전까지는 일주일이나 10일간격으로 연재될거같아요..
제 옛날 글 재탕해주시는 분들도감사드리고, 암호닉신청해주시는분들도 항상감사합니다!!!
최대한 빨리오도록 노력해볼게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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