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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어와 종인이 13
징어는 찬열의 차 뒷좌석에 눕혀지자마자 느껴지는 피로와 편안함에 졸려오기 시작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눈이 서서히 감기기 시작하고 곧 깊은잠에 빠져들지
징어는 자신이 자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너무 큰일을 당해 놀라서 실신을 한거였어
찬열이도 그런 징어를 보고 링겔이라도 맞춰줘야 겠다고 생각하며 병원으로 데려가지
병원으로 징어를 데려가며 찬열이는 생각에 빠져들어
예전에 징어의 핸드폰을 통해 봤을때나 지금 실루엣으로 잠깐 동안 본 종인이 뭔가 익숙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찬열이야.
선이 뚜렷한 얼굴과 살짝 구릿빛 피부.
종인이가 평범하게 생긴 얼굴은 아니었기에 자신이 종인을 알고있다면 분명 기억에 잘 남았을텐데
떠오르지 않는 생각에 찬열은 답답함을 느껴.
병원에 도착한 후, 찬열은 깊이 잠든 징어를 서둘러 입원시키고
자신과 같은 조 멤버들에게 사정을 말해 교수님께 잘 말씀드려 달라고 부탁하려고 문자를 보내려고 하지
단체문자로 조 멤버들의 전화번호를 하나하나 입력하는데
우리가 문자를 보낼때 예를 들어서 010 34 이렇게 치고 있으면 이 번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밑에 연관 전화번호로 뜨잖아?
징어다 010 3455 ****
나멤버 010 3412 ****
친구임 010 3498 ****
이런 식으로 말이지.
근데 연관 전화번호에 김종인 이라는 이름이 떡 하니 있는거야
자신의 23년 평생 김종인이라는 친구는 둔 적 없고 선배와 후배로 둔 적도 없어
그렇다면 남은 건 자신과 김종인이 어디서 만나서 전화번호를 주고 받았다는 건데 기억이 계속 떠오르지 않는 찬열이야.
침대에 누워 잠들어 있는 징어를 한번 쓰다듬어 주고 찬열은 밖으로 나와 핸드폰을 계속 바라봐.
그러다 결심한 듯, 전화번호부에서 김종인을 찾아 통화버튼을 누르지.
자신이 찾던 김종인이든 아니든 한번 던져나 보자 이런 마음으로 전화를 걸어
한편, 징어를 자신의 눈 앞에서 박찬열에게 보내준 종인은 자신도 모르게 자조적인 웃음을 내뱉곤 차를 몰아 집으로 돌아왔어
여전히 식탁위에는 자신이 아침에 말해놓은 술안주와 함께 차갑게 마실수 있도록 얼음속에 놓여져 있는 와인이 보여
시간이 한참 지난터라 얼음이 녹아 식탁과 부엌 바닥을 물바다로 만들어놓아 버린 상태였지
종인이는 개의치 않아하며 부엌안으로 좀 더 들어가
아침에 자신이 거의 손도 안댄 북어국이 가스레인지에 놓여져 있는데 그 옆에 쪽지가 보여
술 먹고 속 안 좋으면 북어국 먹고 푹 자요
오늘 과제때문에 조금 늦게 들어올지도 몰라요
박찬열이라는 선배하고 같이 과제할건데 급한일 있으면 전화하구요
종인이는 쪽지를 보자 가슴이 턱 막히는 듯한 기분이 들어
막히다 못해 숨이 가빠지고 약간은 숨이 막힌다는 생각까지 들게 돼
그때, 종인의 핸드폰에서 짧은 알림음과 함께 이메일이 와
발신인은 종인이 비서. 제목은 부탁하셨던 자료입니다.
이메일을 클릭하자 나타나는 건 찬열이와 징어가 대화했던 목록들이 쫙 나열되있어
아무리 살펴봐도 자신이 장담했던 외도의 흔적이라고는 살펴볼 수 없어
[ 선배, 자료 이메일로 보냈어요! 잘 부탁드려요^^ ]
[ 징어야 너가 말할 멘트 살짝 수정해봤는데 이게 더 괜찮은거 같지 않아? ]
[ 오늘 경수 살짝 늦게 온다는 거 같으니깐 선배도 천천히 오세요 ]
[ 교수님께서 ppt 양식 만드셨다고 받으러 오라고 하시는데 제가 받으러 갈께요 선배! ]
[ 오징어 과제하느라 힘들지! 경수 웃긴 사진보내줄테니깐 힘들면 이거 보면서 웃어ㅋㅋㅋ ]
그제야 종인이는 자신이 징어와 박찬열 사이를 오해했다는 걸 알아버려
아까 차 안에서 징어가 종인이에게 매달리며 바람이 아니라고 얘기했던 것도 다 사실이었고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듯이 쳐다봤던 것도 다 이유가 있었던 거였어
자기가 이제까지 징어에게 했던 모진 말과 행동들이 머리속에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종인이는
자신의 어릴적 모습이 징어에게 겹쳐지는 것만 같아 두려움을 느끼게 돼.
+ 댓글 달아주신 모든 독자분들.... 좋아해요^^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을테당
+ 암호닉 여러분들도 잊을 수 없지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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