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욱] 쟤 13살 차이나는 아저씨랑 연애한대
"여기 맛있지?"
"맛있네용. 아저씨는 이런 곳 어떻게 알아요? 나도 모르는데.."
"인터넷 치면 다 나오잖아. 여기 되게 유명하던데."
"그런가? 확실히 파스타는 맛있어."
"샐러드도 맛있는데."
"다 맛있어!"
"응, 다 맛있네. 어제는 하루종일 집에 있었어?"
"아, 아니요!"
내 말에 파스타를 돌돌 말아 내 입에 넣어준 그가 물음표를 띄운 채 날 바라본다.
그의 표정이 꽤 섹시해서 웃으며 대답했다.
"동욱삼촌이 밥 사줬어요. "
"동욱이가 밥을?"
"응. 어제 삼촌한테 게임초대 보냈다가 삼촌이 화난 이모티콘 보낸 거예요 ㅋㅋㅋ
그래서 자연스럽게 대화하다가! 밥 혼자 먹는다니까, 밥 먹자구 막!"
"아, 그래? 뭐 먹었어?"
"초밥!"
"좋았겠네? 초밥 좋아하잖아 너."
"완전 좋아찌. 아, 참! 어제 주지훈 아저씨도 봤어요. 어째 그 아저씨는 더 잘생겨졌대애."
"그 형 조심해, 여자 많다?"
"그렇게 생기긴 했어. 근데 아저씨도 짱 많아보이게 생겼걸랑요."
"내가?"
"응!"
"있기는 무슨."
어제 그 여자가 떠올랐다. 밥 먹는다고 했던 여자가 그 여자인가.
어떤 도움을 줬길래 밥도 같이 먹고 그러는 걸까, 궁금해졌다.
"그분이 어떤 도움을 줬는데요?"
"아.. 사업 잘 되라고 도움 좀 줬어."
"그러니까 무슨 도움..??"
"서울쪽 가게 리모델링 싹 다 해주고, 드라마에 협찬 해준다고 그래서."
"아.. 그렇군."
"여자 주인공이 카페 사장인데, 그 카페에 우리 카페인가봐."
"아아.. 오.."
"괜찮지?"
"괜찮네에.. 도움 많이 되겠네!"
"응. 꽤."
더이상 반박은 할 수 없었다. 더 묻기에는 또 싸울 것만 같아서 내가 그냥 아무 생각 안 하려고는 하는데.
"여자? 남자?"
그가 거짓말을 할까 궁금해서 묻게 된다.
"여자."
"아아.. 오오 여자."
"20대 때 알고 지냈던 친구인데, 우연찮게 카페에 와서 만났어."
"아.. 엄청 반가웠겠다!"
"반갑지 10년만에 만나는 거니까."
"……."
"근데 김동욱 좀 혼내야겠는데? 단둘이 밥을 먹어?"
"…아저씨도."
"……."
"단둘이 먹었잖아요."
"…뭘?"
"……."
"어제 그 친구랑?"
"……"
"이건.."
"아니에요. 그냥.. 한 소리예요."
"……."
이럴 줄 알았다. 결국엔 참지 못 하고 속마음을 말한 게 일을 이렇게 만들었다.
이러고 싶지는 않은데 풀이 죽어서 포크로 파스타만 뒤적거리니, 그가 내 기분을 풀어주려는듯 말을 건다.
"미안해. 사업 많이 도와줘서, 고마워서 밥 사준 거였어."
"…누가 뭐래요. 그냥 그렇다구요."
"알겠어. 뭐 다른 건 안 먹고?"
"안 먹어도 돼요."
이렇게 되면 그와 싸우게 될 걸 알면서도 나는 내 표현만 하기 바쁘다.
난 아직 철 들려면 멀었나보다.
"마카롱 사줄까. 매일 다 팔려서 문 닫더니 오늘은 열었네?"
"배불러서 못 먹겠어요."
"사놨다가 나중에 먹으면 되지."
"됐어요. 그냥 다음에 사먹죠 뭐."
내가 싫다는데도 차를 세워 밸트를 풀려는 그에 나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안 먹는다니까요. 왜 그래요."
"뒀다가 나중에 먹으라고. 집에 가서 어머님이랑도 같이 나눠먹으면 좋잖아."
"먹기 싫다구요. 엄마 주는 건 더 싫어요."
"에휴.. 그래. 알겠어."
욱 할 뻔한 그가 참고서 다시 차를 출발시킨다.
이 정적 속에서 신호가 걸리고 나서야 그는 나를 힐끔 보고선 말한다.
"왜 이렇게 심통났어."
"심통은 무슨."
"아까부터 자꾸 한숨만 푹푹 쉬고 짜증만 내는데 너."
"언제 짜증을 냈다고 그래요오.. 그냥 기분이 잠깐 안 좋아서 그래요. 곧 괜찮아 질 거야."
"너 기분 안 좋은 거 풀릴 때까지 그냥 가만히 기다리면 되나."
"아니요?"
"말 걸면 또 짜증낼 거잖아."
"짜증 안 냈다니까."
"지금도 짜증내잖아 너."
"……."
"그냥 짜증나면 짜증난다, 뭐 때문에 기분이 안 좋다. 얘기 해주면 안 돼?"
말하기 싫었다. 하지만 말을 안 하기엔 이미 일이 벌어진 상황.
"어제 저녁에 아저씨 봤어요."
"저녁에?"
"영화관 앞에서 봤어요. 차에서 여자 내리던데."
"아, 친구야 그거."
"그러니까 그 친구분이 왜 차에서 내리냐구요."
"술을 좀 마셨어. 차를 못 끌어서 데려다 준 거야."
"그냥 택시 타라고 하면 되잖아요. 그리고 고맙다고 꼭 밥까지 사줘야 해요?"
"고마워면 밥까지 사줘야 하냐니. 그럼 말로만 고맙다고 해야 돼? 작은 것도 아니고 크게 도움을 줬는데 밥 한 번 사줄 수 있는 거잖아."
"나는 기분 나빠요. 아까 전에 아저씨 그 여자랑 또 통화했잖아요. 내 앞에서."
"하.. 통화 한 게 왜."
"……."
"네 앞에서 당당히 받았잖아. 숨길 거 없이 네 앞에서 받았는데 그게 또 기분이 나빠?
일 때문에 연락하는 것도 안 돼?"
"싫다구요."
"사업이 그렇게 쉬운 일이야?"
"사업은 여자 없어도 하잖아요."
내가 생각해도 억지라는 건 안다.
내가 기분이 나빠서 그냥 생각없이 내뱉은 말일 뿐이다.
"진짜.."
"……."
"말이 안 통한다."
"난 저렇게 친구랑 연락하고, 같이 만난다고 해서 싸우는 커플들 이해 안 가더라.
사귀기 전부터 친구였고, 같이 밥 먹을 수도 있는 거지. 그걸로 싸우고 헤어지고 참 이상하다니까.. 연애하기 참 어려워."
"그래? 아무래도 내 애인이 이성이랑 연락한다고 하면 거슬리는 건 정상이잖아?"
"안 거슬리던데 딱히."
"프리한 스타일이면 가능하기는 하겠네."
"막 집착하고 그러면 질리잖아요 금방. 난 별로더라."
"그래?"
"ㅇㅇ. 연락이야 할 수도 있는 거지."
남길이 고개를 끄덕이다가 곧 핸드폰을 한참 만지작 거리자, 카톡 소리가 많이 울렸고
예주는 궁금한듯 남길의 핸드폰을 힐끔 본다.
"남 핸드폰을 왜 보고 그러셔요."
"안 봤는데 아직."
"보려고 했잖소."
"안 봐."
"보기만 해."
"안 봐."
"ㅇㅇ. "
거실에 나와 영화를 보는 중에 계속해서 울리는 진동소리에 예주에 아씨.. 하고 남길의 핸드폰을 가져가 화면을 확인한다.
"뭐야 이 가시나들은."
"여태동안 답장 안 했던 거 답장 다 했지."
"왜?"
"너 만나면서 연락 오는 거 답장 하나도 안 했었다가, 네가 신경 안 쓴다길래. 방금 막 다 답장 보냈는데?"
"미쳤네."
"왜애."
"진짜 오빠 돌아이야???"
"그런 소리 자주 들어."
"와 진짜."
"거슬려? 여자랑 연락 안 했으면 좋겠어?'
"ㅇㅇ."
"그럼 다시 답장 안 할게."
"허."
"ㅋ."
"비웃어요??"
"아, 아니 코가 간지러워서. 킁.."
"핸드폰 줘봐."
남길이 핸드폰을 건네주자, 예주가 카톡 목록을 확인하며 말한다.
"와 다 여자네, 다 여자야."
"여자 애들이 나 엄청 좋아해. 내가 답장 안 해줘서 얼마나 똥줄 탔겠어?"
"쓰읍."
"네~"
"근데 오빠."
"그렇게 진지하게 부르지 말라니까?"
"언제부터 부르지 말라했어."
"지금부터."
"나참;"
"왜 불러."
목록들을 보는데 괜히 별 생각이 다 드는 것 같았다.
다른 사람들은 결혼하고 잘 지내는데.
"오빠는 결혼하고싶지 않아?"
"해야지."
"누구랑."
"남자랑."
"에바야."
"그치 좀 에바지."
"ㅇㅇ.."
"너랑 만나다가 네가 나랑 결혼하고 싶다면 해야지 뭐."
"뭐야 내가 좋으면 무조건 결혼?"
"쌉가능."
"아니 그놈에 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핸드폰 줘."
"연락하게? 안 돼."
"게임하게."
"뭔 게임."
"애니팡."
"아 에바야."
"아 왜."
"ㅇㅋ 특별히 준다."
그와 집에 와서 어색하게 몇마디 하지 않았다. 먼저 씻으러 간 그에 나는 이 상황을 어떻게 피해야 할까..
침대에 앉아서 그를 기다리기로 한다.
불이 꺼진 어두운 방에 우두커니 앉아서 그가 나오기만을 기다리는데, 그가 바지만 입은 채로 나와서 젖은 머리칼을 수건으로 턴다.
"이리와요."
"……."
"자요, 우리."
어쩌면 서먹한 게, 이걸로 인해 좀 사라질 수도 있겠다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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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 이 어린 것! 하면서도 이해가 가면서도...................
아 몰랑; 김재욱 존나 잘생겼엉;;;
마지막화까지 5화도 안 남은 것 같아요! 다음화는 아마도 불맠일 것 같구요!!!!!!!!
불맠은 내자마자 암호닉 신척하신 분들에게 먼저 보내드리겠습니당
저는 슬슬 신작을 미리 쓰러...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