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안녕
다들 엄청 오랜만이다, 그치?
12월 내내 정말 바빴고, 2014년은 특히나 힘든일이 많은 해였지만
어쨌든 한 해는 무사히 지나갔고, 결국에는 2015년이 와버렸어.
조금 더 성숙해져가는 시기인 만큼, 나도 생각이 요즘에 참 많아지는것 같아.
나이가 들수록 사람은 겁이 많아진다고 하던데, 내가 요즘 딱 그 꼴이지 뭐야?
글을 읽는 너희들도 설날 잘 지냈니?
비록 음력으로 세는것이 더 익숙하다고 하지만, 우리같은 젊은 세대들은 솔직히
1월 1일 또한 설날이라고 생각하고 그 하루에 큰 의미를 부여하곤 하잖아.
새로운 해가 시작된 만큼, 너희들도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정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더불어서, 이미 보내버린 한 해를 가지고 미련을 가지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고.
어디까지나 걱정 많은 인생의 연장자가 전해주는 아주 소소한 덕담이니까,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말고.
새로운 해가 시작된 만큼, 새로운 이야기를 해주고 싶지만
어째 새해에 처음 쓰는 이야기부터 작년 이야기에서부터 이어지는 부분인지라, 너희들이 지겹지는 않을까 걱정이 조금 된다.
그래도 오늘도 인내심 가지고 찬찬히 잘 읽어줄거지?
저번 이야기에서 이어가는 편인만큼, 저번에 다뤘던 주제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저번의 주제는 '과연 몸이 멀어진다면 마음도 멀어질까?' 와 '사랑은 우리에게 있어 독일까, 약일까' 였던걸로 기억하는데, 맞지?
사실 너희들이 내 구구절절 이어지는 이야기를 너무 과하게 칭찬해주는 지라 글을 쓸때마다 조금 죄책감 비스무리한 감정이 드는것도 사실이야.
왜냐하면, 나는 그저 나의 시시한 연애생활, 그리고 인간관계에 대해 털어놓는것일 뿐인데, 너희들은
나의 글, 그리고 나의 경험을 통해 세상을 배우는 거잖아. 솔직히 말하자면 어른의 생활은 굉장히 진부하고 재미없어.
그건 해가 지날수록 더 심해지는 경향이 없잖아 있고. 아무래도 무언가를 어깨에 짊어진다는것 자체가, 큰 부담이니까.
어른들의 세계는 너희들 대다수의 세계와는 다르게 굉장히 기계적으로 돌아가는 회색의 거대한 공장같은 곳이야.
모든일을 능통하게, 어른처럼 처리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이 사회에서, 동시에 연애라는 어려운 과제를 수행한다는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거든.
연애라는 행위가 사실 따지고 보면 그렇게 어려운것도 아니야. 데이트를 하는것.
데이트 코스는 사실 다 뻔하잖아. 영화보고, 집 가서 놀고, 커피 마시고, 밥 먹고, 같이 손 잡고 걷고.
리스트는 계속해서 이어질수 있지만, 다 클리셰의 연속일 뿐이니까 이쯤에서 그만두도록 할게.
연애를 함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데이트, 이 행위가 사실 그렇게 복잡한건 아니거든. 다만 문제가 있다면 그 사이에 차곡차곡 쌓여가는 감정의 덩어리들이지.
어른들은 말이야, 겉보기와는 달리 사실 늘 굉장히 지쳐있어. 그거 너희들은 알고 있니?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누군가에게 투정이라도 부리고 싶은데, 사회에서 그랬다가는 도태를 당하고 결국 믿을건 부모님이나 애인밖에 없는거지.
하지만 나 처럼 자존심이 높은 사람이라면, 그것 또한 쉽지는 않겠지. 그러한 상황에서 갈등이 생기는거고, 균열은 점점 커지기 마련이야.
오늘은 그 자존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해.
너희들 중에 분명 한숨을 쉬는 사람들이 있을거야. 또 자존심이야?
그런데 자존심이라는게 참 무서워서, 허물면 허물수록 조금씩 그 견고함과 높이를 더해가더라고. 나도 모르는 새에, 오만하게 변하는거지.
오만함이 불러올 결과는 당연히 불균형과 조화의 균열이고. 그럼 길기만 한 설명들은 배제하고 바로 시작해보도록 할까?
교육을 다녀온 이후, 휴식을 취할 겨를도 없이 바로 다음날부터 난 다시 근무를 시작해야 했어.
한동안 손에 놓고 있던 근무를 다시 시작하려니까 조금 어색하기도 하고
동시에 되게 설레는 기분이 들기도 하더라고. 내가 신입으로 지내던 때가 생각 나서 말이야.
정신없이 일을 하다보니 오전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리고 점심 시간이 다가오더라고.
그런데 워낙에 자리를 비웠던 사이에 쌓인 업무들이 많아서 나는 사무실에 남아서 샌드위치로 점심을 때웠어.
그닥 배가 고프지도 않았고 모처럼 일에 푹 빠져있던 상황에서 그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는 않았거든.
더군다나 간밤에 잠을 설쳤던 이유들 중 가장 큰 지분을 차지했던 오세훈 그 녀석을 일하는 시간 동안 만큼은 잊을수 있었거든.
그래서 아무런 생각 없이 계속해서 컴퓨터 모니터만을 바라보고 있었어.
그런데 계속 사무실 한쪽 구석이 시끌시끌 하더라고. 점심 시간이라고 모여서 떠드는건가, 생각을 해봐도
아직 사무실에 남아서 업무에 열중하고 있던 사람이 많은 시점에서 사원들이 모여 수다를 떤다는것 자체가 어불성설인 상황 아니겠어?
수근거리는 소리때문에 도무지 집중이 안돼서 나도 결국 모니터를 꺼버리고 크게 기지개를 켠 후에 자리에서 일어날 수 밖에 없었어.
어쨌든 우리 부서 내가 시끄럽다는 것은 내게도 무슨 영향력을 끼칠만한 일이 벌어졌음을 뜻하거든.
어기적 거리면서 소리의 근원지를 향해 걸어가는데 점점 익숙한 얼굴들이 보이더라고.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인물. 누군지 다들 예상했으리라고 생각해. 맞아, 오세훈 그 녀석이었어.
하지만 소란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세훈 그 녀석의 입은 꾹 다물어 있었어.
오히려 웅성거림은 그 녀석을 둘러싼 사람들의 입에서부터 터져나오고 있었지. 정확히 말하자면 젊은 여사원들의 입에서 부터.
오세훈이 연관된 일인것 같길래 나도 여사원들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일수 밖에 없었어. 우리 둘은 합의하에 만나고 있는 사이였으니까.
나에게는 오세훈 그 녀석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있었으니까.
그런데 여사원들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이 내가 예상했던것 처럼 가벼운 농담거리나 밥을 같이 먹자는 제안이 아니더라고.
오히려 나로 하여금 그쪽으로 더 신경이 쏠리게끔 만드는 이야기였다고나 할까.
"세훈씨, 진짜 괜찮아?"
"안색이 많이 안 좋은데... 벌써 며칠째 이러잖아."
"병원은 가봤어?"
"일도 좋지만 건강도 챙기셔야죠, 선배."
계속해서 봇물처럼 쏟아지는 동료들의 말에도 오세훈 그 녀석은 묵묵하게 타이핑을 하면서 대답하더라.
괜찮습니다. 아닙니다. 정말로 괜찮습니다. 그냥 소화가 조금 안 되나봐요.
평소라면 능구렁이 같이 여기저기 휘젓고 다닐만한 녀석이 어쩐지 조용하다 싶었더니,
몸이 안 좋았던 모양인지 식은땀이 자꾸만 흘러서 셔츠 카라깃이 옅게 젖어 있더라고.
그걸 확인하고 나니 갑자기 오세훈 그 녀석의 대답이 엄청나게 거슬리기 시작하는거야. 괜찮다더니.
하나도 안 괜찮아보이는데. 도대체 책임지지 못할 말은 왜 하는걸까.
난 평소 조용한걸 좋아하는 편이라 싸움도 안 좋아하는 편이고 욱 하는 경향도 거의 없는 편이거든.
그런데 이상하게 그 상황에서는 자꾸만 뭔가가 가슴에서 스멀스멀 치고 올라와서 목구멍을 건드리는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고.
화가 났던걸까, 아니면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사실 아직까지도 그때의 그 감정을 나는 이해하지 못하겠어.
그래서 무작정 엘레베이터를 타고 회사 밖으로 나와버렸어.
아직 점심시간이 조금 남아있던 시점이었거든. 슬슬 회사를 향해 걸어가는 인파들과는 다르게, 나는 혼자 바닷물을 거스르는 날치처럼
정 반대의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어. 아무런 생각도 없이 무작정 발걸음을 옮기는 것.
평소라면 대책없다며 혀를 끌끌 찼을만한 행동을 내가 주저없이 하고 있던 거였어. 왜 그랬던건지는 나도 잘 몰라.
그리고 그 발걸음이, 왜 곧장 약국으로 향했던건지 또한, 나는 알 수 없었어.
딸랑- 하며 경쾌하게 울려퍼지는 종소리와 함께 약국으로 들어선 나는 하얀 가운을 입은 약사를 향해 말했지.
살갑게 인사를 건네는 약사의 말도 무시한채 말을 내뱉는 것 또한 평소의 나라면 절대 하지 않을만한 행동이었어.
보수적인 성향 탓에 예를 중시하는 내 성격이라면 절대 하지 않을, 아니 할 수 없을만한 행동이었지만 당시에는 무작정 급하다는 생각이 들었던것 같아.
무엇이 그리도 급했는지는 모르지만, 막연히 다급한 기분이 들었어.
뭔가에 목에 걸려서 가슴이 답답하게 막혀올때처럼, 괜히 속이 답답한 심정이었거든. 그래서 무작정 말해버리고 말았지.
"소화제 종류별로 하나씩 다 주세요."
의아하다는 표정을 짓더니 느릿하게 소화제를 조금씩 담은 흰 봉투를 건네는 약사의 손길에 꾸벅 고개를 숙여보인 난
곧장 약국을 나와 사무실쪽을 향해 다시 달리기 시작했어. 점심 시간이 거의 막바지에 다다라 있었거든.
더불어서 머릿속을 가득 채운 알 수 없는 불안함과 다급함이 내 발걸음을 계속해서 재촉하고 있었어. 조금만 더 빨리 달리라고.
말끔하게 깔린 보도블록 위를 미친듯이 질주하다보니 칼바람에 난자당한 볼이 엄청나게 아려왔지만 상관 없었어.
볼을 따갑게 만드는 고통보다는 가슴을 억누르는 무언가가 주는 정신적인 괴로움이 당시에는 더 컸던걸로 기억하거든.
미친 사람처럼 달음박질을 해서 사무실로 도착했더니 점심시간이 다 끝나서인지 오세훈의 주위를 동그랗게 애워싸고 있던 인파들이 제 자리를 찾아 다 돌아갔더라고.
썰렁한 사무실의 모습이 조금 이질적으로 보여서 잠깐 멈칫하기는 했지만, 내 발걸음이 곧장 향한곳은 오세훈의 책상 앞이었어.
요란스럽게 열린 문 탓에 내게 꽂힌 그 녀석의 시선에 어쩐지 민망한 기분이 들어서, 난 결국 오세훈 그 녀석의 책상 아래로 시선을 떨궈버리고 말았지.
책상 아래로 어지럽게 얽혀서 꼬인 와이어와 선들이 싱숭생숭한 내 마음과 똑 닮은것 처럼 보여서 괜히 자꾸 머뭇거리는 마음이 생겨나더라.
그래서 결국에는 눈을 질끈 감고 손에 들고 있던 하얀 봉투를 오세훈의 책상 위에 던지듯이 내려놓고 말해버렸어.
"받아."
"......"
그 녀석은 아무런 말도 없더라. 흔한 고맙다는 말도, 아무런 말도 없이 계속해서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어.
평소라면 씩 웃으면서 고맙다는 말이라도 했겠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말을 아끼는것 같더라고.
비록 연인 사이라고는 하지만, 어쨌거나 바로 어제 싸웠던 사이이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몸이 아픈 상황에서 신나게 떠들 기분을 아니었을테니까.
그래서 방해하지 말고 빨리 자리를 비켜줘야겠다는 생각에 머릿속에서 완성되는 문장들을 아무렇게나 내뱉어버리고 말았어.
나 답지 않은 행동을 왜 그렇게 많이했는지, 나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어쩌겠어. 사람이 늘 한결 같을수는 없는거니까, 안 그래?
"먹고 나으라는게 아니라, 비상용으로 먹으라는거야.
병원은 꼭 가보고."
그 녀석은 여전히 아무런 대답이 없었어.
그냥 물끄러미 나를 올려다보고만 있는 상태였지.
어정쩡하고도 위태로운 대치상태가 계속 이어질까 무서워서 결국 내가 먼저 등을 보이고 말았어.
그 녀석에게 되도록이면 등을 먼저 보이고 싶지는 않았는데, 습관이라는게 참 무섭더라.
그런데 발걸음을 돌려 내 책상으로 다시 돌아가려고 하는 찰나, 오세훈 그 녀석이 말문을 열더라.
몸이 많이 안 좋았는지 듣기에도 파르르 떨리는 목소리로 나를 부르더라고.
"선배."
하지만 난 돌아서지 않았어.
왠지 그 녀석을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았거든. 이상하지, 나?
그 녀석이 아프다는 사실에 엄청나게 신경이 쓰였는지, 왠지 그 녀석을 마주할수가 없었어.
교육을 받는 동안 쌓아왔던 의심의 씨앗이 점점 그 새싹을 터뜨리기 시작했던걸까.
점점 두꺼워 지는것 같은 그 녀석과 나 사이의 벽에 나도 똑같이 점심에 먹었던 샌드위치가 얹힌것 처럼 속이 더부룩하게 막혀오는것도 같았어.
어쩌면, 이러한 증상을 함께 앓고 있다는 사실로 추론해 보자면...
그 녀석도, 그리고 나도. 우리 둘이 의심과 욕심이라는 쓰디쓴 열매를 삼키고 그 후유증으로 괴로워 하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아니, 나는 확신하고 있었어. 괴로운 가슴앓이, 이건 분명했거든.
그런데 그 녀석은 내 손을 쥐어 잡더니 날 돌아세우더니 그러더라.
아무렇지 않게, 그래서 더 처연해보이는 얼굴로 웃으면서 그러더라고. 자기는 괜찮다고.
바보같이, 뭐가 괜찮다는건지.
"저 괜찮아요."
바보같아. 결국 내가 말해버리고 말았지. 바보같다고.
그랬더니 오세훈 그 녀석은 사람좋은 얼굴로 웃어보이더라고. 이마는 식은땀으로 다 젖어서.
바보같이, 그렇게 아프면서 뭐가 괜찮다는 건지. 그 와중에도 약해보이기는 싫다는건가.
그 녀석의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들으면서 나도 중얼거렸어. 안 괜찮아.
"...하나도 안 괜찮다고."
"선배, 저 진짜 괜찮아요. 조금 아프긴 한데..."
"그게 안 괜찮은거잖아. 억지 그만 부려."
"참을수 있어요. 그리고요."
미련하게 왜 참는다는 말을 자꾸만 하는건지.
그 녀석의 말이 계속 될수록 왠지 모르게 불안감과 짜증이 커져가는 기분이었어.
귀를 막고 싶었지만, 어쩐지 몸이 굳은것 처럼 움직이지 않아서 그럴수 없었어.
그리고 그 순간 난 봐 버렸어. 다 닳아서 모서리가 다 동그랗게 변해버린 초라한 마음 한 귀퉁이 말이야.
"선배가 날 못마땅해하고 어려워해서 밀어내는것도, 다 괜찮아요.
조금 아프긴 한데, 참을수 있어요."
"그만해."
그만해, 그만해. 더 이상 듣고싶지 않았어.
자꾸만 머릿속을 검붉게 물들이는 불안함이 무서워서, 더 이상은 그 녀석의 입술이 열리는것을 보고싶지 않았어.
나는 더 이상 쏟아질 그 녀석의 말들을 감당할 만큼 충분히 강하지 못했으니까.
"근데 만약 선배 나 때문에 많이 힘들면, 그리고 그 상황에서 내가 선배를 전혀 도울수 없다면, 그때는 나 버려요."
"...뭐?"
"그건 안 괜찮으니까... 나 버려도 돼요."
알 수 없는 감정으로 간질거리던 얼굴이 일순간 차갑게 얼어붙는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
모골이 송연해지는듯한 묘한 기분. 터진 고름주머니처럼 확 퍼져나가는 차가움에 놀라서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어.
그래서 그 녀석을 멍하니 바라봤더니 그 녀석이 그러더라. 괜찮다는듯이 웃으면서.
뭐가 괜찮다는 건지. 하나도 안 괜찮으면서. 바보같은 새끼.
"매달리지 않도록 노력 할테니까.
괜찮은것 처럼 보이도록 노력할게요."
"야, 너..."
너 무슨 말을 하는거야.
이 말을 내뱉는 내 목소리가 초라하게 떨리는게 느껴졌어.
바들바들 떨려서 질문 같지도 않게 말의 끝이 초라하게 추락해버렸지만, 그 녀석은 아까처럼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었어.
그렇게 웃지 말지. 그 녀석의 초라하게 웃는 모습이 정말 보기 싫어서 결국 입술을 씹으며 고개를 돌려버릴수 밖에 없었어.
"선배, 저..."
"......"
"괜찮아요."
나쁜새끼. 개새끼.
그 자식의 손에 들린 하얀 약봉투가 너무 초라하게 보여서 자꾸 왈칵 눈물이 나올것 같았어.
눈물이 고인 모습을 맞은편에 앉아있던 후임중 하나가 봤는지 놀란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서더라고. 그래서 무작정 오세훈 그 녀석을 향해
두마디의 말을 던지듯이 내뱉어버리고 화장실을 향해 발걸음을 옮길수 밖에 없었어.
"안 괜찮아."
"......"
"난 하나도 안 괜찮아."
난 전혀 안 괜찮은데. 오세훈, 넌 괜찮은거야?
웃음을 지어보일 만큼 여유가 있는걸까.
네가 아무리 여유가 넘치더라도 내게 그런 말을 해버리면, 그런 말을 들으면 내가 너무 아프잖아.
나도 아파. 아프단 말이야. 미친새끼. 괜찮기는 뭐가 괜찮아.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데...
결국 참았던 눈물이 터져나와서 코 끝이 자꾸만 아려왔어.
의연하게 웃어보이던 그 녀석의 모습이 자꾸만 머릿속으로 들어와서,
그 녀석의 손에 쥐어있던 하얀 약봉투가 너무도 초라해서 자꾸만 눈물이 흘러나왔어.
이 시리즈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EXO/세준] 술김에 회사 후임이랑 자버린 썰 16 29
10년 전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신민아 김우빈 암 투병할 때 공양미 이고 기도했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