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서 밖에 나가 놀까 하는 생각으로 김태형한테 톡을 보내봤어.
아니나 다를까 무섭도록 빠른 칼답으로 만나자는 긍정의 표현을 과하게 하더라.
방방 뛸 박지민이 눈에 선했지만, 어째. 내가 놀고 싶은 걸.
아무튼, 데이트라면 좋다고 난리도 아닌 태형과 약속을 잡고 약속 장소에 도착했는데, 시간이 다 되도록 김태형이 보이질 않았어.
솔직히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고 이런 건 바라지도 않았지마는, 이 추운 날 나를 기다리게 하면 안 되잖아.
잘 보이려는 생각이 없구만. 휴대폰 시계만 계속 보면서 찬 바람에 발만 동동.
그래도 내심 기대되고, 재밌을 것 같고. 뭐 그렇다고 해서 얘가 좋은 건 아닌데. 워낙 노는 게 오랜만이라.
아, 김태형 알바하니까 밥이나 사달라고 해야지. 마실 것도 사달라고 할 거야.
그나저나 춥다. 속으로 이런저런 수식어를 다 붙여가며 태형을 욕하고 있는데, 목에 뭐가 둘리더라.
두꺼운 목도리였어.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서 뒤를 돌아봤더니, 김태형이 씩 웃고 있더라고.
"미안, 좀 늦었지."
알긴 아냐. 그렇게 많이 늦은 건 아니지만. 별말 안 하고 목에 둘린 목도리를 가리키자 선물, 이란다.
갑자기 웬 선물이래. 두꺼워서 제법 비싸 보이더라고. 밥은 그냥 내 돈으로 먹어야지.
연말 선물도 다 받아보네 내가. 그것도 남자한테.
근데 줄 거면 허니버터칩이나 주던가. 아니 싫단 건 아니지만.
목도리 선물 해줬으니까 조금 늦은 건 용서해줄게. 선심 쓰듯 말했지만, 또 좋다고 웃더라.
보다 보면 나도 덩달아 기분이 들뜨는 느낌. 결론은 좋다고.
아 뭔가 기분이 묘하네. 좋은 건가. 몰라 좋은 거겠지.
신 나서 통통 뛰어가는 태형의 뒷모습을 보고 있으니까 뭔가 기분이 이상한 거야.
그냥 장난으로 데이트 하자고 했는데, 진짜 남자애랑 단둘이 놀자니 뭐랄까 그게…… 왜 그런 거 있잖아.
약간 썸이라고 해야 하나. 그린라이트. 내가 막 얘랑 사귀어야 될 것처럼.
사귀고 싶은 게 아니라 그냥 친한 것 같은데. 어떻게 보면 그것만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친한데 너무 친해서 그런 건가. 아니야, 그럼 편해야 하는데 이건 편한 게 아니잖아.
익숙해서 그런가. 뭐라고 설명해야 이게 딱 정확하게 설명이 되려나.
제 자리에 멈춰서 쳐다보고만 있는 내가 이상했는지 태형이 저 앞쪽에 있다가 다시 돌아왔어.
여전히 싱글벙글한 상태로 나한테 뭔 일이냐고 물어보더라.
아니 힘들게 생각 정리 중이었는데 다시 초를 쳐놓다니.
뭐 잘 됐다 싶어서, 태형이한테 물어봤어.
"야, 있잖아요."
"야, 가 뭐에요. 정 없게."
"너 말이에요."
여보, 자기, 태형아, 이렇게 좋은 말이 많은데 맨날 너라고 그러고 야라고 그러고.
쟤 또 삐죽거리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자 또 고개는 왜 흔드냐고 타박하더라.
"나 좋아해요?"
그리고 잠깐 정적. 말 많은 애가 갑자기 조용해지니까 적응 안 되더라.
눈에 초점은 있는데……. 내 눈을 가만 마주하고 있더니, 조금 뒤에 태형이 대답했어.
"당연한 거 아니에요?"
아, 그렇구나. 쉽게 수긍하고 다시 걸음을 옮기는 날 보더니 허얼, 이라며 맥 빠진 소리를 내는 태형.
아니 뭐가 문제지. 내가 의아한 듯 쳐다보니까 또 발을 동동 구르더라.
아니 일곱 살 먹은 애도 아니고 저게 뭐하는 짓이래.
"너는 왜 안 해요?"
"뭐를요."
"나도, 라던지 나도, 라는 거나 나도, 같은 거요."
뭐라는 거야. 뭘 원하는 거지. 알아도 해주기 싫다. 뭔가 그래. 놀리고 싶어.
싫다고 얘기하니까 또 내 팔을 부여잡고 징징. 발은 동동.
꼴이 딱 마트에서 장난감 안 사준다고 시위하는 어린아이 꼴이었어. 드러눕지만 않았을 뿐이지.
근데 또 그러니까 괜히 더 놀리고 싶어지고.
그래도 지금까지 놀린 게 있으니까, 목도리도 사다 줬고.
맨날 싫다고만 한 것 같다고 생각이 드니까 한편으론 미안하더라고.
그래서 작게 나도, 라고 말하니까 또 감탄사를 남발하면서 주위를 작게 한 바퀴 뛰는 태형이었어.
"그럼 우리 오늘부터 1일?"
무슨 케이윌 노래 같은 소리를. 하는데, 또 저 잘생긴 얼굴을 보니까 나쁘지만은 않더라.
아니 얼굴만 보고 그런 건 아니지, 당연히.
근데 내가 이걸 왜 생각해야 하는 거지. 이도 저도 못 결정하고 가만히 있는데,
태형이 앞으로 뛰어가면서 소리쳤어.
"나도 연애한다, 아싸!"
이게 뭐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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