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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장미 전체글ll조회 1625


 

 

 

"형이 밥 사줄까?" 

 

내가 처량해보였는지, 아니면 내가 맘에 들었던건지…반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이성열이 처음 날 보자마자 건넨 말이 아직도 이해가 안된다. 비를 맞으며 걸어가던 나에게 우산을 씌워주며 웃던 이성열을 나는 그저 멍하니 계속 쳐다봤다.

 

"사주세요"

 

그리고 나는 오랜만에 웃어보였다. 그 곳에선 항상 짓던 미소가 왜이리도 어색하게 느껴졌는지, 나는 아직도 모른다. 내가 왜 그 곳에서 뛰쳐나왔는지, 내가 왜 이성열을 너무 쉽게 믿었는지…잔잔히 일렁이던 연못에 누군가 헤집어 놓고 있단 걸 알면서도, 하염없이 깨끗하던 물이 진흙탕으로 변하가는 걸 알면서 나는 왜 …….

 

 

[無]

 

 

어릴적에 나는 마담에게 병이 있다고 생각했었다. 늘 쾽한 두 눈과 언제나 붉은 입술, 그리고 날 보며 항상 짓는 표정, 어린 나이에 나는 그저 마담이 많이 아픈 사람 같아 보였다. 마음이 아픈건지, 몸이 아픈건지 감도 잡히지 않았지만…독한 담배 냄새를 뿜어내며 나에게 짧은 입맞춤을 하던 마담을, 나는 그저 쳐다만 봤다. 그리고 그런 날 보며 마담은 늘, 나의 젊음을 앗아간다고 나에게 작은 파란 종이를 쥐어줬다. 그러면 나는 금새 엄마에게 쪼르르 달려가 쥐어주곤 방으로 들어갔다. 내가 방에 들어가면 여러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영희누나의 웃음소리도 들리고, 구둣소리도 들리고, 어떤 남자의 낮게 깔리는 목소리도, 은서누나의 높은 목소리도 들린다. 그럼 난 그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을 청하고, 어렴풋이 잠에서 깰적엔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부드러운 손길을 느끼며 다시 잠을 청한다.

 

달마저 고개를 숙이며 모습을 감춘 날, 나는 쉽게 잠들지 못했다. 이상하게 두근거리는 심장을 느끼며 조용히 방문을 열고 나선 그 순간, 난 다닥다닥 붙어있던 방안에서 나온 한 사람을 멍하니 쳐다봤다.

 

"아가야"

 

그리고 그 사람도 날 쭈욱 쳐다봤고, 주머니를 뒤적거리던 그 사람은 나에게 사탕 하날 건내고선 예전에 아빠가 보여준 강아지처럼 웃었다.

 

"감사합니다."

 

내 머리를 쓰다듬은 사람은 그대로 마담과 몇마디를 주고 받더니 어두컴컴하던 검은 세상으로 사라졌다. 나는 그 사탕을 두 손에 꼭 쥔채로 방 문 옆에 쭈구리고 앉았다. 그대로 나는 …….

 

 

 

-

 

 

나쁜 사람은 아니였다. 말 그대로 나에게 밥을 사줬다. 오랜만에 느끼는 온기에 나는 금새 수저를 들어서 좁은 입안으로 꾸역꾸역 밀다가 후식으로 나온 차를 두어모금 마셨다. 그리고선 금새 화장실로 달려갈 수 밖에 없었다.

 

으,웩,어억ㅡ

 

다 뱉어냈다. 변기 속에 둥둥 떠다니는 음식물들을 멍하니 쳐다보다 등을 토닥이는 손에 변기물을 내리고선 입을 행궸다.

 

"미안…"

 

왜 미안해하는건진 몰라도 나는 그저 고개를 두어번 끄덕이고선 거울 속에 비친 그를 힐끔힐끔- 엿봤다. 그런 나를 아는지 눈이 마주치면 미소를 지었다.

 

"이성열"

 

무슨 뜻인지 몰라 눈을 크게 뜬 나를 알아챈건지 '내 이름, 이성열이라고' 다시 한 번 말해주는 목소리에 뒤를 돌아 이성열과 눈을 마주쳤다.

 

"안녕,성종아"

 

이성열이 내 이름을 알고 있다고 해서 놀란것도 없었다. 난 고개를 두어번 끄덕이고선 화장실 문을 열려고 했었다. 금색을 띄는 손잡이를 잡고 돌리려던 내 손을 꼭 잡은 이성열이 내 어깨에 이마를 기댔다.

 

"성종아"

 

"…"

 

"도망가"

 

그리고 난 뒤돌아 이성열의 얼굴을 붙잡고 진하게 입을 맞췄다. 입천장을 한 번 핥고 튀어나온 송곳니를 핥고, 진득하게 혀를 놀렸다. 아랫입술을 빨고선 올려다본 이성열은 울고 있었다.

 

"도망갈까?"

 

"…"

 

아무말도 없이 고개를 저으며 아이같이 우는 성열을 꼭 껴앉았다. 그리고선 나도 예전의 그처럼 주머니를 뒤적거리다 사탕을 손에 쥐어줬다.

 

"안녕…성열이 형"

 

어린시절처럼 나는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이성열은 그 날처럼 바보같이 울었고, 나는 그런 이성열을 사랑하고, 그런 나를 보며 이성열은 언제나…

 

 

 

 

-

 

 

다시 그 사람를 본 건 딱 한 달뒤었다. 그 동안 먹지도 않은 채 고사리같은 손으로 꼭 쥐고 있던 사탕은 어느새 녹아 제 형태를 잊고 물렁해졌다. 그 만큼 그 사람도 망가져있었다. 그 때처럼 멋드러지게 웃지도 않았고 다시 나에게 사탕을 건내지도 않았다. 그저 우리 가게 뒷 편에서 나와 함께 앉아있었다. 오랜 침묵이 흐르고, 하나,둘,셋‥열까지 별을 세다 고개를 돌려 마주한 그 사람은 바보처럼 울었다.

 

"아가야"

 

나는 아무런 말도 없이 그저 자그마한 손으로 그 사람의 어깨를 두들겨주고 그리고 또 나도 바보처럼 왠지모를 기분에 울어버렸다.

 

"살려줘…"

 

잔뜩 일그러진 얼굴은, 전처럼 멋있지는 않았지만 어린 내 마음에 잔잔히 울렸다. 팔랑이는 마음을 참을 수가 없어서 계속 깨물어 붉게 오른 입술에 입을 맞췄다.

 

"울지마요……."

 

나의 말에 이상하게 그 사람은 더 울었다. 더 아파하고, 더 진해진 울음으로 날 쳐다봤다.

 

쿵-

 

심장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다 다시 솟아오르길 반복했다. 그 사람의 입술보다 더 붉게 오른 내 귀를, 이 어둠이 잘 감싸주길 바랄 뿐이다.

 

 

-

 

일정하게 치고 들어오는 이성열덕에 나는 더 세게 어깨를 잡고선 눈을 감았다. 환하게 떠오른 달 덕에 눈을 뜨면 이성열이 더 잘보였다. 괜히 몰려드는 부끄러움에 붉게 타오르는 내 귀를 살살 핥으며 찢어질듯이 달려드는 이성열 때문에 성종은 자꾸 아랫입술을 강하게 깨물며 신음을 참았다. 그래도 슬슬 새어나가는 소리가 자꾸 내 귀를 강하게 때린다. 이성열의 숨소리도, 질척거리는 소리도, 그리고 아까부터 계속 울리던 성열의 휴대전화 벨소리도…….

 

"전,으읏,화아"

 

전화 좀 받으라고 말이라도 걸라치면 눈을 마치 짐승처럼 뜨고선 내 두 눈을 계속 쳐다보며 허리짓을 해오는 덕에 어깨를 잡었던 손으로 등을 감싸안을 수 밖에 없었다. 흔들,흔들, 이성열의 허리쪽에 감싸진 내 두다리가 흔들거리고, 이성열이 흔들거리고, 그에 따라 나도 흔들거리고, 천장도 흔들린다.

 

아…왠지 울컥하는 기분에 내가 참지못하고 눈물을 쏟았다. 눈몰로 인해 일렁이는 내 두 눈 때문에 두다리가 이젠 흐려지고, 천장이 흐려지고, 그리고 이성열이 흐려진다.

 

"울지마."

 

"…흐윽"

 

"울지마,성종아"

 

 

바보야, 너는 왜, 울고 있어…….

 

 

 

 

 

-

제목 씽크빅 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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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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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장미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저도 독자분들 다 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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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대박ㅠㅠㅠㅠㅠㅠㅠㅠㅠㅡ작가님사랑해요열쫑와...굳..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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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장미
감사합니다ㅠㅠㅠ저도 독자분 사랑해요 S2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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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헐 커플링 보고 들어와서 선댓쓰고 읽어요;;;;;;;;;;;;;;;;;;;;;;;;;;;; 내가 글잡에서 열쫑을 보다니;;;;;;;;;;;;;;;;;;;;;;;;;;!!!!!!!!!!!!!!!!!!!!!!!!111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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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헐 대박 조아요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이런 아련한 분위기를 열쫑으로 보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저만 좋아하는 극악 마이너인 줄 알았는데 제가 이걸 인티에서 보다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멘붕오고 행복하고 막 좋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글쓴님이 그냥 재미로 끄적이신 글이어도 전 감동X∞ 받고 가요ㅋㅋㅋㅋㅋㅋㅋㅋ마이너 인생이란 이리 비굴한 것이어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 뒷이야기는 없습니까? 다음을 기약하고 싶은 글이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신알신 신청하고 가면 열쫑 다음에 또 볼 수 있나요? 그럼 쿨하게 신청하고 가겠어요...ㅠㅠㅠㅠㅠㅠ 아 진짜 글도 넘 좋고 브금도 좋고ㅠㅠㅠㅠㅠㅠㅠㅠ저가 쫌 무지해서 그런지 이해하기에 어려운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좋은 건 어쩔수가 없네요.. 작가님 건필하세요.. 열쫑으로 건필하세요..S2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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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장미
사실 저도 이걸 무슨 생각으로 쓴건지 모르겠어요 ㅠㅠ 내용도 다 엉망진창이고, 제가 표현하고 싶었던 열쫑은 이런 느낌이 아닌데....ㅠㅠㅠㅠ 그래서인지 뒷이야기 쓸 생각은 전혀! 염두도 안나네요 ㅠㅠ 그래도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S2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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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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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장미
엉엉어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성종이랑 성열이랑 도망가서 둘만에 세계를 만들고 영원이 행쇼행쇼 ㅠ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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