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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온 세상이 전부 흑(黑)으로 물들었다. 



이 암흑속이 익숙해진 건지, 그녀는 자연스레 허리춤에 매달아논 손전등을 꺼내 주위를 이리저리 비췄다.

손전등에서 나오는 빛이 그녀에게 보여준 세상은, 이미 피폐하고도 공허해져 버려 모든것이 생명력을 잃은듯한 세상이었다. 앙상해진 나뭇가지, 그리고 앙상한 나뭇가지 끝에 애처로이 매달려있는 둥지. 둥지안까지도 피폐함이 묻어나는듯 어미새와 아기새가 피범벅이 된채 둥지에 몸을 맡긴다. 새의 피비릿내 때문이었을까, 그녀는 역겨움이 턱끝까지 밀려왔다. 



하지만 그녀가 역겨웠던 것은 새의 피비릿내만은 아니였다. 손전등이 보여주는세상은, 그녀가 지금까지 보아왔던것들에 비해 더욱 참혹했으며, 비참하고, 잔인했다. 땅에는 이미 누구것인지 알수 없는 혈흔들과 시체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또한 시체들은 완전한 상태가 아니었다. 어떤 시체는 하반신이 없기도, 또는 머리가 없기도 하였다. 땅은 그야말로 피바다였다. 



어느샌가부터 그녀의 동공은 점차 떨리기 시작했고, 결국 두려움으로 가득차버렸다. 그녀는 손전등을 버린채 무작정 앞으로만 내달렸다. 피로 물들여진 땅에 의해 신발이 질척거렸다. '으드득,으드득' 그녀가 달리면서 시체가 짓밟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마저 역겨웠는지 귀를 두손으로 꼭 막고 내달렸다. 




부정하고 싶었던것이다. 지금 그녀에게 닥친 현실을.




앞으로만 내달리다가, 무엇인가에 부딪힌듯 그녀는 그대로 튕겨져 나왔다.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조심스레 팔을 뻗어 앞을 더듬거렸다. 다행히도 사람이나 시체는 아니었다. 무엇인가 딱딱하기도 하면서 평평했다. 그 옆도 더듬어보았다. 역시 감촉은 똑같았다. 뭔가 이상함을 느낀 그녀는 몇걸음 뒤로 떨어졌다. 어느정도 어둠에 익숙해진 눈이 점차 그것이 무엇인지 희미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점차 선명해지는가 싶더니, 그녀는 결국 그자리에 주저 앉았다.



앞으로만 내달리든, 옆으로 내달리든, 그녀가 이곳에서 탈출할 방법은 없었다. 



그녀가 이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보았던 것은, 투명한 유리처럼 보이는 커다란 돔(Dome)이었다. 그 유리에는 사람들의 손바닥 모양으로 보이는 핏자국들이 빼곡했다. 

살려달라고 애원해도 들어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결국 두려움은 그녀를 삼켜버렸다.
















월드돔 (World Dome)














"으악!!!"





아.. 이게 뭐야. 

내 배게는 축축해져있었고 얼굴은 이미 눈물과 땀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헐, 꿈?.."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무슨 이런 거지같은 꿈이 다있냐고. 

꿈 치고는 너무나도 생생했던 장면들에 속이 다시금 메스꺼워진다. 

곳곳에 보이던 피, 피로 물들여진 바다. 그리고 탈출할 수 없는 그곳.




"으으..."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나는 이 꿈을 털어버리려 고개를 좌우로 털었다. 그리고 다시 잠을 청하려 축축해진 베개를 뒤집어 바로 누웠다.









근데 바로 잠이 올리가.




그 무섭디 무서운 꿈을 꿨는데 다시금 잠에 빠질수가 없었다.

사실 아직도 무서웠다. 다 큰 여자가 그게 뭐가 무섭냐고 묻는다면, 무섭다. 

정말 개무섭다. 솔직히 지금 침대 시트에 지도를 그리지 않은 것만으로 나는 내 자신이 대견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 집에 이사온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번처럼 생생하고도 무서운 꿈을 꾼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주택형 집에 크기는 왠만한 주택보다 컸다. 혼자살기에는 조금 큰 집이라고 생각 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냥 넓은게 편했다.

........오늘따라 엄마가 보고싶다.








그래도 꿈은 꿈일 뿐이야!! 하고 그냥 넘겼다. 

내일 출근을 해야하기 때문에 다시 잠을 청하려 꿀물한잔 타먹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터덜터덜 부엌으로 가서 달콤한 꿀이 들은 병을 따고, 물과 꿀을 섞기 시작했다. 

아, 물론 무서워서 집안에있는 불이란 불은 다 켜놓았다.




꿀물을 원샷하고 나니 꿈이 조금이나마 잊혀진듯 했다.

꿀물을 다 마시고 다시 방으로 가려는데, 이 집에 이사온 후 못보던 문이 눈에 띈다.

분명 머릿속은 가지 말라고 외치고 있지만 나의 몸뚱이는 따라주지 않는다.




분명 가지말라고 외치고있는데, 마음은 호기심이 넘쳐나다못해 흘러넘쳤다.

무서움을 무릅쓰고, 문앞에서서 조심스럽게 손잡이를 당겼다.





"엌 시발!"




내 입에서 이정도만의 욕이 튀어나온것만으로도 감사해야한다.

문너머로 보이는것은, 다름아닌 지하로 향하는 계단이었다. 

뭐야 시발.. 내가 분명 이사왔을때는 이런거 없었는데?




^^... 이런건 가면 안되지. 내려가서 무슨일이 있을줄알고!

막 드라마나 영화같은데 보면 꼭 주인공들이 내려가서 무슨일 당하더라.

역시 안가는게 현명해.




........




분명나는 안가는 쪽으로 마음을 세웠던 것 같은데. 

지금 대체 왜 나는 조심스럽게 계단을 내려가고 있는것인가.


망할 호기심이 문제다.






곧이어, 나는 계단을 모두 내려왔고 지하실은 눅눅한 냄새가 나기도 했고,

지저분하기도 했다. 금방이라도 귀신이 튀어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법한 비주얼이었다.

그리고 지하실 끝에는 나무로 된 문이 하나 더 있었다.






역시 열어보는건 멍청한 짓이라고 생각했지만, 벌써 나의 몸뚱이는 그 나무로된 문 앞에 서있다.

나란년...






나무로된 문은 낡아 있었고, 문고리는 쇠였지만 다 녹슬어 있었다. 

그리고 나는 문고리를 잡았다. 녹이슬었기 때문에 느낌이 조금 이상했지만 나름 참을만 했다.

이때, 나는 잠시 망설였다. 

혹시 문을 열었는데 시체가 있거나, 귀신이 있거나.. 으.. 상상만 해도 머리아프다.





조금 망설이다가, 여기까지 온김에 한번 열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아 

있는 힘껏 문을 잡아당겼다. '끼이익.'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고, 

생각보다 쉽게 열린 문에 조금 의아했다. 





하지만, 내가 의아할 틈도 없이 문 너머로 나를 강하게 빨아들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온몸에 적신호가 나타났지만 이 힘을 거스를 수가 없었다. 

난 곧바로 내가 한 행동에 대해 후회했다.

역시 이 문을 여는것이 아니었다.





그대로 난, 그곳으로 빨려들어갔다.






나는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꿈속에서 본것처럼 깜깜한 어둠이 내 주위를 감싸고 있기 때문에.

하지만 확실한 것은, 꿈보다는 어둡지 않다는 것이다. 어느정도 형체가 보였고, 무엇인가 익숙하게 느껴졌다.


'뭐야.. 여기가 어디야.'


일단 나의 추측으로  이곳도 깜깜한 것으로 보아, 밤이 확실했다.





내 시야에 들어온것은, 꿈속에서와 마찬가지로 앙상한 나뭇가지. 그리고 그 끝에 위태로이 매달려있는 둥지였다.

무엇인가 나의 꿈과 지금 상황이 오버랩 되보였다. 혹시 지금 이것도 꿈이 아닐까 볼을 세게 꼬집어 보았지만, 

아프다.. 존나게 아팠다. 확실한것은 이것이 꿈이 아니라는 것이다.



바로 내 주위를 살폈다. 무엇인가 익숙한 환경. 

주위를 살피다 놀이터가 눈에 들어왔다. 우리 동네에 있는것과 똑같은 놀이터..

설마.. 에이, 하는 마음으로 가까이 다가가 보았지만 역시 우리 동네에 있는 놀이터와 똑같았다.

이사온곳에 놀이터가 단 한군데라고 해서 어릴적 기억좀 해볼겸 놀이터에 한번 놀러간 기억이 있었다.

분명 새로 지었다고, 다 새거라고.. 그랬다.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놀이터는 다 허물어져같다.

당장 철거를 한다고 해도 믿을만했다.

새로 지은 놀이터가 하루아침에 이렇게 될수있느냐? 

아니, 절대로 불가능했다.



"허..."



그럼 이게뭐야, 여긴 대체 어디라는거야?

그리고 난 그때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바닥에 흥건히 젖은 피를.



"으..으악!!"



시발 이게뭐야, 진짜뭐야. 



그때 멀리서 '극,극,그윽' 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무엇인가 마구 달려오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탁,탁,타다다다닥.'




그리고 확실한건, 그 발소리는 나를 향한 발소리였다.



저 어둠의 끝에서 한사람이 절뚝거리며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점점 빠르게 다가오자 나는 그것이 사람이 아닌것을 깨달았다.



분명, 사람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괴물도 아니었다.



그래, 굳이 말하자면.

좀비에 가까웠다.




피를 뚝뚝흘리며 미친듯이 나에게 돌진했다. 나는 아무런 행동도 할 수 없었고, 그자리에 주저앉았다.

바로 앞에 다가왔을까, 인기척이 느껴지자 눈을 꼭 감았다. 

아, 엄마 저 여기서 죽어요..




'탕,'


'탕,'




엄마와 작별인사를 하고 있던 도중, 두발의 총소리가 크게 울리더니 

옆에서 알수 없는 소리가 나며 털썩, 하고 쓰러졌다.



그리고 누군가 나에게 다가왔다.





[EXO/종인백현민석세훈찬열] 월드돔 (World Dome): 01 | 인스티즈



"괜찮아요?"





헐.


내가 놀란것은 사람이라는 것에 한번 놀라고,

다시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한번 더 놀랐다.



내가 생각해도 존나 잘생겼다... 어쩌면 사람이 아닐지도..


나쁜 사람은 아닌것 같다는 생각에 안도감이 밀려왔다.




"아..네, 감사해요."



"신기하네요."



"네?..뭐가요?"



그 남자는 손가락으로 나를 가르켰다.



"..저요?"


"네. 지금 여기서 헌터들 말고는 산사람 거의 없거든요."



.....? 헌터?

그게뭐죠?.. 

혹시 그 막 영화에서 보던 그거?.. 



"죄송한데, 제가 지금 무슨상황인지 도통 모르겠어서요.."




그 남자는 내가 한 말에 의아함을 감출수 없는 표정이었다. 

내가 나중에 설명드린다고 하자, 입꼬리를 올리며 웃어보였다.





"김종인이에요."



"아, 전 ㅇㅇㅇ이에요."



"ㅇㅇ씨, 어찌됬든 살아남아서 다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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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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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어머....이런 소재 완전 사랑입니다
좀비내용이라니 ♥
잘읽었어욥,작가님!!!다음화 기다리고 있겠슴돠!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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