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아이] 연애를 한다는 것은 (9)

〈 연애를 한다는 것은 >  

 

W. Arti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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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V Bobby 

 

" 담배 좀 사게. 형 신분증 있지? " 

 

내가 이리 말을 하자 형의 얼굴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뭐야? 이표정은. 내가 수도승이라도 되는 줄 아시나. 이래봬도 나름 랩퍼인데. 

 

" 뭐, 뭐야 김지원. 너 담배도 펴? " 

 

' 김지원 '과 ' 담배 ' 란 말에 지나가던 행인들이 하나둘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본다. 젠장, 마음대로 되는 일 하나 없군. 쓰고 있던 모자를 더욱 푹 뒤집어 쓴 나는 진환이 형에게 소리낮춰 속삭인다. 

 

" 아 진짜! 진환이 형! 소리 좀 낮춰. 우리도 나름 공인이잖아. " 

 

" 근데 넌 공인이면서 미성년자가 동네 조그만 슈퍼도 아니고 편의점에서 음료수도 아니고 담배를, 양아치의 표본이자 네티즌들한테 욕 먹는 지름길인 담배를 사시겠다고요? " 

 

- 아주 대단한 슈퍼스타 나셨군. 

 

진환이 형이 이죽거렸다. 

 

" 형, 제발.. 나 진짜 지금 힘들어서 죽을 것 같단 말야. 나 진짜로 힘들어. 플리즈 진환형님! " 

 

구차하다 김지원. 

 

" 됐고, 이거나 받아. " 

 

진환이 형이 내게 던져준 두개의 물체는 은색 곽과 마찬가지로 은색인 라이터? 은색 곽은 담..배?  

 

" 감사합니다! 진환형님! 평생 형님으로 받들죠! " 

 

그러자 형은 부드럽게 손을 휘휘 내젔는다. 

 

" 뭘 그거 가지고 그래~ 대신 그거 라이터 엄청 비싼 거니까 잃어 버리면 넌 나하고 인연 끊는거다? " 

 

내 손에 들린 라이터를 이리저리 돌려보았다. 은 빛으로 반짝반짝 빛난는 것이 꽤나 값나가 보인다. 옆면에 무늬도 새겨져 있고. 도대체 뭐라 새겨진 거야?  

 

D..O.U...B? L..E ..K..J..H? 

 

-딱 

 

" 으악! 왜 때려?!! " 

 

" 왜 남의 것을 유심히 보고 그러냐? 빨랑 쓰고 내놔. 그리고 혹시나 하고 말하는 건데 숙소나 연습실 앞에서 피지 마라. 사진 찍히면 우리 진짜 답 없다. " 

 

" 아 뭐 당연한 걸 얘기해. 그나저나 이거 누가 준거야? 선물? 아님 뭐 기념품? " 

 

" 알 건 없고, 빨리 들어와라. " 

 

" 나 오늘 밖에서 자고 갈건데. " 

 

그러자 진환이 형의 얼굴이 미친놈을 보듯 대번에 구겨졌다. 와자작- 하고는. 

 

" 뭐래, 진짜로? 진짜? 너 주말에도 어디 잘 안 갔잖아. " 

 

" 뭐 그건 내가 너무 팀에 충실했던 거지. 애들한테는 나 가족 만나러 갔다고 대충 둘러대줘. 오케이? " 

 

- 그리고 한빈이도 안 갔고, 근데 이젠 상관 없어. 

 

뒷말은 속으로 삼키고 최대한 발랄하게 내뱉는다. 

 

" 알았는데, 오전 전에는 들어와라잉? " 

 

" 당근이징! 나 갈께! " 

 

마치 다리에 불이라도 붙은 듯 뛰고 또 뛴다. 그럼 가슴속의 이 불이라도 가라앉혀질 마냥. 하지만 적당한 불꽃에 바람이 더해지면 그만큼 흉포한 것이 또 없다. 뛰고, 뛰다보니 숨이 턱턱 막혀 더이상 호흡도 제대로 하지 못할정도가 되버린다. 숨을 웬만큼 고른 후, 주머니에 손을 넣어 지갑을 꺼낸다. 쇼미더머니 출연료 받아서 어느정도는 부모님께 송금하고 50 정도는 현찰로 가지고 있었던것 같은데.  

 

" 앗! 있다! " 

 

이렇게 돈이 있을 때는, 거기로 가는 게 최선이지. 손을 도로로 휘휘 내저어 택시를 하나 잡아타고 좌석에 털썩 앉는다. 그리고 몇년전 이후부터는, 한빈을 좋아한 이후부터는, 잘 가지 않았던 목적지를 말한다. 

 

" 아저씨, 이태원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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