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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변백현이 아프다.
평소 잔병치레 없이 건강했었기에 더욱 더 믿기지 않았고, 그 충격은 배로 다가왔다.

예전에 한번 중환자실에 입원한 적은 있었지만, 평소의 백현이 답게 금방 털고 일어났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아침잠이 없던 백현은 항상 모든 준비를 마치고 나를 깨웠는데, 그 날은 무슨 일인지 내가 눈을 뜰 때까지 일어나지 못했다.
백현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엄마도 알아보지 못하자 당황한 엄마는 먼저 학교에 가라며 미안하다 하셨다.

혼자 걷는 등교길이 어색했다.




02



도경수, 니 쌍둥이는 어디다 두고 너만 왔냐?


백현이, 아파.





03



집으로 돌아오니 백현이가 없었다.



경수야. 백현이, 중환자실 입원했어.
많이 아픈 건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



쌍둥이는 한 명이 아프면 나머지 한 명도 아프다던데, 

나는 왜 멀쩡한거지.





04



학교생활에 이리저리 치여 정신없이 살다보니 백현이를 보러 갈 시간이 없었다.

토요일이 되어서야 겨우 백현이를 보러 갈 수 있게 되었다.

예전에 한번 가 본 적이 있었기에 익숙하게 마스크를 쓰고, 가운을 입고 엄마와 함께 들어갔다.

백현이는 눈을 감고 잠이 들어 있었다.
힘겹게 겨우 숨을 쉬는 백현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백현아 언제 눈 뜰거야? 엄마 백현이 눈 뜬 모습 보고싶은데, 계속 자는 것만 보여줄거야?
경수형 왔는데 백현이는 잠만 자네..


백현의 팔다리를 주무르는 엄마 몰래 눈에 고인 눈물을 닦아냈다.
병원도 백현이가 아픈 이유를 알지 못하겠다고 했다.


이 정도 일줄은 몰랐는데.


적어도 눈은 뜨고 있을 줄 알았는데.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좋겠다.





05




아침에 늦잠을 자서 학교에 늦게 되었다.
왜 깨워주지 않았냐며 짜증을 내려다, 백현은 병원에 있다는게 생각났다.

백현이가 빨리 퇴원했으면 좋겠다.





06




오늘도?

응.

왜 아픈거래?




나도 몰라.







07





밝게 빛나던 빛이 빛을 잃었다






어둠에 잠겼다






08




내일은 절대 지각하지 않게 일찍 일어나야지.


알람을 서너개씩 맞춰놓고 일찍 잠에 들었다.


갑자기 울린 전화벨소리에 눈을 떠 전화를 받았다.
새벽 1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었다.




경수야


응..


빨리 와.


아 어딜...
나 내일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빨리.. 빨리 와...


어딜 오라는거야...


백현이 장례식장 가야하니까 빨리 와





눈이 번쩍 뜨였다.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켜 앞을 보자
백현이 돈을 모아 나에게 선물한 피아노가 눈에 들어왔다.




좋은 거 못 사줘서 미안해..


그런 게 어딨어, 다 좋은거지.




의식할 틈도 없이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울먹이며 힘겹게 말하는 아빠의 말에 겨우 대답하고 신발을 신고 뛰어나갔다.
평소 그렇게 많이 보이던 택시가 한 대도 보이질 않았다.
겨우 택시를 잡아탄 뒤 창 밖을 내다보았다.
우연인지 라디오에서 슬픈 노래가 흘러나왔다.

쉴 틈 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창 밖은 깜깜하기만 했다.







09




아빠가 우시는 걸 처음 봤다.






10




아빠를 따라 들어간 영안실에 백현이가 누워있었다.

철판 위에 누워있는 백현이가 이질적이었다.

백현이를 쓰다듬던 엄마는 아직 따뜻하다며 오열하셨다.



너 왜 거기 누워있어?
아무데서나 누워서 자는 거 아니야 일어나.







11




제발







12



백현이가 떠나기 전날 낮에,
의식이 없는데 계속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엄마가 말씀하셨다.





백현이도 자신이 허무하게 떠날 걸 알아서 그렇게 울었나봐





이럴 순 없었다.
이렇게 허무하게 떠나보낼 수 없다.

마지막 말도 듣지 못했는데.

눈을 뜬 모습도 보지 못했는데.

일주일동안 누워있는 모습만 보다가,
미처 손을 쓸 새도 없이 떠나는구나.



너무 허탈해서, 허무해서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건강하던 너였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떠날줄이야.







전부 나에게 장난치는 것 같았다.


장난이라고, 백현이 퇴원했다고, 장난 친 거라고.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13




이럴 줄 알았으면 한번이라도 더 백현이를 보러갈 걸.


학교를 빠져서라도 옆에 붙어 있을걸.




좀 더 잘해줄걸.



미친듯이 후회가 밀려왔다.






14





백현이의 호흡과 산소호흡기를 통한 호흡이 겹치면 고통스러우니 수면제로 항상 백현이를 재워놨다고 했다.

가망이 없다는 의사의 말에 엄마는 수면제 투입을 중단시켜달라고 하셨다.

백현이가 떠나기 전에 가족들 얼굴 보고 떠날 수 있게,
의식이 있는 모습을 보고, 마지막 말을 듣고 떠나보내기 위해서.


그러나 수면제 투입은 중단되지 않았다.







15




원래 밤 11시에 떠나면 남은 한시간으로 장례식 하루를 보내는 건데, 백현이는 새벽 1시에 떠났어.


백현이가 우리 경수랑 더 같이 있고 싶었나봐.








16




검은 테두리 속 백현이는 환하게 웃고있었다.


사진 속 백현이와 마주 앉았다.





백현이를 울리려 일부러 발을 걸어 넘어트린 일 부터
백현이가 나에게 피아노를 선물한 일까지.




백현이와 함께 했던 기억들이 파도치듯 밀려왔다.






가슴속이 참을 수 없는 슬픔과 눈물로 파도쳤다.






17




3일은 빠르게 흘렀다.


백현이가 없는 아침

혼자서 걷는 등교길

혼자서 돌아오는 집




혼자서











18




경수야, 괜찮아?



응.

















안 괜찮아.








19




쌍둥이는 한 명이 아프면 다른 한 명도 아프다던데.



왜 나는 멀쩡한거지.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좋았을 것을












차라리 내가 떠났으면 좋았을 것을.


















































백현아 맘대로 떠나보내서 미안해 흐러흐거흫규허흐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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