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마지막 시즌입니다. 아직 시즌 1을 안보셨다면 아래 링크로 들어가 시즌 1을 먼저 보고 오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시즌 2를 못 보셨다면 아래 링크로 들어가 주세요.
시즌3 첫 화는 아래 링크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Marshmello(마시멜로), Anne-Marie(앤 마리)-FRIENDS
"아프면 좀 누워있을까? 침대까지 갈 수 있겠어?"
"응. 내가 갈게."
앞도 흐리다. 몇 개씩 겹쳐 보이니 더 어지럽다. 아, 찬이 상처받았을 텐데.
"찬아, 괜찮아?"
"네? 아, 네!"
"그래. 다행이야."
방으로 들어와 침대에 몸을 던지듯 누웠다. 어지러워, 짜증나.
#47 고기
아침부터 열을 냈더니 까무룩 잠들었었나보다.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나니 아주 온 몸이 쑤시는 거였다. 늙었어, 확실히 늙었어. 어깨를 퉁퉁 두드리고 있는데 갑자기 순영이 목소리가 들렸다.
"어디 아파?"
"깜짝이야. 언제부터 거기 있었어?"
"잠들자마자."
"왜...?"
"내가 또 뭐 잘못했을까봐."
"아, 괜찮아. 너 잘못한 거 없어. 으으으, 밥 먹어야겠다. 너무 배고프다."
침대에서 내려와 방문을 열고 나갔다. 순간 맛있는 냄새가 훅 풍겨왔다. 뭐야? 뭐지? 고개를 돌려 부엌을 보니 준휘가 고기를 굽고 있었다.
"세상에! 문준휘!"
"왜???!"
"너무 장해! 와 나 진짜 배가 너무 고팠는데 그건 또 어떻게 알고 고기를 굽고 있어~?"
"아이 놀랐잖아. 하... 갑자기 기분은 또 왜 좋아진 거야."
"기특해, 기특해~ 와 요즘 진짜 너무 힘들었는데 지금 행복지수 최고야!"
옆에서 쀼루퉁한 순영이의 손을 잡고 식탁으로 가 앉았다. 웃으며 옆자리에 앉은 순영이가 식탁에 턱을 괴며 말했다.
"날이 갈수록 기술이 늘어."
"나이를 허투로 먹지 않았단다. 아! 반찬 꺼내야지."
"앉아 있어. 내가 가져다줄게."
순영이가 가져다주는 반찬과 준휘가 구워준 고기로 밥을 아주 맛있게 먹었다. 역시 죽으란 법은 없나봐.
#48 넌 항상 최악이네
아... 골치 아프다. 저주 아닌 저주를 걸었던 종족이 새벽 내내 빽빽 소리를 질러댄다. 그러게, 선 좀 지키지 그랬어. 난 봐줄 생각이 없는데 찬이는 또 아닌가 보다.
"그... 혹시, 정말 혹시라도 제 기분이 상했을까봐 그러신 거라면... 전 괜찮아요."
"애기야, 넌 안 괜찮은 법을 배워야겠다. 사회는 쓰단다. 어물쩍 넘어가면 호구 잡히기 십상이야."
"그래도..."
"밖에서 고성방가를 지르는 저걸 봐줘봤자 우리에게 득 될 게 없다니까? 저러다 미치던지 죽던지 무슨 상관이니. 이미 우리 애기는 괜찮지 않은데."
"저, 애기는 아닌데요..!"
"애기야. 그것도 한참. 20살... 어우, 핏덩이지."
다른 말로 넘어가니 찬이는 금세 입을 삐죽였다. 귀여워, 아주. 그런 찬이의 불룩한 볼을 쓰다듬어주곤 아직도 시끄럽게 소리를 질러대는 그 종족을 보러가기 위해 문을 열었다. 붉게 충혈 된 눈과 어디서 굴렀는지 온갖 풀떼기를 몸에 붙이고 있는 꼴을 한 그에게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해주었다.
"한 번만 더 시끄럽게 떠들어서 우리 꼬마유령 신경 쓰이게 만들면 그땐 죽여 버릴 거야. 알았니?"
좋아. 이제야 입을 다무네. 하... 피곤해. 그냥 조용히 죽여 버릴 걸 그랬나. 어차피 지훈이도 약 필요 없어진 거 같은데 그냥 먹여버릴 걸. 아, 그거 지금 나한테 없지? 명호는 그거 어디에 보관하고 있는 거람. 에휴 다 무슨 소용이야. 하등 쓸데없어. 그냥 편하게 쉬고 싶은데 전화가 울렸다. 절로 나오는 숨을 내쉬고 방으로 들어가 폰을 확인하니 최승철이었다. 갑자기 무슨 일이지? 그쪽 좀비가 뭘 불었나? 이제 와서? 설마 아가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가? 더는 망설일 수 없어 전화를 받았다.
'거 한 번 차였다고 어지간히도 우려먹는다, 그치?'
예상외의 여우였다. 전원우. 얘는 뜬금없이 무슨 소리지?
"차였다니? 말이 심하다, 얘."
'작작 좀 해. 악역을 자처하는 이유가 뭐야? 변태야?'
"악역이라, 나한테는 너네가 악역이지. 너 계속 나한테 이런 식이면 그쪽 좀비가 앙! 하고 문다. 걔가 우연히 거기 간 줄 아니?"
'더럽다, 진짜.'
"우리 여우 오래 살더니 눈에 뵈는 게 없네. 내 소문 익히 들어서 알 텐데. 난동 한 번 부려볼까?”
"해 봐. 감당할 수 있으면."
뭐라 더 말하려고 했는데 이미 전화는 끊겼다. 이 미친 여우새끼가, 주제를 모르고 또 기어오르네? 지금 음흉하기 짝이 없는 꼬리 여덟 달린 여우가 난동 부려도 된다고 허락한 거 맞지? 난 무서울 게 없어서 감당할 것도 없는데. 어쩌면 좋니? 아무래도 계획을 앞당겨야겠다. 폰을 그대로 든 채 방 밖으로 나오니 거실에 옹기종기 모여 있던 아이들이 내 쪽을 본다. 아주 상냥하게 웃어주며 말했다.
"계획을 앞당길 생각이야. 여우새끼 집에 깃털 있는지 보러 다녀올게."
"너무 급한데."
"순영아 가자. 깃털 없으면 다시 저주를 걸 거야. 이번엔 주제도 모르는 여우새끼한테 걸 생각이란다."
"야옹아."
"응?"
"너 화나는 건 알겠는데, 전화 온다."
아... 또 못 들었네. 폰을 내려다보았다. 정한이었다. 지금 받으면 쓴 소리 나올 것 같긴 한데, 아기 늑대 때문에 전화한 걸 수도 있으니까... 고개를 숙여 최대한 시야를 차단하고 전화를 받았다. 건너편은 소란스러웠다. 큰일인가? 빠르게 정한이를 불렀다.
"정한아?"
'야 지금 최승철 갈증이 절정을 찍고 있으니까 지금이 최고 괴로울 거다!! 와서 최승철 괴로운 거 구경해라!!!!'
전화는 무자비하게 끊어졌다. 오늘 다들 왜 그래? 그나저나 최승철 갈증이 심하다고...? 잠시만, 그러면...
"무슨 일이야, 야옹아? 괜찮아?"
"아니. 나 하나도 안 괜찮아. 아가가 위험한 거 같아. 최승철 갈증이 절정을 찍고 있대. 지금, 지금 빨리 가야돼."
"잠시만."
"준휘야, 나 진짜 급해."
"가서 뭐하게?"
"어?"
"가서 뭐할 거냐고. 갈증이 절정이면 이성도 없다는 건데 그런 뱀파이어 혼자서 감당할 수는 있어?"
"......"
"그쪽 집안에 뱀파이어뿐이야? 구미호랑 늑대는? 다 감당할 수 있는 거냐고."
감당... 전원우가 그래서 나보고 감당할 수 있냐고 물은 거였구나. 그래 고작 천년 산 인간이 그 괴물들을 감당할 수 없지.
"감당할 수 없어. 근데 나 무서울 것도 없어."
"......"
"나, 무조건 아가 살려야 돼. 내가 죽더라도 우리 아가는 살려야 돼."
그래. 난 무서울 게 없어.
#49 계획세우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전원우가 없으면 수월할 것 같다가도 최승철이 날뛰면 말려줄 종족이 없으니 불안하다. 최대한 최승철을 자극하지 않는 방법으로 안전하게 데려오고 싶은데 아무리 머리를 굴려보아도 그런 쉬운 방법이 없다.
"그쪽 좀비로 빼내오자."
"그렇게 쉽게 빼내올 수 있었으면 이미 그 전에 빼내왔지."
"아... 그런가? 그럼, 좋게 타이르자."
"'지금 뱀파이어가 상당히 위험하니 우리 집에서 쉬지 않겠어?'라고 물으면 걔가 퍽이나 따라오겠다."
"아이씨, 그럼 어쩌자고!"
제 딴에는 이런 저런 방법을 내는 순영이지만 준휘에게 번번이 막히니 속상한 모양이다. 순영이 말대로 좋게 타일러서 나에게 왔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 악역을 자처한 건, 순전히 내 복수 때문이었다. 처절하게 무너지는 최승철을 보기 위함이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이것 또한 내 이기심인 것 같다. 간절함에 이기심이 들어가서 또 벌을 주는 건가. 순영이도 더 이상 방법이 없는지 또 정적이 이어졌다. 그 정적을 깬 건 다름 아닌 명호였다.
"마녀님. 인간이 조금 다쳐도 상관없는 거면 들어보실래요?"
"응? 얼마나? 크게?"
"조금이요."
"아... 일단 들어볼래."
"뱀파이어가 인간 피에 미치잖아요. 인간이 살짝이라도 베이면 그쪽 뱀파이어가 인간에게 달려들 거예요. 구미호든 늑대든 그런 뱀파이어 말리려고 그쪽으로 달라붙을 테고 그때 그 인간을 잡아오는 거죠."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여우나 늑대가 못 말리면? 그럼 난 또 아가를 그 자식한테서 잃게 되는 거잖아. 그건 너무 끔찍한데.
"이게 가장 괜찮은 것 같은데."
"응?"
"감당할 수 없지만 무서울 것도 없다며. 난 감당할 수 있으니까 해보자고."
이럴 땐 준휘가 참 든든하다.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는 그 덕분에 모든 일이 술술 잘 될 것 같은 느낌마저 들게 만드니까. 고개를 대충 끄덕이니 순영이도 거든다.
"인간한테 상처는 어떻게 내? 쳐 들어가서?"
"괜히 우리가 다칠 수도 있어. 그러니까, 아까 너 말대로 좀비를 이용하도록 하지."
"엇? 진짜?"
자신이 냈던 방법이 채택되니 순영이는 마냥 신나나 보다. 입꼬리가 꼬물꼬물 올라가더니 결국 환히 웃음을 짓는다. 어휴, 아직 애야, 애.
#50 방해하지 마
계획은 완벽했다. 좀비로 아가에게 상처를 내면 반응할 최승철과 말릴 여우와 늑대. 그때 아가를 데려온다는 게 이론상으론 아주 완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했다.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그냥 끝이니까. 그래서 그나마 믿음직한 준휘를 택했다.
"준휘야, 가자."
"나도, 나도!"
"순영이는 집에서 좀 쉬어."
"......"
"단지 걱정이 되서 그래, 걱정이 되서. 우리 순영이가 혹여 피곤할까 걱정이 되서."
"퍽이나 속겠다. 넌 잘못해서 인간 만지면 저주 걸릴지도 모르니까 그냥 집에 있어."
"씨이... 망할 능력. 내가 악마라는 게 혐오스럽네."
"순영아, 난 네가 악마라서 꼬셨던 거란다."
"난 나 자신을 사랑하는 편이야. 문준휘랑 그 인간 잘 데려와."
가볍게 대답을 해주며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순간 준휘가 날 뒤로 끌었고 순영이가 날 지나쳐 앞으로 갔다. 너무 순식간이라 상황파악이 안되는데 순영이가 움켜쥐고 있는 목을 보니 대충 파악이 되었다. 내가 저주 걸었던 종족이 또 나댔구나.
"야옹아 죽여 버릴까?"
"어? 아냐, 아냐. 냅둬. 하... 아가 데리러 가는 건데 이 새끼 또 나대면 어떡하지..."
"그러니까, 죽일게."
그러지 말라며 목을 더 세게 움켜쥐는 순영이의 팔을 쓸었다. 힘을 뺀 순영이가 목 대신 두 팔을 뒤로 꺾어서 잡았다. 이정도면 괜찮겠지 뭐. 아... 어쨌든 난 아가의 안전이 우선이었다. 해독약 만들어서 줘야겠네. 그냥 주긴 싫고, 순영이보고 만들라고 해야겠다.
"순영아. 내 수첩 보면 해독약 만드는 법 있을 거야. 금고 비번은 알지?"
"응. 알아."
"그럼 그거 보고 해독약 만들고 있어."
"아, 근데 내가 만들면,"
"응. 만들고 있어."
"알았어."
순영이가 만들면 어쩔 수 없이 악마의 저주가 들어간다. 불가피한 일이라 약을 만들 땐 절대 순영이가 건들지 않게 하는 게 원칙이지만 알게 뭐야. 이놈은 내 노력과 내 식구를 욕보인 놈인데. 이젠 초점도 온전치 않은 그에게 말해주었다.
"해독약 만들게. 날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 건진 몸소 경험해서 뼈에 새겼을 거라 믿어."
"......"
"명호야, 내가 올 때쯤 되면 얘 비닐하우스 안에 묶어둬."
"네."
"해독약 만드는데 9시간은 걸리니까 불안해서 안 되겠다."
만반의 준비를 끝마치니 벌써 3시였다. 아, 서둘러 가야겠다. 늦었어.
***
안녕하세요 그대들^0^/
아주 오랜만에 왔습니다.
[#48 넌 항상 최악이네]는 [시즌1 13편 #65 무서운 전여우]와 [시즌2 11편 #51 1000년 우정]을 보면
더 잘 이해하 실 수 있을 거예요^0^/
한솔이가 말했던 사고를 쳐도 감당할 자신이 있다는 강시 준휘의 면모가 가득 드러났네요!
그런 준휘의 멋짐을 전 응원합니다. 문주니 하고 싶은 거 다해8ㅁ8
*암호닉입니다*
(가장 최근 편에 신청해주시면 추가해드리겠습니다^0^/)
성장통, 유한성, 유레이드, 호시탐탐, 0917, 후아유, 봄유, 루미너스, 아몬드봉봉, 뿌랑둥이,
쿠조, 도도, 뿜뿜이, 11230, 전주댁, 하늘빛, 나나, 오링, 한콩, 씨씨,
사미, 016326, 쿠마, 츄러스, 냐옹(찬이), 바람개비, 오솔, 이슬, 앨리스, 호접지몽,
로블링, 호굼, 버밀리온, 소보루, 아움, 호빵, 모찌모찌, 웬디, 치킨팝, 미키,
프레이그런스, 순주, 선쿱, 필소, 순찌, 푸르던, 문홀리, 호시시해, 쿠쯔, 체셔,
진투, 제이, 구팔, 율, 콩유레베, 눈누, 붕어, 뀨사랑, 플루토, 시옷
애정, 저너누복덩어리, 윰윰, 도담, 귤멍찌, 잠시, 뿌뽀뿌뽀, 팔시, 댕, 메론빵
소세지빵
첫글/막글위/아래글
현재글 [세븐틴] 괴물들과의 기막힌 동거 Ⅲ 10 23
4년 전공지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