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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온앤오프 몬스타엑스 샤이니
육일삼 전체글ll조회 1995l 1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눈을 떴다. 나는 흙바닥에 누워있었고, 주위엔 온통 풀로 뒤덮인 벽들이었다. 안개가 짙게 깔려 있었으나 태양만큼은 제 고도를 뽐내며 주변을 밝히고 있었다. 하지만 빛은 안개를 통과할 뿐, 시야를 넓혀주진 못 했다. 그리고 순간 큰 진동에 나는 몸을 웅크렸다. 땅이 무너질 듯한 진동이었다. 곧 그것의 진원이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저편에서 작은 그림자가 서서히 커졌다.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두려움에 도망치려 했으나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그림자는 안개에 휩싸여 본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그 크기를 키워가며 점점 가까워졌다. 소리 지르고 싶었지만 나오지 않는 목소리에 두려움을 삼켰다. 그림자가 가까워짐과 동시에 주위에 있던 풀들이 내 몸을 옥죄여왔다. 마침내 덩굴들에 시야가 가려졌을 때, 날카로운 것이 내 배를 찔렀다. 고통은 느껴지지 않았으나 가까스로 삼켜낸 두려움이 울컥울컥 차올라 정신을 잃을 것 같았다. 그리고 목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더 깊게 나를 찔러왔고, 더 세게 내 목을 죄며 중얼거렸다. 알아들을 순 없지만 꼭 마법주문 같았다. 차라리 그냥 죽여줘. 까무러칠 듯한 두려움에 숨이 넘어갈 때쯤. 들려오는 목소리는 익숙한 것이었다.



ㅡ죽지 마.



그 목소리의 주인은.



[방탄소년단] 호그와트; 일곱 개의 호크룩스 50 | 인스티즈

ㅡ제발.



티였다.






















호그와트; 일곱 개의 호크룩스
50.




















마법의 역사 시간은 매 시간마다 간단한 과제가 있어 정국은 희완과 함께 도서관을 자주 들렀다. 희완과 같이 다니던 친구들이 다른 분반을 들어 함께 다니게 됐지만, 정국은 자신이 점점 이 시간들이 익숙해짐을 느꼈다. 오랜만이었다. ‘함께’라는 시간이. 1학년이 채 끝나기도 전에 휴학을 하고 그나마 알던 인연들도 끊은 채 홀로 지내왔다. 다시는 있을 수 없을 시간인줄 알았건만, 요즈음에는 홀로 사탕 통을 찾는 일도 줄었다. 서로 말이 없어도 어색하지 않고, 대화를 나눠도 애써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노력할 필요도 없었다. 가끔 복도를 지날 때면 제가 아는 얼굴들이 스쳐 지나갔지만 정국은 신경 쓰지 않았다. 의미는 달라졌지만 어릴 적부터 받아온 익숙한 시선들과 익숙한 상황들이었으니까. 하지만 도서관에서 마주친 인물은 무시하기 쉽지 않았다.



“전정국?”



정국은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책장을 넘기던 희완이 왜 그러냐는 듯 저를 쳐다보는 게 느껴졌다. 정국은 천천히 저를 부른 목소리를 돌아보았다.



[방탄소년단] 호그와트; 일곱 개의 호크룩스 50 | 인스티즈

“오랜만이다.”
“…….”
“1년……만인가?”



정국은 심경이 복잡해졌다.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머릿속에서 비상벨이 울렸다. 1년. 그동안 모든 인연을 끊고 혼자가 되었지만 그 시간동안 혼자가 된 이가 하나 더 있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해왔었다. 바로 이 호그와트에서 처음 ‘함께’를 보낸 이라는 것도.



“지금은 바빠 보이니까 다음에, 다시 만나자. 친구, 래번클로 김희완 맞지?”
“아, 네.”
“그리핀도르 이태민이야. 다음에 만날 일 있으면 또 인사하자.”



태민이 천천히 뒤돌아 가는 동안 머릿속 비상벨은 끊이지를 않았다. 잡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잡는다면? 뭐라고 말 할 건데? 잡지 않는다면? 다음에 만날 수는 있을까? 혼자가 되기 위해 모든 인연을 끊은 이 치고는 꽤 깊은 고민이었다. 그곳에 동아줄을 내려준 것은 다름 아닌 희완이었다.



“아는 사람이야?”
“응.”



아주 잘 알지. 정국은 깊은 고민에서 빠져나오며 말했다.



“그래. 그럼 내일 보자.”



그리고 문득 제 손에 들린 동아줄을 내려다보았다. 언제부터인가 희완과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해졌다. 이렇게, 깊은 수렁에 빠졌을 때도 줄 하나를 내려 손쉽게 꺼내 올렸다. 하지만 이것을 왜 동아줄이라 여기고 왜 이렇게 손이 다 까지도록 잡고 있는지 고민할 틈은 없었다. 희완과 함께이지 않은 모든 시간들이 수렁이 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괜찮아지고 있다 생각할 때마다 정신 차리라는 듯 밟는 곳마다 푹푹 꺼지는 것에 정국은 절망했다. 오늘은 또 왜. 뭐 때문에. 떨리는 손으로 사탕 통을 찾았다. 점호가 끝나고 룸메이트들은 전부 다른 방으로 가버린 탓에 빈 방에서 홀로 떨었다. 점점 막혀오는 숨은 동아줄을 향해 절실히 손을 내밀었지만 빈 방에서 잡을 수 있는 것은 이불보가 겨우였다. 정국은 가까스로 교복 주머니를 뒤져 사탕 통을 꺼냈지만 남아 있는 마지막 한 알은 오랜만에 찾아온 절망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리고 떠오른 잔상은 여느 때와 같이 형형한 눈빛이 아닌, 저녁에 본 태민의 뒷모습.

저를 짓누르는 것이 두려움이 아니라 죄책감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에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멀어지는 뒷모습을 향해 소리쳐도 쇳소리만 날 뿐이었다. 정국은 침대를 굴러 바닥을 기었다. 서랍에 넣어둔 여분 사탕이 있었다. 희완이 줬던 체리 맛. 자두 맛 아니고 체리 맛. 그때 희완이의 표정이 꽤나 당황한 것이라 웃었던 것도 같다. 정국은 손에서 미끄러지는 통을 끈질기게 집어 열었다. 와르르 쏟아지는 것들에서 손바닥에 남아있는 것을 입에 털어 넣었다. 목구멍을 턱 하고 막고 뱃속을 뒤틀리게 만드는 무엇인가는 사라졌으나 여전히 손은 떨리고 멀어지는 뒷모습이 보였다. 결국 정국은 지팡이를 쥐었다. 지팡이가 아니라 동아줄을 쥐었다 생각하며.

이동마법으로 간 곳은 시계탑 근처였다. 그리고 정국은 멀지 않은 곳에서 문을 하나 찾을 수 있었다. 이 문을 두드리면, 뒷모습이 아니겠지. 정국은 애써 손에 힘을 줬다.



“누구세요?”



그러고 나온 얼굴은 확실히 뒷모습이 아니었다.



“전정국?”
“…….”
“……들어올래?”



토끼눈을 뜨고 어쩐 일이냐는 얼굴을 했지만 희완이는 묻지 않았다. 정국은 천천히 안으로 들어갔다. 익숙한 향이 훅 끼쳐왔다. 희완이는 정국을 테라스에 앉히고는 차를 내왔다.



“밤이라서 경치가 보이진 않지만 별은 잘 보여.”
“…….”
“나 오늘 나갔다가 그 사탕 하나 더 사왔어. 네가 자주 먹는 거 있잖아. 새로 나온 맛이래. 복숭아 맛. 난 원래 사탕 잘 안 먹으니까 너 줄게.”



정국 앞에 찻잔을 놓으며 희완이는 계속 말했다.



“여기 신기한 거 되게 많더라. 그런 것도 샀어. 사량의 묘약. 사실 이건 내가 산 건 아니고 설리가 산 건데 나한테 잠깐 맡겼다가……참, 너는 설 리가 누군지 모르겠구나.”



정국이 말수가 적은 편이긴 했으나 희완 또한 많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희완이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일방적인 대화를 이어갔다. 정국은 그런 희완이의 얼굴을 말없이 쳐다보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벅차오르던 숨이 거짓말처럼 가라앉았다. 떨리는 손이 땀에 젖은 채로 가만히 제 무릎에 올라와 있는 것을 깨달았을 때, 정국은 고개를 끄덕였다. 너는 내게 동아줄이구나. 왜 이것을 동아줄이라 여기고 왜 이것을 손이 다 까지도록 잡는지 고민할 필요는 없었다. 체리 맛 사탕, 그 이상의 것.



“그래서 오늘 공부 하나도 안 했다. 역사는 복습 안 하면 하나도 모르겠던데, 나 어떡하냐.”



그러게. 나 어떡하냐. 정국은 체리 맛을 잔뜩 들이키며 웃었다.



“괜찮아.”



네가 이유를 묻지 않고 나를 들인 것처럼 나 또한 이유를 찾을 필요가 없다. 어떡할 필요도 없다.



[방탄소년단] 호그와트; 일곱 개의 호크룩스 50 | 인스티즈

“내일 다시 보면 돼.”



너는 체리 맛 사탕, 그 이상의 것. 나의 동아줄.

테라스 위를 비추는 달빛이 깊은 수렁 저 아래까지 닿았다.
































[방탄소년단] 호그와트; 일곱 개의 호크룩스 50 | 인스티즈

“너 왜 혼자 있냐?”
“뭐가?”



지민이 테라스 난간에 앉으며 말했다. 더 이상 저를 보고 놀라지도 않는 것이 퍽 우스웠지만 기분은 좋았다. 갑작스럽게 나타나도, 위험한 짓을 해도 최소한의 놀람과 최소한의 걱정을 가지는 것이 제게 익숙해지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예전의 희완을 보는 것 같았다. 그때는 희완이 아니었지만. 지민은 희완이 혼자 테라스에 앉아 차를 후 부는 것을 보며 옛 기억을 애써 흩트렸다.



“언제는 친구 단어만 꺼내도 네가 친구도 있냐는 식으로 굴더니.”
“그게 아니라.”
“갔어. 밤이 늦었잖아.”
“뭐가?”
“뭐긴 뭐야? 전정국이지.”
“걔가 이 밤중에 여길 왜 왔어?”
“알고 묻는 거 아니었어?”
“아니었는데.”



지민은 미심쩍은 눈길로 희완을 쳐다보았다. 그런 지민을 아는지 모르는지 희완이는 그저 찻잔을 들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 친구란 말이지.



“걔 말고 원래 다니던 애들 있잖아.”
“걔네가 왜?”
“왜 요즘 같이 안 다니냐고.”
“항상 어디든지 붙어 다닐 순 없잖아. 수업도 안 겹치는 게 많고 기숙사도 다른데.”
“그래.”



지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차라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르르 몰려다니던 무리 중 한 명의 기운이 범상치 않았다. 뷔가 또 무슨 일을 벌이고 있었다. 호그와트에만 벌써 여럿이다. 후플푸프 정호석과 슬리데린 김도연, 그리고 유시아와 다니는 그리핀도르 아이들. 기숙사도 전부 다르고 희완과의 관계 또한 전부 달랐다. 곁을 맴돌거나, 적대적이거나, 아예 모르는 사이.

지민은 호석이 쳐 놓은 결계로 뷔가 제 흔적을 남긴 것 또한 알고 있었다. 그가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그렇게 되리란 것을 모르지도 않았을 것이다. 더군다나 저처럼 분류 모자를 속인 인물이니. 희완을 더욱 가까이에서 감시할 좋은 재목이었다. 호크룩스 마법으로 희완과 연결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호그와트 학생에게 목숨을 대가로 계약을 맺은 것에 지민은 영 심기가 불편했다. 결국에는 그 비틀어진 감정이 저를 망칠 것이라는 걸 모르는 걸까. 지민은 태형을 처음 봤던 날을 떠올렸다. 깊게 진 경계와 오만의 그늘에서 나는 냄새.



“네 전 주인은 어땠어?”



그 그늘에서 태형의 손을 잡아끌던 햇빛.



“뭐?”
“솔직히 난 네가 날 선택한 이유를 모르겠어. 난 영웅 같은 것도 아니고 칼 쓸 일도 별로 없는데.”
“…….”
“널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감이 안 잡혀. 그래서 물어 본 거야.”



지민은 그 햇빛이 태형의 유일한 구원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구원을 한순간에 잃은 열여덟의 소년이 일그러지던 때도.

김태형. 볼드모트 뷔. 그의 삶에 이입하고 감정을 이해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으나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나 하는 절망에서부터 모든 걸 훑어볼 수밖에 없었다.



“내 전 주인은.”



너였다고.

말해도 될까.



[방탄소년단] 호그와트; 일곱 개의 호크룩스 50 | 인스티즈

“따뜻했어.”



전과 같은 이름을 지어준 너는 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나의 주인일 것이라고 말해도 될까.



“그게 다야.”



지민은 희완이의 왼쪽 손목을 가볍게 쓸었다. 지민의 손길 따라 천천히 드러나는 문양이 달빛을 받아 반짝였다. 희완이는 지민의 손길이 닿은 자리를 다시금 쓸었다. 일기장의 이유가 저라고 말하던 티의 얼굴과 지민의 얼굴이 겹쳐 보였다. 그 말의 무게와 의미를 가늠할 수는 없지만 분명 같은 감정을 싣고 있었다. 희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없이 제 방 앞에 서 있던 정국에게 차를 내오던 때처럼 재잘거리고 싶었으니 입술이 떨어지질 알았다. 다들 뭘 그렇게 무겁게 숨기고만 있는 건지 궁금했으나 제 자신도 누군가에게 쉬이 내놓을 수 없는 말의 무게.



“그랬구나.”



언젠가 이 무게도 깃털보다 가벼워져 훌훌 털어버릴 수 있기를.



“정말…… 그런 거구나.”



다 식어 빠진 차를 구태여 불어가며 희완이는 달에게 빌었다.



































안녕하세요 육일삼입니다. WOW 완전 오랜만이죠? 그동안 호일호를 쓸 엄두를 못 내고 있었네요. 그렇게 바쁜 건 아니었지만 막히는 부분이 있으니 손이 가질 않았어요ㅠㅠ 호일호 슬럼프인가봅니다. 빠른 시일 내에 가져오겠다고 했으면서 이렇게 거짓말만 늘어가고..ㅋ 계획했던 52화까지 한꺼번에 들고 오려 했으나 역부족인 것 같아 50화 먼저 들고 왔어요. 그 덕에 막내 생일이랑 리더 생일도 지나버렸네요 재밌는 인생~!

그리고 연휴동안 일부 은행의 송금, 체크카드 서비스가 중단되었어서 소장본 입금기간을 늘렸어요. 아주 대폭 늘렸습니다. 이번 달 말까지로 늘렸으니 참고해주세요^_ㅠ

그리고 다음 화는... 이번 달 안에는 꼭 들고 오겠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때까지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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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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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40.141
정주행 했는데 너무 재밌어요ㅠㅠㅠ 제가 판타지 본 것 중에서 제일 재밌는 것 같아요! 어쩜 글이 대단하고 또 재밌는지... 놀라울 정도에요^^
4년 전
육일삼
헉 감사합니다ㅠㅠ 정주행 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앞으로도 재밌는 글이 되도록 노력하겠슴다ㅠㅠ
4년 전
비회원146.134
베이컨입니다 오늘도 자까님 필력에 치이고 갑니다 디테일 덕에 장면들이 생생해서 재밌어용. 육일삼님 글은 기다릴 가치가 있으니 부담말고 여유롭게 오셔용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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