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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愛 전체글ll조회 2397l

 

 

 

[VIXX/켄혁] 겨울의 삐에로

W.박愛

 

 

 

 

 

 

*****

 

 

 

 

 학원에서 본 모의고사 시험을 완전히 망쳤다. 최근들어 고장나버린 집중력과 문제에 대한 이해력이 그 이유였다. 그 탓에 정해진 시간 안에 제 실력을 한 번 발휘해보지도 못하고 무너져내린 것이었다. 더욱이 최악이었던 것은 시험지에 부모님의 확인을 받아와야 한다는 거였다. 그래서 시험지를 꺼내보였다가 실컷 두들겨 맞았다. 마치 제가 정말 학교에서 치루는 모의고사를 망치기라도 한 것 마냥 눈물이 왈칵 쏟아져내릴 정도로 맞았다. 잔뜩 돈을 들여 학원을 보냈는데, 꼴지를 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억울했다. 솔직히 말해 꼴지는 아니었다. 내 뒤로도 아이들이 몇명은 더 있었다. 그래도 부모님은 봐주실 생각은 없으신 듯 싶었다. 한껏 매질을 하시곤 내게 당장 방으로 들어가 공부할 것을 명령하셨다. 배가 고팠지만 저녁을 먹기는 힘들 것 같아 군말없이 시험지를 챙겨들고 방으로 들어왔다. 책상 위에는 이번 주 내로 읽고 독후감을 써야할 필독도서와, 풀어봐야할 문제집이 올려져있었다. 나는 의자에 앉아 구깃해진 시험지를 손바닥으로 쫙쫙 밀어폈다. 학원 선생님은 시험지가 구겨진채로 돌아오는 것을 좋아하시지 않으셨기 때문이었다.

 

 

 

 눈을 깜빡일때마다 눈물이 주룩주룩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걔중에는 입술을 비집고 스며드는 것도 있어 짰다. 배가 고파와 열쇠로 잠궈두었던 첫번째 서랍을 열어 그 속의 초콜릿하나를 빼내어 먹었다. 문구점에서 고작 이백원주고 산 초콜릿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소매 자락으로 얼굴 위로 생긴 물길을 벅벅 지워내고는 문제집을 폈다. 애써 문제를 풀어내려가려 했지만 지문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고개를 뒤로 젖히고는 숨을 가다듬었다. 손등으로 아직까지 촉촉한 눈가를 훔쳐내고는 다시 샤프를 쥐었다.

 

 

 우는 것도 그만하고, 샤프를 움직여야할 때였다.

 

 

 

 

*****

 

 

 

 

 

 집안이 모두 명문대학 출신인데 너도 그정도는 해야하지 않겠니? 라는 말을 언제적일지 모를 어린시절부터 꾸준히 들어왔다. 그 부담감이 커진 것은 위로 몇살 차이 나지 않는 누나가 명문대학 의예과에 합격했을때부터 였다. 나도 멀지 않았다며 등을 토닥여주시는 부모님의 손길이 무서워진 것도 그때부터였다. 하교 후엔 학원이었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공부를 했다. 처음에는 친구들과 쉬는시간마다 뛰쳐나가 축구를 하기도 했지만 어느순간 부터는 쉬는시간 마저도 단어장을 보는데 빼앗겨있었다. 숙제는 산더미같았고, 읽어야 할 필독도서는 굵직했다. 시간을 쪼개고 또 쪼개도 숨이 막히는 스케줄이 이어졌다. 컴퓨터처럼 과부하가 걸려버릴 것만 같았다.

 

 

 

 학원에서 이뤄진 재시험에서도 형편없는 결과가 나왔다. 그 날따라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그래서 일부러 먼 길을 돌아걸었다. 폐공터 속 불빛이 새어나오는 커다란 천막을 발견한 것은 정말로 우연이었다. 그 길은 밤이되면 가로등 불빛하나 없어 왠만한 사람들도 오고다니지 않는 길이었다. 그렇다고해서 양아치들이 판을 치고 있지도 않았다. 그 길 옆 폐공터에 흉흉한 소문이 잦았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어릴적에는 무서워했지만 머리가 자라면서 그저 그 곳이 서커스장이 세워지려다 자금 부족으로 망한 곳이라는 걸 알게되었다. 그렇기에 분명히 불빛이 있을리가 없을텐데. 갑작스럽게 마음 한 구석에서 부터 피어난 호기심이 발걸음을 잡아두었다. 서둘러 집에 가야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시선은 이미 불빛이 새어나오는 그 방향으로 뺏겨버린지 오래였다. 조심스럽게 천막을 거두곤 그 안으로 발을 들였다. 강한 불빛이 그 속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그 중앙에는 무대가 있었다. 마치 서커스장과도 같아보였다. 그렇게 서있는데 가려진 뒷부분에서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남자는 내 쪽을 바라보지 않았다. 그저 덤덤히 무언가를 챙기더니 무대 위로 올라가 설치된 외줄 위로 올라섰다.

 

 

"우와……."

 

 

 눈이 멀 것만 같았다. 위태로운 외줄 위에 선 남자의 모습은 너무나도 빛이났다. 점차 코 끝을 얼린 추위마저도 잊혀졌다. 어릿광대 분장을 한 남자는 자유롭게 줄 위에서 춤을 추고있었다. 서서히 나를 옭아매고 있던 괴로움들이 잊혀져갔다. 마치 따뜻한 빛의 품안에 안겨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 포근한 느낌이 좋았다. 그 황홀감에 취해있다보니 어느새 공연은 끝이나 있었다. 남자는 가볍게 줄 아래로 내려왔다. 나는 나도 모르게 박수를 쳤다. 고요한 공연장 안으로 박수소리가 유난히도 크게 울려퍼졌다. 남자는 수건으로 얼굴의 땀을 훔치다 고개를 들었다. 잔뜩 흘린 땀 탓에 반쯤 지워진 분장으로 드러난 맑은 눈이 나를 향했다. 그러자 뭐라 표현할 수 없을만큼 부끄러워졌다. 볼이 뜨거운 기분이었다. 시선을 피하려 고개를 숙였다. 남자가 아직까지 날 바라보고 있는지는 느껴지지 않았다. 머쓱함에 괜시리 찬 손끝으로 달아오른 볼을 내리눌렀다. 집으로 가야할까. 남자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선뜻 입을 열 수가 없었다. 그렇게 고민하던 순간에 눈 앞으로 불쑥 새하얀 종이가 들어찼다. 깜짝놀라 고개를 들자, 어느새 다가왔을지 모를 남자가 눈 앞에 서있었다. 남자는 밝은 웃음을 지으며 내 눈앞으로 들이밀었던 종이를 보여주었다. 둥글둥글한 글씨였다.

 

 

[ 안녕, 꼬마손님. 공연은 어땠어? ]

 

 

 바르게 선 남자의 키는 나와 비슷했다. 나보단 조금 작은 감은 있었지만 그 역시도 키가 백팔십을 넘기는 것 같았다. 꼬마손님이라, 어떻게보나 꼬마라는 말을 들을만한 시기가 지난 내게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었다. 조금 당황한 얼굴로 남자를 바라보자 남자는 들고있던 종이를 뒤로 넘겼다.

 

 

[ 나는 어릿광대 켄이야. 만나서 반가워. ]

 

 

 남자가 웃었다. 덜 지워진 광대의 분장이 번진채로 얼굴에 남아있었지만 그의 본 얼굴이 보였다. 그순간 갑자기 심장이 미친듯이 심박질하기 시작했다. 남자는 여전히 환하게 웃고있었다. 그의 앞머리는 땀에 젖어 갈라져있었다. 그가 쥐고있는 종이의 끝부분은 조금 구겨져있었다. 쿵쿵 거리는 소리가 귓가에 울려퍼지는 듯했다. 참을 수 없을 것만 같았다. 남자의 포근한 기운이 나를 녹이고있었다. 이런 적은 없었기에, 두려워져 뒷걸음질쳤다. 그리곤 이내 천막 밖을 향해 달렸다. 남자는 나에게로 달려오지 않았다. 나는 무언가에 끌어당겨지듯이 뒤를 바라보았다. 남자는 달려나가는 내게 손을 흔들고있었다. 나는 그 빛을 등지고 어둠으로 달려나갔다. 그런 나의 앞으론 현실이라는 어둠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자 부모님의 얼굴이 보였다. 집안은 더운 공기를 품고있었지만 분위기는 날이 서 있었다. 부모님은 말 없이 방 안으로 들어가는 나를 그저 바라보시기만 하셨다. 알고계신 것이 분명했다. 재시험을 망쳤고, 일부러 집에 늦게 들어온 것이라는 걸. 나는 곧장 방문을 잠궜다. 그랬음에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책상 앞에 앉아 멍하니 하얀 벽면을 바라보았다. 저녁을 먹지 못했지만 그다지 배가 고프지 않았다. 점점 내가 불효자가 되가는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대로 따라주지않는 내 자신이 미웠다. 책상 위에 엎드려 눈을 감았다. 그러자 다시금 천막 속의 풍경이 눈 앞에 그려졌다. 자신을 켄이라고 소개한 남자가 또다시 줄 위로 올라섰다. 그 위태로우면서도 아름다운 동작이 시작되었다. 남자는 자신의 공연을 즐기고 있었다. 줄과 마치 한 마음인 것 마냥 움직이는 모습은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남자가 공 세개를 던지고 받으며 줄 위에서 뛰어 올랐다. 그는 마치 천막의 천장과 부딫힐 것만 같이 높게 뛴 상태였다. 나는 그 위태로운 모습에 집중했다. 그리고 그 순간, 줄 위로 떨어져내리던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남자는 줄 위에 내려앉았다. 하지만 더는 공연하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자, 그의 얼굴에 잔뜩 칠해져있던 분장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 안녕, 꼬마손님. ]

 

 

 눈이 뜨였다. 어느순간 잠이 들어 꿈을 꿨던 것이었다. 책상 위에 놓인 시계를 바라보니 새벽 한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엎드려서 잠든 탓에 어깨가 뻐근했다. 대충 옷가지를 벗고는 편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방문은 열린 흔적없이 닫힌 그대로였다. 나는 천천히 마른 세수를 하며 남자를 떠올렸다. 폐공터, 천막, 어릿광대, 켄, 웃음, 둥근 글씨체. 나잇대는 이십대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많게 생각해야 이십대 후반이었다. 근데 왜 그곳에 있었을까? 애초 그 장소 자체는 인적이 드물 뿐만 아니라 존재조차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렇게까지 생각하자 내가 본 것이 진짜가 맞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단순히 내가 무의식중에 만들어낸 환상같은건 아니었을까 하고. 물론 그러기엔 나는 이제껏 한번도 서커스 공연을 본 적이 없었기에 가설이 맞아떨어지지 않았다.

 

 

"…… 꼬마손님이라."

 

 

 다시 생각해도 어처구니 없는 말이었다. 아니, 처음부터 그 남자는 말을 한 적이 없으니 어처구니 없는 표현이라고 하는 편이 나으려나. 침대에 바르게 누워 다시 눈을 감았다. 동이트면 아침운동을 핑계삼아 그곳으로 다시 가볼 생각이었다. 차라리 정말 환상이었다면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

 

 

 

 

 다시 찾아간 폐공터에는 여전히 커다란 천막이 있었다. 새벽이라 그런지 공기가 유난히도 차게만 느껴졌다. 조심스럽게 천막을 걷고 안으로 들어갔다. 천막 속 무대는 불이꺼진채로 고요했다. 켄이라던 남자는 보이지 않았다. 아직 이른시간이라 자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정말로 자신이 만들어낸 환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상 그게 와닿아지니 오히려 마음이 불편해졌다. 소리라도 질러서 남자를 불러볼까도 싶었지만, 그건 너무 유치한 것 같아 참았다. 슬슬 집으로 돌아가야할 것 같았지만 조금만 더 있어보자 싶어 천막 바닥에 주저 앉았다. 차가운 아스팔트의 기운이 조금 느껴졌다. 어젯밤 공부도 않고 잠깐 눈을 붙였음에도 불구하고 평소보다 일찍 일어난 탓일지 졸음이 조금 몰려왔다. 엉덩이가 조금 시려웠지만 그다지 나쁘지만은 않아 다리를 끌어 안고 얼굴을 묻었다. 혼날 것이 분명했다. 그럼에도 자꾸만 눈이 감겨왔다. 의식이 점점 흐려져만 갔다.

 

 

 

 잠에서 깨어났을때에는 무대가 바로 보이는 바닥자리가 아니었다.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으며, 몸 위로는 이불도 덮여져있었다. 흐릿한 눈 앞을 비비자 서서히 시야의 초점이 맞춰졌다. 아기자기한 분위기의 다정한 방이었다. 여기가 어딘가 싶어 몸을 일으키자 그제야 옆의 인기척을 느꼈다. 바로 옆에 누워있는 이는 어제 본 그였다. 자신을 켄이라 소개하고, 저를 꼬마손님이라 표현한. 짙은 분장이 없는 멀끔한 얼굴로 베개 속에 얼굴을 파묻고 잠에빠져있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가 이내 내가 왜 여기있는건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시간을 알기위해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시계는 보이지 않았다. 나 역시도 핸드폰을 들고오지 않은터라 시간을 확인할 길이 없었다. 더군다나 남자가 너무 곤히 잠에 빠져있는듯 싶어 깨우기도 그랬다. 할 수 없이 가만히 침대에 앉아 공간을 둘러보았다. 방이라는 느낌보다는 역시 공간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안락하고 편안해보였다. 그렇게 한창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무언가 허리께를 쿡쿡 찔렀다. 간질거리는 느낌에 움찔하며 바라보자 어느센가 남자가 잠에서 깬듯 눈을 뜨고 있었다. 남자는 눈이 마주치자 부드럽게 웃으며 눈가를 비볐다. 흐트러진 머리칼마저도 잘어울려보였다. 남자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이내 종이를 집어들고는 내게 내밀었다. 미리 써둔 것 같았다.

 

 

[ 잘잤어, 꼬마손님? ]

"…… 네."

[ 배고프지 않아? ]

 

 

 

 그러고보니 어젯밤 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았었다. 그걸 자각하고나자 갑작스레 배가 고파왔다. 남자는 나의 대답을 차분히 기다리고 있는 듯 싶었다. 그런 그의 다정한 시선에 부끄러워져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민폐를 끼치는 것 같았지만, 남자의 얼굴을 보니 차마 아니라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남자는 나의 작은 대답에도 밝게 웃으며 자리에서 가볍게 일어났다. 독특한 패턴의 삐에로 복장이 아닌 하얀 맨투맨티에 물이 빠진 청색바지를 입고있는 모습이 새로웠다. 그렇지만 그마저도 남자에게는 놀라우리만큼 잘 어울렸다. 남자는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꺼내어 요리를 시작했다. 토스트를 만들려는 듯이 빵을 굽고 계란과 베이컨을 굽는 모습을 나는 나도모르게 멍하니 바라보았다.

 

 

"… 아. 감사합니다, 잘 먹을게요."

 

 

 완성된 따뜻한 토스트를 내 손으로 쥐어준 남자가 내가 먹는 것을 확인하더니 이내 자신도 토스트를 먹었다. 다정하게 우유까지 따라주는 그의 배려가 정말로 고맙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토스트 하나를 뚝딱 해치우자 그나마 배고픔이 사라졌다. 남자도 어느새 자신의 몫을 말끔히 먹어치운 후였다.

 

 

[ 맛은 괜찮았어? ]

"네, 맛있었어요."

[ 다행이다. ]

 

 

 남자가 손가락으로 빈 우유잔을 가르켰다. 나는 절레 고개를 저었다. 남자는 우유잔을 치우고는 다시 내게 종이를 보였다. 역시나 둥글둥글한 글씨가 적혀있었다.

 

 

[ 꼬마손님의 이름을 알고 싶어. ]

"어…. 한상혁이예요. 아직 고등학생."

 

 

 내 대답을 들은 남자가 서둘러 종이에 글씨를 쓰기 시작했다. 하얀 종이 위로 펜을 쥔 남자의 손이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 꽤나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 예쁜 이름이네. 상혁이라고 불러도 돼? ]

"네, 괜찮아요."

[ 나는 켄이라고 부르면 돼. ]

"저기… 근데, 왜 말씀을 안하시는 거예요?"

 

 

 내 질문에 종이 위로 글씨를 써내려가던 남자의 손이 우뚝 멈춰섰다. 종이가 비스듬히 놓여져있는 탓에 남자가 쓰던 글이 보였다. [ 어제의 공연은 어땠 ] 남자는 쓰던 글씨 위로 검은 선을 북북 그었다. 조금 거친 손길이라 놀랐다. 남자는 다시 손을 움직여 글씨를 쓰고는 내게 보여주었다.

 

 

[ 나는 벙어리야. ]

"죄송… 해요. 궁금했어요."

[ 괜찮아. 그나저나 어제의 공연은 어땠어? ]

"… 엄청 감탄했어요. 정말로 멋있었어요, …켄."

[ 기쁘다. 칭찬은 처음이야. ]

"진짜 정말로 멋있었어요. 자체발광이라고 해야하나… 너무 빛이나 보였어요."

 

 

 남자가 글씨를 쓰려다말고 시선을 들어 나를 바라보며 웃었다. 살짝 부끄러운 듯 해보이기도 했다. 

 

 

[ 너가 내 공연을 봐준 첫번째 손님이야. 상혁아. ]

"그럼 제가 첫번째 팬이겠네요?"

[ 팬? ]

"켄의 공연을 보고 반했어요."

 

 

  남자가 환히 웃었다. 정말로 기쁜 표정으로 웃는 그 모습에 나 마저도 기뻤다. 색다른 느낌의 설레임이 온 몸을 따스하게 감싸주는 기분이었다. 남자와 새끼 손가락을 마주걸며 약속했다. 좋은 친구가 생긴 기분이었다. 마음 속 한 귀퉁이에서 간질간질한 느낌이 피어올랐다.

 

 

 

 

*****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던 것이 이어지다보니 어느새 한달이 넘었다. 길다고 하기엔 짧은, 그렇다고 해서 결코 짧지만은 않은 나날동안 남자는 더할나위 없는 행복한 표정으로 내 앞에서 공연을 펼쳤다. 그 위험천만한 행위가 남자로 인해 하나의 예술이 되어 눈 앞에서 춤추고, 나와 남자가 있는 공연장은 우리 둘을 포근하게 감싸안았다. 그것은 나를 치유해주었다. 어린 나이에 찾아온 삶을 향한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게 해주는 유일한 요소였다. 남자는 내게있어 날개없는 천사와 같았다. 답을 해주진 못하지만 내 말을 들어주고, 날 위로해주고, 날 기쁘게해주는 사람이었다. 힘든일이 있을때, 공연을 마친 그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리면 이상하리만큼 마음이 개운해졌다. 그래서 그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그의 옅은 땀 냄새를 맡으며 하루 동안의 슬픔을 털어내곤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고통을 그만이 유일하게 알아줬다. 간질거림이 계속 피어올랐다. 점점, 더 크게.

 

 

"켄, 켄이 좋아요."

 

 

 이 간질거림이 작은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라는걸 깨달은 날, 나는 말할 수 없는 그의 입술 위로 사랑을 고했다. 흐려진 분장 속 맑게 빛나는 다정한 눈동자가 나를 곧게 바라보았다. 나는 무언가에 홀린 듯이 입고있던 소매춤으로 그의 얼굴을 닦았다. 옷이 분장들로 더럽게 물이 들자, 남자는 내 옷을 걱정하는 듯 바라보았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다. 두 소매자락이 얼룩덜룩해지고 나서야 온전히 드러낸 그의 얼굴에 심장이 요동쳤다. 그는 여전히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나는 더러워진 소매자락을 그에게 들어보이며 웃었다.

 

 

"더럽지 않아요."

 

 

 그가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내 소매가 더러워진 것이 마치 자신의 탓인양 미안해하는 눈치였다. 나는 다시 그와 얼굴을 마주하고는 말했다. 마음 속에서 피어오른 간질거림이 이제는 목구멍에까지 피어오른 것처럼 느껴졌다. 목소리가 떨릴 것 같아 목을 가다듬었다. 그렇지만 간질거림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더럽지 않아."

"… …."

"좋아하는 사람의 흔적이니까, 더럽지 않아."

 

 

 그도 나도 더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그는 나를 무대 위로 데려갔고 나는 말없이 그를 따랐다. 무대 위에선 그는 쓰러져있던 외발 자전거 위로 올라섰다. 나는 그런 그의 앞에 서서 그 모습을 말 없이 바라보았다. 남자는 서있는 내 주변을 돌며 자전거를 탔다. 중간중간 비틀거리기도 하면서, 남자는 페달 위의 발을 열심히 놀렸다. 그리고 마침내 그가 내 앞에서 자전거를 멈춰세웠을때, 남자는 허리를 숙이고 나는 발꿈치를 들어 키스했다.  

 

 

"켄은… 내 첫번째예요."

[ 상혁이도 내 첫번째야. ]

 

 

 남자의 글씨체로 쓰여진 그 말을 보는 순간 가슴이 벅차올랐다. 자전거에서 내려온 그를 끌어안았다. 늘 그렇듯 남자의 품은 언제나처럼 따뜻했다. 남자는 천천히 뒷머리를 만져주며 내 입술 위로 입술을 내리 눌렀다. 부드러운 감촉이 생경하게 피부감각을 타고 전해졌다. 그리고 머지않아 애타게 맞닿아만 있었던 입술이 온전히 겹쳐졌다. 간질거림이 혀끝에서 혀끝으로 옮겨지는 순간이었다.

 

 

 

 

*****

 

 

 

 

 그후로도 시간은 꽤나 빨리 지났다. 남자와 함께있는 그 시간은 평소보다 세배는 빨리 흐르는 것만 같았다. 학교 생활이 시작되면서는 더욱 그랬다. 아무 말이 오가지 않더라도 행복했다. 얼마전에는 남자가 새로운 것을 보여주었다. 평소보다 공연하는 줄의 높이가 높아져있어 그에게 물으니, 그는 이 질문을 예상했었는지 내게 적어둔 글을 보여주었다.

 

 

[ 더 높은 높이도 할 수 있어. ]

 

 

 아찔한 높이 위에서도 남자는 아무렇지 않아했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남자는 절대로 떨어지지 않겠구나 하고. 그리고 그건 곧 믿음이 되었다. 그렇게 땀에 젖은 분장을 수건으로 닦아주는 것을 마지막으로, 남자와 헤어져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인적이 드문 그 골목에서 나와 밝은 길로 들어서자 온갖 벽면에 붙여져있는 광고문들이 시야를 어지럽혔다. 사람을 찾는 듯한 광고문이었다. 보상금도 꽤나 높았다. 얼마나 간절한 건지는 몰라도 그 큰돈을 제일 위에 큼지막하게 타이핑해 놓은 것이 눈에 띄였다. 그 다음은 사진이었다. 증명사진으로 보이는 사진 속에는 젊은 남성이 있었다.

 

 

"… 켄?"

 

 

 그 사진 속 남성이 남자라는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믿기 싫어 부정하려했다. 이름은 이재환, 나이는 스물 여덟, 'L그룹 회장의 손자',키 180이상 보통체형, 특이사항 …'실어증환자'. 뒷머리를 얻어맞은것 마냥 어벙벙했다. 시공간이 뒤틀리고 소리가 차단되어 나만 홀로 남겨진 것 같은 기분이었다. 덜덜 떨리는 손으론 나도 모르게 그 광고문을 뜯어내고있었다. 입은 단단히 다문채로 단정하게 찍힌 남자의 얼굴은 평소 내가 알던 모습보단 어두웠다. 단순한 내 착각일지도 몰랐지만 나는 그가 불행해보인다고 생각했다. 남자에게 다시 돌아갈까 생각했지만 번뜩 정신이 들었다. 만약, 돌아가지 않기 위해서 그가 다른 곳으로 떠나버리면? 다리가 굳어버린 듯 움직여지지 않았다. 그의 존재가 알려지건, 그가 이 사실을 알건. 그 후의 남자는 더이상 내 옆에는 있지 않는다. 나의 안식처가 되어주었던 파랑새가 새장 속으로 돌아가거나, 자연을 향해 날개짓을 하거나. 결말은 불행하게도 그 둘 중 하나였다.

 

 

 

 발걸음을 옮겼다. 다리가 돌이 된 것 마냥 무거웠지만 그럭저럭 움직일 수는 있었다. 광고문 속 남자의 얼굴이 구겨지지 않게 종이를 들고있는 내 모양새도 우스웠다. 온 몸에 가득 퍼져있던 간질거림 위로 슬픔이라는 감정이 쏟아져내렸다. 거센 감정의 빗방울에 피어오르던 간질거림들이 하나 둘 씩 고개를 숙였다. 이재환, … 이재환. 그동안 알지 못했던 본명 조차도 그에겐 너무나도 잘 어울렸다. 집으로 돌아와 옷조차 갈아입지 않고 침대 위로 쓰러지면서 생각에 잠겼다. L그룹이라면 꽤나 큰 회사였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무진장 커다란 회사였다. 아버지가 속해계신 회사여서 알았다. 그 회사 회장의 손자라는 것은 그야말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일테니까. 그렇게 생각하니 의문이 들었다. 왜, 대놓고 광고문을 뿌린것일까? 그렇게 돈이 많은 회사 회장의 자손이라면 충분히 흥신소같은 것을 이용했어도 됬을 것이었다. 왜 굳이 번거롭게?

 

 

"… 설마."

 

 

 순간 머릿속으로 스쳐지나간 생각에 누워있던 몸을 벌떡 일으켰다. 설마, 이미 그를 찾아냈음에도 불구하고 광고문을 뿌린 것일까. 그런 거라면 정말 그 사람들은 너무한 사람들이었다.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가정을 세워본다면, 남자를 찾으려는 사람들은 이미 흥신소를 이용해 그의 위치를 알아냈고 그를 설득해 데려가려했으나 거절당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러 광고문을 뿌려, 그가 더이상 그 곳에 지낼 수 없게 주변 사람들을 돈에 눈이 멀게 만들어버린다. 순간적으로 숨을 멈췄다. 아직 가정일 뿐이지만 손이 떨렸다. 망상과 현실을 구분해야할 법도 한데, 그가 관련이 되어있다고 생각하니 도저히 진정할 수가 없었다. 이미 밤이 늦었지만 그에게로 다시 가려했다. 다급히 방문을 열고 달려가려했지만 앞이 막혀있었다. 아버지였다.

 

 

"어딜나가."

"… 잠시면 돼요."

"들어가."

"아빠, 제발…!"

"당장 들어가지 못해?!"

"아무것도 모르시잖아요!"

"… 뭐?"

 

 

 저질러 버렸다고 생각했다. 한 번도 대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쎄하게 굳은 아버지의 표정에 몸이 굳었다. 눈을 마주할 수 없었다. 불안감이 간질거림이 그랬던 것처럼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불안감은 간질거림과 달랐다. 그것은 너무나도 빠르게 온 몸으로 피어나갔다. 손 끝이 떨리는 것 같아 주먹을 쥐었다.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 …."

"네가, 남자랑. 그것도 회장님 손자랑 놀아난걸 내가 모르는 줄 알았니?"

 

 

 심장이 덜컥하고 내려앉았다. 입술이 벌벌 떨리고 안구로 눈물이 차올랐다. 알고계셨구나. 가설을 세웠던 것이 어느정도 맞아떨어진 순간이었다. 아랫입술을 물고 울음을 참는데 발 밑으로 사진이 떨어졌다. 드라마에서나 보던 상황같았다. 발 등위로 내려앉은 사진에는 나와 남자가 찍혀있었다. 고백을 했던 날, 입을 맞췄던 그 장면이 고스란히 찍혀서 지금 내 발 등 위에 있었다. 울컥 하고 눈물이 차올랐다. 사진 중 몇개에는 남자가 카메라를 바라본 것도 있었다. 그는 알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나와 함께 있었다. 그 행동이 정말로 나를 사랑했기에 한 것이었을까, 아니면 자신을 방해하지 말라고 내민 선전포고였을까. 온 몸에 강하게 피어오른 두려움에 말조차 할 수 없었다. 지금 내가 두려워하는 것이 무언인지 조차도 이제는 확신할 수 없었다.

 

 

"나는 네가 남자를 좋아하더라도 내 아들이니, 이해하려했다. 근데… 그 상대가 어째서 저 놈이었던거야."

"… …."

"아빠가 미안하다, 하지만… 못된 아비가 되어서라도 우리 가족은 지키고 싶었어."

"… …."

"아빠를… 이해해줄 수 있겠니?"

 

 

 울음이 터졌다. 울어본 적은 많았지만 소리를 내며 눈물을 흘리는 것은 청소년이 되고나서 처음이었다. 운다는 사실이 싫어 그동안 소리없이 흘려보냈던 눈물이었건만, 지금은 그저 엉엉 울고싶기만 했다. 남자와의 사진이 발에 챘다. 사진 속 나는 행복해보였다. 처음 사진을 받았을 아버지도 내가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고 이해하시려하셨을지도 몰랐다. 부모님은 엄하셨지만 분명히 나를 사랑하고 계셨으니까.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상대가. 상대가 받아들이긴 힘든 이였을 뿐이다. 가장 높은 직위의 손자. 회사의 하급간부따위가 넘볼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몰랐었다. 남자가 회사 회장의 손자인지도, 나이가 나보다 10살이나 많은지도, 본명이 무엇인지조차도. 그저 내게 위안이 되어주는 상대였기에 사랑에 빠져버린 것이었다. 피어오른 불안감은 아픔이란 감각으로 변하고 있었다. 특히 가장 아픈 곳은 마음이었다. 마음이 너무 아파서,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것 같았다. 헐떡거리며 우는 나에게 물 한 잔을 건네준 아버지는 방으로 돌아가셨다. 어머니는 나를 안타깝게 바라보시다가 이내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셨다.

 

 

 

 켄한테, 아니 이재환이라는 아저씨에게 나는 무슨 존재였을까. 울음이 잦아들고 지쳐 숨을 고르며 해가 뜨기만을 바랬다. 날이 밝아 내가 그를 찾으러 달려갔을때, 그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머릿속으론 생각했지만 마음속으론 생각하지 않았다.

 

 

 

 

*****

 

 

 

 

 숨고를 틈 없이 달려온 폐 공터는 낯선 사람들과 경찰이 있었다. 항상 천막들 사이의 하나의 틈으로 빛이 새어나오던 그 서커스장은 분해라도 된 것처럼 활짝 열려있었다. 공연장이 바로 눈 앞에 보였지만 그 위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남자는 어디있는 걸까. 눈동자를 굴려 구석구석을 살펴보았지만 그는 보이지 않았다. 어디에, 대체 어디에 있어요? 지나가던 사람을 붙잡고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 재환이의 애인인 아이죠?"

 

 

 재환이라는 낯설기만 한 이름에 처음에는 나를 부르는 것인줄 몰랐다. 어깨가 낯선 손길에 잡히고 나서야 나는 남자의 본명이 이재환이라는 것을 떠올려냈다. 나를 돌려세운 것은 여성이었다. 아름다운 외형이지만 결코 젊어보이지는 않는 것을 보니 남자의 어머니쯤 되는 듯 싶었다. 매우 귀풍스러운 분위기가 강했다. 단아하지만 우아한 손짓으로 나의 얼굴을 붙잡은 여성이 나를 찬찬히 관찰했다. 기분이 나빴지만 내치진 못했다.

 

 

"기분 나빴다면 미안해요, 하지만 실제로 보고 싶었거든요."

"… 아뇨, 괜찮습니다."

"재환이, 상처가 많은 아이예요. 제 형들과 비교를 많이 당했어서."

"… …."

"그러다가 사년 전쯤에, 사랑하던 사람한테 배신을 당해서 그 충격으로 실어증에 걸렸어요."

 

 

 사랑하던 사람… 있었구나. 내가 그를 첫번째라고 했을때 나 역시도 자신의 첫번째라고 말해주던 그의 얼굴이 떠올랐다. 나는 첫번째가 아니었다. 두번째 일지도 모르고, 세번째, 아니면 더 뒤일지도 몰랐다.

 

 

"그때도 남자였는데, … 딱히 닮아보이지는 않지만 그아이에겐 상혁군과 겹쳐보였을지도 모르겠네요."

"… …."

"나는 상혁군이 옛 애인의 대역정도로 여겨진거라고 생각해요."

"대역… 이군요."

"재환이가 가출한건 우리 가족 탓이 크겠지만, 돌아오지 못하는건 상혁군의 탓이 크다고 생각해요."

"… …."

"내 말 이해하죠? 상혁군은 똑똑하잖아요?"

 

 

 첫사랑의 대역, 대역, 대역, 대역, 대역…. 한없이 울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눈물이 차오르는 것만 같았다. 바보같고 추했다. 왜 울어야하는지도 이제는 모르겠다. 화를 내고 싶었다. 더이상 켄이 아닌 이재환에게 왜 나를 가지고 놀았느냐고 화를 내고, 분노하고 싶었다. … 그럴 수 있을까? 내가? 그에게? 혼란스러웠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이렇게 복잡하고 끔찍한 것일줄은 몰랐다. 사랑이라는 것이 내 몸 속에 있는 물질적인 것이었다면 나는 당장 그것을 뜯어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것은 뜯어버릴 수도, 쉽게 잊을을 수도 없는 지독한 것이었다. 실체하지 않으나 느껴진다.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는 감정따위에 나는 온 몸이 갈기갈기 뜯겨버렸다. 여자는 더이상 내게 말을 걸지 않았다. 어느정도는 나를 배려하려하는 것 같았다. 그런 그 행동이 고맙기는 커녕 감정이 울컥하고 쏟아지게끔 만들었다. 왜 다들 호되게 끊어주지 않고 여지만을 남기는건지, 이해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잠깐만, 이봐, 야. 저거 사람아니야?"

"저런 높이에 누가 올라간다고… 야. 잠시만 저거 이재환아니야?"

"뭐? 당장 연락해서 구조대원부르고… 서둘러! 이재환이 다치면 우리는 목이 날라간다고!"

"추락할 위험도 생각해 봐야돼! 젠장할, 왜 저런 곳에 올라간거야?"

 

 

 다급히 웅성거리는 경찰들에 시선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남자는 날지는 못한다. 시선을 조금 틀자, 높은 건물의 난간 위를 걷고 있는 사람의 형체가 보였다. 그 존재를 알기위해 눈을 가늘게 뜨니 조금 윤곽이 잡혀보였다. 우스꽝스러운 삐에로 공연복, 하얗게 칠한 얼굴 , 그 위로 그려진 삐에로의 얼굴. 이재환이었다. 

 

 

"세상에, 재환아!!"

 

 

 그는 그 위에서 아슬아슬한 곡예를 펼치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한 위태로운 걸음에서는 한치의 망설임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그렇게 난간 위에 서서 걷다가 몸의 방향을 틀었다. 정확히 폐공장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야속하게 부는 바람이 그의 옷자락과 머리칼을 흐트렸다. 내 옆에 여성은 통곡하듯이 그를 부르고 있었다. 그는 목에 걸린 무언가를 눈가로 가져다 대었다. 자세히 보니 망원경 같았다. 이내 두리번 거리던 그의 시선이 내가 있는 방향으로 멈추었다. 그는 휙휙 손을 저었다. 

 

 

"재환아… 제발, 엄마가 잘못했어…."

 

 

 그에게까지 닿지 못할 여성의 말이 귓가에 울려퍼졌다. 문득 그가 내게 보여줬던 말이 떠올랐다.

 

 

[ '더 높은 높이도 할 수 있어.' ]

 

 

 확실히 저곳은 평소의 공연을 부리던 줄보다는 훨씬 높았다. 그때문에 공연은 아름다워보이지 않고 가슴을 떨리게 만들었다. 눈치없는 바람은 자꾸만 위태롭게 그를 흔들었다. 그는 망원경으로 나를 바라보며 주섬주섬 종이를 꺼내들었다. 멀리있어서 글씨가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미간을 좁히고 눈살을 찌푸려도 글은 읽히지 않았다. 남자는 내 표정을 망원경으로 확인한 것인지 이내 종이를 불어오는 바람에 날려버렸다. 몇장의 종이가 바람을 타고 날아갔다.  그는 옷 사이에서 수건을 꺼내들었다. 분장을 닦을때 사용하는 수건이었다. 수건으로 얼굴을 닦은 남자는 다시 망원경으로 나를 찾았다. 잘 보이지는 않지만 웃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그는 큰 손짓으로 나를 향해 팔로 하트를 만들어보였다. 무슨 의미인걸까, 라고 생각하기 전에 갑자기 남자의 몸이 앞으로 쏠렸다. 

 

 

"어?! 어!! 켄!!"

"재환아!!!!"

 

 

 남자는 추락했다. 그 뒤론 떼거지로 경찰들이 달려와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눈을 감았다. 머리가 어지러웠다. 죽었나? 그가? 정말로 죽은건가? 

 

 

"그래서?!!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거 맞아?"

"네, 다행이게도 설치한 보호쿠션 위로 떨어져 크게 다친 곳은 없답니다."

 

 

 살았구나. 다행이다. 너무나도 어이없어서 웃음이 날 것만 같았다. 난 이재환이라는 남자 하나로 이렇게 심장졸이고 있는데, 그에게 나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걸까? 대용일 뿐인가? 서서히 돌아오는 시야로 부모님이 보였다. 아마 내가 걱정되 결국 오신거겠지. 실로 오랜만에 부모님의 품에 안겨 울었다. 너무 무서웠다고, 안어울리는 투정까지 부려가며 울었다.

 

 

 

 

*****

 

 

 

 

 그날 이후론 남자를 만날 수 없었다. 아버지가 들려준 말에 의하면, 떨어질때의 충격으로 말을 할 수 있게되었다는데 나는 쉽게 그가 말을 하는 것이 상상이 되지 않았다. 다니던 학원은 전부 끊었다. 부모님은 내 상황을 감안해 공부를 강요하시지 않았지만 나는 스스로 인터넷 강의라도 들으며 공부했다. 공부만이, 그를 잊기에 가장 하기 쉬운 행동이었으니까. 그렇게 나의 열여덟이 지나가고, 열아홉마저 지났다. 스무살마저 보내고 스물한살이 된지도 꽤 되었다. 가족들의 바램대로 명문대학에 진학했고 성적도 학과 내에서 가장 우수했다. 연인은 아직 사귄적이 없다. 친하게 지내는 동기들이 몇몇 있었지만 딱히 엄청 친밀한 사이인 것도 아니었다. 학창시절처럼 불행하진 않았지만 행복하지도 않았다. 그저 그런 삶이었다.

 

 

 

 그런 그저그런 삶에서 가장 고통스러울 때는 남자의 꿈을 꿀때였다. 그는 내 머릿속에서 절대로 잊혀지지 않을려는 것처럼 계속해서 내게 나타났다. 그리곤 내 마음이 아직도 그로인해 아파하고 간질거려한다는 것을 상기시키곤 떠났다. 이 꿈이 끝나는 순간은 언제 찾아올까. 이 꿈마저 끝나버리면 그는 잊혀지는 걸까. 솔직히 말해 따지고라도 싶었다. 왜 내 꿈에 자꾸 나타나 나를 괴롭히는거냐고, 이젠 제발 꺼져버렸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직접 말하고만 싶었다. 물론 가능할리는 없다. 나는 예나지금이나 상상만 할 뿐이다. 내 자신이 더욱 비참해지는걸 막아보려고, 애를 쓰는 꼴이다.

 

 

 

 대학 축제는 그저 그렇다. 힙합 가수나 유명 아이돌들이 무대를 하거나는 하지만 그다지 별 관심은 들지 않는다. 다만, 선배들의 부름으로 나와야하기에 가는 것일 뿐이었다. 요상한 분장을 하고 가격만 비싼 싸구려 술가게 부스에서 음식과 술을 나르거나 가격을 계산하는 걸로 시간을 어느정도 보내고나면 끝이었다. 부스를 닫을 시간이 되어 하루동안 나온 쓰레기를 들고가는 양 손이 무거웠다. 이젠 저보다 후배들도 있건만 제가 키가 크고 덩치가 좋은 편이라고 호된 일을 시키곤 했다. 쓰레기차는 인적이 드문 곳에 있었기에 어두캄캄해 기분이 별로였다. 인적이 드물고 어두운 곳은 그와의 첫만남을 떠올리게 했으니까.

 

 

 

 불빛은 그나마 쓰레기차 주변에만 있었다.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빛에 드디어인가 싶어 걸음을 빨리했다. 빨리 쓰레기를 버리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안녕, 꼬마손님."

 

 

 쓰레기를 쓰레기차에 던져버리고 돌아가려던 몸이 그대로 굳었다. 익숙한 말이었다. 다만 들어본 적은 없을 뿐이었다. 빳빳하게 굳은 고개가 천천히 돌아갔다. 귀신을 마주한 것 마냥 몸이 긴장되고 등 뒤로 식은땀이 흘렀다.

 

 

"나는 너와 사랑한 어릿광대 켄이였던, 이재환이야."

 

 

 깔끔한 정장, 단정한 머리와 차분해진 분위기는 내가 알던 그가 아니었다. 다만, 하나뿐인 불빛에 비춰보이는 그의 눈동자 속에 담긴 따스함만이 내가 기억하는 그였다.

 

 

"그때 제대로 말하지 못했어."

"… 뭐를요."

"종이에 써서밖에 말하지 못했던, 내 마음. 내 진심."

"난 대역… 이었잖아요."

"아니, 넌 대역같은게 아니야."

 

 

 그는 나와 열살이나 차이가 났으니 지금은 서른하나이려나. 라는 뜬금없는 생각이 들었다. 약 3년 정도. 내가 그를 잊으려고 애를썼지만 잊지 못했던 그 나날들. 그것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남자의 등장만으로 약 3년간의 모든 것이 허물어져내렸다. 마치 얼음 덩어리를 불 위에 둔 듯이 나 홀로 했던 노력들이 녹아내렸다. 난 정말 세상에서 제일 한심한 호구일거다.

 

 

"한상혁, 힘들게 해서 미안해."

"… …."

"너를 진심으로 사랑해."

"… …."

"아직도."

 

 

 헛웃음이 나왔다. 그래서 화를 내려고 했다. 그런데 쏟아진 것은 분노가 아니라 슬픔이었다.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제야 내가 얼굴에 분장을 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분명히 추할 것이었다. 그렇게 생각하자 더 서러워졌다. 나는 왜 이렇게 못나게 살고있을까. 남자는 내게로 다가왔다. 그리곤 부드러운 옷 소매로 내 얼굴을 닦았다. 그때에 내가 했던 행동이었다.

 

 

"옷 더러워져요!"

"더럽지 않아."

"비싼 옷이잖아요, 하지마요."

"상혁아, 너가 그랬었잖아."

"… …."

"좋아하는 사람의 흔적이니까, 더럽지 않아."

 

 

 걷잡을 수 없이 눈물이 터졌다. 남자는 그런 나를 끌어 안았다. 여전히 남자는 나보단 조금 작았지만 그 품만은 따뜻하고 아늑했다. 남자에게선 땀냄새가 아닌 옅은 향수냄새가 났다.

 

 

"이제는 마음편히 행복하자."

"… …."

"어릿광대 켄은 그 겨울에 놓아줘."

"… …."

"이제 나는 네 앞에서 이재환이고 싶어."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 첫번째였던 어릿광대 켄을 이제는 놓을 수 있을 것 같았다.

 

 

 

 

 

 

/////

유후 드디어 이 글을 다 썼네요!!!!

엄청 뿌듯합니다 ㅠㅠ 자꾸 중간에 막히고 그래서 얼마나 고생했었는지 ㅜㅅㅜ

그 사이에 암호닉을 신청해주신 분까지 생겼다지요..! (설렘설렘)

치약님 감사합니다! 물론 다른 독자님들도 당연히 사랑해요 ㅜㅜ

항상 부족한 글, 감정에 치우치는 글이지만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 쓰면서 중간중간 플롯짠 글들도 어서 빨리 써야겠네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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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와... 작가님 치약이에염 뿌우ㅇ3ㅇ... 죄송합니다 제가 지금 너무 기뻐서 반쯤 정신이 나간터라... 처음에 글을 읽ㅇㄹ때는 진짜 핡핡 애작가님이다 끄아아아 겨울의 삐에로라니ㅠㅠ 제가 음악중심을 보다 너무 심심해서 폰을 하다 인티에 들어왔는더.. 신작 알림이라뇨ㅠㅠ 이렇게 설레게 하시다니요♡♡ 그래서 그때부터 읽는데 처음에 상혁이가 공부라는 틀에 갇혀서 점점 아래로 가라앉는게 글을 읽는것만으로도 느껴져서 많이 침울했습니다 나빴어요 작까님ㅠㅠ 그런데 홀린듯이 폐공터를 어릴적에 무서워했던 곳을 지금 들고있는 짐이 무거워서 피하듯 들어갔는데 켄을 만날줄이야 역시 인연이네요*-♡-* 마침 외줄타기를 하는 켄이라니ㅠㅠㅠ 서로 힘든 시기에 만난걸 암시하는걸까요ㅠㅠ 도망치는 것도 이해가 가네요.. 음.. 그다음에 찾아가서 기다리는데 찬바닥에서 잠들 정도면 얼마나 피곤한걸까요... 켄을 실어증에 걸려있고.. 이렇게 피해간 곳에서 만난 아름답고 따뜻한 사람이라면 정말 안빠지고 못배길것 같아요.. 다읽고나니까 사랑을 고백하고 첫번째라고 말해주는 재환이가 멋있네요ㅎㅎ 그런데 작가님 저런 곳에서 외줄타기라니.. 안그래도 상혁이가 아버지한테 혼나고 사진까지 모든게 밝혀진걸 알았을때라 완전 집중하며 동화된 상태였는데ㅠㅠㅠ 다행히 재환이는 안죽었지만 상혁이는 한번 죽었겠죠.. 처음 한 사랑이 이렇게 짓밟히니.. 하지만 저렇게 또 만나게 해주시면 감사합니다 어릿광대 켄의 기억으로 상혁이를 맞이하고 재환이로 상혁이에게 고백이라니....:)♡ 작가님 정말 잘 읽었어요 사랑합니당♡♡ 이렇게 집중해서 읽는 글도 오랜만이네요*'^'*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위에 혹시 발에채가 맞는 단어인지.. 혹시 오타는 아닐까해서 말씀드려용 그다음 포인트는 더 높이셔야하지 않을까해서 말씀올립니다요-♡-☆

9년 전
박愛
우오 치약님이다!!! ㅋㅋㅋㅋㅋ 치약님 반가워요! 저도 모르게 치약님 댓글을 한참 보고 있었네요 //*ㅁ*// 지난번 보다 글이 많이 늦어서 죄송해요 TAT 발에채였다 그 부분 확인해보니까 발에 챘다라고 쓰는게 맞다고 나오더라구요..! ㅋㅋㅋ 다급히 쓰다가 실수를 해버렸네요 ㅜㅜ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야말로 치약님께 매번 설레이네요 으허헝♡ 제 글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세세히 읽어주시는것이 저를 정말 감동하게 만들어요ㅠㅠ 제가 표현력이 안좋아서 다 담아낼 수 없는 것이 울화통 터질 따름입니다ㅠ 정말로 감사해요! 사랑합니다0_<
9년 전
비회원193.152
헐......대박 재미있어요 좋아하는사람의흔적이니까 더럽지않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대박ㄹㄱㄹㄱ 이런분위기사랑합니다 작가님♥
9년 전
독자2
벌써 1년이나 더 된 글이네요. 그때 당시에 이 글을 몰랐던 제가 원망스러워요.
이 글을 읽으면 정말 제가 다른 세계에 와있는 기분이에요. 몽환적이고 꿈 같은...어릿광대 켄의 세계요.
글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너무 좋고 그 안에서의 켄혁이들이 너무 좋아요.

7년 전
박愛
일년 전이건, 지금이건 제 글을 읽어주셨단 것 만으로도 저는 정말로 감사하는 바예요. 이 글도 머지않아 리메이크를 생각하고 있답니다.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7년 전
독자3
저 지금 되게 얼떨떨해요. 몇달전인가, 그때 서치하다가 이 글을 봤고, 박애님 글 전부다 보고 이제 글이 올라오지 않길래 많이 섭섭하고 아쉬웠어요. 그때 알았으면, 댓글도 달고 많이 응원했을텐데 하면서요. 사실 작가님이 쓰신 모든 글들, 제가 문득 생각날때 들어와서 읽고는 해요. 작가님 특유의 감성이 느껴지거든요.
근데 전 진짜 작가님께서 여기를 탈퇴하셨거나 더이상 빅스를 좋아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더이상 글이 올라오지 않으니까요...
이럴줄 알았으면 이 글을 처음 본 그 날 바로 댓글을 달껄 그랬어요. 그리울때마다 여기 찾아와서 글을 읽고, 스치는 여러 감정들을 그저 속으로 삭혔는데...댓글로 그냥 달껄...
진짜 후회되네요. 지금이라도 댓글 달아서 작가님이 아직 이곳에 계시다는걸 알게되서 정말 다행이에요 너무 기쁘고...
다시 돌아오시는건가요? 그럼 더나위할거 없이 기쁘겠지만...그래도 일단 작가님이 아직 계시다는거 자체가 너무 행복하네요.
작가님이 쓰신 다른 글들도 다 댓글 달거에요 저. 한꺼번에 다 말고 며칠간 하나씩요^^
텀을 두고 댓글 달면서 작가님께 긴 여운을 느끼게하고 싶어요. 물론 저도!
가끔 정말 소중한 글은 읽기도 조심스럽거든요. 저한테 작가님 글이 그래요.
얼마나 오래봐왔다고 얘가 이러나 어이없으실것 같기도 하지만, 글이 너무 좋았고 저한테 수많은 감정을 느끼게 했으니까, 이 글을 읽은 그 순간 팬이 되었어요.

7년 전
독자4
지금 너무 두서없이 댓글 쓰는것 같지만ㅠㅠ심지어 댓글도 짱짱 길어...ㅋㅋㅋㅋ
거두절미 하고! 작가님, 댓글 달아주셔서 정말 정말 고마워요.

7년 전
박愛
시작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를정도로 지금 너무 벅차올라서 손이 벌벌 떨릴 정도예요.. 정말 만감이 교차하는 느낌이네요. 한없이 감사하면서도 한없이 죄송스러운 마음이에요. 일년전 겨울의 삐에로를 마지막으로 올린 후 저는 한동안 다른 분야에 조금 더 몰두해 있었어요. 빅스는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같은 마음으로 좋아하고 응원하고 있었지만 글에는 정체기가 왔었죠. 그래서 한심하지만 저는 필명을 버리고 도망쳤었어요. 빅스의 글을 다시 쓰기로 마음 잡은 것은 꽤나 최근의 일이에요.
아쉽게도 저는 인스티즈에는 다시 글을 올리지 않을 것 같아요. 이 글의 리메이크가 올라올 곳도, 앞으로 제가 글을 쓸 곳도 전부 제 개인 블로그가 될 것 같습니다. 현재는 과거 다른 필명으로 썼던 다각의 글을 리메이크 하고 있으며, 켄혁육 삼각구도의 스폰서물도 올리기 위해 준비중에 있습니다. 기뻐하시는 독자님께 고작 이런 소식 밖에 드릴 수 없어서 정말 죄송해요.
독자님이 달아주신 댓글은 제 마음에 정말 오랜만에 찾아온 단비와도 같아요. 그동안 독자님의 응원 댓글의 힘을 잊고 지내왔었는데, 오늘 독자님 덕분에 다시 이렇게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점 정말로 감사합니다. 사실 솔직히 말해보자면 저 독자님 댓글에 감동 먹어서 울거 같아요 지금. 아주 어릴때부터, 물론 지금도 어리지만, 글을 써오면서 받아본 댓글 중 오늘 독자님이 남겨주신 댓글이 가장 인상 깊고, 오래 제게 남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아직 현실에 치여 바쁜 학생의 신분이지만, 제 글을 진심으로 읽어주시는 독자님의 마음에 반하지 않도록 좋은 글- 다른 곳이지만 그곳에서라도 천천히 써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7년 전
독자5
여기에 안 올려도 상관없어요. 중요한건 작가님이 다시 글을 쓰신다는거니까요.
나중에 올리시게 되면 그때 넌지시 언질주거나 네이버에 서치 가능하게 해주시면...❤
아무튼 항상 응원할게요!

7년 전
박愛
5에게
이해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독자님의 댓글 덕에 오늘 하루 평소보다 더 기운차게 보낼 수 있었네요! 후에 블로그에서 봬요, 올리게 되면 답글 드릴게요:)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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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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