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잘 들어봐요. 오늘 밤에 멤버들 끼리 모여서 술을 마실거 아니야."
"그렇지."
"그러면 술에 취하면 어떻게 돼?"
"난동...?"
"그럼 경찰서 가죠?"
종인의 일목요연한 말 덕분에 민석의 계획은 더욱 더 치밀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4시간 동안 카페에 앉아 카푸치노, 아메리카노 두잔씩 시켜놓고 빨대로 대충 죽죽 그으며 설명해놓은 것을 압축시켜보자면.
멤버들은 술을 먹고 난동을 부리면 경찰서에가고, 보호자 번호는 당연히 mt에서 열심히 놀고있는 곱상스러운 분에게 가는데, 그럼 찍 소리도 못하고 들킨다. 그러니 술을 사서 집에서 먹고 아침에 일찍일어나 술의 잔해들을 치우고, 해장을 하자!
였다.
"그럼 빨리 멤버들한테 전화해야죠."
"어어, 일단 종인아 네가 좀 해줘."
그리고 민석이 화장실을 좀 다녀온다고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순간 주춤했다.
"헐? 민석이오빠?"
좆됐다, 라고 생각했다.
[EXO] 나 자취하는데 집에 초능력쓰는 요정같은게 들어온 것 같음7 (부제: 김민석의 라지얼 칩)
"민석이 오빠 맞지? 그렇지?"
민석은 아무런 대답을 할 수가 없었고 뒤를 돌아본 레이또한 딱딱하게 굳었다. 뭐야. 긴 생머리의 여자는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있었다. 날씨가 꽤나 추웠음에도 불구하고 짧은 미니스커트에 흔한 스타킹 조차 신지않은 다리는 빨갛게 상기되다 못해 연보라빛이 돌고있었다.
"어쩐, 일이야."
"나도 볼일보러왔지."
종대가 레이에게 누구에요, 하고 묻기전 까지 레이는 딱딱하게 굳어서 멍하니 그 여자를 쳐다보고있었고, 멍했던 것은 민석도 마찬가지였다.
"좀 앉아도 돼요? 레이씨?"
"예...뭐...."
덩달아 털썩 앉은 민석은 자신의 옆에 앉은 여자를 한번, 그리고 맞은편의 레이와 종대, 종인을 훑었다. 종인과 종대는 어리둥절한 표정이었고 여자는 반대로 생각보다 여유로웠다. 옆에 놓은 쿠션을 다리위에 두고 민석의 다 식은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몇년 만이지? 삼년?"
"글쎄."
여자는 예쁜 얼굴상을 가지고있었다. 굳이 닮은 연예인을 고르라면, 박보영? 지금부터 저 극악무도하고 무례한 여자에 대해 말해볼까.
그러니까 약 4년 전, 민석이 한번 지구에 왔었던 적이있었다. 레이와함께. 그때는 엑소플래닛에서 보낸것이 아니었고 공부를 위해 함께 지구에 왔었던 것이다.
그리고 함께 동거, 했던 여성이 바로 저 여자.
"잘 지내나봐"
"그렇지."
"씨발년아."
결국 못 참은 레이가 내뱉은 말이었다. 정말로 오랜만에 만난 그들이었다. 정말 3년만이었고 반갑게 '안녕'정도는 할 수 있는 사이었다고 생각되지만 결코 그들에게는 그렇지 않았나보다. 여자는 생긋 웃었다. 뭘 욕을하고 그래. 사람들 다 있는데.
"그리고 여전히 그렇게 지내나봐?"
"뭘."
"두명은 누구야?"
종대와 종인을 가리키며 한 말이었다. 여자는 턱까지 괘며 민석을 쳐다봤다. 지나치게 여유로웠다. 너구리 닮았네. 는 종대를 가리키며 한 말이었다.
"너 지금 존나게 무례한거 알아?"
"알지 왜 몰라."
조금만 상황을 정리해볼까.
다시 4년전으로 돌아가자. 민석과 레이는 하나의 방을 잡아 살고있었다. 라지얼칩은 항상 그들의 몸에 보관을 해 두었고 특별한 날이 있다면 늘 라지얼칩으로 플래닛에 보고를 했다. 비가 이상하리만큼 많이 왔다던가, 메뚜기가 떼죽음을 당했거나 하는.
그 날은 유난히도 비가 많이왔다. 끝이없이 쏟아졌다. 민석은 보고를 하고 난 후 검은색 우산을 펼쳐들고 문 밖을 나섰다.
'다녀올게.'
레이는 손을 붕붕 저어주고는 문을 닫았다.
몇 시간 후, 민석이 그 작은 문을 열었을 때는, 들고나갔던 검은색 우산도 없었고 입고나갔던 두툼한 패딩점퍼도 없었다. 머리와 옷은 온통 물에 젖은 채였고 놀란 레이는 황급히 민석을 집으로 들였고 우물쭈물 거리던 민석은 다시 문을 열어 어떤 물체를 데리고 들어왔다.
'뭐야, 누구야?'
길가에 쓰러져있길래. 일단 데리고 왔어. 하는 말에 레이는 여자를 부축했다. 여자는 얇은 티셔츠와, 회색의 얇은 바지, 그리고 민석의 점퍼가 입혀져 있었다.
"뭐, 좆 같은 행성의 친구들인가?"
"말 조심히 해."
"아니면, 니가 키우는 개?"
"닥쳐."
종인은 순식간에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 누구든지 지금 이 상황을 직시하자면 썩 반가운 상황은 아니었다. 카페는 조용했고 간간히 들리는 재즈만이 적막을 깨웠다.
꿀물을 타서 들고 온 레이는 여자에게 내밀었고 코를 몇번 훌쩍거리던 여자는 컵을 받아들었다. 고맙습니다. 영롱하게 목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그 여자가 레이와 민석과 함께 집에 머무르게 된 것은 민석의 공이 컸다.
평소에 연애에는 관심이 없던 터라 집에 여자를 들이건, 남자를 들이건 별로 상관을 쓰지않고 평소처럼 활동을 했다. 단지 몇몇 변한게 있다면 옷을 갈아입거나 샤워를 할때. 빼고는 아무렇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이 곧 화근이 돼버린 것이다.
함께 동거를 한지 약 3달이 지난 날이었다.
'이게 뭐야?'
'너, 그거 어디서 났어.'
여자의 손에는 민석의 라지얼칩이 쥐어져있었고 레이는 방 안에서 잠이 든 상황이었다. 민석은 애써 당황한 표정을 감추려 덤덤한 척, 여자의 손에 든 라지얼 칩을 뺏으려고 손을 뻗었지만 슬금슬금 물러선 여자는 더욱 더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민석을 살폈다.
'뭔지 가르쳐 줘.'
'안 돼. 위험한거야. 만지지 마.'
'왜 그렇게....'
민석은 여자의 뺨을 때렸다. 삽시간에 돌아간 머리는 쉽게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휘청 거린 여자는 손에 든 라지얼 칩을 놓쳤다. 민석이 라지얼 칩을 줍고, 여자는 여전히 미동도 없이 우뚝, 서있었다.
'미안. 미안한데. 나가.'
그 후, 레이는 심하게 앓았다. 감기 몸살과 이유 모를 고열, 그리고 잠시도 쉬지않고 기침을 했다. 울면서 집 밖을 뛰쳐나갈 때, 여자는 누가봐도 안쓰러운 모양새를 하고 나갔지만 종당에 알게 된 사실은 레이의 라지얼 칩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아직 연구하고 있을걸?"
"이미 다 폐기된 칩이야. 이런식으로 협박해도 소용없다는 것만 알아."
"자세히는 몰라도, 나 덕분에 시리얼 번호 밀린거 아냐?"
그리고 그것을 넘긴 여자는 아직까지도 차곡차곡 통장에 들어오는 돈을 보며 만족스럽게 살고있다는 것. 그것만은 확실했다. 그렇게 며칠을 앓은 레이는 이내 작은 크기로 돌아가버렸고 플래닛으로 강제소환을 당한 레이는 꼼짝없이 환생을 해야했다. 민석은 그 과정을 다 지켜보며 시리얼번호가 밀려나는 첫번째 케이스를 경험했다.
"어, 왔네."
모두의 고개가 여자의 시선을 따라갔다. 조금 덩치가 있어보이는, 그리고 나이도 있어보이는 남자에게 손을 흔든 여자는 빙그레 웃으며 민석을 지나쳐갔다. 내 남편.
여자의 나이는 20대의 중반이었고. 남자의 나이는 어림잡아 40대 정도였다.
"누구예요?"
정적을 깨트린것은 종대였고 민석은 살풋웃었다.
생각했다. 그리고 인정했다. 레이는 여전히 씩씩거렸고 민석은 다 식어 곧 바닥을 보이는 아메리카노를 깔끔하게 마셔버렸다.
아주 불안정적이고 생각치도 못한, 결국 저렇게 돈에 팔려나간.
"민석이 형 첫사랑."
민석의 첫사랑이었다.
-
전화로 모두 모이게 된 멤버들은 집 앞의 공터에 모였다. 경수는 추웠는지 찬열의 목도리를 두르고 있었고 백현은 코끝이 빨갛게 물들어있었다. 날도 꽤 어둑해져 함께 동반한 차가운 바람이 멤버들의 머리카락을 마구흐트렸다.
"소주 20병, 맥주 10병 샀어."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지금 아니면 언제 먹어봐 병신아. 때를 놓치지마."
준면의 손에는 질소가 꽉꽉 찬 봉지 과자들이 있었고, 타오의 손에는 막 받은 치킨 2통이 있었다. 왕성한 남정네들 아니랄까봐 먹기는 아주 잘 먹는다. 집으로 가자며 앞장을 선 준면은 씩씩하게 걸음을 옮겼고 바들바들 떨면서 따라오는 멤버들은 엄마를 따라가는 노란 병아리같았다.
"아, 그런데 낮에 전화왔더라."
"나도."
"나돈데?"
경수의 말에 동의를 한 멤버들은 총 다섯명이었고 그 다섯명은 경수, 준면, 세훈, 찬열, 레이었다. 집앞으로 다가온 멤버들은 지친 마음에 빨리 집에 들어가자며 닦달했지만 준면은 뭔가 찝찝하다며 잠깐만 전화해보는 건 어떠냐며 멤버들을 설득했다.
"다섯명한테나 전화왔다잖아. 뭐 심각한거 아니야?"
"사고라던가.."
"재수없는 소리하지마"
그리고 찬열이 뻐근한 몸으로 기지개를 켜며 뒤를 돌았을 때는 딱딱하게 굳어 입을 떡, 하고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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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분량 개똥! 미안해여 자꾸 개콘이 나를 불러.
와 근데 진짜 댓글보면서 웃는 나를 발견할때마다 너무 행복함.
♡쓰릉하는 아모닉♡
요정뿌잉 한글공부 메론빵 꽯뜗쐛뢟 밤팅이 이과생 눈사람 선물 제리 똥쟁이 몰랑 러버덕 쿠쿠 민쏙 뿅뿅망치 허니 됴도르 게이쳐 핑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