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트/다각] 대신해드립니다 4
(브금엄빠주의)
외설적인 말도 스스럼없이 내뱉는 그 때문에 오히려 내가 더 부끄러웠다. 거침없기는.
“오케이 한 겁니다?”
“그래.”
나보다 키가 아주 조금(실은 좀) 큰 이성열을 올려다보았다. 어젯밤 신음을 질러대던 선정적인 모습이라기엔 지금의 모습은 너무 청초했다. 까만 흑발에 아무 것도 모를 것만 같은 장난 끼 가득한 표정.
근데 우리 이제 섹스도 하는 사인데 통성명 좀 하죠? 엘씨? 그의 말에 어제 내가 그에게 알려줬던 닉네임, L이 떠올랐다. 실제 이름 알면 얼마나 놀려댈까, 걱정부터 앞섰다.
“...ㅁ...수...”
“만수요? 아, 좀 크게 말 해봐요. 볼 거 안 볼 거 다 본 사인데 그깟 이름 말하는 게 뭐가 쑥스럽다고.”
“김명수!”
명수요? 김명수? 으하하하하핰!! 박명수!! 역시 내 예상이 적중했다. 이성열은 내 이름을 듣자마자 지 혼자 빵 터져서 벽을 치며 웃었다. 어찌나 웃더니 결국엔 눈물까지 고였다. 얼마나 얄밉던지 엉덩이를 찰지게 팍 걷어찼다.
“아, 조심히 다뤄요! 이제 형이 쓸 엉덩인데. 국빈 대접 못해줄 망정 걷어차다니!”
음, 맞는 말이군. 이성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는데 뭔가 또 이상했다. 분명 맞는 말인데 왜 이렇게 얄밉지? 그래서 아직도 큭큭 거리고 있는 그의 볼따구를 확 잡았다. 그의 눈이 놀란 토끼 눈이 되었다. 딱히 사심이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의 볼을 잡고 나니 유난히 빨갛게 반짝거리는 입술이 눈에 띄어서, 군침을 삼키며 그의 입술을 먹어버렸다. 보기 좋은 음식이 먹기도 좋다고. 맛있었다.
*
오늘따라 유난히 길게 느껴지는 담임의 지루한 종례가 끝나자마자 느긋하게 가방을 싸고 있는 김성규의 얇은 손목을 잡아 일으켰다. 빨리 가자는 말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도도한 자태로 핸드폰까지 보는 여유에 참지 못하고 속삭였다.
“여기서 할래, 집에서 할래?”
김성규의 얼굴은 잘 익은 토마토처럼 새빨개졌고 가방을 매고 순순히 앞장섰다. 난 싱글벙글 웃으며 김성규의 어깨에 손을 둘렀다. 저리 치우라는 김성규의 앙칼진 말에도 기분이 마냥 좋았다.
김성규의 집에 와서 도어락을 여니 김성규의 향기가 났다. 맡기 좋은 단내. 아무도 안 계시네 라는 김성규의 중얼거림에 귀가 쫑긋해 김성규와 눈을 맞췄다. 그리고 그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시에 서로의 입술을 찾아 들이대기 바빴다. 6교시 내내 사탕을 몰래 빨아 먹더니 입에선 상큼한 레몬향이 났다.
“야, 신발...신발 좀 벗자.”
그러고 보니 우린 아직 신발도 채 벗지 않았었다. 머쓱하게 웃으며 신발을 후딱 벗고 자주 가봤던 김성규의 방문을 벌컥 열어 김성규를 밀어붙였다. 그리고 어질러진 침대에 눕히는데 의문이 들었다. 김성규는 정리정돈을 습관의 하나로 알고 있는데, 침대가 어질러져 있다? 하지만 정답을 찾기도 전에 김성규는 침대에 누웠고 그 아래선 이상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으윽...무거워!!”
김성규와 난 정말 까무러치게 놀라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경직되어 침대 속의 의문의 물체를 주시했다. 그것은 이불을 홱 걷어 얼굴을 보였다. 생긴 것은 사람이 분명했다. 물론 사람이겠지만.
“너 뭐냐...?”
“나? 이성종. 성규 형 사촌동생.”
그제야 김성규가 이성종인가 뭔가를 알아보고 왜 여기 있느냐며 상봉의 시간을 가졌다. 계획에 차질이 생겨도 제대로 생겨 절망의 늪에 풍덩 빠졌다. 이성종은 날 보고 다짜고짜 안녕, 잘생긴 사람한테는 레몬사탕이지 라며 레몬사탕을 건네었다. 한숨을 푹푹 쉬며 레몬사탕을 입에 쏙 넣었다. 아까 김성규와 입을 맞췄던 기분 좋았던 시간이 떠올라 눈가가 촉촉해졌다.
“나 1년 동안 여기서 있을 거야. 썩어빠진 촌구석이 얼마나 싫던지, 형네 엄마한테 매달렸더니 우쭈쭈! 우리 성종이!!이러면서 당장 오라는 거야. 그래서 당장 왔지. 학교도 형네 학교고.”
이성종의 말따위는 들릴 리가 없었다. 그냥 아까 학교에서 다 할 걸...내가 왜 그랬는지 가슴치고 후회해도 소용이 없었다. 시간을 되돌리는 자!!!! 빌어먹을.
“근데 형 진짜 잘생기셨네요. 이름이 뭐에요?”
“남우현.”
힘이 빠져 오징어처럼 흐물흐물 의자에 기대어있는데 이성종이 이름을 물어왔다. 딱히 알려주고 싶진 않았지만 저렇게 초롱초롱한 눈으로 묻는데 씹는 건 예의가 아닐 것 같아 말을 툭 던졌다. 그랬더니 울상이 되어선 제가 싫으세요...? 이렇게 묻는 게 아닌가! 아니라고 손을 휘저으며 대답하니 이번엔 또 활짝 웃으면서 고맙다고 레몬사탕을 손에 쥐어준다. 이해하기 힘든 급격한 표정변화에 땀이 났다. 김성규에게 나가자고 눈치를 줬지만 바보 같은 김성규는 아무 것도 모르고 오랜만에 만난 제 사촌동생이 귀여워 죽겠다는 듯 입이 귀에 걸리게 웃었다. 하지만 이성종은 김성규의 얼굴 한 번 보지 않고 나만 뚫어져라 쳐다보는데 그 눈빛이 심히 맘에 걸렸다. 신기함과 반가움을 넘는 사적인(?) 눈빛. 제발 내 오해이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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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그대들! 오늘 편은 수위가 없네요ㅎㅎㅎㅎ예상외의 인물 등장으로. 우현이가 예고 하는 걸 꼭 잘 기억하셔야 해요. 성종이는 나ㅃ....입니다ㅎ
여운그대, 무무그대, 내꺼그대, 여우그대, 현성짱그대, 사과그대, 앵앵이그대, 썽여리그대, 감성그대, 베라그대! 외 독자그대들! 비루한 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그리고 암호닉은 복을 불러요! 예를 들어 텍파공유라든지..ㅎㅎ
오늘도 감사합니다~
BGM : 조PD - sex sex sex (브금엄빠주의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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