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푸르른 하늘에 햇살도 적당한 날이었다. 이런 날씨를 만끽하며, 간단하게 산보나 하면 좋을 날이었지만 적어도 한 사람에게는 아니었다.
“이거 놔!!”
경호원으로 보이는 남자 둘에게 양팔을 붙잡혀 질질 끌려가고 있는 쟝은 그들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을 쳤다. 하지만 제아무리 쟝이라도 혼자서 특수 훈련까지 마친 경호원 둘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곧 자신이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달은 쟝은 질질 끌려가는 자신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중년의 남자에게 원망의 눈초리를 보내며 소리질렀다.
“망할 아버지!!!! 날 어디로 데려가는 거야!!!”
“네 놈이 싸질러놓은 말썽이 잠잠해질 때까지 머리나 식히고 오거라.”
중년의 남자는 턱짓으로 차를 가르켰고, 차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비서가 반듯하게 차문을 열자 경호원은 쟝을 구기듯이 차에 던져놓고 자신들도 곧 차에 올라타자 차는 유유히 저택을 벗어났다.
2.
“아르민, 도서관 문 닫을 시간이야.”
“아,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어?”
한 작은 시골마을 한때는 농경지로 꽤 발달한 마을이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이주해버리는 덕분에 가구 수가 채 20가구 정도 밖에 남지 않게 되었고, 그나마도 노인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귀농이 유행을 하면서 몇몇 중년들이 시골로 돌아오고 있었다.
아르민 역시 그 중의 한명으로써, 농경을 한지 5년 가까이 되고 있었다. 현재는 이 시골 학교도서관의 사서 겸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었다.
소꿉친구 엘런의 말에 아르민은 아이들이 책을 뽑아두고 마구잡이로 던져둔 책들을 마저 정리하고 도서관의 불을 끄고 문이 잘 잠겼는지 확인했다. 그리고 밖에 주차된 엘런의 차 조수석을 자연스럽게 열고 앉았다. 엘런은 아르민에게 안전벨트를 가르키고 아르민이 안전벨트를 착용하자 차에 시동을 걸고 능숙하게 학교에 딸린 작은 운동장을 벗어났다.
“메에”
“엘리, 마중 나와 있었네?”
마을에서 방치되어가던 헛간을 개조해 만든 아르민의 집으로 향하는 언덕길 아래에 도착하자, 아르민이 기르는 커다란 붉은 리본을 단 흑염소 한 마리가 아르민을 기다리고 있었다. 차에서 내린 아르민은 흑염소를 쓰다듬고는 엘런에게 말하였다.
“주말마다 도와주러 와서 고마워. 엘런.”
“고맙긴, 친구인데. 그나저나 너 계속 이곳에서 살거야? 모아둔 돈도 많으면서 같이 도시로 나가자니까”
엘런은 미련하게 불편한 시골에 남아서 사는 아르민을 타박하며 말하였다. 이 잔소리가 한두번은 아니었지만, 아르민은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멋쩍게 웃으며 아르민은 말하였다.
“도시는 너무 복잡해서 싫어. 여기서 아이들 가르치는 것도 좋고, 사서일도 마음에 들고. 너무 평화로워서 글은 잘 안 써지긴 하지만.”
“그래 뭐, 네가 좋으면 된 거겠지. 그나저나 오늘 손님 온다고 하지 않았나?”
“저녁쯤 온다고 했으니까, 곧 오겠네.”
“같이 있어줄까?”
그 손님에 대한 소문을 들은 엘런은 아르민이 걱정되어 아르민에게 물었지만 아르민은 고개를 저으면서 말하였다.
“괜찮아. 걱정말고 어서 돌아가. 미카사한테도 안부 전해주고”
“그래, 알았다. 그리고 당분간은 못 내려오니까 보고 싶다고 울지말고.”
“싫은데 잠 못자게 한 밤 중에 울면서 전화해 줄 거야.”
엘런의 농담을 능청스럽게 받아친 아르민은 점점 멀어지는 엘런의 차가 점이 될 때까지 배웅하다가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곧 도착할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서 집안을 한 번 더 정리하자고 마음먹은 아르민이었다.
3.
“도련님, 도착했습니다.”
쟝의 양옆에서 지키던 경호원 중 한명이 지쳐 잠든 쟝을 깨우면서 말하였다. 움직이는 차 안에서도 벗어나기 위해 발악한 쟝이었지만, 경호원들은 쟝에게 너무나 강했다. 결국 반항을 포기한 쟝은 곧 밀려오는 멀미를 억누르기 위해 쪽잠을 청했다. 경호원의 말에 놀라 주위를 살피던 쟝은 TV 다큐에서만 보던 농경지의 모습을 보자 얼이 빠져 멍하니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출발했을 때는 이른 아침이었는데, 땅거미가 지는 모습을 보며, 자신이 차안에서 운송된 시간을 가늠하였다. 그 사이에 운전수와 경호원들은 차 트렁크에서 능숙하게 쟝의 짐을 내렸다.
곧 정신을 차린 쟝이 차안에서 급히내려 경호원의 멱살을 잡고 으르렁거리며 사납게 물었다.
“여긴 대체 어디야!”
“주인님의 지인분이 계시는 곳입니다. 도련님은 그 곳에서 머물게 되실겁니다.”
그리고는 쟝을 조심스럽게 밀어내고, 자신의 멱살을 잡던 오른쪽 손에는 커다란 트렁크를, 왼쪽 손에는 편지하나를 쥐어주었다. 그리고 언덕 위에 보이는 파란 지붕의 집을 가르키면서 쟝에게 말하였다
“저기, 파란 지붕의 집으로 곧장 가시면 됩니다. 이 편지는 저 파란 지붕의 집 주인께 드리면 됩니다. 참고로 말해드리는 거지만 주인님의 말로는 도망칠 생각은 접어라고 말하시더군요. 이곳은 하루에 버스가 2대 밖에 오지 않는 시골이라서 벗어나기도 힘들다고 들었습니다.”
“뭐......?”
“그럼 도련님, 좋은 휴가 보내시고 오시길 바랍니다.”
경호원은 후련하다는 미소를 지으며, 차에 올라탔고 차는 기다렸다듯이 출발했다. 쟝은 곧 상황을 인식하고 욕을 짓거리면서 차를 쫓았지만, 차는 곧 쟝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쟝은 숨을 헐떡이며 고르다가, 자신이 처음 내린 장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 자리에 남아있는 트렁크를 들려다가 울분이 터져, 발로 마구 트렁크를 찼다. 한동안 계속 트렁크만 차던 쟝은 쓰러진 트렁크 옆에 쭈구리고 앉아 고개를 푹 숙이다가 한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마구 헝클었다. 그리고 고개를 조금 돌려 언덕 위에 파란 지붕의 집을 보고, 자신의 손에 쥐어진 편지를 보았다.
“젠장.”
욕을 짓거리며, 편지를 바지 뒷주머니에 구겨넣고, 쓰러진 트렁크를 챙겨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다.
4.
“더럽게....... 힘드네.”
보기와는 다르게 꽤 경사진 언덕을 오르다가 진이 빠진 쟝이 숨을 헐떡이며 중얼거렸다. 땅거미가 지더니 쟝이 파란 지붕의 집에 도착했을 때는 벌써 날이 저물어 어두워졌다. 자신의 허리께 정도 밖에 오지않는 울타리 안의 집에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듯이 환한 불이 켜져있었다. 쟝은 그런 파란 지붕의 대문 앞에선 쟝은 초인종을 찾았지만, 초인종은 보이지 않았다. 몇 분간 초인종을 찾던 쟝은 결국 초인종 찾기를 포기하고 대문을 열고 마당으로 들어섰다. 거리낌 없이 성큼성큼 집으로 다가서던 그때였다.
“메에에에”
쟝을 본 흑염소 한 마리가 쟝을 향해 울었다. 쟝은 갑자기 나타난 흑염소에 화들짝 놀라서 염소를 진정시키려고 한 발짝 움직이는 순간, 파란 지붕의 문이 열렸다.
“엘리, 밤늦게 울면 안.......”
밤늦게 울어대는 엘리에게 한소리하려 마당으로 나온 아르민은 마당에 멋쩍게 서있는 쟝을 보고 멍해져 있다가 곧 자신이 기다린 손님이라는 것을 깨닫고 환하게 웃으며 말하였다.
“기다리고 있었어요. 어서 들어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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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쁘게 봐주세요!
연재를 계속하게 된다면 제목은 바뀔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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