쟝아르
안녕, 아르민
훈련을 마친 아르민은 간단히 몸을 씻고 난뒤, 익숙하게 발걸음을 옮겨 도서관으로 향했다. 그리고 서가에 꽂혀있는 책을 대충 훑어보고는 흥미가 가는 책을 한권 뽑아 늘 앉던 자리에 익숙하게 앉았다. 매일 도서관에 출근 도장을 찍고 늘 같은 자리에 앉아서 그런지 암묵적으로 아르민 전용 자리가 되어버린지 오래되었다. 아르민은 편하게 자리에 앉아서 책을 펼쳐서 읽었다. 아니 읽을려했다.
' 아, 있다.'
자신의 자리에서 별로 떨어져 있지 않는 곳에서 졸린 표정으로 책을 읽고 있는 쟝에게 시선을 때지 않는 아르민이었다. 성의없이 한손으로 책을 쥐고 턱을 괴는 쟝의 모습을 보아하니 아르민은 곧 쟝이 잠들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그 부응에 걸맞게 쟝은 신경질적으로 책을 덮더니, 자신 옆에 있던 책 몇권을 더 모아 책을 쌓아서 그 위에 자연스럽게 자신의 머리를 올렸다. 그리고 1분도 되지않아서 잠이 든 쟝이었다.
아르민은 그런 쟝의 모습을 보고 작게 미소를 지었다. 볕이 잘드는 자리에 앉아 엎드려 잠을 청하는 쟝의 모습을 보니, 볕을 쬐며 웅크리고 잠을 자는 고양이가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아르민은 완전히 책에서 시선을 때고 쟝을 보면서 생각했다.
'오늘 훈련이 좀 힘들긴 했지.'
누가 중간에 업어가도 모르고 잘 것같은 쟝의 모습을 보면서 가슴 한구석에서 간질간질한 느낌이 들기 시작한 것을 느꼈다. 그런 느낌이 생소하면서도 싫지않는 아르민이었다. 언제부터였을까? 아르민은 어느순간부터 쟝이 눈에 띄었다. 자신보다 먼저 와서 늘 같은 자리에 앉아서 책을 먼저 읽고 있는 쟝이었다. 맨 처음에는 책을 좋아하구나 하는 생각을 한 아르민이었지만,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시간동안 하품을 하고 잠을 청하거나 지루한 얼굴로 창밖을 구경하는 쟝의 모습을 보니 자신의 생각을 정정한 아르민이었다.
이유야 어떻든, 아르민은 이렇게라도 쟝을 볼 수 있어서 만족했다. 그를 보고 있으면 책을 읽을 때보다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아르민이었다. 그에게 말을 걸고 싶지만 이 소소한 즐거움이 사라질까봐 두려워 그냥 묵묵히 지켜보기만 하는 아르민이었다. 쟝을 한참동안 바라보다가 자신이 꺼내온 책에 시선을 돌린 아르민이었다.
"아르민. 저녁 먹으러가자."
"어? 아...그래."
정신없이 책을 읽다보니 벌써 저녁 먹을 시간이 되었나보다. 아르민은 자신을 데리러온 엘런을 따라 일어났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쟝이 앉았던 자리에 시선을 옮겼다. 하지만 쟝은 자리를 비운 뒤었다.
* * * *
'어?'
여느때처럼 훈련이 마치자마자 도서관으로 달려온 아르민은 자신이 늘 앉던 자리에 앉을려다가, 쟝이 앉던 자리에 쟝이 없는 것을 발견했다. 혹시 다른 자리에 앉았나 싶어 책을 찾는 척하며 도서관을 곳곳을 찾아보았지만 쟝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조금 실망스러운 감정 느낀 아르민은 책을 골라 자신의 암묵적인 자리로 발걸음을 옮기다가 쟝이 앉던 자리에서 발걸음이 멈췄다. 그리고 주위를 살피다가 살며시 쟝의 자리에 앉아보았다.
'색다르다.'
쟝이 앉던 자리에 자신이 앉았다는 그 이유하나만으로 기뻐서 아르민의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갔다. 뒤늦게 그것을 깨달은 아르민이 입가를 정리하는 척하며 입을 가렸지만 웃음은 쉽게 멈추지 않았다. 책을 읽을려고 노력한 아르민이었지만 들뜬 마음에 집중이 되지않아 결국 독서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창밖으로 시선을 돌려 쟝이 보던 풍경을 보고, 자신이 가져온 책을 쌓아 쟝이 엎드려서 자는 모습을 떠올리면서 자신도 똑같이 따라해보았다.
이 자리에 앉으니 쟝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생생히 떠오르는 것 같았다. 아르민은 힐끔힐끔 도서관 입구로 시선을 계속 옮기면서 쟝이 언제 올까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다.
* * * *
저녁을 먹으러 가자고 자신을 데리러온 엘런을 거절하고 도서관에 앉아있는 지도 꽤 오래되었다. 너무 오래 앉아 있어서 그런지 엉덩이가 배길것 같은 아르민이었지만 선뜻 도서관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아르민이었다.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라는 생각을 한지도 수십번. 곧 도서관도 문을 닫을 시간이라서 도서관을 이용한 사람들도 거의 다 떠나고 소수만 남아있었다. 아르민은 도서관의 폐관 시간이 다가올 수 록 섭섭하고 실망스러운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 그리고 그 감정이 여러 생각을 하게되면서 그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왜 오늘은 쟝이 안올까? 내가 이때동안 훔쳐보고 있던 걸 눈치챈건가....? 그래서 기분나빠서 안오는 건가? 하긴...... 여자도 아니고 남자가 스토커처럼 훔쳐보면 나같아도 기분 나쁘겠지.....'
아르민은 이때동안 자신이 한 행동을 자책하며 의기소침해져서 거의 다 읽어가는 책에 시선을 옮겼다. 페이지를 얼마 남기지 않은 책이었지만 복잡한 심정때문인지 책장이 무거운 철로 만들어 진 것 마냥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 그래도 억지로라도 책을 읽을려고 노력하던 아르민이었다.
「덜컹」
자신의 맞은 편에 누군가 앉는 인기척을 느낀 아르민은 의아함을 느꼈다. 곧 폐관 시간인데 오는 사람이 있다니? 그렇게 생각하면서 책에서 시선을 떄 그 주인공을 본 아르민은 도둑이 제 발 저린양 깜짝 놀라 얼른 시선을 책으로 옮겼다.
'쟝이다. 쟝이 왔어!!'
왜 이렇게 늦게 온걸까? 왜 하필 자신의 앞에 앉았을까? 이런 저런 생각과 쟝이 왔다는 기쁨과 자신을 기다리게 만든 쟝에 대한 섭섭함이 합쳐져 아르민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아르민은 혼란스러운 감정을 억누르기 위해 책에 집중하려 했지만 이미 발사된 감정의 총알을 수습하기는 불가능 했다. 시선은 책에 두고 있지만 온 신경이 자신의 앞에 앉은 쟝에게 쏠려있는 아르민은 자신의 심장이 쿵쾅쿵쾅 뛰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종이가 찟기는 소리가 들리고 무언가 써내려가는 소리가 들렸다. 아르민은 쟝이 뭘하고 있을 까 궁금했지만 선뜻 시선을 옮기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었다.
'뭘하고 있는거지? 눈 딱 감고 살짝 볼까? 아니야 그러다가 눈이라도 마주치면 어떡해.....'
하지만 아르민의 고민은 머리 속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아르민의 얼굴에는 함박 웃음이 지어졌다.
『안녕, 아르민』
사서들 몰래 찟은 책 귀퉁이에 휘갈겨 쓴 글자들을 이 적힌 종이 쪽지가 아르민이 읽던 책 위에 올라가있었다.
그리고 활짝 웃는 아르민을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는 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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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만에서 한 익인의 썰을 보고 써봤습니다 *^o^*
썰을 준 익인이 고마워! 꼭 이글을 보길바래!
그리고 사서와 망나니는 셤이 끝난 뒤에 쓸수 있을 것 같네요ㅠㅠㅠ
다다음주에 셤이라ㅠㅠㅠ
조금만 기다려주세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