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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30일

 

 

이제 벌써 여름도 끝나가나봐요. 걷으 손목 위로 바람이 시원히 창문을 뛰어넘고 건너와 불어요.

나름 혼자 생활하는것도 괜찮은것 같아요. 둘보다는 여유가 있고. 생각 할 시간도 더 많은 점에서는요

그러나 그 혼자라는 존재가 당신의 자리까지는 못채울꺼에요. 영영

오늘도 친구들과 인사를하고선 느긋하게 캠퍼스를 걸었어요.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교수님이 들으신 수업이더라고요.

제가 말했나요? 새로생긴 아이스크림 가게 근처에 산다던. 아맞다, 당신은 지금 이걸 볼 수 없죠? 아마 당신이 돌아온다면 이건 몇장이 넘게 될까요.

노트를 꺼내고 잠시 인사를 한 후 수업이 아닌 이야기로 강의실을 가득 메꾸어 주셔요.

 

"우주에 우리 밖에 없다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일꺼에요."

교수님이 인자한 웃음을 띄은채 이야기를 이어가요. 나역시 생각에 빠지게 되요. 만약에 이 커다란 우주에 나와 당신. 둘만이 존재한다면어떨까요.

우리 둘이 아닌 모든 사람들의 시선으로 보면 누구보다 어떠한것보다 엄청난 낭비란것을 알지만 그 시선들을 피해 당신과 어디든디 함께 있다는 점에 난 기도를 할꺼에요.

그리고 꽃을 피우고 집을 짓고. 크고 하얀 개를 키우고. 집은 제주도의 바다풍경이 훤히 다 보이는 큰 창문을 단 집을 지을꺼에요.

물론 집을 지을 사람이 없기때문에 우리가 집을 짓겠죠. 모든것들이 사라져 원초적으로 변한다해도 우리도 바보가 되어 행복하게 살꺼에요.

 

 한 사람이 누워있는 1미터부터 시작해, 100광년으로 태양계는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주택과. 대학. 그리고 한 지역이자 중심지인 서울만 해도 큰데. 지구는 얼마나 클까요. 또 태양은얼마나 클까요. 그리고 그 태양까지 삼켜버리는 은하수는 얼마나 클까요.

나 하나쯤 죽어도 뉴스에 실리기는 커녕 아무 사람도 등돌릴건데 우주에선 어떨까요. 단지 내 죽음을 당신만이 알아주면 난 괜찮아요. 물론 지금 죽고 싶단 생각은 들지 않아요.

 

 오늘은 수업을 안하실 생각이셨는지 몇 시간을 학생들과 웃으며 떠들고, 이야기하다 보냈습니다. 딱히 학생들도 공부를 하고싶은 마음은 아닌지 모두 책을 덮고있었어요.

곧 시간이 끝나고 오늘 수업은 끝이 납니다. 오늘 점심은 어떻게 할까요? 혼자 먹는게 적응이 되려 하지만 차라리 혼자 먹을 바엔 집에서 혼자 먹는것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몇 여 분을 남겨 놓고 저도 책정리를 하고 끝나기를 기다려요. 그러다 옆을 봤는데 한 남자가 자고 있더라고요. 순간 놀랐어요. 당신을 닮아서요. 나도모르게 숨을 헙 삼키고 천천히 그를 가만히 쳐다봤어요. 만지고 싶다. 혹시 만지면 진짜 당신이 아닐까 마음만 커져가요

남자는 피부가 참 희네요. 당신은 까맣게 그을렸는데.

 턱까지 괸 채로 가만히 그를 쳐다보다 수업이 끝나고 교수님도 나갔습니다. 그리고 그와 나, 둘만이 남아서 그냥 있었어요. 창가로 불어오는 바람이 너무나 시원해서 그런걸까요, 나가기가 싫어요.

 

  그가 눈을 떴습니다. 고동색 눈동자가 날 바라보고 있다는게 신기해서 나 또한 그를 피하지 않고 계속 쳐다봤습니다. 지금 보니까 눈이 정말 이쁜거 같아요. 곱게 내리앉은 속눈썹이 너무 정갈해서 마치 내 여동생이 가지고 놀던 바비인형을 보는것 같았어요. 이사람을 표현 할수 있는 말을 찾을수있을까요

 살랑바람에 그의 청남방 깃이 펄럭였습니다. 고동색에 맞춰 밝은색의 머리카락이 당신이 아니란걸 확실히 깨닫게 해줘요.

 

 "저기, 밥같이 드실래요?"

 

 생각 이외로 그는 낮은 목소리였습니다. 괜시리 쓸쓸해져오는 바람에 가만히 그를 쳐다보자 그가 웃었어요. 난 알아요. 아, 이사람은 웃는게 참 이쁜 사람이구나.

 혼자 있는 법도 좋지만 누군가와 함께 어울리는 방법도 괜찮을거 같아요. 종인씨,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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