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를 고민하다가 바닷가 근처에 되게 흔한 횟집이 아닌 뭔가 좀 고급스러워 보이는 횟집에 가게 되었어
그 곳까지 걸어가게 되었는데 가는동안 어쩐일인지 사람이 한 사람도 없는거야
그래서 처음엔 좀 (나혼자)경계하면서 가다가 좀 긴장이 풀려서
또다시 수다쟁이 ㅇㅇㅇ가 되어 어머님이랑도 얘기하고 민혜랑도 얘기하고
그 중 민석이랑 제일 많이 얘기했지
둘이서 나란히 간게 아니라 가족들이랑 다같이 무리지어간거라 꼭 특정 누군가와 대화를 한다기보단
좀 다같이 이야기하는 분위기였어
함께 이야기하면서 식당에 도착했는데 확실히 뭔가 다른 곳과는 다른거야
왜, 예전에 민혜랑 오빠랑 셋이 갔던 레스토랑 기억나? 그때처럼 룸으로 되어있고 들어가자마자 예약자 이름을 묻더라고
이번엔 아버님 이름을 대고 자리 안내 받아서 각자 의자에 앉았는데
오우.... 내가 살면서 이런데를 몇번이나 와보겠나 싶더라
둥근 테이블이라 나랑 민석이랑 옆에 붙어서 앉고 내옆에 민혜 민혜 옆에 어머님 그 옆엔 아버님 이렇게 앉았었어
저번과 비슷한 쭈굴쭈굴 모드로 그냥 가만히 둘러보는데
"여기는 좀 알려진 사람들이 많이 와"
"예약제인데다가 손님의 사생활을 매우 중요시 하거든."
민석이가 컵에 물을 따르면서 말을 꺼냈어
민석이 말에 고개 돌려서 쳐다보니까 민석이가 날 보고 있더라고
부모님이나 민혜를 보니 민혜는 핸드폰 만지작거리고 있고 부모님은 두분이 대화중이셔서
다시 민석이를 쳐다봤다?
근데 민석이가 내 눈을 잠시 바라보더니 물 컵을 내 앞에다 두고 다시 입을 열었어
"그러니까 오늘은 너무 걱정하지말고 편하게 먹으라고"
"편하게, 맛있게, 많이. 알겠지?"
내가 그동안 밖에서 민석이를 만나거나 같이 밥을 먹을때마다 좀 주변 신경쓰기도 하고
두리번거리고 편하게 밥을 못먹었어
아무래도.. 편하게 먹는다해도 좀 무의식적으로 그런게 있었단말야
민석이도 그걸 아는지 더 사람없고 더 깊숙한 곳으로 자리를 예약한거같았어
배려심에 고맙기도 하고 감동적이기도 하고 그래서 민석이를 쳐다보는데
민석이가 씨익 웃고 테이블 밑으로 내 손을 꼭 잡았어
얼굴을 보는 것도 오랜만이라 그저 좋은데 이 여행을 준비하면서도 나를 생각했다는게 감동적인거야
부모님도 계시고 해서 내가 해줄수 있는건 없고 그냥 나도 같이 손에 힘줘서 꼭 잡았어
다시 도란도란 다같이 이야기 나누다가 음식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이게 코스로 나오더라고
첨에 에피타이져로 죽 나오고 이것 저것 쭉쭉 나오는데
와.. 역시 진짜 맛 자체도 고급져!!
맛있어가지고 겁나 이성을 놓고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내 앞으로 그릇이 하나 쓰윽 오는거야
그래서 ???? 하고 보니까 민석이가 그릇을 좀 더 내쪽으로 밀면서
"입에 음식이 맞아?? 더 먹어"
내가 그렇게 맛깔지게 먹었나 싶어서 좀 부끄러운거야...
그래서 내가 괜찮다고 오빠 먹으라고 했는데 젓가락 들고 있던 내 손을 그릇 위로 향하게 하더니
먹으라는듯 손짓하길래 '고마워...'이러고 먹기 시작했어
근데 아무리 조금씩 나왔어도 먹다보니까 배부른거야
민석이꺼 먹은 것도 있고.... 그래서 정작 메인이 나왔는데 몇 입 못먹고 배부르더라
먹다 먹다 너무 배불러서 숨좀 돌릴려고 젓가락 내려놓으니까
"왜? 입에 안맞아?"
귀신같이 알아서는 입에 안맞냐고 물어보는데 앞에 많이 먹어서 배부르다고 했다?
그랬더니
"에구.. 벌써 배부르면 어떡해~"
오빠.. 오빠가 저 먹인 양을 생각하셔야져....
여튼 배불리 다 먹고 다 같이 바닷가도 거닐다 어머님 아버님은 좀 더 구경하다 들어오신다고 해서
나랑 민석이랑 민혜랑 먼저 숙소로 들어왔어
그때 시간이 한 세시쯤? 이었는데 바다는 다 구경도 했고... 밤에 한번 더 구경하기로 했어서
그냥 짐 풀고 좀 쉬기로 했어
나는 그래도 오는 길에 차에서 좀 잤지만 민석이는 어제도 잠 못잤는데 운전도 했잖아ㅠㅠㅠㅠㅠ
나랑 민석이는 1층 쇼파에 앉아서 티비 예능 나오는거 보고
민혜는 종일 누구랑 연락하는지 핸드폰을 손에서 못 놓고 방에 있었어
티비 보면서 웃고 얘기하고 있는데 점점 민석이 목소리가 잠기는거야
그래서 음? 하고 쳐다봤는데 거의 약먹은 병아리마냥 졸고 있었어
당연 피곤할만 하지ㅠㅠㅠㅠ 불편하게 고개 숙인 채 자고 있길래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다가
모르겠다 하고 살짝 고개를 내 쪽으로 젖혔어
바로 귀 옆에서 민석이 숨소리가 사근사근 들리는데 너무 두근두근 거리는거야
배불리 밥도 먹었겠다 나도 잠이 쏟아져서 그냥 나도 민석이 머리에 살짝 고개 대고 잠들었어
얼마나 잤으려나...?
누가 자꾸 내 머리 쓰다듬는 기분이 들어서 눈을 슬쩍 떴는데 정면엔 꺼진 티비가 보였어
내가 눈을 뜬걸 모르는지 계속 내 머리를 쓰다듬길래 살짝 고개를 돌려서 위를 보니까
"깼어?"
민석이가 날 내려다보면서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어
잠시 이게 꿈인가.. 싶어서 눈만 꿈뻑이다가 번뜩 정신이 들어서 벌떡 일어났다?
근데 말이 좋아 벌떡이지 민석이가 나 내려다보고 있었잖아
민석이 얼굴이랑 부딪힐까봐 옆으로 살짝 빗겨서 일어난다는게 쇼파에서 떨어짐....ㅎ
북흐럽다....
민석이가 놀라서 어어!! 이러는데 정말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일어나서 민석이 쳐다보니까
민석이가
"잘 잤어?"
하고 물어봤어
베란다 밖을 보니까 이미 어둑어둑해진거같아서 몇시인가 벽에 걸린 시계를 확인하는데
".......? 여섯시....?"
낮잠을 세시간이나 잤다니... 하하
뭔가 부끄러워서 머리 긁적이니까 민석이가 내 손을 잡아서 다시 앉혔어
그리고는 다시 한번
"잘 잤어?"
하는데 뭐에 홀린듯 그냥 고개만 끄덕였지
민석이가 배는 안고프냐고 묻길래 괜찮다고 하고 멀뚱히 앉아있다가
기껏 민석이랑 모처럼 만나서 1박2일이라는 시간동안 있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는데
그냥 이러고 있어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
너무 시간이 아까워서 민석이한테 간단히 뭐 먹고 나갈까요? 하고 물어보니까
쇼파위에 벗어뒀던 겉옷 챙겨들고
"밖에 좀 걷다가 저녁 먹자. 엄마 아빠는 아마 저녁 먹고 들어오실거야."
그러면서 민혜 데리러 2층 올라갔었는데 민석이가 그냥 혼자 내려오는거야
내가 민혜는요? 하고 물어보니까
"그냥 혼자 있겠대네... 무슨 일이 있나.."
여동생덕후 김민석씨의 얼굴에 그림자가 집니다....
종일 말도 거의 안하더니 정말 무슨 일이 있나..?
제가 올라가볼까요? 하고 물었더니 민석이가 고개를 저으면서
"그냥 두는게 좋을거같아.. 표정이 정말...."
왜..왜때문에 민혜 표정이 상상되는거죠....?ㅎ
그래서 그냥 빨리 밖에 구경하고 대충 요기할거 사서 오려고 옷 챙겨입고 나왔어
그러고서 바닷가쪽으로 걷는데 겨울이라 그런지 진짜 해가 캄캄하게 져있는거야
내가 일어난건 여섯신데 둘이 그냥 있다가 얘기하다가 나올 준비하고 그러다보니까 거의 7시가 다되어가던 시간이었거든
캄캄해도 7시면 한참 밖에 사람 많을 시간인데 진짜 어쩐 일인지 사람이 1도 안보이고 그냥 파도 소리만 들려왔어
자연스레 둘이 손을 잡고 거니는데 그 어떠한 것에도 방해받지 않는 이 시간이 되게 좋더라
주변에 상가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시끄럽지도 않고 가로등 불빛에 모래나 바닷물이나 다 반짝반짝 거리는데
진짜 아무리 감성이 매마른 사람이라도 이 순간은 참 행복하겠다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
걷다가 잠깐 앉을까? 하는 민석이 말에 그냥 모래밭에 철푸덕 앉는데
민석이가 슬쩍 내 고개를 본인의 어깨에 갖다 대더라곸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그냥 모르는척 기댔엉ㅎㅎㅎㅎㅎㅎ
둘이 손 꼭 잡고 그러고 있는데 그냥 서로 말을 안해도 1분 1초가 아쉽고 아깝고 그러면서도 참 행복했어
그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만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고..
"ㅇㅇ야, 힘들지?"
갑작스러운 부름에 고개를 들어 민석이를 보는데
민석이 표정이 좀 진지해보였어
"너를 만날 때마다 내가 정말 잘 하고 있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해"
난 뭐라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그냥 가만히 듣고 있었어
또 다시 민석이가 내 손을 잡고 가만히 손등을 쓰는데 손이 되게 따뜻해서 그냥 두 눈을 지긋이 감고 민석이 말을 듣는데
민석이가 잠시 말을 멈추더니 내 몸을 일으키더라? 그러고 마주본 상태로 마저 말을 이었어
"네가 나를 만날 때마다 알게 모르게 주변을 먼저 살피는 널 보면 참 많이 속상할때도 있었어"
"내가 연예인이 아닌 그냥 친구 오빠였다면 너가 그렇게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됐을텐데..."
"그런 널 알면서도 너를 놓아줄까 하는 생각조차 못하는 내가 한심하기도 하고 많이 미안해"
잡고 있던 손 말고 그 반대쪽 손으로 내 흘러내린 머리를 정돈해주다가
이내 내 볼을 살짝 감싸고는 그 상태로 말을 계속 하는데 살짝 그 손이 떨리는 듯 해서 덩달아 나까지 좀 떨렸어
"ㅇㅇ야 오빠가 많이 좋아해.. 그래서 이기적일 수 밖에 없어 미안해"
"그럼에도 늘 이렇게 내 손 잡아주고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
"언젠간 정말 힘든 순간이 올 수도 있어. 그래도 언제나 네 편에 설게. 오빠 믿지?"
마지막 말을 하고 장난스레 웃어보인 민석이가 점점 나에게 가까이 다가왔어
난 자연스레 두 눈을 감았고 그렇게 우린 또 하나의 추억을 쌓았어
노트북 배터리가 10퍼 남았습니다 |
오랜만이에요!!! 급하니니까 짧게!!!! 저는 지금 강원도 경포대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가족 여행에 노트북만 겨우 충전해서 아빠 핸드폰 데이터 테더링을 통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나 아마 내일도 올건데!!! 내일 더 이야기 나누도록 해요!!! 아모닉은 내일 정리해서 올리도록 할게요오오옹오옹!!!!!!! 다들 내가 많이 좋아해요~~!! 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
+오타나 말이 안맞는게 있어도 이해해주기ㅠㅠㅠ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