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평범한 학생들에게는 약 세가지 분류가 있다.
1. 모범생
그들은 모범생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여러 선생님들과 어른들로부터 칭찬과 기대를 받는다. 이런 학생들은 자신들의 위치에 서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타입이기에 최대한 신경을 거슬리게하는 말은 삼가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 범생이는 어디 학교를 가야 좋을까? 우리 범생이 성적이라면.. 음.. 인서울은 거뜬히 가겠는,'
'선생님, 인서울이라뇨. 저는 서울대가 목표인걸요.'
'응..? 하하! 그래! 우리 범생이는 서울대가 목표인게로구나? 하하! 우리 범생이는 조금만 더 노력하면 충분히 갈 수 있을,'
'선생님, 여기에서 얼마나 더 열심히해야 하는건데요. 저 정말 스트레스 받아요. 요즘에는 정말로 그냥 죽고싶어요.'
이런것들.
성적에 예민한 모범생들은 어른들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며 성적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을 싫어한다. 극한혐오. 즉, 극혐이라 일컫지. 뭐, 그들은 저렇게 말을 해도 알아서들 다 잘하기 때문에 별로 상관할 바는 아니다. 케바케지만, 뭐. 내가 생각하기론 그렇다.
2. 평범족
대부분의 학생들은 여기에 속한다. 평범하디 평범한 족. 지나가다가 한번쯤은 볼만한 그런 평범한 아이들말이다. 그리고 이 평범족에는 나도 속해있다. 평범족들은 공부를 엄청나게 뛰어나게 잘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엄청나게 존나 못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더 그렇다. 평범해서 오히려 관심이 가지 않는 아이들, 그래서 이 아이들은 항상 불만을 가진다. 예를 들어,
'야, 담임이 또 모범생한테만 봉사상 준단다. 우리는 대학 안가냐? 걔만 대학가는것도 아니고 씨발. 우리는 성적도 고만고만하니까 고만고만한 대학가라 이거야? 아오 빡쳐, 나도 인서울하고 싶다고.'
'그러니까, 담탱이는 성적순으로 차별하나보다. 우리한테는 존나 관심도 없잖아.'
'아~ 존나 담탱이~ 씨발새끼~'
이렇다고들한다.
그러나 이런 아이들도 문제될 건 하나도 없다. 얘네들도 고3이 되면 빡세게 할 건 다 하는 편이니까. 뭐, 이것도 케바케지만. 나는 그럴거다이거다. 일단은 아직은 고2니까 조금은 놀아두자고.
3. 일진
아, 이런 아이들은 얘기도 하기 싫다. 솔직히 하기 싫은게 아니라 무서워서 못하겠다. 나는 이런 아이들을.. 솔직히 말하면 조금.. 아니, 조금보다 많이 무섭다. 여기에 속한 일진족들은 싸움은 기본으로 하고 다니고 담배랑 술은 항상 품에 넣고다닌다. 뭐 얘네는 여기에도 케바케가 있다. 마시는애들이랑 피는애들도 있고, 그렇지 않는 애들도 있다고하니. 이렇게 케바케가 넘치니 내가 무서워, 안무서워. 무섭지.
게다가 얘네들은 얼굴도 두 부류로 나뉘는데,
'와.. 일진이봐.. 진짜 잘생겼다.. 어떻게 저렇게 생겨..? 내꺼하자..♡'
이런 부류가 있다면,
'저렇게 험악한 얼굴을 들고다니니까 무서워서 피하나보다. 쟤는 얼굴로 이 지역을 먹었나봐.'
이런 부류도 있다 이 말씀.
나는 일단 평범하디 평범한 평범족이기에 얘네랑 말을 섞을 기회가 없어서 잘은 모른다. 얘네도 스트레스를 받나? 자유롭게 행동하는 것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그건 또 역으로 우리 평범족에게 스트레스가 될 게 뻔하다. 그나마 쟤네라도 있으니까 우리가 갈 대학이 늘어나는거지. 미래의 짜장면 배달부 1순위들이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단순하게 세가지로 나뉘는 학생들. 특히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이런 분류로 나뉘어지는 것을 확연히 알 수 있다. 좋은 대학에 가겠답시고 코피 터지도록 공부하는 모범생족, 그리고 공부도 꼴리는대로 노는 것도 꼴리는대로 대로대로의 평범족, 그리고 내 인생 내가 산다. 그러니까 내 신경 건드리는 새끼는 모가지 댕강댕강이다. 라는 마인드로 사는 일진스들.
그래서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가 뭐냐고?
"종대야, 지금 내가 부탁한건 다 하고 이렇게 노는거야? 그런거지?"
씨발.
01. 종대야 부탁해!
우리학교는 일단 인문계 고등학교이다. 하지만 이런 인문계 고등학교라고 일진이 없지는 않은 법.
"아오 씨발, 오늘따라 빵셔틀을 한번 바꿔보고 싶은데 누구로 바꿔야 될 지 모르겠다."
"야, 쟤로 해. 존나 만날 우리 아니꼽게 쳐다보던 새끼 아니야 저 새끼."
"지들이 아니꼽게 쳐다보면 뭐 어쩔건데. 존나 웃기네."
일단은 우리반 일진 3TOP. 지금도 존나게 누군가를 깔보는 듯이 쳐웃고있다. 게다가 김종인 저 새끼는 까만게 하얀 담배를 물고 있으니 더 까매보인다.
신경을 쓰지 않기로하며 나는 오늘도 책을 읽는다. 나는 꼭 국문과에 갈거니깐! 어렸을적 부터 키워온 내 작가라는 꿈은 나를 이렇게 성장시켰다. 쉬는시간에도 책을 읽는 독서에 미친 남자로. 일명 독미남! 내가 지어내긴 했지만 존나게 멋있다. 이미 인터넷에는 내가 쓴 소설들이 돌아다니곤 하지. 가르쳐 줄 수는 없지만 일단은 뭐 그렇다는거다.
"야야, 오늘 ㅇㅇㅇ 새 광고 찍은거봤냐? 개귀에다가 섹도시발에 존나예쁨 씨발. 아오 존나 내꺼하고 싶다. ㅇㅇㅇ 진짜 내꺼하면 안됨? 보쌈해서 내 품에 넣고다니고싶음." -김종인
"닥쳐라 씨발탱아. ㅇ까살이야 건들면 다 뒤져. 내꺼드립칠 시간에 우리 ㅇㅇ이 나온 드라마나 재탕해라." -김준면
"맞아, 김종인 이 흑인새끼가 존나게 입으로 방귀를 처 뀌나. 너같은 새끼가 뭘 내꺼드립을 쳐, ㅇㅇㅇ워더다 씨발." -오세훈
"워더? 워더가 뭐야. 와퍼? 버거퀸에 새 버거 나옴?" -김종인
아. 정말 쟤네는 노답이다. 우리반 일진들은 생김새도 다르고 피는 담배도 다르고 좋아하는 소주의 취향도 다르다고한다. 소문으로는 그렇다. 그러나 쟤네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면,
"ㅇㅇㅇ은 내꺼라는 소리다, 이 흑인새끼야~" -오세훈
"김종인, 오세훈 저 새끼 입 좀 틀어막아봐. 나 지금 ㅇㅇ이 나온 '괜찮아 내새끼야' 봐야되니까. 지금 ㅇㅇ이가 환각이라는게 들키는 중요한 장면이라고!" -김준면
"그 장면은 절대 잊을 수 없지. 우리 ㅇㅇ이가 마음아프게 울면서 작가님 나 버릴거에요..? 하는데.. 아오.. 씨발.. 그러니까 오세훈, 닥쳐씨발롬아." -김종인
요즘 대세 솔로가수 ㅇㅇㅇ의 빠돌이라는 것이다.
이름: ㅇㅇㅇ
나이: 20세
출생: 00월 00일
신체: 1ㅁㅁcm
소속사: SN엔터테인먼트
연예인이나 아이돌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다 안다는 솔로가수 ㅇㅇㅇ은 가수 활동 뿐만아니라 배우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으며 작년에는 신인상까지 받았다. 얼굴도 예쁘고 노래도 잘하고 심지어 연기도 곧잘하니 어른들도 ㅇㅇㅇ하면 껌뻑 죽는 시대에 이르렀다. 그러니까, 지금 저기서 신나게 워더 드립을 치고 있는 저 세명의 일진들은 이런 ㅇㅇㅇ을 음.. 팬심 이상으로 정말.. 연인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그리고,
"병신들아 그만 떠들고 ㅇㅇ이 음원이나 올려라. 지금 ㅇㅇ이 노래 1년밖에 안지났는데 10위권 밖에 떨어져있잖아."
"그것보다 다음주에 콘서트 티켓팅하는건 알고있냐? 아오 존나 설레고 지랄이야.. 아, 나 진짜 광탈하면 자살."
"헐? 그럼 우리 백효니가 드디어 자살하는거야? 헐! 제발 백현이 광탈당하게 해주세용!"
거기에는 우리반 일진들 +3명해서 더 있다는게 함정이다.
그런데,
박찬열은 어떻게 밖에서 변백현이 자살한다는 소리만을 듣고 이 곳에 찾아온거지? 게다가 쟤는 이과반인데..?
"야, 그것보다 그거봄?" -변백현
"뭐, 씨발. 나 지금 ㅇㅇ이 음원 스트리밍 돌리느라 바쁘거든? 말걸지마 새끼야." -도경수
"헐, 변백현 너 설마 'ㅇㅇㅇ! 너의 마음을 겟또!' 말하는거임? 아오 씨발, 그걸 보는건 당연한거 아니야? 하늘이 두쪽나고 내 팔이 부러지고 변백현이 티켓팅하다가 광탈당해 자살해도, 도경수의 어깨가 더 좁아져도 봐야지! 씨발! 아!오! 빨리 이틀 지나면 좋겠다. 우리의 금손님이 이틀에 한번씩 찾아주는 것 만으로도 감사해야하지만 이틀을 기다리는 것도 찬열이에게는 너무나도 벅찬걸.." -박찬열
'헐 씨발. 스포놉. 나 그거 10화까지 다 나오면 볼거란 말이야. 스포하면 뒤진다, 씨밸롬아." -도경수
솔직히 말해서 좀 당황스럽다. 쟤네들이 저런 빙의글을 챙겨본다는 것 자체가. 나는 쟤네가 ㅇㅇㅇ의 극심한 빠돌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저렇게까지 ㅇㅇㅇ이 나오는 글까지 찾아볼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나저나 그 금손님은 정말 누굴까? 댓글보니까 남자라는 소문이 있던데." -김준면
"뻘같은 소리하고 앉아있네. 그런 금손 작가님이 남자일리가 있냐? 당연히 존나 글을 잘쓰는 손이 하늘에서 내려와 착용된 여신님이시겠지. 솔직히 우리 ㅇㅇ이 만큼은 아니지만 그 분도 존나게 예쁘실거야. 실화바탕일거라고." -김종인
"개소리니니다, 병신새끼야. 나도 댓글에서 봤어. 그 금손님이 댓글에다가 '저 남자임, 게다가 고딩임. 그래서 자주 연재하기는 힘듬. 하지만 이제 곧 시험 끝이니까 자주 찾아뵙도록 하겠음.' 이라고 써놓은거 봤거든? 캡쳐도 해놨다 씨발놈아. 너같이 뭘 좀 모르는 새끼들을 위해서 말이야." -변백현
"씨발." -김종인
아니, 글을 쓰면 다 여자야? 여성 작가들도 많지만 나같은 건장한 남자들도 작가인 사람이 많다고! 아오 김종인 저 새끼는 뭘 잘 알지도 못하면서 지껄이고 지랄이래? 허 참, 거 어이가 없구먼?
-"2학년 4반 김종대 학생은 지금 바로 교무실로 오시길 바랍니다."
"야 종대야! 담임이 너 부른다! 얼른 나가!"
"어? 어! 갔다올게!"
친절한 내 짝꿍은 정말 착하다. 멍하니 일진들의 말을 듣느라 담임의 부름을 제대로 듣지 못한 나를 위해 이렇게 친절히 내게 알려주다니.
"종대가 이번에 인터넷 문학사이트에서 대상을 받았다던데? 정말이니?"
....?
"네?"
"이것 좀 보렴. 음? 뭔가 제목이 좀 이상하다? 'ㅇㅇㅇ! 너의 마음을 겟또!' ? ㅇㅇㅇ이라면 가수 아니니?"
아, 씨발. 이게 무슨 상황이람. 아니, 것보다 내가 쓴 글인건 어떻게 안거래?
"그건 일단 제쳐두자꾸나. 그것보다, 종대 표정을 보니까 많이 당황한 모양인데. 네이년 블로그에서 사람들이 막 퍼가서 문학사이트에 올렸다더구나. 우리 종대 국문학과 가고 싶다고 했잖니? 오히려 잘 된 일이 아닐까? 이 스펙이면 니가 가고싶은 대학에서도 큰 작용이 되어 줄거야. 그러니까 너무 기분나빠하지 말고. 원래 인터넷이라는게 퍼가는 것도 쉽고 그렇잖니?"
아. 이해했어.
뭔가 한편으로는 신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매우 불안하다.
그래, 사실대로 말하자면 나는.. 음.. ㅇㅇㅇ을 엄청나게 좋아하는 그런 빠돌이의 수준까지는 아니다. 그저! 내가 쓰는 소설의 모티브가! ㅇㅇㅇ일 뿐이라 이거다! 그렇다고 ㅇㅇㅇ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뭐.. 내 스타일도 아니고, 일단 ㅇㅇㅇ은 성격이 너무 조용하다. 나는 나와 비슷한 성격을 가진 그런 소녀가 이상형인데.. ㅇㅇㅇ은 오히려 반대라고 한다. 이것도 뭐.. 우리반의 일진들과 자주 찾아오는 일진들이 하는 말을 들어서 알게 된 거지만.
사실은 걔네 덕에 ㅇㅇㅇ에 대해 자세히 알게되었다. 내 빙의글의 주인공 ㅇㅇㅇ의 성격이 실제 ㅇㅇㅇ의 성격과 맞아떨어지는 것도 그렇고, 외모도 그렇고. 모든 것이 ㅇㅇㅇ에게 맞춰져 있기에 그냥 'ㅇㅇㅇ빙의글 - ㅇㅇㅇ! 너의 마음을 겟또!' 라고 블로그에 올렸던 것이고 그게 여러 ㅇㅇㅇ의 팬들의 입에 오르락내리락하며 우리반 일진들의 입에도 오르락내리락하게 된 것이다.
"휴.."
저절로 한숨이 나온다. 상장까지 받아들고 반으로 돌아왔다. 그러고보니 우리반 일진들, 아직도 여기있네. 이제 곧 점심시간도 끝나가는데 안꺼지나?
"종대야, 그거 뭐야? 상장아니야?"
"응. 상장맞아."
친절한 짝꿍이 물어온다. 항상 친절한 짝꿍에게 험한 말을 할 순 없으니 좋게 대답한다.
"음? 'ㅇㅇㅇ! 너의 마음을 겟또!' ? 종대야, 너도 ㅇㅇㅇ팬이야? 종대 너 글쓰는구나! 대단하다! 글로 상까지 받고!"
그때 나는 짝꿍의 입을 틀어막았어야했다.
(실제 사진과는 상관없이 그저 종대의 짝꿍에게로 시선이 몰린 엑소케이라고 생각해주세요.)
"뭐?!" -김2 변1 박1 도1 오1
일진들의 큰소리에 우리반 아이들은 깜짝 놀란듯하다. 그리고 그 중에는 나도 속해있다.
"야, 거기 너. 자세히 말해봐."
도경수는 내 짝꿍을 지목했다. 아, 쟤가 혹시 그 소문의 15:1의 주인공인가? 포스가 덜덜이다.
"어..? 어.. 그게 종대가 상을 받았는데.."
"아 존나 말 더듬지말고 빨리빨리 대답하라고!"
변백현의 고함에 우리반은 더 정적에 이르렀다. 아니, 쟤는 남의 반에 와서 저렇게까지 민폐를 끼쳐야하나? 어이가 아리마셍이다.
"난 상황파악이 된 것 같다. 그래서 우리반에 그 상의 주인공인 종대가 누구?"
나는 김종인의 말에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또한 고개도 들지 못했지. 아니, 어느 누가 저런 일진포스 작렬인 애한테 당당하게 '내가 김종대야!' 라고 외칠 수 있겠는가.
그리고 그때 누군가가 내 어깨를 두드렸다. 혹시나 나로 인해 벌벌떨고 있을 짝꿍이 아닌가싶어 고개를 든 순간,
"니가 종대구나?"
나는 후회했다.
"종대야, 우리가 불렀는데 왜 대답이없어. 섭섭하게."
김준면이 그 말을 꺼내는 순간 나는,
"아하하하..! 아,안녕! 하하!"
씨발.
찌질이 김종대.
너는 도대체 저런 일진들이 뭐가 무섭다고,
라고 묻는다면 그냥 쟤네 자체가 무섭다.
"와, 나 티켓팅하는 것 만큼 떨려. 우리학교에서 나의 금손님을 만나다니."
"그러게나 말이야. 그럼 찬열이는 이제 이틀씩이나 안기다려도 되는거지? 그런고지? 찬열이 기대해도 되는고지?"
아
씨발
이 상황이 뭐냐고?
존나
씨발
개씨발
좆된거라고요. 씨발.
종대 애잔.
안녕하세요, 위생학개론이에요.
응답하라 끝나고 응답하라 번외로 계속 하려다가 솔직히 아이디어가 안떠올라서
쉬는 겸.
가끔은 저런 상상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반응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