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몇 년만에 김한빈을 만났다. 일부러 연습실 근처 카페에서 만났다. 연습하다 나온건지 편안한 차림으로 나온 김한빈에 잔뜩 치장한 내가 창피해졌다. 김한빈이 앞에 앉고 짧게 안부를 물으며 짤막한 대화를 나눴다. 세월의 힘이라는 게, 좀 느껴진 것 같다. 예전엔 할 말 없이 먹을 것만 먹고 앉아있어도 하나도 어색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좀 많이 어색한 것 같다. 어색한 분위기를 깨려 서로 질문을 던졌지만 그 대화는 1분을 채 넘기지 못했다. 핸드폰을 잠깐 들여다 본 김한빈이 다시 연습하러 가야된다며 일어섰다. 고개를 끄덕이며 지갑을 챙기는데 김한빈이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했다. 왜, 할 말 있어? 아- 그, 우리 연습실 갈래? 2. 살금살금 들어간 연습실에는 다른 멤버들이 있었다. 다들 나를 보며 조금은 당황한 눈치였는데, 김한빈이 충 내 소개를 대신해줬기에 다들 그러려니 하는 눈치였다. 연습실 벽쪽 의자에 얌전히 앉아 연습하는 걸 지켜봤다. 어릴 때부터 느낀거지만, 김한빈은 정색하면 무섭다. 멤버들이 안무 틀리는 걸 하나같이 다 잡아내고 제대로 할 때 까지 지적한다. 아마 여기 김한빈보다 나이 많은 멤버도 있을텐데, 다 모르겠고 그냥 리더인 김한빈이 제일 무섭고 쎄보였다. 연습을 마친 멤버들이 제각각 널부러져 휴식을 취할 때 김한빈은 나에게 다가왔다. 심심하냐며 물은 김한빈에 어 완전 초대박 심심해 라고 대답하려는 걸 그냥 응? 괜찮은데ㅎㅎ.. 하며 얼버무리니 알겠다며 다시 연습하러 가버린다. 널부러져 있던 멤버들이 알아서 일어나 다시 연습 대형으로 서고 그대로 한시간동안 쉬지도 않고 연습했다. 요즘에 조금 스트레스 받는 것도 있었고 동시에 쌓인 피로가 많았기에 나는 슬슬 잠에 들기 시작했다. 3. 눈을 떠보니 내 앞에는 김한빈이 쭈그려 앉아있었다. 억! 하고 놀랜 티를 내니 김한빈은 아주 나보다 더 놀랜 것 같다. 주변을 둘러보니 연습실에는 김한빈과 나밖에 없는 것 같았다. 다른 멤버들은? 하며 물음을 던지니 연습 끝나서 다들 숙소 갔다고 대답해왔다. 아.. 하고 고개를 두어번 끄덕이니 뭐가 좋은 지 싱글벙글한 표정의 김한빈이다. 왜 웃어- 하고 넌지시 말을 하니까 ' 오랜만에 너 보니까 웃음이 안 멈추네. ' 한다. 이 자식이 아이돌 된다고 노래랑 춤 연습한 게 아니라 능글맞은 멘트 연습만 몇 년 한건가 싶었다. 인상을 찌푸리니 알겠다며 안한다고 인상 피라는 말에 그제서야 아까 표정으로 돌아갔다. 여러가지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핸드폰 홀드를 눌러보니 이미 시간이 많이 늦은터라 이제 가봐야 될 것 같다고 엉덩이를 뗐다. 다음에 또 보자며 형식적인 말로 인사를 했다. 아직도 조금 어색하긴 한 것 같다.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쟨 이제 바빠질텐데, 다시 친해지는 건 절대 불가능하겠지. 4. 김한빈과 친해지지 못할거라는 나의 생각은 경기도 오산이였다. 그 날 저녁에 김한빈에게 날라온 잘 들어갔냐는 카톡 하나에 우린 두시간동안 카톡을 했다. 그 결과 예전에 우리 사이로 돌아갔다. 조금 흐뭇하고 뿌듯하기까지 했다. 내일 시간나면 작업실에 오라고 했다. 냉큼 알았다고 답장을 보낸 뒤 곧장 잘 생각은 아니였지만 잔다고 하고 길었던 카톡을 끝맺었다. 5. 연하게 화장을 하고 깔끔하게 옷을 입은 다음에 김한빈의 작업실로 향했다. 가기 전에 저번에 김한빈을 만났던 카페에 들렸다. 그 날 김한빈이 맛있다고 했던 마카롱과 커피 두잔을 사서 신나게 작업실로 향했다. 다행히 김한빈이 먼저 마중을 나와줘서 들어가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작업실에 들어갔는데, 여자가 있었다. 6. 솔직히 조금 당황스럽다. 지금 상황은 나와 저 여자가 바뀐 것 같았다. 내가 사온 커피와 마카롱은 지금 저 여자와 김한빈이 먹고 있었다. 김한빈이 쓴 노래로 데뷔한다는데, 그 녹음을 오늘 한다는거다. 김한빈은 나보고 그걸 보러 오라고 한 거고. 아니 정확히 말하면 김한빈은 그냥 작업실에 오라고 했다. 근데 다른 누가 또 온다고 말을 안해줬던거지. 그거 하나때문에 나는 지금 가시방석에 앉아있는듯하면서도 굉장히 불쾌했고, 불편했다. 김한빈이 여자의 스퀸십을 얼마나 부담스러 워 하는데, 여자는 그걸 아는 지 모르는 지 김한빈 옆에 딱 붙어서 팔짱을 끼고 있다. 내가 사온 커피랑 마카롱인데, 심지어 김한빈한테 잘 먹겠다고 고맙다고 했다. 내가 사온건데... 점점 화가 났고, 김한빈은 그걸 또 맛있게 먹으라고 했다. 팔짱을 끼는 여자를 밀어내지도 않았다. 왜 온건 지 갑자기 후회가 되기 시작하는데 갑자기 눈에는 눈물까지 나기 시작했다. 옆에 놓아둔 가방을 챙겨들고 고개를 숙인 뒤 급한 일이 생겼다고 일어났다. 김한빈은 어디 가냐며 팔을 잡았지만 그 손을 떼어냈고 작업실을 나왔다. 7. 가는 도중 뒤를 힐끔힐끔 쳐다보았지만 김한빈은 커녕 사람 그림자도 안보였다. 너무나도 서럽고 화가 나 이 놈의 눈물은 멈출 기새를 안보였다. 오히려 눈 앞에서 김한빈이 없어지니 더 많이 흘러내렸다. 김한빈 나쁜 놈, 진짜 나쁜 놈. 꼴보기 싫어. 별의 별 욕을 다 해가며 집에 도착하니 기운이 쏙 빠지는 느낌이였다. 그렇게 옷도 안갈아입고 침대에 엎어져 잠들었던 것 같다. 흫 졸려서 더 길게 쓰고 싶은데 못 쓰겠네 ;ㅅ; 오늘은 이만하고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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