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DYGUARD 01
어떻게 EXO 팀에 합류하게 되자마자 처음 하는 스케줄이 공항이냐고! 소녀시대 팀이랑 같이 할 때는 멀리서 찍는 팬들이나 그냥저냥 저지하고 경계태세만 갖추면 그만이었는데 이건 뭐… 난리도 아니야. 아직 EXO 매니저 포함 스텝들한테 인사도 다 못 드렸는데 시간이 없어서 무작정 투입 되어버렸어.
"루한아! 이거 가져가서 꼭 먹어. 몸에 엄청 좋대. 비싼 거야. 알았지?"
뒤에서 달려오는 팬들을 막느라 앞쪽에 가고 있는 멤버들에게는 시선을 두지 못하고 있었는데 어떤 여자 한 명이 루한에게 팔짱을 끼고 붙어서 뭔가를 들이밀고 있어. 투입 전에 급하게 봐둔 프로필에서 본 바로 의하면 저 사람이 루한 맞을 거야. 루한에게 가느라 뒤에서 쫓아오는 이 팬들을 다 무방비하게 내버려둘 수는 없으니까 무전을 치려고 리시버(귀에 꼽는 호스이어마이크)를 잡는데 선배들의 목소리가 안 들려. 으, 고장인가 봐. 하는 수 없이 내가 가야하는 상황이야.
"루한, 저 쪽으로 가세요. 빨리."
루한에게 여전히 팔짱끼고 있는 여자에게 다가서서 힘 있게 팔을 잡고 떼놨어. 악력으로 세게 잡고 있자 여자가 소리를 지르며 놓으라고 내 손등을 때리지만 루한을 좀 떨어져 앞에서 걷고 있는 매니저들과 합류시키는 게 우선이야. 아직 인사를 안 나눠서 내가 누군지 모르겠지만 귀에 꽂은 리시버나 수트 같은 걸 보고 대충 경호원이라는 걸 알아차렸는지 곤란하게 웃어보이고는 후다닥 뛰어가. 루한이 앞 쪽의 멤버들과 합류한 걸 확인하고나서야 여자의 손을 놔줘.
"아, 이 미친년아! 니가 뭔데 잡고 지랄이야! 못 보던 년이 어디서 굴러 들어와서 씨발."
소녀시대 경호할 때는 이런 말 들어본 적도 없었는데…. 약간 이마에 힘줄이 서는 게 느껴지지만 앞으로 남자가수 경호요원으로 활동하면서 이정도 욕 먹는건 일상다반사겠거니 생각이 되서 그냥 넘어가기로 해. 말없이 표정을 굳히고 그 여자를 내려다보니까 위협감을 느꼈는지 자신의 손목을 만지작거리며 대충 사라져. 그리고 조금 뒤쳐진 나도 어서 앞서 가는 팀과 합류하기 위해 걸음을 서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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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너 내가 투입 전에 장비 확인 제대로 하라고 했지. 말 못 알아들어?"
"그게, 분명히 확인을 했습니다. 근데 갑자기 소리가,"
"시끄러워. 경호요원 활동한 게 너 벌써 이년차야. 근데도 아직 그런 초짜 같은 실수 한다는 건 용납 안 돼."
"…죄송합니다."
"대기실 뒷정리나 하고 무전 보내. 클라이언트(EXO)랑 미팅 있어."
소리 나게 문을 닫고 나가는 리더를 보며 한숨을 내쉬어. 사석에서는 장난 끼도 많고 많이 예뻐해 주는데 내가 이렇게 가끔 실수를 하면 한없이 무서워져. 사실, 리더라는 말도 어색할 정도로 친하거든. 같은 학교 경호학과를 나온 수현선배야.
"야! 뭘 또 풀이 죽고 그래. 수현 선배 일에서는 원래 엄격한 거 모르냐."
"아직 일 안 끝났다. 리더라고 해."
"됐어, 같이 도와줄 테니까 후딱 끝내고 미팅이나 가자. 어떻게 생긴 놈들인지 궁금하네. 아까 얼핏 보니까 나보다는 아니던데?"
옆에서 철없이 해맑게 웃고 있는 얘는 나랑 동기인 이현우라고, 그냥 정신없어. 처음에 대학 입학해서 이현우 보고 경호학과 남자들은 다들 몸도 좋고 잘생겼다는 말이 거짓말이 아니구나 라고 생각했었는데 개뿔. 겉만 그래, 겉만.
"너보다 훨씬 잘생겼거든."
"오, 너도 여자라고 그런 아이돌 좋아하냐?"
"시끄러워, 좀! 도와줄 거면 돕고 아니면 나가라! 빨리 미팅하고 잘 거야. 시차 적응 안되서 죽겠다."
"중국인데 시차 적응은 무슨…."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콘센트나 이런걸 정리해서 이현우한테 던지니까 꼴에 경호요원이라고 순발력은 좋네. 한 손으로 탁 잡아 버리고 나서 씩 웃는 게 좀 재수 없어. 장난도 쳐가면서 정리를 후딱 마치고 나니까 대기실이 좀 깨끗해지긴 했어. 내일부터 우리가 있어야 될 대기실인데 3명이 쓰기엔 딱 적당하네. 중국 스케줄은 이제 여기서 일주일 프로모션 하고 한국으로 입국하면 또 엄청 달리겠구먼. 으, 수현선배한테 무전이나 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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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매니저랑 미팅이 있었어. 나랑 이현우는 그냥 리더 뒤에서 서있었고, 리더랑 매니저랑 얘기를 하는데 매니저들이 그동안 쌓인 게 많았나봐. 리더 말 많은 거 별로 안 좋아하는데 그동안 사생들한테 겪었던 수모들을 다 말하고 있어. 이현우 점점 집중력 떨어져가니까 두리번두리번 거리 길래 옆구리 좀 꼬집었더니 가자미눈이 되서는 쳐다봐. 못생겼다, 진짜.
"네, 그럼 수고 좀 해주세요."
"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근데 그때 말씀드렸던 사이드 경호는 어떻게 된 건지 알 수 있을까요?"
"사이드 경호는 아무래도 신경 쓸 부분이 많아서 아직 검토 중입니다. 확정되면 알려드리겠습니다."
"아, 네. 그럼 이제 애들 만나보고 해산하는 걸로 할게요. 애들 지금 아마 숙소에 있을 텐데 로비로 집합시키겠습니다."
두 명의 매니저와 우리 팀이 함께 엘리베이터를 내려가며 아까 리더가 말한 '사이드 경호'를 떠올려. 사이드 경호라는 게 진짜 힘들거나 편하거나 둘 중 하나일 텐데. 왜냐면 그야말로 24시간 밀착 경호거든. 이번 우리 클라이언트(EXO)가 사생이 심각하다고는 들었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네. 사이드 경호가 필요할 정도면.
"뭐해, 내려. 오징어."
옆에서 이현우가 툭툭 쳐서야 정신을 차리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중국답게 휘황찬란하게 번쩍이는 로비에 도착하니까 이미 내려와 있던 건지 EXO 멤버들이 보여. 12명이 많은 수긴 하구나. 우글우글 하네.
"얘들아, 조용히 해 봐. 이 분들한테 인사드려라. 아까 중국 입국 때부터 경호해주신 분들이고, 야! 변백현, 김종대!"
제일 끝 쪽에 서있던 남자 두 명이 계속 웃으면서 장난치고 있다가 결국 매니저한테 혼나. 둘 다 걸렸는데도 웃음을 못 참고 계속 키득대니까 매니저 둘 중 한명이 그 옆으로 가서 머리를 한 대씩 쥐어박아. 조용해진 걸 확인한 매니저가 다시 우리 소개를 시작하지.
"이제부터 당분간 너네 경호해주실 분들이다. 인사드리고, 얼굴 기억해 두고. 사고 좀 치지 말고. 고생하신다, 너희 때문에."
매니저가 인사를 해주자 조금 조용해진 멤버들이 우리를 향해서 인사 해. 여기저기서 들리는 '안녕하세요' 소리를 받으며 맞인사를 하는 데 유난히 나한테 시선이 쏠리는 느낌이야. 아무래도 여자라서 그런 것 같아. 여자 경호요원이 흔한 건 아니니까 자주 있는 일이야. 처음에 소녀시대 팀에 배치되었을 때도 똑같았거든. 인사를 받던 중에 아까 봤었던 루한이 고개를 꾸벅 숙이며 눈을 맞추고 있길래 나도 따라서 고개를 숙이고 살짝 웃어보였어. 다들 생긴 것도 훤칠하고 인상도 좋은 것 같아. 나름대로 괜찮은 두 번째 클라이언트일 것 같네. 아, 저기 다시 떠들고 웃기 시작한 두 명 빼고는. 아… 근데 저기 이현우는 또 왜 껴있어!
| 꽃유의 인사말 |
안녕하세여 여러분 이제 기말고사 스트레스를 슬슬 받을 시기일 것 같아서 그냥 글 한번 싸봤어여ㅎㅎㅎ 제목처럼 EXO, 김수현, 이현우가 출연해여 출연진이 빵빵하죠? 제가 감독이니깐녀 핳 근데 사실 비중은 EXO가 비교적 많을 것 같습니다 아직 스토리를 다 짜놓은게 아니라서여 저는 흐름에 의식을 맡기고 글을 쓸거거든여
아, 그리고 구독료는 이번 편만 아마 무료가 될 것 같아여 왜냐면 제가... 포인트가 없어서 글잡에서 마음껏 뛰놀지 못해여 스트레스 풀려고 쓰는 것도 있지만 사실 포인트를 모아보자는 마음에서 쓰는 것도 이써여 그래서 나쁘다고여? 알아여... 대신 구독료는 싸게싸게 갈게여 연재 주기는 어케 될지 잘 모르겠지만 전 나름대로 잉여잉여하니까 한 번 시간나는대로 써볼게여 그럼 안녕히 가세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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