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 카준]도련님02
w.꽃거지
익숙하지않은것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몸에배어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종인집의 고용인으로써의 일도 그랬다 설거지부터 온갖잡일까지 쉬운일은 없었지만 지금까지중 가장 편안하 일종의 숙소였다 집이란표현을 쓰기에는 너무나도 이질감이 느껴졌지만 적어도 이곳에서 고용인으로써의 어떤한 구속감은 가질수있어 준면은 행복했다
하지만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익숙해지지않는건 종인이였다 종인이 자신을 받아준 그날부터 정말 준면은 그림자가 되었다 종인의 옆에서 떨어져있는 날은없엇고 볼일은 보거나 정해진 집안일은 할시간이 아니면 항상 종인의 곁에는 준면이 잇었다
심지어 잠잘때 조차도 준면은 종인의 옆에있었다 종인은 당연하다는 듯이 준면은 끌어안고 잤고
한달가량 됬을때는 준면조차 종인의 체온을 의식하지않고 잠을 자게됬다
그렇다고 준면과 종인사이의 어떠한 마음의 교류나 직접적인 언어의교환이 있었던것은 아니였다
준면은 조용히 종인을 바라보는것이 일이였고 종인은 그런준면을 바라보고 같이 걷는것이 고작이였다
가끔가다 보여주는 따듯한 종인의 미소나 말투에 준면은 가져서는 안되는 마음이 자신의 안에 있다는것을 느꼇다 명백한 반칙이였다 반칙. 해서는 안되는것. 이미 머리에는 경고의 빨간불이 들어왔지만 억지로 노란불로 감추엇다.
"종인도련님 어디가세요 ?"
올해로 벌써 종인은 17살이 되엇다 벌써 3년이나 지난것이다 집안에서 종인의 위치는 점점 커졌고 3년이란 세월동안 종인의 신체적인 조건은 이미 준면을 뛰어넘은지 오래였다 눈높이가 달라진다는것은 상대의 변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직접적인 효과라고할까 키도 어깨도 팔다리도 모두 길고 잘빠졌다 그러나 준면은 그대로였다 3년전 그때와는 그닥 달라진것이 없엇다 이미 멈춘 성장은 늘지않는 모양인지 여전히 작고 외소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얗다못해 창백한 피부는 종인의 것과는 정반대였다
"....... 아버지가 부르시는데 "
종인은 뒷말은 잊지않앗지만 준면은 곧장 손에 묻은 물기를 탁탁 털어가며 종인의 옆으로 갔다
"저도 갈까요? "
종인은 준면은 빤히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거렸다
'드르르륵'
대나무빛의 미닫이 문이 밀리며 열렸다
"종인이 왔느냐?"
차분하고 위엄있는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준면은 종인의 소매를 살짝잡으며 뒤로 물러났다
'저는 밖에 있을게요 '
조용히 속삭이는 준면의 머리를 쓰다듬는 종인이 신발을 벗엇다
"준면이도 이리오너라 "
문고리를 잡은 준면의 눈동자가 커지면서 종인을 바라봤다
종인역시 무언가 이상하다는듯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3년동안 주인어른을 직접 뵌것은 손에 꼽을정도였으며 자신의 이름을 안다는것 조차 처음알았다
준면은 종인을 따라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갔다
무릎을 꿇은채 마주한 주인어른은 종인이와 많이 닮았엇다
'종인이가 나이들면저런느낌이겟지?'등의 비생산적인 생각을 하는 와중
주인어른의 목소리가 들렸다
"올해.. 종인이 네가 고등학생이지?"
"예"
"학교는 정햇느냐"
"아버지가 정해주신곳중에 일본인비율보다 한국인 비율이 높은곳을 선택했습니다"
"그래.. "
"부르신 용건이 무엇이십니까"
"딱딱한 녀석.. 하긴 젊을 때 내가 그랬엇지.."
"........."
"내용건은 준면이도 학교에 보낼까 하는거다 어떻느냐"
"................."
"예?아..아니 예??"
옆에서 조용히 듣고있던 준면이 화들짝 놀라며 반응했다
"주..주인어른 학교라니 저는 괜찮습니다 어차피 중학교도 제대로 못나오고 배운것하나 없습니다"
준면은 얼굴이 새빨개져 말은 더듬거렸다
"아니 종인이 녀석만 챙기느라 널 중학교에 못보낸걸 후회중이다 니가 있다는걸 조금만더 신경썻더라면 더 일찍 보내줬을터인데 이제부터라고 종인이의 옆에서 다녀보거라 너도 적어도 남들이 하는건 해보아야하지않겟느냐 "
준면의 마음속에는 여러가지 생각들이 스쳤다 솔직히 종인이 학교가는걸 부럽게 쳐다본적이 한두번이 아니였다 심지어 종인이 학교갔을때 교복을 슬쩍 입어본적도있었다 바지가 너무 길어서 포기햇지만 학교는 준면이 꿈조차 꿔보지 못한곳이였다
"감사합니다 주인님 감사합니다 "
준면은 머리가 휙휙소리를 낼정도로 고개를 숙였다
"그래 그럼 내일부터라도 당장 다니거라 내가 수속은 다밟아놨고 중학교 졸업장도 마련했으니 문제없을거다
적어도 학교에서 종인을 잘 보살펴주거라 종인이 너도 준면이가 적응할수잇도록 친구도 만들어주고 서류상으론 너와 동갑이니 들키는일없도록해라 "
"..............."
준면과 종인은 들어왔던 문을 고대로 닫고 나왔다
준면은 심장이 쿵쾅거렸다 학교..학교.. 얼마나 가고싶었던곳인가 다닐때는 몰랐다 이토록 필요하고 중요한곳이란걸 하지만 다닐수없게된 이들에게는 무엇보다 바라는 장소가 되었다
"준면아"
종인의 목소리에 준면이 화들짝 놀랐다 학교 생각에 정신이 팔려 종인을 잊고있었다
종인은 어딘가 뚱한 얼굴이였다
"예 도련님 뭐 필요하세요?"
".................."
".............도련님?"
"학교 가고싶어?"
준면은 그 말을 통해 종인이 자신과 학교다니는 것을 불편해 한다고 생각했다
"...............도련님"
"아니다... 가자 "
"아뇨 ! 제가 가서 말씀드리고 올게요 저 학교 안다니려구요 안다닐래요 "
준면이 서둘러 반박하듯 말햇다 진심이아닌걸 말해야하는 준면은 속이상했다
하지만 종인이 싫다는것은 자신도 싫었다 그림자였다 그림자니까 종인이 싫은것은 준면도 싫엇다
등을돌려 왔던길을 돌아가려는 준면을 종인이 잡았다
"울거면 뭐하러 말해 "
이미 준면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거렸다
"아니요 이거 우는거 아니라 하품한거에요 "
"거짓말"
"진짜에요 ...."
"학교 같이다니자 "
"............."
"............."
"아니에요 저는 그냥 집에 잇을래요 "
"너랑 같이 다니고싶어 학교 "
"하지만 .."
"내가 너한테 학교가고싶냐고 물어본이유는 혹시라도 니가 날위해 일부러 다니는게 아닐까하는 마음에서 물어본거야
왜 울고그래 울지마 너랑 학교 다닐래 같이다니자 준면아 "
준면은 그날밤 종인의 품에서 생각했다
학교에서의 종인은 어떨까
학교에서는 종인을 뭐라불러야 할까
그리고 나는 학교에 가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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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 봐줬는데 새언니가 화났어요.. 이유가 뭘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