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나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이것들은 굉장히 개성이 있는 것들인데..
"준면이 귀 만지지 말라고! 하지 말라면 좀!!"
"경수한테 손 올리지 말라고 했지! 그만 싸워 좀!!!"
"백현아 장난치지마.. 칼 내려놔. 민석이 놀라잖아!!!!"
믿을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집 애완동물들은 사람이다.
애완사람이라고 아시나요?
온실
이 집에서 북쪽으로 가다보면 레이 선생님의 명의로 되있는 땅이 조금 있다.
그 땅에 온실이 조그맣게 있는데 동물도 좋지만 식물도 우울증에 좋다고
나에게 완전히 맡긴 곳이었다.
온실로 가는 길이 복잡해서 애들에게 주로 맡기긴 했는데
오늘은 날씨도 좋길래 산책할 겸 백현이랑 준면이를 데리고 나섰다.
"야! 앵무새! 너 진짜 집에 안 들어올거냐?"
"안 들어갈거야! 백현형아가 매달려도 안 들어 갈 거라고! 난 내 여친이랑 살거야."
?
이 추운 겨울에 밥은? 밤에 들짐승은?
뭔 똥꼬집이야 저 새새끼는.
세훈이 여친은 낮은 나뭇가지에 앉아있었다.
왜.. 왜 저 작은 새가 얄미워 보이는 거지?
니가 뭔데 내 애완용 새를 이렇게 뒤흔드는 거야..?
"...야. 너는 나 신경쓰지마."
"신경 안쓰여."
세훈이 너말고 저 암컷 새가 신경쓰인단다.
분명 나는 저 새의 감정을 알 수는 없지만 뭔가 나를 비웃는 느낌이랄까?
"저 새는 신경쓰지 마시죠 주인? 그대 역시 갈대이신지?"
백현이는 자진 한거고 준면이는 신선한 풀 많다고 꼬드겨서 오게 되었다.
먹을 거라면 장기도 내다가 팔 놈이 뭔 갈대를 운운해.
"너무하다 너.. 몰라! 진짜 안 들어 갈거야!!"
"아! 주인 아침 먹고 올 걸. 깜빡했어.. 찬열이가 일어나서 혼내겠다."
"...무시하다니..."
부들부들 거리는 세훈이를 뒤로 하고 마당을 빠져나왔다.
"찬열이는 괜찮아. 어차피 벌러지야."
"그래봤자 맨날 당하시면서."
"준면이는 거기다가 묶어놓고 와야겠다."
"찬열이가 지랄하면 제가 쉴드 치겠습니다, 주인님!♡"
그냥 패버리고 싶다.ㅎㅎ
온실에 도착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헉 소리가 나오더라.
"...정글인가?"
"애들 맨날 보내지 않았습니까?"
아이들이 한번도 오지 않았던 듯 울창하게 식물들이 자라있었다.
뭐가 먹을 거고 뭐가 잡초인지 조차 모르게 자라있는 식물들에
어이가 없더란다.
세훈이랑 민석이... 이눔의 새끼들....
"...여기 언제 다 정리 한답니까?"
"..일단 우리가 해야지. 가서 혼낼게."
"눈물 쏙 빠지게 혼내. 알았지 주인?"
"응. 하자."
맨손으로 시들어 있는 덩쿨들을 거둬냈다.
이게 다 뭐람.. 알아서 다 관리 하는 줄 알았더만.. 말로만 잘하고 왔다고해..?
좁아서 다행이었지 대형 온실이었으면 뻥안치고 죽일뻔..ㅎㅎ
"아!!! 주인 손대지마!! 가시 있어!!"
"응? 난 괜찮은데?"
"뭐가 괜찮습니까? 피나잖아요."
손을 내려다 보았다. 준면이 말대로 손가락에 피가 맺혀 있었다.
감각이.. 없나. 손을 접었다가 피니 그제야 아픔이 몰려왔다.
"하여간 내가 못살아 주인!! 나 아님 어떻게 살래?!"
"너랑 평생 살면 되지."
"...안 돼. 주인은 거북이랑 평생 살아야 해. 알았지?"
"너도 그만큼 살아. 그럼 되지."
"...응! 나도 그만큼 살게! 나 치매와도 주인이 다 받아줘야해."
곁에 있던 풀을 뜯어서 씹어먹으며 티벳여우 표정으로
우리를 보던 준면이가 코웃음을 쳤다.
"이게 뭔 쇼랍니까? 그리고 니가 그정도 살면 기네스북이야."
"ㅎㅎ형 일루와봐.ㅎㅎㅎ"
잠시 온실 밖에 갔다온 둘.
백현이는 환하게 웃고 있었고
준면이는 겁에 질린 듯 웃고 있었다.
그래도 둘 다 웃고 있으니 기쁘네^^
그러게 말은 가려서 하는 게 좋아 준면아^^
사과머신
"가는 길에 또 세훈이 꽁해 있겠지?"
"그렇지 않을까?"
대충 정리를 끝내고 집으로 향하는 길.
우리들의 대화 주제는 삐진 세훈이었다.
"주인님께서 강하게 나가세요. 그렇게 니 여친이 좋으면 아예 집을 떠나라고."
"어떻게 그래.."
"주인은 쓸데없이 여려. 내가 할게 주인!"
"아니야. 하지마. 너는 일단 안 돼."
무슨 말을 하려고..
드디어 마당에 입성했다.
아까 그 자리 그대로 있는 세훈이. 다만 그 새가 사라졌다.
주위를 둘러봐도 없다.
"야.. 추워.."
"그래서?"
"...꼭 내 말로 해야 돼? 집에 들어가자고."
"왜?"
"...야! 내가 잘못 했다! 그런 멍청한 애한테 속아서 너한테 화내서 존나 미안하다!!"
"준면아 백현아. 들어가자."
"야아, 미안해. 내가 죽일 새야. 내가 완전 멍청했어.."
세훈이를 무시하고 들어가려니까 세훈이가 뒤에서 찡찡댄다.
ㅋㅋㅋㅋㅋㅋㅋ귀여웤ㅋㅋㅋㅋㅋㅋ
"야아, 미안하다고.. 앞으로 밥도 조금만 먹을게..
너가 스트레스 받으면 나한테 풀어도 좋아. 응? 한번만 봐줘."
"....싫다면?"
"생각하는 벽에 3시간이고 10시간이고 서 있을게.
너가 풀릴때까지 서 있을게. 응?"
"좋아. 생각하는 벽은 필요없고 종대한테 가서 사과해. 동태전으로 뭐라한 거."
"...꼭 해야하냐?"
"아 뭐 싫음 말던가요. 어우 추워. 나는 들어가야지."
"하.. 할게! 하면 되잖아! 종대형아!!!"
뭐라 하기도 전에 먼저 들어가는 세훈이.
그 모습이 귀여워 웃음이 났다.
하여간 우리집 애완동물들 다 귀여워 죽겠어.
물고기 형아
"종대형아 내가 저번에 놀려서 존나 미안해."
"뭐야아.. 소름끼치니까 절로가."
"야 나 사과했어!!"
"제대로 해야지. 종대가 안 받아 줬잖아."
"아 그런거야? 에헴! 어디한번 사과 해봐!ㅎ"
오랜만에 형 노릇 하려하는지 자리 피고 앉는 종대였다.
ㅋㅋㅋㅋㅋㅋㅋ귀여웤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아침 준비나 했다.
저쪽에선 종대의 큰 웃음소리가 들렸고 나도 그 웃음소리에 웃음이 나오는
그런 훈훈한 상황이었다.
"으아!! 주인!!!!"
종대가 갑자기 내 옆에 숨더니 거실을 가리켰다.
세훈이가 내 약을 들고 있다가 앗차 한 듯 뒤로 숨겼다.
"세훈이 너 나가야겠다. 그치?"
"나야 좋지."
"나도 좋아 주인!"
"찬성."
민석이도 백현이도 이제 막 내려오는 찬열이 마저도 찬성을 하니
세훈이가 잔뜩 삐진 모양이다.
그러게 평상시에 잘 좀 하지..
"나는 반대."
종인이도 내려왔다.
하품을 크게 한 종인이가 기지개를 키며 이유도 말했다.
"으으.. 쟤 나가면 재미없어. 쟤가 놀릴때 형들 반응이 얼마나 재밌는데."
"맞아, 주인. 맨날 세훈이가 놀리면 종인이가 옆에서 비웃어ㅠㅠㅠㅠ"
종대가 옆에서 찡찡거리니 어느새 온 백현이가 그런 종대를 치워버렸다.
"어디서 주인 옆에서 애교야. 죽고 싶어?!"
이렇게 세훈이의 여친 사건은 두리뭉실 넘어갔다고 한다.
애들이 정신이 없으니 나도 정신이 없어져..
아 세훈이가 그 여친 보낸 이유가 그 새가 나보다 멍청해서란다.
도무지 대화가 안 된데.
아 그러니까 내가 새보다 똑똑하다 이거지?
고맙다 새새끼얌ㅎ
오늘의 건강 일기
날짜 : 2015년 3월 1일 일요일
날씨 : 포근함
3월의 첫째날 오늘도 안 아팠다.
건강일기가 필요없어지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결말을 |
조금 더 즐기고 싶으시다면 지금부터라도 이 여주인공에게 빙의하세요. 여러분들은 지금부터 불치병을 앓고 있는 20살 소녀입니다. (결말은 아직 멀었다는 게 함정. 에피소드만 있다면 더 길어질 수 있습니다.. 머리 쥐어짜고 있어요..ㅎㅎ)
아!! 혹시 여러분들이 생각하시기에 이게 울 액희(엑소)들의 인생짤이다. 하는 독사진 있다면 기부 좀...(사진찾는게)(왜 가장)(힘들지?)
암호닉!!!!!!!!!!!!!!!!!!!!!!!!!!!!!!!!!!!!!!!!!!!!!!!!♥ 치노/엑소영/쉬림프/뭉이/쌍수/구금/코끼리/모카/규야/게이쳐/나호/죽지마 정동이/양양/캐서린/우리니니/빵/체리/안녕/밍블리와오덜트/메리미/니니랑 꾸르렁/바람둥이/매매/종대덕후/여리/나도동물/테라피/차니/부농/luci/알콩 새벽/꽯뚧쐛뢟/바닐라라떼/lobo12/그레이/젤리냠냠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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