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희망이던 사람이 죽었다. 김재규. 내 동생 재규는 내 마지막 희망이었다.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시고 주위 어른들, 아이들 모두에게 갖은 수모를 당하면서도 난 내 동생 하나만 보고 살았는데 재규는.. 재규는.. 같은 학급 같은 나이의 남학생 여럿에게 단체로 감금당해 학교폭력을 당하다 지금 내 앞에 놓여진 선한 미소를 띤 영정사진만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그 항상.힘들다 학교 다니기 싫다 하던 재규를 그냥 사춘기리고 생각하고 다그치고 보냈었던게 잘못이었다. 내가 죽인거다. 마지막 희망을 내 손으로 져버리게 만든 내가.. 내가 살인자다. * 성규는 높은 다리의 난간에 가까이 다가갔다. 삶의 희망을 잃은 성규에게서는 그 어떠한 표정도 존재하지 않았다. 두려움조차도. 새벽이라 그런지 다리 위에는 성규 외에는 누구도 없었다. 차도 간간히 다닐 뿐 그마저도 그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 늦은 새벽 난간에 기대어 내려다 본 한강은 그저 어둠밖에 없는 절망과 같은 느낌이였다. 어둠에 의한 이상한 끌림에 성규는 난간위로 올라섰다. 형, 진짜 죽는거야? 눈앞에 재규의 얼굴이 아른거렸다. 죽고싶어. 그와 동시에 어렸을 적의 저와 재규를 누가 데리고 살 지 다투던 친척들과 애미애비없는 새끼라며 정당한 행동을 해도 욕하며 모욕하던 어른, 또 그런 부모의 밑에서 자라서 똑같은 마인드로 자신을 괴롭히던 동급생들도 생각이났다. 어른이 되면 나아질거라 생각했지만, 그 흔하디 흔한 대학, 아니 고등학교 졸업장조차 없는 나를 순순히 받아주는 사회가 아니었다. 형, 우리 꼭 행복하게 살자! 내가 열심히해서 무시 안 당하고 형이랑 평생같이 살거야. 성규의 얼굴이 울상이되었다. 한 번도 행복했던 적이 없었다. 행복하자고 말하는 재규의 모습을 바라보며 막연하게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었다. 행복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 누구도 나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조차 해 주지 않았다. 죽고싶지만 죽기싫었다. 부모님이 가시고 재규까지 떠난 마당에 살기 싫었다. 그렇지만 행복해보고 싶었다. 형,우리 꼭 행복하게.. 꼭 행복하게.. 행복...? 사는 것도 두렵지만 죽는 것도 두렵다. 난간에서 내려와 뒷걸음질 치던 성규는 털썩 주저앉았다. 눈을 질끈 감았다. 그렇게 다짐을하고 여기까지왔건만 못되빠진 동생은 형이 죽겠다는 것을 막고있었다. 나쁜새끼. 너는 가놓고 왜 나는 못가게해? 왜.. 성규는 갈등하고 있었다. 그 때 성규의 눈에 들어온 것은 작은 빛이였다. 몸을 일으켜 무언의 힘에 이끌리듯 천천히 빛이 나는 곳으로 다가갔다. 왠지 이런 나를 구원해줄 것만 같았다. 그 빛의 끝에는 생명의 전화기가 있었다. '지금 힘드신가요?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드리겠습니다.' 그 한 줄의 문구가 왜 이렇게 와닿는지.. 하얀 손이 초록색 수화기를 들고 상담버튼을 눌렀다. [네, 생명의 전화 상담원입니다.] 남자 상담원의 부드러운 목소리와 함께 내 꺼져버린 것 같던 희망의 불씨를 조금이나마 되살려주었다. "저좀.. 살려주세요" [천천히 하고싶은 말들 모두 해보세요. 도와드리겠습니다.] "전 김성규라고 합니다.." 이 말을 시작으로 성규는 자신의 속에 응어리진 말들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 "죽고싶은데 진짜 이제 살고싶지않은데 죽는게 너무 무서워서.." [많이 힘드실거 잘 알아요.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건 슬프고 힘드니까요. 하지만 성규씨, 성규씨한테 동생분이 소중해서 지금 힘든 것 처럼, 동생분도 성규씨가 이대로 삶을 포기해버린다면, 정말 가슴 아프지않을까요? 성규씨는 분명 살고 싶으신거예요. 물론 지금은 정말 힘들겠지만 지금 이시간까지도 누군가가 성규씨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걸어주길, 힘내서 열심히 살라고 다독여주기를 원하신거잖아요.] 그래.. 맞다 나는 지금 다리에 오면서까지도 은연중에 누군가가 나를 붙잡아주길 난간에 올오라서는 순간에도 누군가 날 살려주길 바랬다. 지금 이 전화를 잡은 것도 상담을 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눈물이 뚝 뚝 떨어진다. [성규씨, 세상은 성규씨를 버리지않았어요. 제가 성규씨를 잡고있는 것 처럼요.] 따뜻한 상담원의 말에 울컥하는 기분이들었다. "살고..싶어요. 살면서 행복해본적이 없어. 나도 행복하고싶은데 내가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그럼요.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어요. 언제든 행복해 질 수 있어요. 도움이 필요하면 저를 찾아주세요. 끝까지 도와드릴게요.] 진심이 담긴 말 같았다. 어쩌면 거짓말일 수도 있지만 진심이라 믿고싶었다. 성규는 자신이 그렇게 갈구하던 따뜻한 말을 하는 상담원에 엉엉 울음을 터뜨렸다. "도와줘요. 나 살고싶어. 살고싶어요..." [도와드릴께요. 살 수 있게 해드릴께요. 꼭 살아줘요.] 상담원도 성규도 똑같은 말을 반복했다. 그렇게 울던 성규는 누군가 자신의 팔을 잡자 뒤를 돌아봤고 119구조대원의 모습이라는 것을 알고 긴장이 풀린.채로 의식을 잃었다. [꼭 살아줘요.] 의식을 잃으면서 들은 목소리에 옅은 미소를 띤 채로. 으잉..똥손.. 익연에서 어떤 뚜기께서 주신 금같은 소재를 왜 이렇게밖에 쓰질 못하니...ㅠㅠ 모바일이라 오타가있을 수있으니 알려주시면 고맙겠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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