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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남자




벌써 7년 지난 일이다.
6년 째 오늘이면 어김없이 나는 꽃을 한 아름 사들고 강원도에 있는 선산에 간다.
꽃을 참 많이 사기도 했다.
많이 필요하니까.

"아빠, 엄마, 동혁아 나 왔어."

7년 전 오늘 난 목숨보다 소중한 셋을 잃었다.

"엄마, 딸이 너무 자주 안 와서 속상한가?
왜 이렇게 풀이 죽어있어.."

이젠 익숙해질 법한 이 상황과 함께 눈물도 흐르지 않는다.

툭- 툭-

동혁이 주변에 놓아둔 꽃 몇 개가 갑자기 고개를 숙이며 떨어진다.
이거 왜 이러지.
한 손에 꽃들을 들고 산을 내려갔다.
꽃 바꿔서 다시 갖다놔야겠다.

선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내가 6년 째 가는 꽃집이 하나 있다.

"아저씨,"

아저씨라고 부르기에는 젊은 익숙한 얼굴이 보이기 시작한다.
내가 중3 때 처음 봤으니까..
그 때는 아저씨라 불러야하는 줄만 알았다.
나는 나이를 먹고 어느덧 22살이지만 아저씨는 세월을 비켜간 것 같았다.

"응~ 우리 아가씨, 왜 또 왔어?
나 보려고?"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6년을 봐왔다고 하지 않았는가.
자주 보는 사이는 아니였지만 뭔지 모를 정이 쌓인 모양이다.

"아저씨, 이거 꽃 왜 이래? 다 죽어가.."

"동혁이 오늘 기분이 안 좋나? 아저씨가 예쁘게 꽂은 건데.
기다려봐 아가씨, 금방 다른 걸로 예쁘게 해올게."

아저씨는 꽃을 새로 포장하러 실내 화원에 들어갔고, 은근 넓은 꽃집에는 나 혼자 남아있었다.
처음, 그러니까 엄마 아빠 동혁이가 사고가 있고 1년 후 혼자 이 동네를 찾았을 때
그 때도 나 혼자 이렇게 있었다.
원체 꽃향기를 좋아하지 않았던 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주인이 나오기만을 기다렸던 것 같다.

"아가씨, 많이 기다렸어?"

'많이 기다리셨어요?'

과거에 잠겨 딴 생각을 하던 나는 나를 불러오는 아저씨에게서 옛날 모습을 찾아본 것 같았다.
참 싱겁게도.
이 아저씨는 변한 게 없어.

두 번째 방문 때 부터 나를 아가씨라고,
올 때마다 귀여운 꼬마 아가씨가 또 혼자왔네? 하며 나를 반겨주었다.
내가 19살 때 쯤 부터는 앞에 붙는 '귀여운 꼬마'는 빼고 불러주었다.

멍하니 서있는 나를 보고 아저씨의 눈이 지금 지고 있는 태양 마냥 깊게 휘어졌다.

"무슨 생각해? 날도 어두워지는데 아저씨가 같이 가줄까?"

"..응."

간혹 이렇게 아저씨와 함께 산소를 찾기도 했다.
어린 날의 나는 아저씨 앞에서 울기도 했고 원망도 했다.
그 때 마다 아저씨는 가만히 나를 지켜만 봐주었다.
지켜주기도 한 걸까.

동혁이 옆자리에 새로 꽂은 꽃을 놓고 풀을 한번 쓰다듬은 뒤 내려왔다.
오늘도 아저씨는 아무 말이 없었다.

"아저씨, 나 이제 그만 가볼게.
너무 늦었다."

"그래. 너무 늦었네. 차가 있을런지 모르겠다."

말이 씨가 된다고 누가 그랬는가.
정말 명언이다.
차가 끊겼다.
산을 한 번 더 갔다온 탓인지 해는 이미 저문지 오래고 이 깊은 산속까지 오는 버스는 그리 자주 있지 않았다.

"아, 어떡하지."

"아가씨, 우리집에서 자고 가."

"..?"

뭐?

"무슨 생각하는 거야?
난 꽃집에서 잘테니까 아가씨는 우리집에서 자라구."

그 짧은 순간 상상을 해버린 나는 빨개진 얼굴을 급히 숙이고선 재빨리 걸어갔다.

"아, 아, 아저씨 집 어딘데. 빨리 데려다나 줘."

고요한 어둠에서도 예쁘게 웃는 아저씨의 미소가 보였다.










흐윽 이게 뭐람.. 그냥 생각 나는데로 끄적여봤어요.
쓰다보니까 뒷내용이 막 떠오르긴 하네요..!
다음 편은 독자님들 의견 봐서 들고오겠습니다!(댓글이 안 달릴지도 모르면서 헛된 망상 중)
꽃집 지원이.. 뭔가 어울리지 않나요ㅠㅠ?
읽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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