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형 이거좀 봐요." "뭔데 또-" 귀찮아서 소파에 늘어져있는 수현을 이리오라며 현우가 손짓한다. 뭘보는지 한참을 아이패드를 가지고 꼼지락대는 통에 심심해져 소파에 누워있던 거였는데. 저 녀석은 아는건지 모르는건지 제 필요할때만 형아- 하며 부르는게 얄밉다. 가기싫어- 귀찮아- 쿠션을 꾹 껴안으며 늘어지는 수현을 살짝 째려본 현우가 작은 입을 오물조물 오므린다. "안오면 나 기웅선배한테 전화할꺼야-" 저게 죽을라고. 작게 속삭인 그 말에 벌떡 일어난 수현이 쿵쿵거리며 다가와선 현우의 앞에 털썩 주저앉는다. 왜 불렀는데- 말없이 찌릿찌릿한 눈빛으로 묻는 수현을 배시시 웃으며 바라보다 입술에 쪽 뽀뽀를 해버리는 현우가 수현의 눈에 그렇게 귀여보일수가 없었다. 입술을 떼고선 똘망똘망한 눈으로 쳐다보는 이현우. 하여간 넌. 날 너무 잘 알아. 이것보다 더 한것도 해본 너와 난데. 가끔 니가 이렇게 갑작스레 귀여운 뽀뽀를 하거나 뒤에서 끌어안을때가 나한텐 더 설레고 좋아. 근데. "이게 끝?" "응." "끝?" 고개를 주억이는 널 멍하니 바라본다. 이게 끝이라고? 정말? 그래 설레는거 좋아. 근데 이대로 끝은 너무 짧잖아. "한번 더 물어볼께." "뭘?" 이젠 아예 시선을 돌린채로 아이패드를 쪼물딱 거리는 현우를 보면서 괜스레 허탈해지는 수현이다. 헛웃음을 한번 내뱉고는 현우의 옆에 딱 붙어앉은 수현이 현우에게 조심스레 말한다. "너무 짧아-" "변태-" "뭐가 변태야 변태는 이건 진짜." "이거봐 이거봐 우리다." 말 돌리는거 다 보여. 현우가 가리킨 곳에는 대학MT때 찍은 사진인지 수현과 현우, 기웅까지 한 사진에 담겨있다. 근데, 이현우는 다 박기웅만 보고 있다. 수현을 보고 있는 사진은 찾기 드물다. 저만 애들사이에서 재롱떠는 현우를 보며 웃고있을뿐. 그 모습이 오히려 바보같다. 방금 뽀뽀때문에 더 마음 상한 수현이 다시 소파로 기어 올라간다. 티비 볼거야. "형형- 이거도 봐봐! 여자애들 사진 잘 찍는다-" "안 봐. 너 혼자 봐." "응." 이현우. 진짜 너 오늘 제대로 엇나가는구나. 수현이 한없이 생각을 곱씹으며 현우의 뒷통수를 째려본다. 뒤가 따가웠는지 휙하니 고개를 돌린 현우가 수현을 말없이 쳐다본다. 시선을 느낀 수현이지만 무표정하게 티비만 바라보고 있는데 형 저사람 싫어하잖아- 하는 현우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마도 티비에서 내가 싫다 싫다 했던 연예인이 나오고 있는 모양이었다. 알아. 수현이 낮은 목소리로 대답하자 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아이패드에 빨려들어간다. 한참 또 정적. 참다 못한 수현이 현우를 불러잡는다. "야 이현우." "응?" "너 식었어." "뭐가-" "나에 대한 사랑이 식었어 너." 입이 잔뜩 나와서 볼멘소리로 투덜거리는 수현을 보며 현우가 그제서야 아이패드를 손에서 놓고 푸스스 웃음을 흘린다. 형 너무 귀여워- 무릎을 콩콩 찧으며 소파앞까지 걸어간 현우가 제 시선을 피하는 수현을 뚫어져라 바라본다. 수현이형- 두번을 불러도 세번을 불러도 아랫입술만 꾹 문채로 티비에 시선을 고정한 수현을 한참 바라보다 손가락으로 옆구리를 쿡쿡 찔러본다. 평소같으면 벌써 간지럽다며 저를 꼭 안아왔을텐데도 이번엔 제대로 삐진건지 안기는 커녕 쭉 삐져나온 입술은 들어갈 생각을 않는다. "아이 수현이혀엉-" 이래도? 이래도 형? 소파에 올라앉아 수현의 허리를 껴안아 오는 현우때문에 수현은 미칠지경이다. 안고싶은데, 안고 싶어서 미치겠는데. 지금 안으면 너가 날 좋아하는것보다 내가 널 더 많이 좋아하는게 들킬까봐. 그게 창피해서. 하. 한숨을 한번 내쉰 수현이 제 위에 얹어진 현우를 살짝 올려다본다. 그 특유의 눈빛. 수현의 깊은 시선이 현우에게로 꽂힌다. 고스란히 그 시선을 받던 현우가 다시 한번 수현을 안으며 입을 맞대어온다. 결국 수현이 몸을 일으키며 현우를 안는다. 미안 형. 입술을 뗀 사이에 작게 속삭인 현우가 그 말을 마지막으로 짧게 수현의 입에 뽀뽀한다. 어? 어 너? "야!!" "응?" 지금 말로 굳이 해야되는거 아니지? 레이저를 발사하는 수현의 눈빛에 놀란 현우가 웃음을 감추고선 고개를 푹 수그린다. 그저 발만 꼼지락대고 있는 현우를 보고있자나 현우에게 소리를 지른 제 행동이 다시 떠오른다. 놀랐겠구나. 수현이 제 머리를 흩뜨리며 후회한다. "아프단 말이야..." "뭐?" "아프다구." "뭐라는 거야 크게 말해." "어제 형이 하도 박아대서 아프다고!" 꼭 이렇게 적나라하게 말해줘야해? 이 변태야! 제 마음도 모르고 보채는 수현에게 서운했는지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달고 얘기하는 현우다. 그런 현우의 모습에 놀란 수현이 재빨리 현우의 얼굴을 감싸고 눈물을 훔쳐낸다. "흐어...형이. 어제. 너무. 흐으..세게." "ㅇ..알았어 아 울지마-" 형이 어제 그렇게 박아놓고. 아파죽겠는데 지금 키스하면 형 또 할거잖아. 대충 뜻은 그러했다. 끅끅대며 우느라 말이 다 뭉개지고 끊기긴 하지만 아무렴 어떤가. 수현만 알아들으면 그만인걸. 쌓인 울음이 터졌는지 수현의 품에 안겨 한참을 우는 현우 때문에 수현의 가슴팍이 젖어간다. 젖어가는 가슴팍이 수현의 마음까지 적시는지. 현우의 눈물이 제 가슴까지 스며드는것 같다. 미안해 형이. 수현의 큰 손이 한결같이 부드러운 현우의 뒷통수를 쓸어내린다. "다 울었어?" 이럴땐 달래면 더 울것같아서 말없이 현우를 토닥이던 수현이 현우를 살짝 떼어내 얼굴을 살핀다. 눈물자욱이 가득인 현우의 눈이 창피한듯 시선을 내리깐다. "형아." "응." 다 들어줄게. 가만히 저를 내려다보는 수현을 얌전히 올려다보는 현우다. 제눈을 손으로 몇번 부비더니 수현의 목에 팔을 둘러 한가득 안겨온다.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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