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조각 땃따따.. |
성규는 '후천적'시각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이유는 물론 사고 였다. 그 사고가 제 눈을 앗아갈 것이라고는 생각 하지 못 했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므로 성규는 최대한 긍정적인 마인드로 살아가기 위해 늘 웃었다. 때론, 앞이 안보인다는 것에 두려워 근 5일간 제 방에서 나가지 않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조금이나마 밝게 지낼 수 있었던 것은 제 반려견인 소냐 덕이었다. 성규의 눈이자, 하나뿐인 친구. 적어도 성규에게 있어서 그랬다.
오늘도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소냐와 함께 마트에 장을 보러 나섰다. 현관문을 열자 살짝이 풍겨오는 비내음에 다시금 들어가 우산을 집어 들었다. 성규가 우산을 집어듬과 동시에 소냐가 제가 입을 우비를 물고 성규의 앞에 꼬리를 흔들며 앉았다. 이 역시 익숙한 듯 성규가 소냐에게 우비를 입혀주곤 밖으로 나섰다. 눈이 안보이게 되고 나서는 후각이나 청각쪽이 유난히 예민 해진 성규는 작은 소음과 자그마한 악취, 혹은 향기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래서인지 유독 성규는 온갖 잡음과, 냄새가 나는 마트를 되도록이면 가지 않았다. 지금처럼 식재료가 떨어졌거나, 소냐가 나가지 못해 갑갑 해 할 때 핑계로 장을 보러 오거나 둘 중에 하나였으니까. 오로지 손끝의 감촉만으로 무엇인지 맞추기란 어려웠다.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소냐에게 말해 그 쪽으로 가는 방법 뿐이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소냐에게 말해서 장을보려 했지만 유독 산만한 소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 때, 누군가가 성규의 앞을 지나가는 듯 향기가 났다. 성규는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손을 뻗어 누군지 모를 사람의 옷깃을 잡아챘다.
ㅡ..저..저기요. ㅡ....... ㅡ..죄송한데 제가 눈이..좀 불편해서..고추장..어디있는지 좀..
성규가 옷깃을 잡은 사람은 남자인 듯 했다. 코 끝에 맴도는 알싸한 향수의 향으로 성규는 알 수 있었다. 남자는 대꾸 없이 성규를 이끌고 고추장이 있느 곳으로 가는 듯 했다. 한참을 걸었을까, 사람들 소리도 별로 들리지 않고 바깥에서나 날만한 비내음이 제 코 끝을 스쳤다. 당황한 성규가 제 잡히 손을 빼 내려 안간힘을 썼지만 아귀 힘이 얼마나 좋으지 성규가 손을 빼내려고 하면 할 수록 꽈악 잡아왔다. 제 오른손에 쥐어져 있는 소냐의 목줄이 얌전했다.
ㅡ..소냐? ㅡ소냐..?
…소냐!! 그리고, 성규는 무언가에 맞은 듯이 정신을 잃었다. 정신을 잃은 성규가 눈을 떴다. 물론 시각 장애인인 제가 눈을 떠봤자 온통 암흑 뿐이겠지만 보이지 않는 앞과 이상한 기류에 성규는 섣불리 움직일 수 없었다. 하지만, 제가 지금 손발이 묶여 침대에 누워있다는 것 쯤은 알 수 있었다. 어디를 보아야 할지 모르는 눈동자가 이리 저리 방황을 하고, 그 때 누군가가 성규의 옆에 있다는 걸 깨닫기 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마트에서 맡은 그 향수 냄새였다.
ㅡ..당신, 누구야. ㅡ김성규. ㅡ...당신이 누구냐고 물었잖아. ㅡ..우리 성규..눈동자 색이, 참 이쁘네?
제 귓 전을 때리는 남자의 목소리 성규는 아무런 말을 할 수 없었다. 입을 열려던 성규가 입을 꾹 닫고는 아무말도 하지 않자, 남자가 성규의 턱을 잡아 우악스레 입을 벌려 내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성규는 무방비하게 입을 벌려 남자의 거칠면서도 부드러운 키스를 받아내고 있었다. 숨이 차오르고 침이 제 입새로 흐르는 듯 했다. 어찌해서든 반항을 해보려 했지만, 제 몸은 도무지 말을 들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작게 움찔움찔 대는 것 뿐이 못하는 성규가 이윽고 눈물을 흘려대었다. 하지만 남자는 아랑곳 않고 성규의 옷을 벗겨 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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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떼라고 합니다(수줍)
저번에 쓴 조각 글에 관심보여주신 분들 감사해여..
암호닉 감사히 받았습니다. 미천한 저에게 암호닉이라니..!
성은이 망극... 저번에 쓴글도 그렇고 이번글도 조각이라니..
뎨둉해여... 블라인드는 이어서 쓸 예정입니다.. 다만 자판이 애꾸라
치기 힘들어서 별수 없이..ㅋ..ㅋㅋㅋ..키..스..밖에 없는데 불마크
안달아도 되져? 다음 화엔 불마크 나옵니다(부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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